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하늘의 틈새 마케팅 비난 봇물.. ‘고작 82명 표본으로 정성평가를 정량화할 수 있나’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수시의 근간으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놓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다양한 비난으로 교육계가 논란에 빠진 가운데, 사교육업체가 혼란을 부추기는 틈새 마케팅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자 중앙일보 강남통신의 ‘[커버스토리] 서울대 합격의 조건…교내상 48개, 4.5개 동아리, 책은 35권 읽어’ 기사는 사교육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자료를 충실히 옮겨 보도하면서 학종을 왜곡하는 정보로 수요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종로하늘 자료를 읽으면 교내상 동아리 책을 이 정도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학생부 교과 세특을 중심으로 연계가 중요한 것이지 정량화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양은 의미 없다. 학종에 대한 수요자의 불안을 이용한 마케팅 수단이겠지만 학종에 대한 근본적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악의적 주장이다”고 비판했다.

종로하늘 자료의 의도를 놓고 학종 학대로 수익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학종 사업 마케팅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부터 정성평가 중심의 학종을 정량화함으로써 학종의 본질을 왜곡시키거나 궁극적으로 학종중심의 수시약화를 겨냥한 악의적 언론플레이라고 보는 음모론적 시각까지 팽배한 상황이다. 고교와 대학현장은 대부분 총선 전후해 학종에 대한 오해로 논란이 가중된 틈바구니에서 사교육이 학종의 본질을 흐리고 불안 마케팅으로 학종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는 비신사적 행위에 나섰다고 분노하고 있다.

학종은 현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18학년 대입에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비중이 많게는 70~80%, 적어도 절반 이상으로 확대된다. 확대된 비중만큼이나 논란도 거세다. 주목을 끄는 이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논란상황에선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게 마련이다. 학종이 지닌 긍정적인 교육적 측면과 고교유형을 배경으로 한 대입 구조에 대한 맥락 이해가 없는 자극적 비판보도가 상대적으로 쉽게 눈길을 끄는 와중에, 비판 성향이 강한 인터넷 댓글 반응 역시 단점부각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 마치 학종 폐지론이 정당화하는 느낌이다. 때문에 정작 고교현장에서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행동에 교사들도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실정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학종으로 인해 불과 1~2년 만에 고교현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반기고 있으며, 수능위주 정시가 확대된다면 학종 폐지론자들의 희망과는 달리 오히려 일반고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논란과 함께 교육수요자들의 혼란은 크다.

혼란의 틈을 타고 발 빠른 사교육업체가 학종마케팅에 나서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정성평가의 대명사인 학종마저 마케팅에 용이하도록 정량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2016 서울대 수시 합격생 2286명 중 불과 82명에 불과한 표본을 갖고 ‘서울대 합격 조건’을 도식화한 것이다. 고작 전체 합격자의 3.6%에 불과한 합격자의 학생부 자료와 서너 명의 사례를 정량화했다. 내신은 몇 등급인지, 수상은 몇 개 했는지, 봉사활동은 몇 시간 했는지, 동아리 활동은 몇 개 했는지에 더해 더불어 다양한 스펙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얼마나 잘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꾸며져야 하는지까지... 중앙 강남통신은 종로하늘의 ‘분석’ 자료를 고스란히 보도했다. 화려한 일러스트까지 활용, 독자이해를 도왔다.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 입장에선 서울대에 합격하기 위해선 종로하늘이 제시한 ‘교내상 48개, 동아리 4.5개, 봉사활동 171시간, 책 35권’ 등이 필수 스펙이니, 이를 위해 사교육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 서울대가 아무리 “정량화하지 않는다” 강조하더라도 불안한 마음을 사교육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흩어져 있는 학생부의 내용이 업체의 손을 거치면 합격에 근접하도록 세련되게 다듬어질 것이란 기대도 품는다. 종로하늘은 대입에 수시가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올 3월 서울 강남권 고교 진학부장 출신의 교사를 수시전략연구소장으로 영입, 수시대비와 관련한 사업의 규모확대 의지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 기사 가운데 문제시되는 내용별로 정리한다. 특히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가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자 의견을 전했다. 진 이사는 고교교사들의 협의체인 진학지도협의회의 설립멤버로 오랜 진학지도 경력에 실제 서울대 학종 평가를 경험한 서울대 입학사정관 경력까지 더하며 공력을 인정 받고 있는 공교육계 대표적 전문가다.

