“앞으로 당신의 인생에 뇌졸중은 없습니다”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흔히 ‘뇌졸중’이라고 하면 예고 없이 찾아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의 태도나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평생 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뇌졸중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 이승훈 교수는 뇌졸중을 많은 이들이 가장 무서워하지만 “사실 가장 예방이 쉬운 병”이라고 단언한다. 보통의 시선에서 뇌졸중은 암이나 치매와 함께 주로 노년이 되면 ‘갑작스럽고 불가항력적으로 들이닥치는 병’으로 인식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운동 부족, 음주 등 뻔히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시해온 생활 속 작은 습관들에 오랫동안 노출될 때 비로소 우리 ‘뇌가 멈추는 순간’에 이른다고 말한다. 뇌졸중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 생활 습관과 혈관 문제의 결과로 발생하며,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의학적 전문성과 임상적 경험을 동시에 갖춘 저자 이승훈 교수는 우연한 계기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의 방송과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기 시작하며 뇌졸중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공포의 대상인지 깊이 인식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뇌졸중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이유는 실질적인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4단계 예방 지침을 고안해 책 ‘뇌가 멈추기 전에’에 실었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뇌졸중은 최소한의 의학적 지침하에 평소 생활 습관 교정을 위한 약간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평생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이 책을 통해 뇌졸중을 피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책은 4개의 장을 통해 독자가 뇌졸중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장 ‘어느 날 갑자기 뇌를 공격하다’에서는 뇌졸중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다룬다. 뇌졸중 이해의 기본이 되는 뇌와 뇌혈관의 구조 및 원리를 시작으로, 뇌졸중에 대해 잘못 알려진 비과학적 정보를 바로잡는다. 나아가 뇌졸중에 걸리면 뇌가 어떤 방식으로 손상되는지, 왜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한쪽 몸이 마비되는지를 과학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한다.
2장 ‘뇌졸중은 생활 습관병이자 합병증이다’에서는 뇌졸중을 일으키는 5대 위험 요인과 만성질환을 조명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그리고 비만, 노화, 심방세동 등 뇌졸중의 위험 요인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 아니라, 우리 뇌를 타격할 총구에 총알을 장전하는 것과 같은 ‘적신호’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하며, 그릇된 생활 습관이나 만성질환이 뇌혈관에 어떻게 작용하여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풀어낸다.
3장 ‘단언컨대, 뇌졸중은 가장 예방하기 쉬운 병이다’는 뇌졸중 발생 단계별 예방 실천법을 담은 핵심 파트다. 저자는 독자를 0단계(건강한 상태)부터 3단계(이미 뇌졸중을 경험한 상태)까지 네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맞춘 실천법을 안내한다. 의학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이 단계별 예방 전략은 이 책의 핵심이다. 생활 습관 개선은 물론, 각 단계에 필요한 건강검진 지침과 약물 치료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 4장 ‘시간이 곧 뇌의 운명을 결정한다’에서는 실제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회복과 재발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생존 매뉴얼을 제시한다. 응급처치, 치료, 재활, 재발 방지까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시간이 곧 뇌’라는 명제를 강조하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나아가 뇌졸중이 한 번 발생한 사람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을 전한다. 이처럼 독자는 각 장을 읽으며 단순히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을 넘어,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구체적 전략을 얻게 된다.
‘뇌가 멈추기 전에’는 복잡한 의학 정보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보기 드문 건강 실용서다. 기존의 건강서들이 특정 음식이나 민간요법 중심의 단편적 처방에 의존하거나, 반대로 학술적 깊이에만 치우쳐 일반 독자에게는 벽처럼 느껴졌다면, 이 책은 그 중간 지점을 정교하게 파고든다. 각 장과 주요 파트마다 핵심 요약과 실천 지침이 담긴 간략한 표를 제공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단계별로 명확한 행동 지침을 제공해 독자에게 실천 의지를 부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왜 고혈압이 위험한가’, ‘왜 뇌졸중은 예방 가능한가’, ‘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저자는 과학적 지식과 오랜 임상적 데이터에 근거해 이유를 제시한다.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동시에 누구나 막을 수 있는 병이라는 메시지는 독자에게 뚜렷한 희망과 안도감을 준다.
저자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뇌는 한 번 멈추면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그 멈춤을 막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뇌졸중을 예방하고 삶의 방식과 행동을 바꾸는 실천 전략을 제시하는 이 책은 단 한 명의 인생이라도 지키기 위해 저자의 30년 노하우를 담아낸 ‘뇌 건강 안내서’이자 평생을 곁에 두고 참고해야 할 ‘생활 지침서’다. 이 책이 더는 병이 ‘나를 선택하게 두지 않겠다’라는 결심의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 (이승훈, 21세기북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