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의학계열 편입학 ‘역대 최다’ 222명.. 연고대 735명 전년 대비 30% 확대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과연 반수/재수가 능사일까’. 반수 재수가 역대급 규모로 커지다 보니 오히려 역대급 반수 재수가 만드는 중도탈락자의 빈 자리를 충원하는 편입학이 부상하고 있다. 배경은 물론 정시 확대에 의대 열풍과 통합형 수능 시행 등 3개 요인이 맞물리면서 N수생이 급증한 데 있다. 반수를 포함한 N수생 규모는 지난해 26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학습 효과까지 반영되면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학은 반수로 빠져나간 중도탈락 인원을 편입학으로 채우다 보니 중도탈락자가 많아질 수록 편입학의 문호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최근 최상위권 반수와 재수가 늘어나면서 심지어 반수/재수의 목표인 의학계열까지 편입의 문호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의학계열 중도탈락자는 2020학년 314명, 2021학년 415명으로 1년새 101명 증가했고, 이에 따라 2023학년 의학계열 편입 모집인원은 222명으로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김영편입 임형욱 진로진학연구소장은 “상위권 중도탈락이 증가하면 최상위권 편입모집 규모가 커지고, 이들이 연쇄효과를 일으켜 전체 편입 규모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입학은 4년제대의 3학년으로 진학하는 입시제도다. 4년제대 2학년을 마쳤거나 전문대 졸업자라면 일반편입에, 4년제대 졸업자는 학사편입에 지원할 수 있다. 다시 1학년부터 시작해야 하는 반수/재수에 비해 졸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이점이 있다. 수능의 경우 5~6개의 과목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반면 편입은 준비과목이 1~2개로 비교적 단순하다는 점도 부담이 훨씬 덜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대입에 있어서 정답은 없지만 반수와 재수가 무조건적인 능사는 아니라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반수는 대학을 재학하며 수능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재수보다 덜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학업과 수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반수생은 통상 1학기가 끝나는 6월 이후 본격적인 수능 준비가 이뤄지는 탓에 오히려 고3 재학생보다도 준비 기간이 촉박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더군다나 통합수능의 이슈로 인한 ‘이과 침공’, 문이과 교차지원 등 입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반수와 재수는 더욱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 재학생 사이에서도 ‘재수 열풍’이 불고 있다. 입시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싶다면 편입학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최근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 재학생 사이에서도 ‘재수 열풍’이 불고 있다. 입시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싶다면 편입학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최상위권’ 중도탈락 증가.. 편입학 문호 확대>
편입학은 대학의 중도탈락(자퇴)을 메우기 위해 선발하는 입시제도이기 때문에 신입학의 흐름을 알면 편입학의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편입학은 신입학의 종속변수(또는 후행지표)이고 대개는 1~2년 이후에 반영된다. 최근에는 의대 열풍, 상위대 정시 비중 확대, 통합형 수능 시행, 첨단계약학과 선호도 상승 등 최상위권의 반수/재수 요인이 증가하면서 중도탈락생이 늘었고, 이 공간을 메우기 위한 편입학 문호가 확대된 상황이다. 

입시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있는 의학계열부터 중도탈락자가 급증하면서 편입학의 연쇄확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최근 3년간 의학계열(의/치/수/한) 중도탈락자는 1044명으로 2019학년 315명, 2020학년 314명, 2021학년 415명의 추이를 보였다. 특히 지방권 의대를 중심으로 중도탈락이 늘고 있는 추세다. 2019학년엔 중도탈락 315명 중 258명(81.9%), 2020학년엔 314명 중 254명(80.9%), 2021학년엔 415명 중 348명(83.9%)이 지방권 의대에서 발생했다. 현재 지방 의/치/수/한과 수도권 약대가 대등한 위치임을 볼 때, 약학과의 6년제 학부전환이 반영되면 추후 지방대의 중도탈락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위 6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역시 중도탈락생이 크게 늘었다. 신입생 자퇴가 2020학년 1530명에서 2021학년 1797명으로 267명 증가했고, 중도탈락 비율은 7.17%에서 8.26%로 1.09%p 상승했다. 자연계 위주로 증가한 중도탈락 비율을 보고 입시업계에서는 의학계열로 진학하기 위해 대거 반수를 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편입을 통해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사례는 늘고 있다. 편입 사교육 업계 1위인 김영편입의 합격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학계열로 편입한 학생 수는 2021학년 6명에서 2022학년 27명으로 증가했고, 연고대는 110명에서 190명으로 확대됐다. 서울 상위권대도 1887명에서 1962명으로 1년새 100명 가까이 늘어난 모습이다. 전체 편입 합격자도 중복을 포함해 2020학년 6801명, 2021학년 7082명, 2022학년 7181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2022학년 합격자 중 인서울 대학 출신은 11.2%, 수도권 대학 18.8%, 지방대학 전문대학 학점은행제 출신은 67.8%로, 중도탈락의 '빈틈'을 노려 편입을 통해 상위 대학으로 대거 이동한 셈이다. 

