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과고 2022의약계열 지원 23.4%.. 세종과고 60명(64%) ‘최다’ 서울 한성 톱3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영재학교/과고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가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22정시에서 전국 의대 가운데 최고 선호도를 자랑하는 서울대 의대의 등록자 30%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시 등록자 30명 중 9명이 영재학교/과고 출신이다. 이미 밝혀진 수시 등록자 5명보다 4명 많은 수치로, 서울대 의대를 겨냥한 영재학교/과고 출신 N수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통합형 수능의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올해 영재학교/과고 출신 N수생의 의대행이 급증하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2022대입에서 전국 영재학교/과고 재학생(1781명) 가운데 의약계열 지원이 23.4%(416명)나 된다는 충격적 결과가 공개되면서 영재학교/과고 출신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는 수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은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2022 정시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의약계열 지원자, 합격자, 등록자’ 자료를 5일 공개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시 확대와 맞물려 커지고 있는 의약계열 블랙홀이 영재학교/과고의 N수생확대로 번질 가능성이다. 2022서울대 의대에 등록한 영재학교/과고 출신은, 재학생 중심의 수시에서 5명에 불과했지만 N수생 중심의 정시에선 9명으로 확대되면서 위험신호가 켜진 상태. 서울대 고려대의 의약계열 2022정시 지원자 자료를 비교해 보면, 서울대 고대의 치대 정시에서도 조짐이 나온다. 재학생으로 보이는 영재학교/과고 치대 지원자는 아무도 없지만, N수생으로 보이는 영재학교/과고 치대 지원자가 7명이나 된다. 2개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까지 조사 대상을 넓히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올해 영재학교/과고의 N수생 비중이 10%를 넘어선 상태다. 학교알리미 ‘졸업생의 진로현황 전수조사’ 기준 영재학교/과고 졸업생 중 재수생으로 추정되는 ‘기타’ 비중은 올해 영재학교 93명(11.22%), 과고 202명(12.5%)이다. 특히 의약계열 최고 지원율을 기록한 세종과고는 기타 비율도 43명(24%)으로 전체 과고 중 가장 높다.

영재학교/과고의 의약계열행 N수생 확대는 2023입시에서 전체 대입판도를 뒤흔드는 위력으로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정시 확대가 반영되는 데다 지난해 처음 치러진 통합형 수능의 유불리 학습효과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시 확대, 약대 학부선발 재개로 커진 의약계열 블랙홀에 자연계가 유리한 통합형 수능의 학습효과까지, 세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영재학교/과고의 N수생 양산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문재인 교육 정책의 부작용은 이미 수시에서도 영재학교/과고의 의대행을 부추겨왔다. 의대 수시에서 서류 간소화 조치로 추천서 없이도 지원이 가능하게 됐고 학종 블라인드 정책 역시 올해 영재학교와 과고에 반사효과를 주었다. 이제 사교육 유발효과가 가장 큰 입시를 치르는 영재학교는 이미 사교육을 토대로 의대 준비를 재학 때부터 준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설립목적과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학교와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수시보다 사교육을 통해 학교 통제를 벗어난 정시 N수의 가능성도 커졌다. 영재학교/과고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를 학교대책에 미뤄두고 더 이상 방치할 상태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미 영재학교/과고 차원의 대책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재학교/과고가 의약계열 진학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별로 장학금 환수, 졸업 포상 제외, 교사 추천서 미발급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의약계열 진학자는 매년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영재학교/과고는 과학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학교이고, 국가가 재정적으로 전폭 지원하고 있는 학교다.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과고 학생이 과학 분야가 아닌 의약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사회적인 손실이자 다른 학생의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최근 영재학교/과고에서도 의약계열 진학 방지를 위해 장학금 회수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의약계열 진학을 원천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강 의원은 영재학교/과고 졸업생의 의약계열 대학 진학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영재학교/과고 졸업생의 의약계열 진학 제한은 법 시행 이후 입학한 학생부터 적용된다.

영재학교/과고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2022학년 대입에서 전국 영재학교/과고 출신 416명이 의약계열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과고(사진) 출신 지원자가 60명으로 가장 많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과고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2022학년 대입에서 전국 영재학교/과고 출신 416명이 의약계열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과고(사진) 출신 지원자가 60명으로 가장 많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2의약계열 지원.. 세종과고 60명(63.8%) ‘최다’ 서울과고 한성과고 톱3>
강 의원이 공개한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학년도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2022학년도 정시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의약계열 지원자, 합격자, 등록자’ 자료를 보면 영재학교와 과고의 의약계열 쏠림이 수시에 이어 정시에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대입에서 전국 영재학교/과고 재학생(1781명) 가운데 의약계열 지원은 무려 23.4%(416명)나 된다. 가장 많은 학교는 60명이 지원한 세종과고(과고)다. 수시 51명에 이어 정시에서도 9명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서울과고(영재학교) 49명(수시49명+정시0명), 한성과고(과고) 48명(47명+1명), 부산과고(과고) 37명(37명+0명), 대구과고(영재학교) 30명(29명+1명) 순으로 톱5다.

