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축소로 하향 평준화에 무게'...실질적 활용도 떨어져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학생부가 평가의 중심 축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2018학년 본격적으로 확대 되는 데 발맞춰 교육부가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학종 눈높이를 외면했다며 고교와 심지어 대학까지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이드라인과 기재예시를 제시해 학교마다 또는 교사마다 뚜렷하게 나타났던 기재수준의 격차를 줄이는 데 무게를 두다 보니 하향평준화 결과로 이어져 학종을 겨냥한 학교현장의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 관계자들도 학종을 대폭 확대한 상황에서 평가자체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조치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23일 발표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과 ‘개선방안 관련 예상 QnA’는 그간 수시체제를 갖춘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 간 극명하게 벌어져 있던 학생부 기재수준 관련 간극을 좁히는 데 중점을 뒀다. 문제는 기재수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활용된 방안들이 학생부 기재의 자율성을 낮추고 대학의 학생부 평가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으며 확대된 학종과 학교현장의 정상화를 어렵게 만들것이라는 점이다. 독서활동의 독서성향을 삭제해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도록 한 부분, 방과후활동의 강좌명과 이수시간만 기재하도록 한 부분, 사전등록된 교내상에 한해 수상실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한 부분 등에 대한 고교현장과 대학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학생부를 기반으로 학종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대학, 학생부에 학생들의 모습을 충실히 담아내야만 하는 고교 모두에게 개악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고교현장과 대학 모두의 불만만 팽배하게 만든 이번 개선방안이 학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평이 우세한 상황이다. 학생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는 있을지언정 변별력 있는 선발도구로의 활용 가능성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이 담고 있는 함의들도 분명 있다. 기재항목 예시 등을 통해 처참하기까지 했던 일부 고교의 기재수준을 끌어올리려 한 교육부의 노력은 인정한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인 학생부를 두고 교육부가 그간 ‘제한’에만 몰두해오던 모습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는 점이다. 학생부를 기록하는 교사나 평가하는 대학(사정관)이나 모두 불만족한 결과를 낳는 데 그쳤다고 본다. 특히 2018학년은 학종시대라 불릴 만큼 학종이 대폭 확대되는 시기다. 그간 학종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현장 교사들도 정량평가라면 진학하기 어려웠을 대학에 제자들이 진학하는 모습과 학교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학종에 대한 장점을 인식, 신뢰감을 한층 높인 상태다. 하지만, 교육부가 내놓은 개선방안은 오히려 대학과 고교현장의 학종확대에 대한 열망을 꺾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재수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기재예시/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하향평준화로 격차를 좁히는 방법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인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는 방법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 교육부가 학종학대에 발맞춰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을 내놨지만 상반된 평이 제시된다. 기재수준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 상향평준화보다는 하향평준화방안에 가깝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생부 기재'방식' 개선.. 학생부 기재수준 격차 완화>
23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방안’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을 개선하는 부분이다. 개선방안이 “학생부 기재 수준차이로 인한 신뢰도 저하를 최소화 해야 한다“며, 서술형 정성평가 항목을 중심으로 개선사항과 표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상황이지만 그간 교육현장에서 요구해오던 개선방안으로 보기는 어려운 때문이다. 
 
현행 학생부는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진로희망사항 ▲창의적체험활동(창체,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으로 구성) ▲교과학습발달상황(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으로 구성돼있다. 
 
2014년부터 바뀐 글자수 제한 규정에 따라 학년별로 창체 3000자(자율활동 1000자, 동아리활동 500자, 봉사활동 500자, 진로활동 1000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과목별 500자/개인별 특기사항 500자, 독서활동상황(공통 1000자, 과목별 500자),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1000자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전년에 비해 50~60% 이상 대폭 줄어든 수치로 500자 기록을 교사 2~3명이 나눠 써야 하는 정도다. 
 
단순 기재에 불과한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을 제외한 창체 교과학습발달상황(세특)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및종합의견(행특)이 서술형 정성평가에 해당한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서술형 정성평가 항목 전부와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에 관한 개선사항이 담겼다. 
 