 

 

▲ 수시의 근간으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을 놓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다양한 비난으로 교육계가 논란에 빠진 가운데, 사교육업체가 혼란을 부추기는 틈새 마케팅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종로하늘 주장, 서울대는 아니라는데.. 책임질 수 있나>
(중앙=) ’임성호 대표는 “일반전형은 구술고사를 통해 학업 능력 평가에 더 초점을 두는 전형이다”며 “2단계 구술고사가 당락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특목고•자사고 학생 중 내신 3.4등급에서도 합격 사례가 나오는 것은 내신은 떨어져도 동아리•독서 등 비교과 활동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이면서 구술고사 성적을 잘 받은 경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로하늘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중앙 강남통신의 27일자 ‘서울대 합격의 조건…교내상 48개, 4.5개 동아리, 책은 35권 읽어’ 기사는 잘 가려 읽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장과는 다른 현장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임성호 종로하늘 대표의 멘트에 대해선 특히 “책임을 질 수 있는 발언인가”라는 문제제기다. 최근 서울대 입학사정관 활동을 했던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가 밝힌 바에 의하면 임 대표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진 이사는 임 대표 발언에 대해 “(서울대는) 학업능력을 정성평가를 하므로 성적이 높낮이가 학업능력과 일치하지 않는다. 학생 개별 역량을 비교해서 선발하므로 정량 성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부 비교과와 관련해선 “‘동아리•독서 등 비교과 활동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이면서’라는 (임 대표의) 주장은 옳지 않다. 누구든지 학업능력 없이 동아리 활동이 우수하거나 독서를 많이 했다고 선발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포인트가 동아리, 봉사, 독서에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진 이사는 임 대표가 ‘일반전형은 구술고사를 통해 학업 능력 평가에 더 초점을 두는 전형이다’라 말한 데 대해서도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1단계 서류 50%와 2단계 면접구술 50%를 합산하여 선발하므로 영향력은 반반이라고 해야 맞다. ‘더 초점을 두는 전형이다’라는 말은 ‘더 초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맞지 않다. 1단계 서류평가에도 큰 비중이 있고, 이후 구술고사도 동일한 비중이 있다.”

<학종평가의 기본요소는 ‘비교과 아닌 교과’>
(중앙=) ‘분석 결과 내신과 수상 경력 등으로 학업 능력을 증명하면서 뚜렷한 목표(희망 진로)에 맞춰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은 학생들이 많았다 … 서울대 치의학과 1학년 이재혁(18)씨는 “1학년 때 과학탐구토론대회에 참가하면서 치의학자를 꿈꾸게 됐다”며 “이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상세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빈민층 등 낙후된 지역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과학기술인 적정기술에 대한 탐구대회였어요. ‘가설→연구•실험→논증→결론’의 과정을 따라가는 탐구 과정 자체가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내 적성은 진료하는 의사보다는 의학기술을 연구하는 의학자에 가깝다는 걸 느꼈죠’

종로하늘의 자료는 수상실적과 탐구활동 등 비교과영역이 일관되게 강조된 특징이다. 종로하늘에 의하면 비교과는 그냥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진로와 엮어야 한다. 진로는 일찍 결정해 비교과활동을 하는 데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진 이사는 “서울대 학종의 평가요소는 기본적으로 교과학습활동”이라며 종로하늘의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하면 우수한 것이지, 거기에 학업 우수상이 더해져야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니다. 경시대회도 경시대회 준비를 위한 노력을 통해 학업 능력이 성장했는지가 중요하지 단순 수상결과를 중시하지 않는다. (소개된 이씨의 탐구활동에 대해) 탐구 때문에 합격한 게 아니라 선발하고 보니 대회에 참가한 이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학종은 활동이다’라고 말할 때 활동은 교과학습활동을 우선해야 한다. 비교과활동은 매우 부수적인 부분이다. 학종의 취지가 교실수업 개선을 뒷받침하는 데 있음을 염두에 두면 공감이 갈 것이다.”

