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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논문, 쳐다보지도 않는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의 고백수백만원 사교육 소논문 우려, 일축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최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논란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건 소논문 사교육이다. 대학들이 학종을 통해 보는 스펙으로 소논문이 부각되면서 학종이 수백 만원짜리 사교육 전형, 금수저 전형으로 몰리는 것이다. 일부 학종에 대한 대단히 부정적 시각에 의해 부상한 '학종스펙' 소논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학 입학처 현장에선 우려를 일축했다. 떠들석한 우려와는 달리 대입현장에선 "소논문,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반전이다. 특히 지난 2월까지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활동했던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한진원) 이사의 '고백'이 인상적이다. 진 이사는 서울대 입학사정관으로 있기 이전에는 약 30년간 서울잠실 소재 영동일고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1986년 고3 담임을 맡은 이후 줄곧 진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소논문을 대하는 입학사정관의 시각을 진 이사를 통해 전한다.

<400만원짜리 소논문? 교사도 속는 현실은 '비극'>
"소논문 쓰는 교육은 2008년에 내가 교사 시절 연구목적으로 포항제철고를 방문했을 때 처음 고교에서 그런 걸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소논문 R&E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개방형자율학교인 부산남고도 지도하기 시작해서 개방형자율학교 2기까지 퍼졌다. 개방형자율학교 모임에서 발표도 했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들어와서는 일반고도 전문교과 과목(특목고용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과제연구 과목을 통해 퍼져나갔다. 서울의 중산고 사례도 좋은 사례였다. 학부모를 지도위원으로 위촉해서 진로지도를 겸한 R&E를 했었다. 영동일고 교사 시절에 나도 소논문 지도를 했다. 위촉할 학부모도 없고 해서 교사 중심으로 지도를 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율활동 중 학교 특색활동을 소논문쓰기로 하고 지도했다. 학생들이 하기 싫다는 것을 애걸해서 운영했었다. 수능 공부는 안 시키고 소논문쓰기를 시킨다는 볼멘 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2012년 1학년을 달래서 지도했다. 2015 대입에서는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그리고 그해 학교를 퇴직했다.

소논문쓰기든 어떤 교육이든 선생님이 지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게 선생님 마음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은 고등학교에서 하면 된다. 대학교수가 지도할 필요도 없고 대학에 와서 실험해야 할 이유도 없다. 대학과는 정보를 주고 받으면 된다. 그러니까 소논문을 쓰든 보고서를 써 보든 선생님이 지도해야 맞다. 그런데 400만원으로 팀을 구성해서 학교 밖과 연계한다는 것은 선생님 마음이 아니다. 일부의 몰지각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학부모는 속을 수 있다 쳐도, 선생님도 학교도 속는 현실은 비극이다."

   
▲ 현재 학종논란의 가장 큰 핵심은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것. 특히 사교육에 의해 만들어지는 수백 만원짜리 소논문이 폐지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서울대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했던 진동선 한진원 이사는 "정작 입학사정관들은 학교 밖에서 이뤄진 소논문은 제목도 안 본다. 수준도 모르겠고 가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한다. /사진=한국진로진학정보원 제공

<입학사정관들, '소논문 제목도 안 본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하면서 모 학교가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R&E 무용론을 말했다. 이제는 대학교수와 하는 R&E가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볼 때가 아닌가 물어보면서 이런 방식보다는 교과 수업을 통해 학업능력을 닦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관은 R&E에 감동받지 않는다. 그건 핵심이 아니라 장식이다. 본질은 인성과 학업능력이 아닌가?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소논문을 썼다고 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말을 믿어야 한다. 제목도 보지 않는다. 원서접수 때 같이 낸 증빙자료도 보지 않는다. 학교가 보고서를 엮어 보내와도 읽지 않는다. 자기소개서에 써도 무시한다.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라고 권한다. 책을 더 읽고 친구들과 토론을 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교과 밖 R&E는 평가 대상이 아니다. R&E가 무엇을 증빙할 수 있단 말인가? 교수가 지도하면 지도받는 학생이 대학생 수준이라도 된다고 주장하려 하는가?

상담 전화가 왔다. 증빙자료로 R&E 결과물을 내려고 하는데 목차를 낼까요, 표지를 낼까요, 내용을 요약해서 낼까요? 한 장에 사진으로 6매를 붙여서 내면 안 되나요? 이렇게 말한다. 내지 마세요."

<'소논문, 평가할 게 없다'.. 대학들, 나서서 오해 풀어야>
"대학에서는 R&E는 증빙자료로 받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를 바란다. 나아가서 어떠한 증빙자료도 받지 말기를 바란다. 정 받아야 한다면 학생부가 없는 지원자만 받으면 될 것이다. 학생부 없는 학생을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자격을 주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검정고시를 본 지원자에게 지원자격을 주지 않을 수 없으니 그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사정관은 이렇게 평가한다. 어떤 학생의 학생부에 R&E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걸 보고는 R&E를 시간 들여서 했구나 하고 생각한다. R&E 안 한 학생이 다른 의미 있는 학습을 했을 때 이 학생은 R&E를 했구나. 이게 전부다. 그게 어떤 수준인지도 모르고 누가 가필해 주었는지도 알 수 없으니 당연히 평가할 게 없다.

그래서 별도의 R&E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보고서를 부정할 수는 없지 않나? 교과 수업 중의 주제에 대한 간단한 보고서 쓰기와 발표 등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선생님이 그 수준을 엄정하게 평가해서 수행평가에 반영하든가, 그것이 수업 과정이 아니고 과제이기 때문에 수행평가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학생이 직접 했는지를 확인해서(발표를 시키면 확인이 된다)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써주면 될 일이다.

이 룰이 지켜지지 않으니 연구팀 수요자 부담 400만원이라는 일이 생긴다.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어쩐지 면죄부를, 천국행 티켓을 사고 파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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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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