<학생부 항목별 기재개선사항>
- 수상경력.. 사전등록된 교내상만 입력
교육부가 내놓은 기재개선사항을 항목별로 보면 ▲수상경력은 학교별로 사전 등록된 교내상만을 기재할 수 있도록 바뀌며, 수상사실은 수상경력 란에만 기재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사교육유발요인이 강한 교외수상실적은 이미 입력불가능한 상황이므로 불필요한 ‘구분’항목은 없어진다. 교외상 기재를 금지하면서 구분 항목에는 ‘교내상’만을 입력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전 등록된 교내상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교내상을 두고 일어난 잡음을 해소하려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강남권 고교에서 학종 때문에 교내상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은 직후라는 시기를 봐도 학생부에 기재되는 교내상의 수를 조절하려는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교내상의 남발은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학업능력 신장이라는 목표 아래 학습동기부여 차원에서 상을 수여했다면 학업능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지표가 되지만, 모든 학생들이 누구나 많은 상을 받는다면 교내대회와 상이 지니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교내상 양산은 고교들의 오해란 것이 통설이다. 대학들이 그간 교내상이 평가 지표로는 활용되는 것은 분명하나, 학종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닐 뿐더러 개수에 따른 가산점도 없다고 끊임없이 밝혀왔기 때문이다. 
 
한 입학사정관은 "교내상은 학생의 관심이나 학업능력을 뒷받침하는 정도로 활용된다. 학교마다 상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별 상의 종류와 개수를 전부 비교하고, 개수에 따른 정량평가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도 교내상 수상 실적과 학종 평가의 유불리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 밝혀졌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조 의원이 서울대 수시 합격자 5명 이상인 102개교의 교내대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교내대회 입상과 학종 간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교내상이 평가 지표 중 하나일 뿐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주요요인은 아니란 점이 드러났던 것이다 
 
- 진로희망사항.. 학생진로희망 진로희망사유로 개편
▲진로희망사항은 △특기 또는 흥미 △학생 진로희망 △학부모 진로희망의 3개 항목으로 구성돼있던 기존 구조에서 △학생 진로희망 △진로 희망사유의 2개 항목으로 개편된다. 학부모의 진로희망과 학생의 특기/흥미 부분이 삭제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QnA를 통해 “학생의 특기/흥미는 성장과정에서 수시로 변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년별로 다르게 기재된 경우 상급학교 입시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학생과 진로희망이 다를 수 있는 학부모 진로희망은 학생의 주도적인 진로 설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학생의 폭넓고 유연한 진로탐색/설계를 위해 특기/흥미, 학부모 진로희망을 삭제하고 학생 중심의 진로희망과 희망사유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도록 했다”고 항목 변경의 배경을 밝혔다. 바뀐 항목들의 기재방법에 대해 표준 가이드라인은 진로희망의 경우 학생의 진로설계/변경을 고려해 관심분야나 희망직업을 기재할 것, 진로 희망사유는 충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진로 희망 사유를 기재할 것을 권장했다.
 
- 창체.. 별다른 차이 없어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으로 구성돼 ‘자/동/봉/진’으로 불리기도 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창체)‘는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 기존과 동일한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기재’ 부분에 더해 ‘구체적 활동의 상시 관찰’이란 개선내용이 담겼지만 별다른 의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순 학습결과, 참여사실 등이 아닌 일정 기간 동안 학생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뜻하는 누가기록이란 말 자체에 구체적 활동을 상시 관찰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장에서 구체적 활동관찰을 통한 누가기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선방안을 통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봐야 한다. 
 
- 세특 행특.. 추상적 표현 없앤다? 실질적 차이 없을 전망
▲교과학습발달상황은 과목별 개인별 특기사항과 방과후활동을 기재하는 방식은 유지됐으나, 세부 기재지침이 다소 변경됐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은 교과/과목/단위수/점수/석차등급 등의 성적과 세특(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구성되는 항목이다. 성적의 경우 교사가 보완기재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과목별 500자 분량의 세특과 세특 하단에 담임교사가 500자 내외로 입력 개인별 특기사항이 교과학습발당상황의 전부다. 
 
