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시, 특권 대물림과 '관계없어'.. '청와대 정시확대, 전제부터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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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시, 특권 대물림과 '관계없어'.. '청와대 정시확대, 전제부터 틀렸다'
  • 강태연 기자
  • 승인 2019.10.27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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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능원 연구결과..'정시가 오히려 금수저전형'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청와대의 정시확대 지시의 근거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최근 공개한 '대학의 수시전형은 교육대물림을 강화하는가"라는 주제의 연구결과를 통해 대입에서 수시전형 입학과 교육대물림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오히려 동일한 조건의 부모 교육수준에서는 정시를 택한 인원들의 최종학력이 높았다고 지적해 정시가 금수저전형임을 확인했다. 수시가 교육대물림으로 불공정을 야기한다며 정시확대를 주문한 문재인대통령 지시의 전제부터 틀렸다는 얘기다.

24일 실시한 ‘2019KRIVET 패널 학술대회’에서 민숙원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대학의 수시전형은 교육대물림을 강화하는가?’라는 주제의 연구결과에서, 부모 교육수준이 자녀의 최종학력에는 영향을 주지만, 대학입학 시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것과 교육대물림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시가 논란의 대상이 되기 전부터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이미 수시가 아닌 정시를 ‘금수저전형’이라고 판단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정시가 학종보다 부모로부터 받은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몇 년째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며 “올해만 보더라도 ‘2018교육여론조사’에서는 고소득층의 부모들이 정시확장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가장 많았고, 고소득층이 아닌 부모일수록 특기적성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김해영(더불어민주)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서도 상위6개대에서 최근 3년간 학종 출신의 국장 수혜율이 정시 출신보다 높았다. 정시가 확대되면 고소득층에게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가 교육대물림을 야기하기 때문에 정시를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은 개개인의 부정으로 인한 문제를 제도의 탓으로 확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입전형과 교육대물림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시가 불공정하기 때문에 정시를 확대한다는 정책의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시가 교육대물림을 야기하기 때문에 정시를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은 개개인의 부정으로 인한 문제를 제도의 탓으로 확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입전형과 교육대물림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시가 불공정하기 때문에 정시를 확대한다는 정책의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연구결과, 수시와 교육대물림 '관계없어'>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학전형(수시/정시)은 부모의 교육수준과 자녀의 최종학력 사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와 정시 모두 변수로서 작용한다고 말할만큼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수시전형 여부는 자녀의 최종학력과 상관관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시모집으로 대학을 진학한 사람일수록 최종학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교육연한과의 연관성을 더 보기 위해 진행한 연구의 결과로는, 부모의 교육연한이 높은 수시전형 출신자들은 동일한 부모 교육수준의 정시모집 출신자와 최종학력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부모의 교육연한이 높을수록 자녀의 월평균 임금도 높은 경향을 보이지만, 수시와 정시 전형이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부모학력의 역할을 강화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부연구위원은 결과를 토대로 대학의 수시전형이 교육대물림을 강화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 부연구위원은 "수시 도입 초기엔 사교육이 축소되고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있었으나, '스펙쌓기'가 과열되며 원래 취지와 벗어난 면이 있다"며 "단일한 평가지표에 의해 평가되는 정시(수능)가 더 공정하다고 인식되지만, 동일한 평가지표라 할지라도 사교육 여부나 부모의 학력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수시와 정시가 교육대물림의 변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교육대물림과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데 기존의 대입전형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며 "부모의 영향력이 자녀 교육을 넘어 노동시장 성과에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약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는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도 학력수준이 높은가? ▲부모의 교육수준과 자녀의 교육수준 간의 관계는 수시전형 입학생일수록 강하게 나타나는가? ▲앞의 경향성은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가? 총 3개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선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력수준도 높은가에 대한 결과는, 개인/가구 특성, 대학/일자리 특성을 통제해도 부모의 교육연한은 자녀의 최종학력과 유의미한 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된 기존 연구들에서 밝히고 있는 교육대물림 현상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교육대물림에 초점을 맞춘 연구인 만큼,  교육수준/사회경제적 수준/문화적 수준 등이 서로 어떠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경제적 수준과 문화적 수준을 통제하더라도 부모의 교육수준이 자녀 교육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명확해진 셈이다.

