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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가짜 학종 논란.. 가짜로 지목된 학종의 실체‘학업능력 검증차원’.. ‘팁을 받아 사고과정 진전하는 학업능력 검증’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05.02 16:22
  • 호수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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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학생부종합전형의 목적에 대한 고려나 전형운영의 방식과 수준을 감안하지 않고 전형요소만을 두고 ‘진짜’와 ‘가짜’를 나누는 것은 합당한 일일까. 서울대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전형,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과 융합형인재전형, 서강대 학생부종합 자기주도형,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 고른기회전형, 한국외대 학생부종합전형이 ‘가짜’학종으로 몰렸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상위 15개 대학의 2017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2016학년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상기 8개 전형은 본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목적에서 벗어난 왜곡된 ‘가짜’학종이라며, 엄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현장에서는 시민단체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학종의 본래 목적인 공교육 살리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전형요소만을 기준으로 ‘진짜’와 ‘가짜’를 나눈 때문에 무리수에 가까운 주장이라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한 고교 교사는 “학교교육을 살리겠다는 학종의 본질을 보지 않은 채 전형요소만을 기준으로 ‘진짜’, ‘가짜’를 나누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며, “학교교육을 살리겠다는 학종의 본질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무의미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사교육걱정의 주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게임의 룰은 인정하고 가야 한다. 사교육걱정의 최근 활동인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입시자체를 부정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입시에 대한 주장은 입시가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를 인정해야 온당하다. 마치 입시를 없애자는 얘기처럼 들린다. 학종 확산의 본산인 서울대 입시를 흠집내기 함으로써 학종 전반을 음해하려는 시도라고 본다. 학종은 아직 3년 차다. 고교현장으로 학생부의 숙제가 넘어갔지만 학교유형의 격차, 교사들의 관심의 격차가 아직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대학 입장에서 수능최저나 구술면접은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검증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과도기 동안 필수적인 틀이라고 본다. 고교현장의 수시체제에 신뢰를 갖추는 시기가 되면 다른 틀을 대학과 고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학업능력검증을 가짜라고 폄하한다면 상위대학으로 학종이 확대되기는 어렵다. 단순히 학생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을 운운하는 것은 입시를 하지 말자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입시자체를 없애자는 발상에서 연결된 이상론일 뿐 현실 속의 대입과 고교현장은 아예 도외시한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가짜'라고 비난했다. 단순 전형요소를 기준으로 '가짜', '진짜'를 나눈 사교육걱정의 모습에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사교육걱정 기자회견문 캡처

 

 

<사교육 걱정의 주장.. 전형요소에 따른 ‘가짜’ 학종?>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가운데 ‘가짜’ 학종이 존재한다며 “교육부는 대학의 ‘가짜’학종의 운영을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특기자 논술 수능 위주 전형의 요소가 강한 최상위권 대학의 ‘가짜’학종을 엄금해야 한다”며, “2017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2016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살핀 결과 전형명칭은 학종이지만 학생부 평가요소로 보기 힘든 구술 수능최저 활동보충자료 등을 전형요소로 두는 대학의 행태를 발견했다. 이 같은 행태는 학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전형요소를 추가해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키며 사교육 유발을 매우 강화하는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학생부가 아닌 구술고사, 활동보충자료, 수능최저, 공통문항 면접 등의 전형요소들이 학종에 반영되는 것은 “학교교육과정을 충실히 학생선발에 반영함으로써 공교육정상화에 기여하겠다는 학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며,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 유발을 강화하는 행위”라는 것이 사교육걱정 주장의 요지다. 구술고사 활동보충자료 공통문항(면접) 수능최저라는 특정 전형요소의 포함 여부에 따라 ‘진짜’학종을 나누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걱정은 ▲구술고사 운영(서울대 일반전형,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 융합형인재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 강화(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교외활동 기재가 가능한 활동보충자료 요구(서강대 학생부종합 자기주도형) ▲공통문항 면접 실시(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 고른기회전형, 한국외대 학생부종합전형)를 ‘가짜’학종의 이유로 들었다.  사교육걱정은 “학종 개선 이전에 (기존 전형의) 문제들을 걷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며, “실제 학종이 아님에도 명칭을 사용해 학종의 문제처럼 호도해 혼란을 조장하는 문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2017학년부터 ‘진짜’학종이 될 수 있도록 구술 활동보충자료 면접공통문항은 폐지하고, 수능최저는 완화/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교육걱정 주장에 쏟아지는 비판.. 학종의 본질 살펴야>
사교육걱정의 주장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단순히 특정 전형요소가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가짜’라는 주장은 과하다는 이유다. ‘진짜’학종과 ‘가짜’학종을 가른다는 발상도 위험하거니와 ‘가짜’학종은 전형방법의 문제점, 본래 전형 목적의 실현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문제라는 이야기다.