교육부는 “기존 교과학습발달상황 내 세특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기록돼 학습활동과정, 성취수준에 따른 특성, 학습발달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했다. 성취수준의 특징 뿐만 아니라 학생의 수업참여 태도, 학습발달 정도, 학습과정에서 나타나는 특기할만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며, 대대적인 변화가 있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창체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방과후활동 내용을 강좌명(주요내용)과 이수시간만 기재하도록 한 정도만이 차이점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수시체제를 갖춘 고교들은 ‘우수함’, ‘탁월함’ 등의 추상적 표현으로 교과학습발달상황을 기재하지 않고 있었던 데다 학습결과 중심의 기록을 행해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덕원여고 김상근 교사, 대구 심인고 정성윤 교사, 김해 율하고 정동완/류수목 교사, 창원 문성고 하종형 교사 등 공교육계 교사들이 모여 발간한 ‘학생부 종합전형 고교백서’ 등을 보더라도 고교 교사들이 세특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자명하다. 학생부 종합전형 고교백서에서는 세특에 대해 “내신시험을 잘 마무리 짓는 것만큼 중요한 것(으로) 수업 중 학생의 성실성을 보여주고 발전가능성까지도 담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과목별로 구체적인 예시를 들고 있다. 교육부의 인식처럼 추상적인 표현이 일반적인 기재행태며, 학습결과만을 기재해 왔다고 보긴 어렵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행특)도 별다른 차이점이 없을 전망이다. 교육부가 그간의 행특 기재를 “포괄적 추상적 표현의 칭찬일색”이었다고 평가, 개선방향을 밝히면서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학생의 변화와 성장 등을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종합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개선안을 내놓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는 이미 행특을 다른 항목들을 통해 설명하지 못했던 학생의 학업능력, 기본소양 등 전반적인 사항을 설명할 수 있고 교사가 학생에 대해 느꼈던 점까지 풀어낼 수 있는 항목이란 부분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왔다. 결코 추상적 표현으로 점철되는 것이 당연한 항목으로 여겨오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개선방안이 내놓은 행특 관련 개선사항은 더욱 실망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 고교 교사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대학에 제출하는 교사 추천서와 비슷한 성격의 항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학생부의 창체, 세특을 통해 미처 다 표현되지 못한 학생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다보니 ‘칭찬일색’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추상적 표현으로 그쳤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제자들을 대학에 진학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교사는 없다. 대입에서 학종이 확대되면서 학생부 기재 수준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학종에 관심이 없는 고교/지역의 사례를 고교 전반의 일인 것처럼 교육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독서활동상황.. 독서성향 삭제
▲독서활동상황은 여타 항목들에 비해 변화의 정도가 크다. 책제목, 저자, 독서성향의 3개 요소 중 독서성향이 삭제되고 제목과 저자만 교과 담당교사/담임교사가 확인해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때문이다. 교육부는 “현재도 교사가 모든 학생의 독서활동을 관찰/기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독서기록장 등 학생의 기록물을 근거로 기재하고 있다”며, “개선안도 학생의 독서기록물 등 증빙자료를 교사가 확인한 후 기재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교사가 학생의 독서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독서성향을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제목과 저자만을 기록하도록 개선, 교사의 업무부담을 완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 ‘소논문’ 자율탐구활동.. 논란 불식 모
▲‘소논문(R&E)’으로 대표되는 자율탐구활동도 개선사항이 언급됐다. 현재 자율탐구활동은 별도의 항목이 없기 때문에 창체 내 동아리(자율동아리)활동이나 교과학습발달상황 등에 기재되고 있다. 교육부는 개선사항과 표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과정 내에서 사교육의 개입없이 학교 내에서 학생 주도로 수행된 과제 연구의 주제/참여인원/소요시간 만을 기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언론지상을 오르내린 소논문에 대한 지적이 반영된 모습으로 풀이된다. 
 