반면 최근 논란인 수시전형과 교육대물림의 관계는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교육수준이 높은 수시모집 출신자들을 동일한 부모 교육수준의 정시모집 출신자와 비교했을 때, 최종학력 수준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교육수준과 자녀의 교육수준의 관계가 특정 입학전형에서 더 강화되거나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흔히 정시의 경우 수능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학생의 학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과 서류가 강조되는 수시에 비해 부모의 영향력이 적게 작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는 수능 역시 부모의 교육수준이나 사회경제적 요인과 긴밀한 관계임을 밝혀낸 바 있다.

마지막 문제의 결론은 부모의 교육연한이 높을수록 자녀의 월평균 임금도 높은 경향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의 교육연한이 높은 수시모집 출신자들과 동일한 교육수준의 정시 출신자와 월평균 임금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수시 또는 정시가 교육대물림과 노동시장 성과의 변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연구 분석을 위해 한국교육고용패널(KEEP)의 1차년도~12차까지 고3/중3 5038명의 코호트 자료가 활용됐고, 데이터 분석에는 서열로지스틱 회귀분석과 일반최소자승모형이 사용됐다. 물론 연구에는 한계점이 있다. 2000년대 중반과 후반에 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했기 때문에 당시 입학전형에서 많은 변화가 진행된 현재의 수시제도와 연결해 논의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와 정시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대물림과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데 기존의 대입전형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수시 아닌 정시가 금수저전형>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모든 수시전형이 부모의 능력을 바탕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금수저전형’이라며 비난받고 있다. 다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오히려 정시가 금수저전형이라는 의견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정시의 경우 쏟아 붓는 사교육의 효과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전형이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선호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종에 대한 오해가 정시에 대한 맹목적인 긍정을 이끌어낸 현재 상황에서, 실제로는 고소득층에게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정시전형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시가 금수저전형이라는 결과는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2018교육여론조사’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입에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항목’에는 수능성적, 특기적성, 인성봉사, 내신성적 등의 항목이 들어있었지만, 상위 3개항목만 공개됐다. 월 소득 600만원이상의 응답자는 수능성적38.2%, 특기성적21% 인성봉사20.5% 순의 선택비율을 보였다. 2017년 조사결과에서도 수능성적이 가장 높았지만, 29.7%가 선택했다. 2018년 선택비중이 8.5%나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400만원 미만 그룹군의 경우에는 특기적성 선택 비중이 더 높았다. 월 소득 200~400만원 미만은 특기적성30.4%, 인성봉사23.9%, 수능성적23.6% 순이었고,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은 특기적성 28.6%, 수능성적 24.9%, 인성봉사 23.0% 순의 선택 비율을 보였다.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 각자 유리할 내용을 선택했을 수밖에 없는 조사결과이기 때문에, 사교육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정시의 확대는 고소득층에게만 유리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국회 교육위 서영교(더불어민주)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최근 3개학년(2017~2019) 서울대 신입학생 최종 선발 결과’와 교육부로부터 받은 ‘서울 10개사립대 학종 3년의 성과와 고교교육의 변화(2017년 3월)’자료를 종합한 결과.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불평등 해소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 최종 선발 결과 자료에 의하면, 학종 일반전형에서 일반고/비서울 출신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였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오히려 서울 출신이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우려와 달리 학종은 지역교육평등화와 공교육 정상화에 일부 기여해 초기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현장에서도 학종 도입 이후 암기와 문제풀이 위주수업이 아닌 탐구중심수업 구축, 자기주도적 수행능력도취 등 다양한 학교활동이 활성화됐다며 공교육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상위6개대(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에서 최근 3년간(2016~2018학년) 학종 출신의 장학금 수혜율이 정시 출신보다 높다는 결과도 있었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로, 국가장학금Ⅰ유형을 기준으로 살핀 결과다. 국장Ⅰ유형은 소득분위가 가장 높은 9,10구간을 제외하면 모두 수혜가 가능하기 때문에, Ⅰ유형 수혜자 비중에서 고소득자는 원천적으로 배제돼있다. ‘학종이 금수저전형’이라는 오명을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셈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현재 수시가 금수저전형이라는 오명을 쓰고 정시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수시를 이용해 부정을 저지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로 확대했다”며 “현재 수시를 비율을 줄이자는 의견은, ‘수능에서 컨닝을 한 인원이 적발됐으니 수능시험을 폐지해야한다’라는 논리와 비슷할 정도다. 완벽한 제도라는 것은 있기 힘들다. 컨닝을 한 인원을 처벌하면 끝나는 일을 제도의 문제로 확대해 손바닥 뒤집듯이 교육정책을 바꾸는 것은, 모든 혼란의 결과를 수요자에게 몰아주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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