학종은 붕괴돼가는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 2013년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2015학년 들어서야 입학사정관전형에 일정부분 수정을 가함으로써 만들어진 전형이다. 표현만 놓고 보면 대입의 평가주체를 강조했느냐, 전형요소를 강조했느냐의 차이로 인식할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입학사정관전형이 비교과에 중점을 두고 실시된 것과 달리 교과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는 특징에 더해 입학사정관전형이 추구하던 다양한 인재선발보다는 공교육 정상화에 크게 목적을 두는 차이가 있다. 전형요소의 나열이 아닌 학교교육을 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느냐가 학종을 판단하는 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

물론 사정관전형과 학종을 제대로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들의 협의체로서 대입 전반을 관장하는 대교협조차 최초 학종 도입시 학종과 입학사정관전형을 동일하게 취급하기도 했다. 이는 대학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형을 오독한 일부 대학들의 잘못된 학종 운영 때문에 입학사정관전형과 학종의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데서 오해가 촉발되는 측면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전형요소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들여다보지 못하고 단순히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가짜’학종으로 간주하는 것은 수능 문제풀이, 인강, 사교육 등이 성행하고 학교 교육은 뒷전이던 입시구조를 바꿈으로써 공교육(고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축소하며 학교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학종의 본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오해의 소산이다. 학종을 ‘진짜’와 ‘가짜’로 나누기 위해서는 전형요소들이 학교교육의 범주 내인지를 고려해야 하며, 전형의 도입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서울대 구술과 수능최저는 과연 학종의 본질을 해치는가?>
학종 확대의 주역인 서울대 학종은 구술과 수능최저를 통해 수험생의 수학능력 판단 근거로 삼는다.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최저가 없는 대신 1단계 서류평가에 이어 2단계 구술면접을 치른다.

