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초등 2424명, 중고등 2443명 감축.. ‘1307명’ 한시적 증원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정부가 초중고 교원 정원을 매년 감축하면서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와 사대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5일 행정안전부가 예고를 마친 입법안에 따라 교원 정원을 초등학교는 2424명, 중고등학교는 2443명 감축한다. 취약계층의 기초학력보장 등에 필요한 인력으로 1807명을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증원할 수 있는데, 이를 제외해도 3060명이 감축된다. 정원 감축은 통상 신규 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대와 사대의 임용절벽 문제 역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정적인 취업 보장이라는 교대의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수험생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교원 정원 감축이 학령인구의 감소 현상에 따라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교육부가 1월 발표한 ‘2025~2031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기준 502만명인 학생 수가 2026년엔 400만명 대로 감소하고, 2031년에는 385만명 선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초등학생은 올해 235명에서 2031년 154만명으로 감소하고, 중고등학생은 동기 267만명에서 229만명으로 감소한다. 인구 위기를 극복할 뾰족한 수가 없는 한 교원의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진 상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용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교대가 입학정원을 각 12% 감축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신규 임용이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선 결국 또다시 문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부터 임용에 합격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꾸준히 적체되면서 당장의 임용 합격률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고, 교권 하락의 이슈로 초등교사의 직업 선호도 자체도 줄어들었다는 점 또한 교대 위기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정원 감축이 교대의 위기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방법인 건 맞지만 한계가 있다. 교원 감축 기조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엔 경쟁력 악화를 피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초중고 교원 정원을 매년 감축하면서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와 사대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부가 초중고 교원 정원을 매년 감축하면서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와 사대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초중등 교원 3060명 ‘감축’.. 초등 1300명 중등 1760명>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따라 올해도 초중고 공립 교원 정원이 축소된다. 정부가 5일 입법예고를 마친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초등 교과교사 정원 2424명과 중등 교과교사 정원 2443명을 각각 감축한다. 지난해 초등 2139명, 중고등 2188명이 감축된 것보다 더 큰 폭이다. 

단, 각급 학교에 취약계층의 기초학력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500명과 학교의 설립/폐교에 따른 효율적인 교원 배치를 지원한 인력 1307명 등 1807명을 2027년 2월28일까지 한시적으로 증원한다. 한시적 증원분을 반영하면 초등 교과교사 1300명과 중등 교과교사 1760명 등 총 3060명이 감축된다. 증원분이 반영된 감축 규모는 지난해보다 작은 수준이다. 

비교과교원과 특수교원은 증원한다. 비교과교원에선 보건교사 62명, 영양교사 50명, 사서교사 42명, 전문상담교사는 83명 등 237명을 증원한다. 특수교원에선 특수교사 461명, 특수교육순회교사 56명, 특수학교 교장 1명, 교감은 2명을 증원한다. 

<‘학령인구 절벽 현실화’ 2031년 초중고생 300만명 대로>
교원 감축은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조치다. 교육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5~2031년 초/중/고 학생 수 본추계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생 수는 앞으로 6년간 118만6213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2025년 초중고 학생 수는 502만1845명인데 2031년엔 383만5632명으로 떨어진다. 사상 첫 300만대를 기록하는 셈이다. 최근 출생률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이후 학생 수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매년 하락세가 가파르다. 2025년 전국 초등학생은 총 235만409명인데 △2026년 222만4324명 △2027년 207만9753명 △2028년 191만6301명 △2029년 176만6829명 △2030년 164만7850명에서 2031년에는 154만5525명까지 급감한다. 대도시인 경기도 69만명에서 48만명으로, 서울도 33만명에서 21만명으로 감소한다. 현재는 17개 시도 중 8개 시도의 초등학생이 각 10만명을 넘기는데, 2031년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초등학생만 1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초등학생의 수가 감소하면서 중학생 수도 자연스레 감소하고 있다. 중학생 수는 137만501명에서 △2026년 133만8716명 △2027년 130만4204명 △2028년 126만2429명 △2029년 123만8389명 △2030년 117만258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2031년엔 107만21명으로 급감한다. 중학생이 100만명 이하를 기록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생 수도 계속해서 감소한다. 올해 고등학생은 총 130만935명인데 △2026년 128만1615명 △2027년 128만7947명 △2028년 132만4081명 △2029년 129만2590명 △2030년125만9188명에서 △2031년에는 122만86명으로 감소한다. 

<신규 임용 감축.. ‘교대 위기 불가피’>
교원 감축이 신규 임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교대와 사대의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직장의 취업이 보장된다는 교대의 메리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원이 감축되면서 초등교사의 임용 합격률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강득구(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1개 초등교원양성대(이화여대 제주대 제외)의 임용 합격률 평균은 2022학년 54.6%였지만 2023학년엔 54.2%, 2024학년엔 51.7%로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책으로 전국의 교대가 2025학년부터 입학정원을 12%씩 감축했으나 신규 임용 규모 역시 계속해서 작아지는 만큼 결국 또다시 합격률 하락 현상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교원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원 증원을 통해 우리나라 학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 수가 감소해 교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기계적 경제논리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력 강화라는 국가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농산어촌 교육여건을 약화시키고 도시 과밀학급을 방치하는 교원 정원 감축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을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설정하고 이를 넘는 과밀학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증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육특구 일부 학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까지 집중되면서 학급 과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20명 이상인 곳은 상당수다. 2024년 교육통계연보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21명 이상인 초중고(일반고) 학급은 15만7628학급으로 전체 21만9918학급의 71.7%에 해당한다. 26명 이상인 학급도 7만645학급으로 32.1%나 된다. 교총은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에 따른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라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해서도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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