올해 소논문은 갖은 비판에 시달렸다. 학생들이 직접 고액을 들여가며 소논문을 작성하는 경우가 일선학교에서 있음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본래 소논문은 교과과정을 심화학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지만, 이를 오해한 일부 고교에서 소논문이 마치 학종에서 갖춰야 할 필수스펙인 것처럼 인식했기에 일어났던 불상사다. 대학 입학처들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결코 소논문을 인식하고 있지 않음에도 일선 고교의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 개선사항이 자율탐구활동을 언급한 것은 교육과정 내에서 학생 주도로 수행된 소논문만이 학생부에 기재될 수 있으며, 내용도 간략화하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실제 소논문은 “소논문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이던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한진원) 이사의 발언처럼 실제 서류평가/입학사정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한 입학사정관은 “소논문 논란은 학종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학종이 평가의 중심축으로 삼는 것은 학생부다. 학생부에서 드러나는 학업역량이 최우선이고, 그 외 사항들은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소논문을 썼는지 안 썼는지는 평가과정에서 고려대상조차 아니다. 소논문 관련 이상적인 사례인 과학과목의 성적이 우수하고, 관련 활동도 많은 학생이 자연스럽게 소논문 작성까지 한 경우에도 학업역량을 쌓기 위한 노력의 일환 정도로 인정하는 정도지. 소논문을 썼으니 뛰어난 인재라거나 하는 식으로 평가하진 않는다. 고교 수준으로 보기 의심스러운 소논문의 경우 면접에서 철저히 파고들어 진위여부도 따진다”고 증언했다. 
 
학종의 본질을 보더라도 소논문은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이 도입된 초기에는 ‘스펙’ 위주의 입시가 진행됐기 때문에 소논문이 눈길을 끌만한 요소였지만, 학생부를 중심에 두고 지원자의 교내활동을 주로 평가하는 학종이 고액의 수익자부담과 사교육 등으로 통해 만들어진 R&E에 좋은 평가를 내릴 리는 없기 때문이다. 
 
<상반된 평가.. 기재수준 차이 좁힐 것 vs 하향평준화에 불과>
결국, 교육부가 내놓은 학생부 기재방식 개선방안들 가운데 의미를 찾을만한 항목은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 독서활동상황 정도다. 사교육을 통하지 않고 학생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데 그친 자율탐구활동을 비롯해 창체 세특 행특에서는 실질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논문으로 대표되는 자율탐구활동도 사교육을 배제하라는 당위성 높은 얘기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문제는 바뀐 내용들을 두고 고교와 대학의 양대 현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선방안 발표에 대한 최초반응은 그간 수시체제를 갖춘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 간 극명하게 벌어져 있던 학생부 기재수준 관련 간극이 상당부분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개선방안이 학생부 항목별 ‘표준 가이드라인’과 ‘기재예시’를 제시했다는 점 때문에 학교와 교사별로 뚜렷히 나타나던 기재수준 차이가 최소화 될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다만,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개선방안은 추후 논의가 진행되면서 부정적 반응이 우세해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재수준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전반적인 학생부 기재 수준을 끌어올리기보다 전반적인 기재수준 하향 평준화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그간 학생부 기재방식을 두고 쏟아졌던 지적들 중 ‘과도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교육부의 이번 개선방안은 현장의 목소리와 반대방향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소는 ‘학생부 기재요령’의 발표시점이 1월로 앞당겨진 것 뿐이란 극단적인 의견이 나올 정도다. 
 
그간 학종이 확대됨에 따라 학생부 기재방법 개선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 온 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 서울대 입학본부가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3천여 명의 교사와 머리를 맞댔던 ‘샤 교육 포럼’이다. 
 
당시 포럼에서는 지나친 글자 수 제한규정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사교육 유발요소를 없애고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기재요령의 글자수 제한이 오히려 공교육의 파행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서울 대진고의 안성환 교사는 “교과학습발달사항(1만자→2000자)과 동아리활동특기사항(2000자→500자)의 글자수 제한이 가장 두드러진다. 초기에 교과학습발달사항이 학습내용을 나열하거나,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이 주를 이루는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줄일 정도의 심각함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글자수를 제한할수록 대학과 고교 모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학생부의 개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은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로서 매우 아쉬운 점”이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결국 학생부의 변화 방향은 제한강화가 아닌 제한완화를 통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었다. 고교 입장에서는 평가도구로 활용되는 학생부에 충분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하고, 대학 입장에서는 충분한 내용이 담긴 학생부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인 때문이다. 
 