구술면접은 사전준비 과정을 거쳐 모집단위 교수사정관 앞에서 팁을 받아 적절한 설명과 함께 생각을 진전해야 한다. 수능최저가 없는 일반전형에서 최소한의 학업능력을 검증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지균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으로 진행된다. 대신 2등급 3개라는 수능최저를 걸어두었다. 일반고의 서울대 관문으로 통하는 지균은 일반전형의 구술면접 대신 수능최저가 학업능력검증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생부종합이 올해로 3년 됐다. 고교별 학생부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수천 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서울대 샤교육 포럼에서 지적됐듯이 학생부 기재사항들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은 학생부를 아직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태다. 자소서에 나와있는 활동들을 위주로 면접을 진행할지, 구술을 통해 대학에 들어와 수학할 능력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면접을 진행할지는 대학들이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구술면접을 전제로 고대도 2018부터 학종을 늘린다. 상위대학으로 아직 과도기인 학종 확산을 가능하도록 하려면 최소한의 검증장치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지난해 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에 공개된 논술/구술 기출문제를 두고 대학 교육과정에 나오는 내용이란 이유만으로 고교교육을 벗어난 내용이라 주장하는 등 논/구술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사교육걱정은 당시 “’교과중심의 문제풀이식 구술형 면접은 지양’하라는 면접과 관련된 교육부 대입제도안을 위배하는 행위다. 서울대는 구술고사라는 명칭으로 교과지식을 묻는 학업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지적의 대상이 된 대표적인 대학은 연세대였다. 연세대 일반전형 1-(2)에 대해 사교육걱정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점화 관계를 만드는 것까지는 다룰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일반항을 구하거나 점화식을 푸는 것은 고교 과정을 벗어난다”고, 1-(3)은 “1-(2) 문제와 이어지기 때문에 고교 교육과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세대는 영향평가 참가 교사들을 통해 교육과정 내 출제라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했다. 연세대 선행학습 영향평가에 참여한 교사위원은 “제시문 1의 논제는 원과 쌍곡선 사이의 위치관계를 이해하고 원과 쌍곡선의 접점의 x좌표와 원 추의 중심의 x좌표가 모두 자연수임을 보일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기하와 벡터의 쌍곡선이 나오지만 함수, 도형의 그래프, 이차방정식, 수의 성질, 수학적 귀납법, 원의 성질, 수열, 수열의 귀납적 정의 등 수학Ⅰ영역을 다루고 있다. 평가행동 영역으로는 주로 ‘이해’ 영역을 평가하고 있으나 논제 [1-2]에서 rn+1, rn, rn-1의 관계식을 구하는 과정은 ‘내적 문제해결’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문항의 난이도 수준은 중 또는 상 수준이며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됐다”고 밝혀 사교육걱정과 차이를 보였다.

당시 사교육걱정의 지적 자체가 편협한 잣대의 적용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났냐 아니냐는 입장차이를 넘어서 아예 논술/구술을 보지 말자는 시각에서 접근한 평가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13개 대학에서 논술 평가 위원이나 논술 자문교사로 참여했던 교사들은 “고교에서 배운 지식을 확장/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잣대가 아닌 교과서 안에 있느냐 없느냐라는 좁은 기준의 잣대를 활용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정작 교육부는 그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별고사가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교육부는 “대학별고사를 실시한다는 것만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며 대학별 고사를 운영하는 취지, 전형방법, 대학별고사의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여부, 대학별 고사 관련 정보의 적극적 제공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면 부정적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교육걱정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대는 ‘대입제도안을 위배’한 대학이겠으나, 그간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었던 배경도 고교교육과정 내 출제와 정보제공을 적극 제공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교육부는 “웹진 ‘아로리’를 통해 면접 문제와 출제근거를 각 교과, 계열별로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의 준비 부담을 완화했다”고 서울대에 대한 지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더하여 일선 교사들은 단순히 답을 맞추냐 맞추지 못했느냐를 판단하는 형태의 논술과 달리 면접관과 학생이 대면해 실시되는 구술은 실시형태에 따라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고교 교육과정 내 존재하는 개념들을 연계한 것이 설사 대학에서 가르치는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구술 현장에서 팁을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수학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사교육걱정의 주장에 맞선 일선 교사들의 반박처럼 단순한 구술실시 여부가 학교교육과정의 충실한 반영이라는 학종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고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바라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사교육걱정의 지난해 사교육영향평가 보고서는 해석에 무리는 있을지언정 고교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살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올해처럼 구술을 실시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으로 분류한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고교 교사는 “모집단위에 따라 공통문제를 풀고 면접관 앞에서 설명하는 형태의 구술 실시만으로 학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 구술이라면 추가적인 준비 없이도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사교육걱정은 무턱대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구술을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요소로 단정짓고 가해온 비난이 이번에도 되풀이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지균을 단순 수능최저 강화라는 이유로 ‘가짜’학종으로 분류한 것도 잘못된 주장이라고 현장은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수능최저를 수능 위주 전형요소라며 마치 학종에서 사용하면 안 되는 것마냥 치부했지만,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주장인 때문이다. 기본적인 수학능력 검증을 위해 설정되는 수능최저를 마치 사용해서는 안 되는 전형요소처럼 바라보는 것도 무리한 해석일뿐더러 2등급 3개라는 높지 않은 수능최저를 수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전형처럼 보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지적이란 평가도 나왔다. 한 고교 교사는 “수능최저를 높게 설정하는 것은 지양돼야 할 일이지만, 수능최저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라며, “상당히 하향화하고 있는 2017 논술전형들의 수능최저만 봐도 서울대 지균 수능최저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 고대 경영/정경/자유전공은 3개 등급합 5, 연대 인문/사회는 4개 등급합 6을 요구한다. 물론 학종과 논술의 성격은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대/연대 논술전형보다 낮은 2등급 3개 수능최저를 높다고 보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지균은 학교 추천 2명이라는 제한을 통해 내신최우수자들이 간다는 점에서 수능최저가 걸림돌이나 부담이라고 학교나 학생 모두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일반고라도 문이과 전교 1등인데 2등급 3개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대 지균 수능최저에 대한 지적은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 수능최저가 2017학년과 동일한 2등급 3개이므로 실질적 완화라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학교마다 2명만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각 인문계/자연계의 내신 1등 혹은 내신 1~2등이 지원하는 서울대 지균의 특성과 수능이 계속해서 쉽게 출제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2등급 3개가 무리한 수능최저라고 볼 수도 없다. 2등급 2개에서 2등급 3개로 서울대 지균 수능최저가 변화된 시점이 2015학년이며, 자연계 수능만점자가 단 1명 나온 2014 수능과 달리 2015, 2016 수능에서 복수의 인문/자연계 수능만점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수능최저만을 침소봉대해 ‘가짜’를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다”라고 비판했다.

