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방향, 교육특구/사교육 더욱 강화시킬 것'..사교육비 상관관계 밀접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평준화지역 일반고 내에서도 교육특구의 서울대 진학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특목고를 폐지할 경우 교육특구 강세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다. 

국회 교육위 소속 박경미(더민주)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9학년 신입생 출신 고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준화 지역 일반고 중 서울대 입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은 서울 서초/강남/양천 순이었다. 박경미 의원실 자료에서는 수시/정시가 구분되지 않았지만 교육특구 고교의 강점은 정시에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정시30%확대가 교육특구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다. 여기에 현재 밀어붙이고 있는 자사/특목고 폐지와 맞물려 수월성교육의 수요가 교육특구로 더욱 몰릴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입학비율이 높은 지역을 살펴본 결과 교육특구 강세현상이 나타났다. 정시30%확대와 자사/특목고 폐지가 맞물려 교육특구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입학비율이 높은 지역을 살펴본 결과 교육특구 강세현상이 나타났다. 정시30%확대와 자사/특목고 폐지가 맞물려 교육특구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초 강남 양천 순 서울대 진학비율 높아>
학생 천 명당 서울대 입학생 비율을 천분율(‰)로 살펴보면 서초(28.3) 강남(27.1) 양천(16.2) 순이었다. 경기 과천(14.7) 경기 성남 분당구(14.6) 울산 동구(11.7) 부산 부산진구(11.2) 서울 광진구(10.7) 서울 송파구(10.5) 경북 포항 남구(10) 순으로 10‰를 넘겼다.

대전 유성구(9.6) 경기 안양 만안구(8.6) 서울 서대문구(8.4) 대구 수성구(8.4) 충북 청주 서원구(8.3) 경기 수원 팔달구(8.1) 서울 강동구(8) 서울 노원구(7.8) 전남 여수(7.7) 서울 용산구(7.6) 경기 고양 일산동구(7.6) 서울 종로구(7.4) 대전 중구(7.3) 서울 성동구(7.3) 순이었다. 

사교육비와의 상관관계도 나타났다. 서울 25개자치구로 한정해 월평균 학원 교습비를 살펴보면 교습비가 높은 지역에서 서울대 입학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0.929로 1에 가까웠다. -1과 1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는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가장 서울대 입학생 비율이 높았던 서초구(28.3‰)는 월평균 학원 교습비가 33만1538원이었다. 강남구(27.1)가 38만3511만원, 양천구(16.2)가 27만5893원이었다. 

서울대 입학생 비율이 높은 순으로 양천구(16.2)27만5893원 광진구(10.7)26만9920원 송파구(10.5)27만890원 서대문구(8.4)23만5119원 강동구(8)23만8887원 노원구(7.8)24만5895원 용산구(7.6)26만3859원 종로구(7.4)25만3330원 성동구(7.3)24만7060원 마포구(7.2)25만595원 영등포구(6.7)24만6377원 강서구(6.6)23만6715원 관악구(5.9)22만8453원 동작구(5.7)21만612원 성북구(5.5)24만6037원 중구(5.4)24만8272원 은평구(5.1)23만884원 구로구(4.5)22만2348원 금천구(3.7)21만9921원 동대문구(3.3)23만7954원 중랑구(3.1)23만8444원 강북구(2.9)21만8034원 도봉구(2.7)22만531원 순이었다.

<자사/특목고 폐지, 정시확대.. 교육특구 부활 신호 우려>
교육계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중인 정책방향이 교육특구 강세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고/자사고 폐지에다 2022대입개편을 통한 정시확대가 모두 교육특구 독식을 강화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박경미 의원실 자료에서는 수시/정시가 구분되지 않았지만 교육특구 고교의 강점은 정시에 있다. 지금도 정시 중심의 교육특구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정시가 30%까지 확대될 경우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리타스알파가 자체조사한 2019학년 서울대 합격자 실적을 살펴보면 교육특구(강남/서초/송파/노원/양천) 고교 중 1위인 단대부고(강남구)는 수시9명 정시19명(최초합)으로 정시 실적이 월등했다. 세화고(서초구)가 수시7명 정시18명, 휘문고(강남구)가 수시5명 정시19명, 중동고가 수시8명 정시12명으로 모두 정시 실적이 뛰어났다. 

2007년~2018년 서울지역 고교의 서울대 등록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역시 정시의 교육특구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정시 등록자 중 교육특구 출신이 차지한 비율이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제공한 2007~2018학년 서울 소재 고교 서울대 최종 합격자(최종 등록자 기준, 이하 등록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정시 비중이 절반을 넘기고, 수시는 특기자(논술) 선발을 실시하던 2007학년을 시작으로 수시 전 전형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2012학년, 학종이 본격 도입된 2014학년, 가장 최근인 2018학년을 기준으로 구분했다. 2007학년 정시 등록자의 54.5%를 차지했던 교육특구 비율은, 2012학년 57.7%, 2014학년 61%, 2018학년 63.8%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서울대가 정시 확대에 따라 나타날 변화상을 예측해 본 결과 강남3구, 특목고, 졸업생(N수생)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20 전형계획이 공개될 무렵 교육부 차관이 정시확대를 대학에 주문하면서 논란이 된 때, 서울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정시모집 확대(안) 검토 결과’다.  2018정시에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강남3구 출신은 169명이다. 서울대는 정시를 40%로 늘릴 경우 강남3구 출신은 254명, 50%로 늘릴 경우 31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강남3구의 세화고 중동고 휘문고의 정시 합격자는 실제 54명에서 101명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정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사고 폐지까지 겹칠 경우 교육특구로 수요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사교육을 적극 활용할 경제력이 충분할 경우 교육특구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우수한 자사고를 찾을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수요자는, 자사고 폐지 시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대입실적을 기준으로 상위권을 차지한 교육특구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간 광역자사고가 강남3구의 부동산수요 억제효과를 내왔다는 분석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종로하늘이 서울 광역자사고가 소재한 지역을 분석한 결과, 광역자사고 전환 이후 강북으로 대변되는 비교육특구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강남 서초의 교육특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광역자사고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강남 서초 송파 양천의 아파트 평당가격 상승률이 25개구 중 최상위권이었으나, 광역자사고 도입 이후 아파트 평당 가격은 마포 서대문의 비교육특구가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광역자사고 도입 이후 2010년 이후부터 강남 서초의 교육특구로 전학한 학생도 급감했다. 중학생 전출입 분석에서 순유입자 수가 강남구 2009년 514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급격히 하락, 송파구 998명에서 –44명, 노원구 201명에서 –51명, 서초구 171명에서 –12명, 양천구 132명에서 13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교육특구로 반드시 전학을 가야 한다는 불안감을 광역자사고가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특구는 대부분 사교육의 적극적 활용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굳이 의대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정시에 자신감 있는 학생들도 교육여건을 보고 같은 지역으로 몰리게 된다.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정시 중심의 의대와 상위대 정시를 겨냥한 상위권 수험생이 몰린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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