현장 의견과 달리 교육부가 이번에 내놓은 개선방안은 제한사항들로 점철돼있다. 의미있는 변화라 할만한 수상경력, 독서활동상황을 포함해 세특 내 방과후활동 기재 관련 변화 들이 제한사항을 늘리는 데 치중한 사례들이다. 수상경력은 사전 신고된 교내상만 기재 가능한 변화로 현장의 유연함을 감소시켰으며, 독서활동상황은 독서성향 제외로 사실상 평가도구로의 기능을 잃었다는 평이다. 방과후활동의 강좌명과 이수시간만 기재하게 한 것도 학생부의 차별화를 추구하는 고교의 관점이나 평가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 봤을 때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평가대상이 될 수 없는 학부모의 진로희망 흥미/특기를 삭제한 진로희망사항의 사례처럼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했으나, 유일한 긍정적 사례나 마찬가지였다. 
 
개선방안이 내세운 변화의 근거는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 기재수준 격차 완화였지만, 이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업무부담 경감을 이유로 이미 학생부 제한상황을 강화, 사실상 학종을 ‘절름발이’로 만든 상황에서 또 다시 같은 이유로 제한만을 더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샤교육 포럼 당시 인천 광성고의 송선용 교사는 “학종은 학교생활을 기본으로 학생의 지금까지의 삶의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반면 학생부엔 학생의 삶과 과정을 외면하도록 하는 요소가 많다. 교육당국의 규제 탓이다. 외부수상을 학생부에 적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교육규제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이해가 되나, 교내상까지 포함한 수상경력 내용기술의 규제는 이해되지 않는다. 학생부 자수제한인 장수제한도 교육의 본질에 어긋난다. 학종을 절름발이로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개선방안에 대해 한 고교 교장은 “2014년부터 대폭 강화된 글자 수 제한으로 인해 학생활동에 대한 내용을 표현하는 데 대부분의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업무부담이 준다며 환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매우 바쁘지만 얼마든지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불공정한 경쟁요소를 배제하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결과가 학생부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본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기록, 이를 평가한다는 학종의 기본 취지 구현을 위해 제한강화와 완화 중 어느 방향을 택해야 할지 교육당국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개선방안을 두고 대학에서도 비판의 모습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였다. 학생부가 평가도구로 활용되기 불충분하다는 그간의 지적에도 불구, 교육부가 더욱 학생부를 불충분한 평가도구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인 까닭이다. 평가 시행 주체인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부 내 평가요소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권 A대학 입학사정관은 “대학 입장에서는 평가의 소재가 많을수록 좋다. 가뜩이나 2014년부터 과도한 글자수 제한이 도입돼 평가할 소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사교육규제라는 논리에만 집중, 평가의 소재를 줄여나가는 교육부의 행보는 대학들로 하여금 학종을 줄이라는 이야기로 비춰질 정도”라며, “결과를 중심으로 기재되던 학생부가 참여태도와 학습과정 등을 포괄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서울권 대학에 합격할만한 학생들의 학생부가 결과중심으로 서술돼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부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독서활동에서 독서성향을 제외하고, 세특에서 방과후활동의 강좌명/이수시간만 기재토록 한  제한강화를 두고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서울 상위권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개선방안 전반에서 문제가 될 부분들이 더 많아 보인다. 세특에서 방과후활동의 강좌명/이수시간만 기재토록 한 것은 학업역량 판단의 소재 하나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특히, 독서활동의 문제가 심각하다. 교사들이 알기 어려운 독서성향을 제외, 업무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게 되면 서류평가 과정에서 사실상 독서활동을 배제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면접이 있는 학종에서는 독서활동을 평가할 여지가 있지만, 면접이 없는 학종에서는 독서활동을 배제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목과 저자만을 가지고 양적인 평가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울대처럼 독서관련 내용을 묻는 자소서 4번문항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내부의견도 나올 정도다. 대학 간 공동연구를 통해 4번문항을 만든 경우가 많다보니 즉각적인 변화는 어렵지만, 추후에라도 자소서를 통해 독서활동을 체크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내년 1월 나올 '학생부 기재요령' 주목해야>
일각에서는 이번 개선방안에 기재방식 관련 개선내용이 담겨있긴 하나, 조회/입력 권한, 인증강화, 용어 정비 등 여타 내용들이 더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학생부 기재사항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느니만큼 내년에 나올 학생부기재요령을 기대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개선방안을 보면 학생부 기재방식과 관련된 내용은 다른 내용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다. 
 