학생부 기재사항들의 대대적인 정비가 있기 전까지 대학이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능최저는 설정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생부기재사항 변경이 이뤄지고 고교의 학생부작성이 신뢰성을 얻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 대학들이 수능최저 없이 수학능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고교교육의 범주 안에서 실시됐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구술면접, 공통면접문항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을 운운한 것이 문제다”라고 사교육걱정의 주장을 일축하며 “왜 수능최저가 쓰이는지에 대한 연유부터 살펴야 한다. 대학은 현재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태다. 수능최저마저 없다면 최소한의 수학능력 자체를 판단할 방법이 없다. 서울대 지균은 일반전형과 달리 구술면접이 없어 수능최저를 통해 기본적인 수학능력 보유 여부를 가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막상 사교육걱정은 구술면접마저 비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대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하라는 것인지 대안은 없이 비난만 하는 것은 명색이 교육시민단체로서 무책임하다”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의 주장이 명목상 내세우고 있는 ‘학생들의 부담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본질을 들여다 보지 못한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은 그간 입시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게임의 룰 자체는 인정하고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사교육걱정의 최근 활동인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입시 경쟁 자체를 부정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학생 부담 완화라는 데 목적을 두고 입시를 바라보니 마치 입시를 절대악인 것처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입시의 본질은 경쟁이다. 공정하게 경쟁을 펼쳐 우수한 인재가 이기는 것이 입시다. 인재 선발 방법이 수능 중심에서 학생부 중심으로 바뀐 것뿐, 우수한 인재가 선발되어야 한다는 기본은 바뀐 것이 없다. 입시의 기본 틀인 ‘경쟁’을 부정하는 것은 입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학생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을 운운하는 것은 입시를 하지 말자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입시란 없다. 대학 평준화를 실시해 모두가 대학에 배정받는 상황이 되지 않고서는 입시에는 필연적으로 경쟁과 부담이 뒤따르게 마련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최초 기자회견문 발표 후 하루 지난 29일 슬그머니 한국외대와 경희대는 '가짜 학생부 종합'은 아니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현장에서는 최초 발표 당시 한국외대와 경희대가 포함됐다는 데 의아함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밀한 검증 없이 무턱대고 발표에 나선 셈이다. /사진=사교육걱정 수정 기자회견문 캡처

