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N수 행렬 ‘사회적 낭비’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지난해 의약계열 중도포기(중도탈락)자가 76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무려 173명 증가했다. 의약계열 중도탈락자는 2020년부터 3년째 증가하고 있다. 의치한수 기준 2020년 382명, 2021년 457명에서 약대의 학부 전환으로 약대까지 포함되며 2022년 594명, 2023년 767명까지 증가했다. 약대를 제외한 기준으로 살펴봐도 첫 약대 학부 모집으로 관심이 집중된 2022년을 제외하면 2020년 382명이었던 중도탈락자 수는 3년 만에 1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전공별로 살펴봐도 의약치한수 5곳 모두 전년 대비 중도탈락자가 증가했다. 의대는 전년 대비 22명 증가한 201명, 약대는 무려 83명 증가한 289명, 치대는 26명 증가한 87명, 한의대는 16명 증가한 98명, 수의대는 26명 증가한 92명이 이탈했다. 중도탈락에는 자퇴 미복학 유급제적 등 다양한 사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퇴의 비중이 9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의약계열의 자퇴가 의대 진학을 위한 재수/반수 행렬이 심화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문직인 의사에 대한 선호가 꾸준한 가운데 정시확대로 수능을 통한 대입 문호가 열리면서 최상위권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의대입시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의 경우 의대증원 영향으로 중도탈락자가 더 폭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1500명에 달하는 증원분이 지방대와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배분됐기 때문. 지역인재 자격을 갖췄다면 합격선 하락을 노리고 지방의대 지역인재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 의약계열이 지방의대를 노린다면 지방의대에서는 수도권 의대로 연쇄적인 이탈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정시 확대 방침과 통합 수능 시행이 맞물리면서 의대 문호가 대폭 열린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의대라면 재도전하겠다는 학생이 많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년간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의약계열 767명 이탈.. ‘의대 진학 목표 자퇴’>
지난해 의약치한수의 의약계열에서 중도 이탈한 학생이 76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594명보다 무려 173명 증가했다. 중도탈락은 미등록 미복학 자퇴 학사경고 학생활동 유급제적 재학연한초과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자퇴의 비중이 90% 이상이다. 대학에서 학적 포기는 반수를 위한 통로로 인식된다. 의약계열에서 발생하는 자퇴는 상위 의약계열 진학을 위한 이탈로 분석된다. 지방에서는 수도권으로, 약대/치대/한의대/수의대에서는 의대로 진학을 노리는 경우다.
문제는 내년의 경우 의대증원 영향으로 중도탈락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1500명가량 확대된 의대문호에 자연계 최상위권인 의약계열 재학생들이 한 번쯤 수능에 다시 응시해보는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대의 이탈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확대된 의대 정원이 지방대학 지역인재를 중심으로 늘어났기 때문. 지역인재 지원자격을 충족한 지방 의약계열 재학생들이 합격선 하락을 노리고 재도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대에서도 중도탈락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지방대 의대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지방권이 148명(73.6%), 서울 41명(20.4%), 경기/인천 12명(6%)로 나타났다. 서울권과 지방권의 양극화로 지방 의대생 역시 빅5 의대 등을 노리고 반수에 뛰어든 것이라 볼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시에서 지방의대에 합격한 후, 다시 브랜드 대형 종합병원을 가지고 있고, 병원을 확장 추세에 있는 상위권 의대로 재진입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39개 의대 201명.. 의예과 기준 180명 이탈 ‘빅5 의대 노린 반수’
교육부와 대교협이 8월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한 대학알리미 자료 ‘중도탈락 학생 현황’에 의하면 지난해 201명의 의대생이 중도탈락했다. 전년보다 22명 증가했다. 자퇴가 1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사경고 8명, 유급제적 6명, 재학연한초과 5명, 기타 4명, 미복학 3명 등이다. 특히 1,2학년 기준인 의예과에서 발생한 이탈이 180명에 달했다. 통상 1,2학년을 중심으로 반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년의 경우 중도탈락 인원 증가는 예견된 결과다. 의대 증원으로 의대생의 절대적인 재적인원 수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이 올해 입시에서 1469명이나 증가하면서 이탈자 역시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와 의학과를 합산한 전체 의대의 중도탈락률을 살펴보면 강원대의 중도탈락률이 2.88%로 가장 높았다. 재적학생 139명 중 4명이 이탈해 2.88%다. 이어 단국대(천안) 2.6%(중도탈락 인원 6명/재적학생 235명), 인하대 2.4%(8명/332명) 순이다. 중도탈락 인원으로만 살펴보면 충남대가 16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한양대 14명, 경상국립대/연세대(미래)/원광대/조선대 각 11명 순이다. 특히 을지대의 경우 유일하게 중도탈락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수로 인한 자퇴의 비중이 높은 의예과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도탈락률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7.48%의 인하대다. 재적학생 107명 중 8명이 이탈했다. 이어 한대 6.17%(14명/227명), 경상국립대 6.02%(10명/166명)와 단대 6.02%(5명/83명), 충남대 5.42%(13명/240명) 순으로 톱5다. 인원으로 따져보면 한대가 1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충남대 13명, 조선대 11명, 경상국립대와 전북대가 각 10명으로 톱5다.