올해 학생부 기재요령은 통상 배포시기가 3월이지만 두 달이나 늦은 5월에 배포될만큼 시간을 끌었으나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란 평을 받았던 바 있다. 기재요령을 보느니 서울대가 고민 끝에 내놓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 내 탑재된 전형방식, ‘입학본부 연구보고서-학교생활기록부 정보의 재구조화’ 등을 참고하는 게 낫다는 평까지 나오기도 했다. 
 
교육부는 내년 기재요령 배포 시기를 1월로 앞당기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기재요령이 나올 수 있을 지는 내년이 돼서야 밝혀질 예정이다. 
 
<개선방안 그밖에 어떤 내용 담겼나.. 조회/입력 권한 부여, 인증 강화, 명예졸업>
학생부 기재 수준격차 완화 내용을 제외하면, 교육부가 23일 발표한 개선방안은 결과 중심이었던 학생부 기록을 학생의 성장과 학습과정 중심의 종합기록으로 전환하는 데 목표를 뒀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학생참여형 수업과 과정중심의 수행평가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했다.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평가기록 간 연계를 높이고자 개선방안을 만든 것”이라며, “학생부의 권한 관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항목별 기재방식 개선을 통해 학생부의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여 학교생활의 종합기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선방안 전반은 그간 지적돼왔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이다. 광주수피아여고에서 발생했던 학생부조작 사건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논란이 됐던 명예졸업 문제의 해결을 염두에 둔 방안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 학생부 조회/입력 권한부여 강화.. 2단계 인증 거쳐야만 조회/입력 가능
개선방안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학생부 조회/입력과 관련된 나이스시스템 권한 부여 부분이다. 그간 조회권한 조회/입력권한 등이 분리돼있었으나, 실제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활용돼왔고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부 조회/입력과 관련된 개선방안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은 올해 광주수피아여고에서 발생했던 성적/학생부조작을 염두에 둔 개선방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7일 광주수피아여고에서는 성적/학생부 조작이라는 공전자기록 위작 등의 혐의로 교장/교사가 검찰로 기소의견 송치되는 일이 발생해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조사결과 특정 학생의 점수를 조작하는 대가로 200만원의 촌지를 받는 등 적극적인 교원들의 개입으로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파장은 컸다. 교육계에서도 일부 부도덕한 교원들의 행태로 인해 학생부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앞선 6월에도 대구의 모 고교 교사가 동교 교사의 나이스 인증서를 불법 복제해 학생부를 부당 정정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교육부는 결국 9월26일부터 11월4일까지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전국 2378개 고교의 학생부 권한관리 실태 시스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부적정한 권한 관리가 의심되는 206개교에는 현장 방문조사도 병행했다. 조사결과 대부분의 학교는 정상적으로 권한 관리를 하고 있으나, 일부 고교에서 업무편의를 위해 관례적으로 담당이 아닌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등 부적절한 권한 부여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맞춤법 오탈자 수정 등의 점검을 위해 특정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하거나 업무담당은 아니지만 학년 전반의 업무를 맡고 있는 학년부장 교사에게 전체 학생 조회/입력 권한을 부여하는 등 현장에서 자구책으로 시행한 방안들로 광주수피아여고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례들이었지만, 부적절한 권한 부여 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교육부는 전수조사와 더불어 열린 정책 토론회, 이후 열린 개선토론회 등을 거쳐 교원, 학부모, 대학 입학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개선방안을 내놨다. 
 