<진로희망 강조하는 종로하늘.. ‘정작 서울대는 반영하지 않아’>
(중앙=) ‘수학교육과 1학년 이모(19)씨도 희망 진로를 중심으로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일관성 있게 펼쳤다. 이씨는 1~3학년 모두 학생부 희망 진로란에 수학 교사를 적었다. 비교과 활동은 수학 교사와 관련된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갔다 … “재미있고 쉬운 수학 교구로 가르치니까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들도 금세 수학과 친해졌어요. 그런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자세하게 풀면서 수학 교사를 꿈꾸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82명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처럼 학생부에 기재된 희망 진로와 합격학과 사이 연관성이 뚜렷했다 … 1학년 때부터 지원 동기가 뚜렷하고, 3년 동안 희망 진로와 관련해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친 학생들이 합격했다’

서울대는 아예 고려하지 않는 진로희망사항을 종로하늘이 강조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종로하늘에 의하면 학생부 진로희망사항에 기재된 진로가 지원전형과도 연계되어야 하고 여러 비교과활동과도 연계되어야 서울대 학종에 합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서울대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 진로사항과 연결 짓지 않는 건 서울대가 작년 5월 공개한 ‘학생부종합전형의 오해와 진실’에서도 이미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샤교육 포럼’ 등 현장 소통의 자리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밝혀온 내용이다. “학생부의 진로희망사항과 지원하는 모집단위가 관련이 없다고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고등학생들의 진로희망은 항시 변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울대는 학생의 진로희망사항에 기록된 직업보다 학생의 목표를 바탕으로 길러온 역량을 평가한다. 학생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를 위해 공부한 배경, 과정, 결과를 종합할 때 비로소 학생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과 성취가 지원한 모집단위 학업에 필요한 소양을 갖춘 과정이라면 진로희망기록이 지원 모집단위와 연관성이 적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원하는 모집단위에 합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특정 교과외 활동이나 결과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지원 모집단위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폭넓게 갖추기 바란다.”

진 이사는 수학교육과 합격생이 수학교사 진로를 1~3학년에 모두 적었다는 종로하늘의 사례에 대해 “수학교육과 합격생 전체 중 수학교사 희망자가 몇이나 되는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 지적한다. “서울대는 진로희망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회에서 계속 밝히고 있다. 활동의 일관성도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 의대 지원자라 해서 반드시 병원에서 봉사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일관성과 다양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

수학교구를 활용한 봉사활동을 자소서에 기재한 사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드는 자기소개서”라며 회의적 시각이다. “’학교에서는 재미있고 쉬운 수학교구가 없었을까’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들이 정말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그 결과는 무엇일까’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자기소개서이지만 이것으로 무엇을 평가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합격 요인이 수학을 가르친 활동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종로하늘의 ‘분석’에 대해선 ‘성급한 일반화’라 지적한다. “서울대는 인성 역량이 있으면서 폭넓고 깊이 있는 학업 능력을 기르기를 바란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희망 진로를 좁게 보고 상관성이 크다고 하면 오류다. 수학을 가르치고 싶어 수학 교사 관련 활동을 했고 수학교육과에 지원했다고 합격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 경제학부 지원자가 경제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반면 공대 지원자가 과학 공부에 소홀했다면 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동아리 독서 봉사 등이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일부 체계적인 학생도 있었을 것일 테지만 성급한 일반화다.”

< ‘교과내신 정량평가 하지 않아, R&E도 평가대상 아니야’>
(중앙=)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내신)와 교과우수상•경시대회 등 교내 대회 수상 횟수와 같은 정량적 지표뿐 아니라 과제탐구•소논문 등 연구•실험 보고서와 독서의 깊이 등 정성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이 지적 호기심의 확장이다.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중엔 특정 분야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융합•통섭형 인재가 많았다’

종로하늘은 서울대가 교과내신을 정량평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진 이사는 단호하게 “교과내신을 정량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지적 호기심의 확장이라는 말을 맞고, 지적 호기심을 보인 학생을 선호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교과 내신을 정량평가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교과내신뿐 아니라 모든 자료를 정량평가하지 않는다. 학종에서 수상 개수에 연연해하면 오류다. 교과우수상은 교과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주는 상이므로 굳이 수상여부로 판단할 게 아니라 교과성적을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다. 교과성적의 우수성도 정량평가하지 않으니 결국 교과수상은 의미 없다.”

진 이사는 비교과와 관련해 특히 오해가 깊은 R&E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R&E(Research and Education, 과제탐구)는 학생들이 대학교수의 도움을 받아 실제 연구에 참여하면서 연구활동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과고 영재학교들이 실시하고 일부 자사고들이 도입하면서 알려졌다. R&E에 대한 오해는 그간 깊었다. 일반고들은 엄두도 못 낼 교수연계와 연구수준이 거론되며 서울대 학종이 지방 일반고에 불리하다는 대표적 근거로 자리해왔다. 지난 겨울 서울대가 전국을 순회하며 현장교사들과 소통한 ‘사교육 포럼’에서도 매번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당시에도 권오현 입학본부장이 직접 나서 “R&E에 대한 얘기가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안타까워할 정도로 오해가 깊었다. “R&E를 해야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니다. 학생이 특정한 활동이나 경험을 한 사실만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다.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교과수업과 수업 중 과제 수행 등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학업과 관련해 교실과 학교 안에서 노력한 내용은 그 배경, 과정, 결과가 제출하는 서류에 잘 드러날 때 의미 있게 평가 받을 수 있다. 여건 속에서 다양한 학습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주도적인 노력에 의미가 있다. 외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선생님과 함께 하는 연구/탐구 활동을 한 경험이 의미 있을 수 있으며,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학생 개인이 경험하고 노력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결과 위주가 아니라 과정과 함께 보여주기 바란다.”

