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의대진학 역시 사교육 영향 입시에서 발단’.. ‘사교육 걸러낼 선발방식 개편 고민해야’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영재학교 입시가 중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으로 대비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러지면서 사교육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신경민(더불어민주) 의원은 전국 8개영재학교가 지난해 출제한 입학시험 수학문항의 55.2%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섰다고 10월21일 밝혔다. 대학과정을 포함한 내용은 물론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항들도 다수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을 고액 사교육으로 내몰았다는 주장이다. 신 의원은 “단순히 고교, 대학교 수준의 문제를 푸는 것은 사교육이 만들어낸 영재에 불과하다”며 “단 한 번도 영재학교에 대해 들여다보지 않은 교육부와 교육청은 반성하고, 실태조사를 통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도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대비한 사교육이 가장 과열됐다는 진단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을 걸러낼 수 있는 영재 선발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사걱세의 분석은 늘 그렇듯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입 논술/구술고사에서 교육과정 위반으로 선행학습 규제법을 위반한 사례를 발표했을 때의 전례들이 이를 충분히 확인시켜준다. 사걱세의 분석이 교육부 판정과 달랐던 경우가 많았다. 2017년의 경우 14개대학 가운데 7개교가 교육과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교육부가 위반했다고 결론 낸 대학은 단 두 곳뿐이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입시개편에 대한 지적은 동의한다. 학교들이 사교육 영향력을 배제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영재들이 상당수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고 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사교육은 다른 고교유형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사교육의 영향권내 있는 입시가 향후 영재학교 과고의 미래까지 망치는 고리가 된다는 점이다. 사교육을 고리로 영재학교와 과고를 진학한 학생들은 역시 사교육을 고리로 의대진학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과고 세종과고 한성과고와 같은 서울지역 학교들의 의대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도 사교육 때문으로 보인다. 이공계 영재양성이라는 과고 영재학교의 설립목적에 맞는 운영을 위해서라도 이제 선발방식의 개편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영재학교 입시가 중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으로 대비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러지면서 사교육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계에서도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대비한 사교육이 가장 과열됐다는 진단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영재를 선발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 입시가 중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으로 대비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러지면서 사교육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계에서도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대비한 사교육이 가장 과열됐다는 진단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영재를 선발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사걱세는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시험의 수학문항 239개를 중학교 교육과정 준수여부와 학교학습 가능여부 등의 기준으로 분석했다. 총 12명의 현장 교사와 교육과정 전문가가 검토한 끝에 55.2%인 132문항이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사걱세에 의하면 한 영재학교의 경우 전체 문항의 79.3%가 중학교 교육과정 외에서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 다른 학교들도 대부분 절반이상 중학교 수학교과를 넘어선 내용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8개영재학교 가운데 단 두 곳만 위반비율이 40.9%로 50%이상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됐다.

특히 사걱세와 신 의원은 영재학교 입학전형에서 지필고사 형태로 출제된 문항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실제 3단계 전형이 정형화된 영재학교 입시에선 모든 학교가 2단계에서 지필시험인 영재성/사고력 검사 혹은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를 실시한다. 수험생들은 20개내외의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구성된 수학문항을 풀어야 한다. 3단계인 ‘영재성 캠프’ 역시 참가한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다면평가가 진행된다. 사걱세 관계자는 “다수의 영재학교 입학전형 수학문제들은 대학수학은 물론 세부 전공과정인 정수론 조합론 기하학 이산수학 대수학 등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에 단골로 출제되는 유형으로 구성된 특징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 8개영재학교 모두 올해 3단계 입학전형을 실시했다. 1단계는 학생기록물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학생부 자소서 관찰소견서 등의 서류를 입학담당관이 검토해 종합적으로 영재성을 평가한다. 2단계는 지필시험인 영재성검사를 진행한다. 영재성 사고력 창의성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8개교가 동시에 실시하는 특징이다. 3단계는 영재성캠프 전형으로 1박 또는 2박을 하며 합숙과정에서 토론과 면접, 논술, 팀과제 수행 등 다양한 방법의 종합평가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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