 

 

<경희대와 외대의 공통문항 면접은 비난의 대상이 될만했나?>
사교육걱정의 발표 이후 경희대와 한국외대의 면접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데 의아함을 표시하는 의견도 많았다. 구술과 같은 맥락에서 공통문항이 실시됐다는 것만으로 ‘가짜’학종이라며 비난 받았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은 지난달 28일 “교과 지식을 묻는 구술고사로 보기는 어렵지만 수험생의 추가적인 준비를 유발한다”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른기회전형, 한국외대의 학종전형을 지적하며 “서류(학생부/자소서) 확인 면접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하루 지난 29일 수정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희대와 외대의 학종은 “‘가짜’학생부종합전형은 아니지만”이라고 단서를 붙여 입장을 바꿨다. 현장의 의아함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단서만 붙었을 뿐 경희대와 외대 학종 면접이 서류 확인면접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했다.

게다가 사교육걱정이 공통문항을 ‘수험생 부담’이라는 바라보고 비난을 가한 것을 두고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는 평이 제기된다. 실제 경희대와 한국외대의 2016학년 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에 나온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시사이슈를 베이스로 한 인성측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추가적인 부담이라고 평가되긴 무리가 따른다는 게 대부분 교사들의 인식이다. 서류 확인면접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시사이슈 베이스의 면접문항이었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면접문항도 기본 개념을 묻는 데 그쳐 부담으로 인식되기에는 무리였다. 실제 서류 확인면접을 실시하는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경희대와 외대의 문제는 서류확인 면접 과정에서도 충분히 출제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에 나온 경희대 르네상스전형의 지난해 기출문제를 보면 ▲최근 우버(Uber) 택시가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버 택시라 함은 스마트폰 모바일 앱을 통해 자가용을 가진 일반 운전자와 승객을 중계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일부 국가는 우버 택시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법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다. 우버 택시 찬성론자들은 우버 택시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새로운 서비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우버 택시 반대론자들은 공인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채 영업을 하는 택시면허 미소지자가 운전을 할 경우 승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버 택시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 중 어느 입장을 지지하는가? 라는 질문이 나왔다. 추가질문으로는 △찬성 입장인 경우 우버 택시를 법적으로 허용할 경우 이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당국으로부터 택시영업행위를 허가 받은 기존 택시운수업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반대 입장인 경우 우버 택시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이는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는 일반 대다수 소비자들의 서비스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이 각각 출제됐다. 그밖에 출제된 문제들도 교과과정을 묻는 내용은 없었다.

한국외대 기출문제를 보면 인문계의 경우 ▲‘언어’와 ‘문자’에 대해 각각 정의를 내리고 양자의 관계에 대해 서명하시오 ▲모든 조직에서는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설명하시오 ▲’문화’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설명하시오 ▲한국은 최근 많은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있다. 정부에서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이유를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제시하시오 ▲최근 익명성에 의한 사이버윤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밝히고 이유를 설명하시오 등이며, 자연계열의 경우 ▲연료, 바람 또는 파도 등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차가운 바닷물의 열에너지만을 이용해 계속 움직이는 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센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편의기능이 탑재돼있다. 그 중 한가지 기능을 예로 들어 센서의 작동원리와 함께 설명하시오 등이 출제됐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경희대와 외대를 향한 지적은 억울할만하다. 역으로 사교육걱정이 도대체 문제를 제대로 읽어보고 주장하는 것인지까지 의심스럽게 만든 대목이기도 하다. 대입 학종 면접이 학생부를 사실 확인하는 차원도 있지만 모집단위에 대한 관심, 학업을 이수할 가능성을 따져보는 차원에서 다양한 질문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교육걱정 주장은 학생을 뽑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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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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