<‘서울대 합격생이 읽은 책 목록? 읽지 말란 얘긴가?’>
(중앙=) ‘지난해 합격생 82명의 독서 기록을 살펴보면 지역균형의 경우 일반고 출신은 평균 약 30권을, 특목고•자사고 출신은 평균 약 44권을 고등학교 재학 중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전형도 이와 비슷하다. 일반전형 일반고 합격생은 약 35권을,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은 약 33권을 평균적으로 읽었다. 임성호 대표는 “진로 관련 책을 주로 읽으면서 특정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문•사회•과학을 넘나들며 폭넓게 읽는 학생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 (이하 합격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제목 나열)’

종로하늘이 단순히 몇 권 읽었는지를 갖고 독서활동을 정량화한 점 역시 현장혼란을 가중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 몇 권 읽었다는 것만으로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당연히 아니기 때문이다. 진 이사는 “학생들이 5학기 동안 35권의 책을 읽었다는 것이 많은 양인가 생각해 볼 필요 있다. 학기당 7권의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독서 역량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반증일 것”이라 밝혔다.

종로하늘이 ‘합격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며 목록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진 이사는 우려를 표명했다. “학생들이 많이 읽은 책이 합격 요인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목록에 있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정재승)에 수록된 ‘머피의 법칙’ 관련 글은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린 것이다. 이것을 읽었다고 선발할 대학이 있을까 정도는 판단할 줄 알아야 사고가 대학생 수준이 될 것이다. 도서목록을 왜 냈을까,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안내하겠다는 것인가?”

<학종도 줄 세우나.. ‘분석 자체가 모순, 악질 마케팅’>
(중앙=) ‘수능처럼 딱 줄이 세워지는 평가가 아니다. 전 과목 내신 1등급 학생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뭐가 중요한 걸까.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82명의 내신과 비교과 스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무엇보다 진로 목표가 뚜렷한 학생이 많았다. 서울대 합격생 82명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목록도 공개한다. 수시모집은 다시 지역균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뉜다. 지역균형이 약 19%(597명), 일반전형은 약 54%(1689명)를 차지했다’

자료는 조사대상인 서울대 합격생이 너무 적다는 데서부터 기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대상은 2016 서울대 수시 합격자 2286명의 3.6%에 불과한 82명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2천여 명 합격생 중 고작 82명의 자료를 토대로 일반화했다는 것부터 억지스럽다. 82명이 서울대 합격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가”라 지적했다.

진 이사는 “학종은 정성평가를 기본으로 한다”며 “수능처럼 줄이 딱 세워지는 전형이 아닌데 정량 분석을 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 지적했다. 종로하늘이 공개한 ‘합격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목록’에 대해서도 왜 자료를 냈는지 의문스러워했다. “다른 사람이 많이 읽은 책을 따라 읽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고전이라면 같은 책을 읽었을 것이고, 신간이라면 호기심에 따라 읽었을 것이다. 다만 남 따라가는 사람을 대학이 원할까? 기사에 제시된 목록은 이 책은 읽지 말라는 것인가?”

또 다른 관계자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냈다. 이 관계자는 “줄이 세워지는 평가가 아니라 하면서도 정량화해 줄을 세우고, 수시 합격생이 2286명이라 하면서도 이중 82명에 불과한 합격생의 자료를 갖고 일반화하고, 진로설정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앞뒤도 맞지 않고 통념에도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분석을 한 곳이나 기사를 낸 곳이나 오류를 모르진 않을 텐데 무리하게 기사화한 이유가 궁금하다. 수시 학종의 확대로 수능 중심의 학원영업의 위축이 불가피한 시장상황에서, 수시시장을 겨냥한 종로하늘의 언론플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교과보다는 비교과를 강조하는 기사의 흐름은 비교과를 위한 사교육행을 이끄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자아내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종로하늘의 자료는 내신에 한정된 교과보다는 동아리 봉사 독서 등 종류가 다양한 비교과의 정량화에 집중한 경향”이라며 “결국 학교 밖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스펙제공 내지는 스펙을 엮어주는 학종사업을 하려는 것 아닌가”라 비판했다. 실제로 종로하늘은 올 3월, 서울 교육특구 진학부장 출신의 교사를 수시전략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언론을 향한 대대적 홍보활동까지 나서면서, 수시시장 개척의지를 선보인 바 있다.