고교유형별로 살펴보면 영재학교의 경우 서울과고가 49명으로 전국 8개 영재학교 중 의약계열 지원자가 가장 많다. 세부적으로는 의대 48명, 치대 1명이 지원했다. 이어 대구과고가 30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의대 8명, 약대 22명이다. 경기과고는 의대 22명, 치대 1명, 한의대 1명으로 총 24명이다.

한국영재를 제외한 다른 영재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과고 14명(의12명/치1명/약1명), 세종영재 13명(의12명/약1명), 인천영재 10명(약10명), 광주과고 7명(의6명/약1명) 순으로 지원자가 많다. 반면 한국영재는 2022학년에 의약계열로 지원한 학생이 한 명도 없다. 한국영재는 2013년부터 의대 진학 학생의 졸업 자격을 박탈하는 강화된 의학계열 진학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과고의 경우 세종과고가 2022학년 의약계열로 지원한 학생이 60명으로 전국 20개 과고 중 가장 많다. 의대 26명, 약대 32명, 한의대 2명이 지원한 결과다. 이어 한성과고가 48명으로 뒤를 잇는다. 의대 30명, 치대 4명, 약대 14명이다. 부산과고는 37명으로 의대 24명, 치대 3명, 약대 10명이 지원했다.

과고 역시 제주과고를 제외하고 의약계열 진학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고 중 의약계열 지원자가 10명 이상인 곳은 세종과고 한성과고 부산과고에 이어 울산과고 26명(의13명/치2명/약11명), 대구일과고 16명(의6명/약9명/한1명), 강원과고 14명(의6명/치1명/약7명), 대전동신과고 13명(의4명/치1명/약8명) 순이다.

5명 이상도 충남과고 9명(의4명/치1명/약4명), 경남과고 8명(의3명/치1명/약4명), 인천과고 6명(의3명/약3명), 경북과고 6명(의3명/치1명/약1명/한1명), 부산일과고 5명(의4명/약1명), 충북과고 5명(의1명/약4명) 순이다. 5명 미만은 전북과고 4명(의1명/치2명/약1명), 창원과고 4명(의2명/약2명), 전남과고 3명(의2명/약1명), 인천진산과고 2명(의1명/약1명), 경기북과고 2명(의1명/약1명), 경산과고 1명(약1명)이다. 제주과고는 한국영재와 마찬가지로 수시 정시 모두 의약계열 지원이 발생하지 않았다.

2022학년 대입에 지원한 2021년 고3 학생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영재학교 중에서 의약계열 지원율은 서울과고가 40%로 가장 높다. 이어 대구과고 32%, 경기과고 19%, 대전과고 16%, 세종영재 14%, 인천영재 13%, 광주과고 8%로 지원자 순위와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조기졸업 제도를 운영하는 과고의 경우 고2 학생과 고3 학생 수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등 정확한 비교가 어려워 참고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2022정시 서울대 고려대 의약계열 등록자 12% ‘영재학교/과고 출신’>
강 의원은 서울대 고려대의 2022정시 영재학교/과고 출신 의약계열 지원/합격/등록인원도 공개했다. 일명 SKY 중 한 학교인 연세대는 정시 비공개 방침을 밝히면서 수시에서 공개한 합격 인원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대는 의대 정시 등록자의 30%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시 등록자 30명 중 9명이 영재학교/과고 출신이다. 앞서 강 의원이 밝힌 서울대 의대 수시 등록자 5명보다 4명 더 많은 수치로 서울대 의대를 겨냥한 영재학교/과고 출신 N수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올해 학습효과로 인해 영재학교/과고 출신 N수생의 의대행이 급증하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정시에서 서울대와 고대의 의약계열 최종 등록자의 12%는 영재학교/과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계 입시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자랑하는 서울대 의예과는 정시 등록자 30명 중 영재학교/과고 출신 9명이 합격 후 최종 등록까지 마치면서 그 비율이 30%나 된다. 서울대 치대는 16명 중 3명(19%), 고려대 의대는 27명 중 1명(4%)의 최종 등록자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대 의대 지원자 15명 중 9명이 합격하고 모두 최종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치대는 지원자 3명 중 2명이 합격, 1명이 최종 등록했다. 고대 의대는 지원자 3명 중 2명이 합격해 그 중 1명이 최종 등록했다.