- 37개 약대 289명.. “의대증원 영향발 이탈 폭증 예상”
지난해 약대를 다니다가 이탈한 학생은 289명이다. 37개 약대 기준 재적인원 1만1404명의 2.53%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2년 2.16%(206명)와 비교해 비율은 0.37%p 상승했으며 인원은 83명 증가했다. 특히 중도 포기 289명 중 자퇴가 278명으로 가장 많았다. 비율로는 무려 96%다. 의대쏠림이 심화함에 따라 자퇴 후 의대로 이탈하려는 대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탈락률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제주대다. 190명 중 8명이 이탈하며 4.21%를 기록했다. 이어 단대(천안) 3.8%(7명/184명), 동국대 3.57%(7명/196명), 차의과대 3.54%(8명/226명), 경상국립대 3.52%(7명/199명) 순으로 톱5다. 반대로 연대는 0.56%로 중도 탈락률이 가장 낮았다. 180명 중 단 1명이 자퇴를 택하며 이탈했다. 중도탈락 인원 수로만 살펴보면 이화여대가 2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앙대 23명, 덕성여대 16명, 서울대 15명, 숙명여대 12명 순이다. 재적인원이 많은 인서울 대학 중심으로 이탈인원도 많았다.
약대의 경우 의대증원 발 중도탈락자 폭증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만큼 덩치가 클 뿐 아니라 지역인재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증원분이 지방의대와 지역인재를 중심으로 배분되면서 지방약대생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 의대에 재도전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인재 자격을 갖췄다면 합격선 하락을 노리고 같은 지역 의대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해보는 식이다.
- 11개 치대 87명.. ‘86명 자퇴’
치대에서는 87명의 학생이 이탈했다. 전년 61명보다 26명 증가했다. 비율로는 2.2%(87명/3949명)로 전년 1.55%(61명/3937명)보다 상승했다. 특히 중도탈락 87명 중 학사경고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자퇴를 택했다.
조선대의 중도탈락률이 4.35%로 가장 높았다. 재적학생 483명 중 21명이 이탈했다. 이어 단대(천안) 3.8%(15명/395명), 경북대 2.81%(10명/356명), 국립강릉원주대 2.41%(6명/249명), 원광대 1.34%(7명/521명) 순으로 톱5다. 중도탈락 인원으로 살펴보면 조선대 21명, 단대(천안) 15명, 경희대 12명, 경북대 10명, 원광대 7명, 국립강릉원주대 6명, 부산대/연대/전남대 각 4명, 서울대/전북대 각 2명이다.
- 12개 한의대 98명.. 가천대 3.91% ‘톱’ 대구한의대/원광대 17명 ‘최다’
한의대에서는 중도포기한 학생이 전년보다 16명 증가한 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한의대와 1개 한의학전문대학원(부산대) 기준 재적 학생 4747명의 2.06%에 해당한다. 전년 1.71%(82명/4790명)보다 이탈이 심화했다. 지난해 역시 자퇴의 비중이 높았다. 이탈자 98명 중 자퇴가 89명이다.
가천대의 중도 탈락률이 3.91%로 가장 높았다. 전년 가장 높았던 우석대(2.84%)보다도 높다. 재적 179명 중 7명이 자퇴를 택했다. 이어 상지대 3.86%(14명/363명), 원광대 2.87%(17명/592명), 대전대 2.44%(12명/491명), 대구한의대 2.38%(17명/715명) 순으로 톱5다. 중도 탈락 인원으로 보면 대구한의대와 원광대가 각 1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상지대 14명, 대전대 12명, 경희대 8명, 가천대 7명, 동국대(WISE)/세명대 각 5명, 동신대/동의대/우석대 각 4명, 부산대 1명이다.
- 10개 수의대 92명.. 충북대 5.26% 이탈자 17명 ‘톱’
수의대 이탈자는 전년보다 무려 26명 증가한 92명이다. 재적 인원인 3398명의 2.71%에 해당한다. 전년 1.95%(66명/3377명)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92명 중 81명은 자퇴를 택했으며 6명이 유급제적, 4명이 미복학, 1명이 학사경고로 탈락했다.
중도탈락률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충북대다. 323명 중 17명이 중도 탈락해 5.26%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 탈락 인원 기준으로도 17명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인원이 이탈했다. 이어 전남대 4.59%(15명/327명), 전북대 3.99%(13명/326명) 순으로 비율과 인원 모두 톱3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