종로하늘의 그간 행적을 돌이켜보면, 이번 중앙 강남통신의 보도에 대한 언론플레이 의구심에도 일부 고개가 끄덕여진다. 종로하늘은 그간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맞춰 꾸준하고 비교적 발 빠르게 외형을 바꿔왔다. 출발은 하늘교육이다. 1999년 창립한 하늘교육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출발해 덩치를 키워왔다. 특히 초등학생 성취도 평가에 대한 지역별 학교별 성적분석 자료를 언론에 내면서 인지도를 키웠다. 성균관대 경시대회 역시 하늘교육이 규모를 키우는 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 해 두 차례 열리는 성대 경시대회는 사교육업체인 하늘교육이 주관하는 경시대회이지만, 성균관대의 대학 브랜드와 영향력으로 초중학생 학부모들에 매우 유명하다. 경시가 학교 외부실적인 탓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선 활용될 수 없으나 특기자전형에서는 활용 가능하다는 맹점을 파고들어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을 유발/조장하는 효과를 내왔다. 물론 초중학교에 ‘모의고사’라는 전국단위 평가가 없다는 점도 경시대회의 높은 인기 배경이다. 외고 과고 등 특목고 입시와 관련해선 임성호 대표가 직접 ‘전문가’로 나서며 언론친화적 인지도를 키워왔다.

승승장구하던 하늘교육은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도입으로 고입시장이 위축되자 유명학원들을 인수하며 대입시장에 진입했다. 2013년 중앙학원 인수 이후 2014년 하늘교육탑코리아로 개명, 대입전문으로의 이미지변신을 꾀했지만 대입분석력에서 크게 밀리며 대접받지 못했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162개 영재교육원, 방문학습지인 하늘교육 에듀올 101개 지점, 5개 직영 재종학원, 3개 별도 법인과 목동 서초 강남에 학원법인을 운영하고 있던 하늘교육탑코리아는 2014년 종로학원 인수 이후엔 종로학원하늘교육으로 개명해 또 다시 새 출발을 노렸다. 기존 중앙학원 장문성 평가이사, 종로학원 김명찬 입시전략연구소장을 흡수하고, 이투스 오종운 교육평가연구소장을 영입하면서 대입시장에서의 사세확대를 노렸으나, 그 사이 대입 역시 지형이 바뀌었다. 사교육업체가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능위주 정시는 축소되고, 사교육업체가 발 들이기 힘든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는 것으로 지형이 가파르게 변화한 것이다. 스펙 중심의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명칭을 바꾼 학생부종합전형은 명칭답게 학생부를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되면서 사교육업체가 넘기 힘든 높은 벽이 특징이다.

물론 종로하늘은 변화에 맞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시야를 돌린 상태다. 올 3월, 서울 교육특구 진학부장 출신의 교사를 수시전략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낮은 교과등급의 평범한 학생들을 톱5 대학에 진학시켜 수시 진학상담의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라며 대대적 홍보활동까지 나섰다. 당시 종로하늘 측은 “종로학원, 종로학평, 하늘교육이 가지고 있는 대학입시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입시상담으로 수험생들의 대학 합격의 확률을 한층 더 높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교육업체는 당연히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이번 종로하늘 자료는 도를 넘었다”고 우려했다. “입시를 아는 사람들이야 홍보마케팅을 위한 언론플레이라는 걸 단박에 눈치채지만, 입시를 모르는 일반 대중들은 오해할 소지가 크다. 사교육업자도 교육업에 발 담그고 있다. 이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왜곡된 자료로 전형과 현장을 뒤흔드는 건 사교육업자들도 할 일은 아니다. 특히 학교현장의 정상화를 이끄는 학종의 본질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선을 넘어섰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으론 사교육업체가 학생부를 입수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 고교 관계자는 종로하늘에 대해 “사교육업체가 서울대 합격자들의 고교 학생부를 어떻게 취득했는지 경로가 의심스럽다”며 “고교가 학생부를 사교육업체에 넘긴 것인지 학생 동의는 받은 것인지, 학생부를 업체에 넘긴 교사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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