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양성비용 환수 검토중’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자퇴자 수가 지난해 기준 120명으로 2017년 27명에 비해 급증하는 추세다. 6년동안 4.5배 가량 급증한 셈이다. 16일 국회 국방부 소속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이 국방부와 사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개 사관학교 자퇴생은 2017년 27명, 2018년 40명, 2019년 34명, 2020년 40명, 2021년 52명을 기록했다가 2022년 10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0명으로 치솟았다. 군 간부를 육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육사가 64명, 공사가 29명, 해사가 27명이 자퇴했다. 2017년엔 자퇴생이 각 12명, 4명, 11명이었는데 3개교 모두 급증한 모습이다. 올해는 8월까지 기준으로 육사 52명, 해사 13명, 공사 11명 총 76명이 자퇴했는데 통상 11월 수능 이후 자퇴생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자퇴생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주로 1학년에 자퇴생이 집중됐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개 사관학교 자퇴생 489명 가운데 49.3%인 241명이 모두 1학년에 자퇴했다. 사유는 ‘진로변경’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사관학교는 임관 인원이 감소하면서 초급 장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양성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의 손실까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사관학교는 학교장 회의를 통해 자퇴인원에 대한 ‘양성비용 환수 조치’를 국방부로 건의한 상황이다. 교육비 환수라는 강력한 지침을 내걸어서 허수 입학자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3개 사관학교는 강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공통적으로 “자퇴인원에 대한 양성비용 환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근거가 마련되면 환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 사관학교 자퇴생 8년간 489명.. 육사 264명 ‘최다’>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이 국방부와 사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자퇴한 인원이 48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관학교별로 살펴보면 육사 264명, 해사 113명, 공사 112명이 자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육사의 경우 한 해 모집인원이 330명으로 해사(170명) 공사(235명)에 비해 많은 특징이 있다. 해사 측은 “학령인구의 감소와 직업군인의 직업선호도 하락에 따라 사관학교 향후 입학 지원율이 감소하고 현재와 유사한 수준의 자퇴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1학년의 자퇴비중이 가장 높았다. 489명 중 1학년 자퇴생이 241명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육사는 264명 중 48.9%인 129명이 1학년 때 자퇴를 택했다. 해사에서도 전체 자퇴생 113명 중 44.2%인 50명이 1학년에 자퇴했고, 공사에서도 112명 중 55.4%인 62명이 1학년 자퇴생이었다. 입학 직후 자퇴를 택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각 사관학교가 진학 의사가 뚜렷한 진성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바꿔왔음에도 실효성은 미미했다. 공사는 2023학년부터 면접시험 배점을 확대하면서 인적성 역량 평가를 강화했고, 육사는 군 적성요소를 중점적으로 보는 우선선발의 비율을 꾸준히 확대해왔지만 자퇴 증가를 막지는 못했다.
사관생도의 자퇴는 국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한다. 사관생도 1명을 양성하는 데는 4년간 통상 2억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관학교의 경우 국가에서 대학 등록금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품위유지비까지 별도로 지급한다. 여기에 급여, 급식, 피복, 개인용품, 탄약, 교육자료 등 직접비와 인력 운영, 장비와 시설유지, 유류 등 간접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이에 사관학교는 자퇴인원에 대한 양성 비용 환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사관학교 재학 중 자퇴한 인원의 양성비용을 환수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국방부 역시 양성비용 환수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사관학교 경쟁률 ‘상승’이지만.. ‘허수 지원’ 영향>
자퇴자가 확대되는 반면 3개 사관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2021학년 24.1대1(모집 735명/지원 1만7739명), 2022학년 22.3대1(735명/1만6424명), 2023학년 22.3대1(735명/1만6367명), 2024학년 28.4대1(735명/2만905명)의 추이로 상승하고 있다. 육사는 2021학년부터 26.2대1 24.4대1 34.3대1 28.9대1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해인 2025학년엔 29.8대1로 3년연속 상승했고, 해사는 2023학년 18.7대1을 기록한 이후 25.1대1로 크게 상승했다가 2025학년엔 25.7대1로 6년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입시 업계에선 실질적으로 사관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기 보단 허수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허수 지원자는 사관학교 1차시험을 수능 전초전으로 활용해 진학 의사가 없음에도 시험에 응시하는 지원자를 의미한다. 사관학교 1차시험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수능 형식의 지필고사로 출제하고 있어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 시험장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일종의 모의고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에는 경찰대와 1차 시험 일정이 분리된 영향으로 허수 지원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육사 입학처는 육사신보를 통해 “허수 지원을 줄이기 위해 입학전형료 인상과 지원동기서 접수를 2021학년부터 모든 사관학교가 시행해오고 있는데 그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