<2023의학계열 편입학 222명.. ‘역대 최다 모집인원’>
중도탈락생의 증가로 2023학년 의학계열 편입 모집인원은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김영편입에 따르면 2023의학계열 편입 모집인원은 222명으로 전년 대비 44명(24.7%), 2년 전인 2021학년 대비 77명(53.1%) 증가했다. 의학 59명, 치의학 34명, 수의학 81명, 한의학 48명 규모였다. 특히 수의학은 전년 56명보다 25명(44.6%), 한의학은 전년 33명보다 15명(45.5%) 늘어났다. 

연고대 역시 2023학년 편입 모집인원이 735명으로 전년 565명보다 30.1% 증가했다. 일반편입만 살펴보면 모집인원이 594명으로 전년 대비 170명(40.1%) 확대된 규모다. 주요 15개 대학은 3489명(일반 2635명, 학사 854명)을 모집하며 전년 3251명보다 238명(7.3%) 증가했다.  

의학계열과 연고대를 포함한 최상위권의 중도탈락이 많이 발생할 수록 편입 정원은 확대되는 구조다. 수능 3등급 이내로 분류되는 ‘인 서울’ 대학의 편입 모집인원은 6847명(일반 5217명, 학사 1630명)으로 전년 6318명보다 529명(8.4%) 증가했다. 특히 일반편입은 전년에 비해 537명(11.5%) 증가하며 ‘인 서울’ 진입이 더욱 유리해졌다. 모집인원 기준으로 중앙대(서울)가 464명(일반 376명)으로 가장 많았고, 건국대 452명(일반 392명), 고려대 377명(일반 304명) 순이었다. 인원 증가가 가장 많았던 대학은 국민대로 140명 증가했다. 국민대는 첨단산업학과 이슈로 2022학년에는 일반편입을 선발하지 않았으나 2023학년에는 140명을 모집했다. 이어 고려대 125명, 인하대 102명 순이었다. 통합형 수능 시행과 정시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N수생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편입학 규모 역시 당분간 확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학년으로 진학하는 ‘편입학’.. 대학별로 편입 수학/영어 반영비율 상이>
편입학은 일정 자격조건을 갖춘 수험생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전형요소를 충족시켜 4년제대의 3학년으로 진학하는 제도다. 크게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구분된다. 일반편입은 4년제대 2학년을 마쳤거나 전문대 졸업자가 대상이며, 학사편입은 4년제대 졸업자가 대상이다. 서울대는 일반편입 없이 학사편입만 시행한다.

통상 ‘인 서울’ 주요 대학은 편입영어와 편입수학이 주요 전형이 된다. 지난해 서울시립대 편입전형이 공인영어에서 편입영어/편입수학으로 전환되면서 상위권 대학일수록 변별력이 있는 대학별 고사에 비중을 두고 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편입영어는 문법 어휘 논리 독해 생활영어 파트로 구분되고, 편입수학은 미분법 적분법 선형대수 다변수미적분 공학수학 파트로 구분된다.

김영편입 진로진학연구소에 따르면, 2022학년 일반편입으로 선발한 ‘인 서울’ 주요 대학 중 26개교가 편입영어/편입수학을 실시했고, 6개교가 공인영어를 1단계 전형으로 실시했다. 주요 15개 대학을 기준으로 일괄합산 선발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중앙대(일부) 한국외대였고, 건국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일부) 홍익대는 단계별 전형으로 선발했다. 특히 편입영어와 편입수학은 대학별로 반영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전 유불리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편입학 시험의 장점 중 하나가 준비과목이 단순하다는 것이다. 다만 편입학 시험은 대학별 고사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과목 파트별 출제비율이 상이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인문계 영어 기준으로 문법은 세종대가 50%, 논리는 이화여대가 40%, 독해는 인하대가 100%로 출제비율이 높다. 자연계 수학 기준으로는 미분법은 건국대와 가톨릭대의 비율이 40%로 높고, 공학수학은 중앙대가 66%, 홍익대가 53%로 비율이 높다. 김영편입 임 소장은 “과목 파트별 강약점을 파악한다면 합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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