개선방안은 먼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을 개정, 모호하게 여겨졌던 입력주체를 명확히 규정했다. 입력주체가 명확히 정해져야만 적절한 조회/입력 권한 부여가 이뤄질 수 있으며, 책임있는 학생부 기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뀌는 훈령에 따라 진로희망사항은 담임교사, 창체(창의적체험활동) 내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의 경우 자율활동/봉사활동은 담임교사, 동아리활동은 지도교사, 교과학습발달상황과 세특(세부능력및특기사항)은 교과담당교사와 담임교사,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담임교사가 입력주체로 규정됐다. 임의적으로 입력주체를 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는 학년 초 부여되는 학생부 조회/입력관련 권한이 변경되거나 권한을 추가 부여하려는 경우 학교장결재를 거쳐 교육청/교육지원청에 보고해야 한다. 학교의 자체판단만으로 권한 부여를 할 수 없도록 해 부적절한 권한부여 사례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교육지원청도 업무분장에 따라 학생부 권한이 부여됐는 여부와 관내 학교의 학생부 권한의 최초부여/추가부여/권한변경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 하게 됐다. 
 
부여된 조회, 조회/입력 권한도 강화된 인증절차를 거쳐야만 행사할 수 있도록 바뀐다. 현행 나이스시스템은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기만 하면 학생부 조회와 입력을 모두 허용했다. 1단계 인증 절차만이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인증절차를 2단계로 강화, 개인공인인증서만으로 가능한 1차인증에는 학생부 조회만을 허용한다. 조회/입력을 모두 하기 위해서는 보안카드(ARS/OTP카드)를 요구하는 2차인증을 거쳐야 한다. 교육부는 “나이스 시스템의 인증 수준을 금융거래 인증 수준으로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수정 이력 등의 보관/관리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앞으로 학생부의 수정이력은 학생부 마감 이후 5년간 보관해 현장지도/감독 등에 활용된다. 교육부는 통상 시/도교육청이 학생부 마감 후 1년 간 2회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3년마다 학교 종합감사를 실시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학생부 마감 전 이뤄진 학생부 수정/저장 내역이 전부 남아있지 않아 관리/감독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로 학기 중 수정한 모든 이력과 기록이 남게 돼 정기적인 실태점검을 통한 학생부 부당정정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학적용어 정비.. 명예졸업 신설
개선방안을 통해 학적용어도 정비될 예정이다. 의미가 모호하거나 훈령 상 설명이 부족한 경우 보완하고 의미를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개선방안의 설명이다. 이번 학적용어 정비 대상이 된 용어들은 취학 재입학 복학 진급 전출 휴학 유예 제적 자퇴 등이다. 예를 들어 현재 진급이란 용어는 ‘해당 학년 교육을 수료해 상급학년으로 올라감’으로 규정돼있다. 여기에 ‘과정’이란 설명을 부가, ‘해당 학년 교육과정을 수료해 상급학년으로 올라감’으로 용어 설명을 좀 더 명확하게 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명예졸업’ 용어의 신설이다. 현재 교육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에 대해 의무교육기간인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면제’, 의무교육기간이 아닌 고등학교는 ‘제적’처리를 통해 학적에서 해당 인원을 제외해 왔지만,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명예졸업 용어가 신설되며 나이스시스템에서도 기존 졸업대장과 별도로 관리될 예정이다. 명예졸업 메뉴를 신설, 졸업대장과 졸업증명서, 졸업장 모두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명예졸업 대상자는 학교교육활동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나 공익을 위한 활동 중 사망한 경우 학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장이 결정하도록 했다. 
 
이번 명예졸업 용어의 신설은 2014년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인한 것이다. 교육부는 “세월호 희생 학생의 학적 처리 문제를 계기로 재학 중 교육활동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학생들의 학적처리 개선에 대한 요구를 반영, 법률 자문과 학적관련 전문가 협의 등을 거쳐 학적 용어로 신설한 것”이라고 용어 신설의 배경을 밝혔다. 
 
 
▲ 학생부 주요 항목별 기재 개선사항. /사진=교육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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