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4년제 과정.. 매년 30명 선발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성균관대가 삼성SDI와 협약해 채용형 계약학과인 배터리공학과를 신설한다. 공과대학 학사 4년제 과정으로 졸업 후에 삼성SDI 입사로 연계된다. 국내 학부급에 배터리 분야 채용형 계약학과가 설립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그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대학과 손잡고 계약학과를 설치한 경우가 있긴 했으나 석박사급 과정 또는 산업체 직원의 재교육형 과정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성대의 배터리공학과는 내년에 실시하는 2026대입에서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매년 30명씩 선발할 계획이다. 

배터리공학과의 합류로 2026학년 학부 모집을 실시하는 첨단분야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는 총 13개교 18개 학과가 됐다. 군 계약학과는 제외한 규모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성대가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삼성전자) 배터리공학과(삼성SDI) 3개 학과로 총 150명을 모집한다. 이어 연세대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2개 학과로 130명, 고려대가 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자동차)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3개 학과로 110명을 모집한다. 이외 10개교는 모두 1개 계약학과를 운영한다.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가 100명, 포스텍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한양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UN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가 각 40명,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경북대 모바일전공(삼성전자)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DG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G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가 각 30명,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가 20명을 모집한다. 

배터리공학과는 성대의 세 번째 학부급 채용형 계약학과다. 2006학년 삼성전자와 협약해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도입했고, 이어 2024학년 삼성전자와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했다. 특히 반도체스시템공학과의 경우 2006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채용형 계약학과로 현재 전국적으로 도입된 채용형 계약학과의 모티브가 됐다. 한 교육전문가는 “성대의 계약학과 체제는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운영돼 온 만큼 수험생들 사이에서 입지가 단단하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에 이어 배터리공학과 역시 최상위권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배터리공학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를 겨냥해 신설한다. 업계를 선도할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동시에 국가 핵심 전략 산업 인재 양성에 동참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입학생들에게는 배터리 소재부터 셀 모듈 팩까지 맞춤 교육이 제공된다. 유지범 성대 총장은 지난 11일 열린 협약식에서 “배터리공학 분야의 선도적 역할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흐름 속 성대와 삼성SDI는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대가 삼성SDI와 협약해 채용형 계약학과인 배터리공학과를 신설한다. /사진=성대 제공
성대가 삼성SDI와 협약해 채용형 계약학과인 배터리공학과를 신설한다. /사진=성대 제공

<성대-삼성SDI, 배터리공학과 ‘신설’.. 2026부터 매년 30명 선발>
성대는 우수 배터리 인력 양성을 위해 삼성SDI와 손잡고 배터리공학과를 최초로 설립한다. 공과대학 학사 4년제 과정으로 2026학년부터 매년 3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해당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삼성SDI에 입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SDI가 국내 대학 학부급에 채용형 계약학과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부터 서울대 KAIST 포스텍 한대 UNIST 등과 협약해 배터리 우수인재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기존 재학생을 대상으로 배터리와 관련된 교육과정을 묶어 커리큘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채용형 계약학과는 배터리를 전면에 부각해 맞춤형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업계에 특화한 과목을 개발해 교육한다. 

성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진행된 배터리공학과 설립 협약실에 참가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우수 인재의 확보와 양성은 삼성SDI의 미래 경쟁력”이라며 “성대와의 협약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핵심 인재를 확보해 글로벌 탑티어(Top Tier) 회사로서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성대를 시작으로 향후 배터리 계약학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채용연계형 계약학과 ‘원조’.. 성대-삼성 간 세 번째 계약학과>
성대는 삼성과 손잡고 채용형 계약학과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성대와 삼성의 첫 번째 합작은 2006년 국내 최초 도입한 채용연계형 계약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의 인재 육성책과 함께 도입된 국내 채용연계 계약학과의 원조 격이다. 삼성전자와 협약해 설립한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반도체산업기술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고급 반도체기술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입사 혜택을 활용해 상위권 학생의 입학을 도모하고, 산업체 수요를 반영해 이론/실습 교육이 조화된 트랙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소속 전문연구인력이 전공수업에 참여하며, 삼성전자에서의 현장실습도 의무화했다.

2024학년엔 삼성전자와 함께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했다. 인공지능(AI)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학과로 학석사 5년제 통합과정으로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 AI/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해 3.5년간(7학기) 학부 수준의 이론과 실습 교육, 1.5년간(3학기) 석사 수준의 심화 교육을 통해 석사급 AI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통상 학석사 기간이 6년인 것과 달리, 학사 석사과정 수업 연한을 각각 1학기 단축할 수 있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입사로 연계되며, 재학 기간 등록금 전액을 산학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 삼성전자 해외 연구소 견학, 해외 저명 학회 참관 등 다양한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이외 삼성전기와 협약해 소재부품융합공학과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재직자 교육형 과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물론 지난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역시 전액 장학금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다양한 혜택을 강점으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리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4대입 전형결과를 살펴보면 정시에서 의학계열 다음으로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최종등록자의 백분위 평균이 가장 높았다. 70%컷 기준 두 모집단위 각 95.67점으로 자연계의 전통적인 인기학과인 전자전기공학부 소프트웨어학과 등보다 높았다. 

<2026 첨단분야 채용형 계약학과 13개교 18개 학과 780명 ‘확대’>
2026 첨단분야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는 총 13개교 18개 학과 체제다. 모집인원은 총 780명이다. 연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와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가 각 10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고, 이어 성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삼성전자) 70명, 고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자동차)와 성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삼성전자)가 각 50명으로 정원이 많다. 40명 정원인 곳은 한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포스텍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UN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다. 30명 정원으로 모집하는 곳은 고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고대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연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성대 배터리공학과(삼성SDI),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경북대 모바일전공(삼성전자),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엔터프라이즈), DG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G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는 20명으로 정원이 가장 적다. 

계약학과는 산업체나 국가기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설계된 학과다. 입학생에게 학비지원과 장학금이 풍부하게 제공될 뿐 아니라, 기숙사 입사나 해외연수 등 각종 혜택도 부여된다. 무엇보다도 일부 조건만 충족하면 채용이 100% 확정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선 졸업 이후 진로계획까지 ‘원스톱’으로 결정할 수 있어 매년 관심의 대상이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크게 △조기취업형 계약학과(교육부 주관) △기업체 취업형 계약학과(외부 기관 주관) △군 관련 학과가 있다. 이 중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매년 다수의 참여 기업이 채용을 목표로 학생들을 선발하며, 참여 기관 역시 매년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기업체 취업형 계약학과는 외부 기업이 교육부 승인을 거쳐 대학과 직접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차이가 있다. 대학에서 일정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학과를 졸업하면 해당 기업체에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하는 방식이다. 군 관련 계약학과는 사이버국방학과(국방부)가 대표적이다. 고대 사이버국방학과는 최고의 사이버보안 전문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국방부가 채용조건으로 만든 계약학과다.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세종대 사이버국방학과 항공시스템공학전공 국방시스템공학과, 충남대 국토안보융합학부 해양안보학전공, 한대(ERICA) 국방정보공학과도 국방부 협약형 계약학과에 해당한다. 

계약학과는 모두 정원외로 모집한다. 계약학과는 관련 법률인 산학협력법(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산학협력법 제10조(학생정원)를 보면 ‘동법 시행령 제8조 제5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정원은 해당 학년도 학부와 산업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을 통합해 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정원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기존 학과의 정원 조정 없이 신설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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