반면 서울대 약대는 7명이 지원했지만 단 한 명의 합격자도 발생하지 않아 최종 등록자도 없다. 고대 약대 역시 5명이 지원해 1명이 합격했지만 최종 등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 의약계열 정시 지원자와 서울대 고대 2개교의 정시 지원자를 비교해 보면 상당수의 영재학교/과고 출신 N수생이 의약계열 입시에 지원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2022정시에서 재학생의 의약계열 지원자는 모집단위별로 의대 11명, 약대 5명, 한의대 2명이다. 치대의 경우 단 한 명의 재학생 지원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대 치대의 영재학교/과고 출신 정시 지원 인원은 7명으로 나타나, 재수생이 지원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유불리로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재수를 감행한 일부 영재학교/과고 출신 졸업생 상당수가 의학계열 진학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시 확대, 약대 학부선발 재개로 커진 의약계열 블랙홀, 자연계가 유리한 통합형 수능의 학습효과까지 겹치며 이와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최근 실시한 3월학평에 대해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가채점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는 최대 5점까지 벌어진다. 지난해 2022수능에선 기하/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최고 표점이 147점인 반면, 확률과통계는 144점에 그쳐 격차는 최대 3점까지 벌어졌다. 올해 3월학평에서는 미적 146점, 기하 145점으로 확통 141점에 비해 최대 5점 차이로 2점 더 벌어진 것이다.

수학 1등급도 2022수능과 같이 이과생의 ‘싹쓸이’ 현상이 확인됐다. 3평에서 미적을 선택한 학생이 96.34%,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1.53%로 97.87%나 된다. 올해도 자연계 학생의 의약계열 쏠림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연계 최상위권이 진학하는 영재학교/과고의 의약계열 진학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2수시 SKY의약계열 합격자 21.9%, 영재학교/과고 출신>
앞서 강 의원이 발표한 ‘2022수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의약학계열 합격자 현황’ 자료를 보면 통상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대 연대의 의약계열 수시 합격자의 21.9%는 영재학교/과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대 의예과는 최초 합격자 98명 중 34명이 영재학교/과고 출신으로 그 비율이 34.7%나 된다. 고대 의대는 52명, 서울대 의예는 5명의 최초 합격자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SKY 의약계열 수시 전형은 대부분 학종/교과전형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학종 블라인드 도입으로 학생부에서 프로그램 차별화가 두드러진 영재학교/과고의 합격률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 오히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영재학교/과고의 의대 진학 통로를 넓혀준 셈이다. 

영재학교/과고 출신 합격률이 높은 순으로 살펴보면 30%가 넘는 곳이 두 곳이다. 연대 의예과가 34.7%로 가장 높다. 전체 합격자 98명 중 영재학교 출신이 25명, 과고 출신이 9명이다. 이어 연대 약학과가 32%다. 전체 25명 중 영재학교 출신이 4명, 과고 출신이 4명 합격했다.

20%가 넘는 곳도 두 곳이다. 고대 의대는 29.4%로 177명 중 영재학교 출신 39명, 과고 출신 13명이 합격했다. 연대 치의예과도 25%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이다. 52명 중 영재학교 출신 5명, 과고 출신 8명이 합격했다.

이어 서울대 약학계열 16.3%(영재학교 5명/과고 3명/총 인원 49명), 서울대 치의학과 15.6%(영재학교 5명/총 인원 32명), 서울대 의예과 4.7%(영재학교 5명/총 인원 107명) 순이다.

반면 고려대(세종) 약학과는 전체 모집인원 30명 중 영재학교/과고 출신이 한 명도 없다.

<최근 3년간 의약 지원 영재학교.. 서울과고 117명 ‘최다’>
지난해 7월 강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공개한 ‘전국 영재학교 졸업생 의학계열 진학 실태’ 자료를 보면 3년간(2019~2021년) 영재학교 7개교(서울과고 경기과고 대전과고 대구과고 세종영재 광주과고 인천영재, 의학계열 지원 및 진학자 없는 한국영재 제외) 졸업생 2097명의 12.9%에 해당하는 270명이 의약계열(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제외)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약계열에 진학한 학생도 178명(8.5%)나 된다.

2019~2021년 자료는 해당연도 졸업생 기준 수시/정시 합산 인원이다. N수생 등 해당 고교 출신자 전체가 기준인 2022학년 수시 자료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매년 영재학교/과고의 의약계열 진학 문제가 되풀이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서울과고는 2019년~2021년 수시/정시에 지원한 재학생 수는 물론이고 2022수시에 지원한 재학생과 N수생을 합한 수도 영재학교 중 1위다.

2019~2021년의 3년간 7개 영재학교 졸업생 중 의약계열 지원 및 진학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서울과고다. 3년간 졸업자 371명 중 의약계열 지원자가 117명(31.5%)으로, 졸업생 10명 중 3명이 의약계열에 지원한 셈이다. 연도별로 비교하면 지원자가 2021년 39명, 2020년 39명, 2019년 39명으로 매년 꾸준하다.

이어 경기과고가 졸업생 373명의 17.4%에 해당하는 65명의 학생이 의약계열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과고 32명(11.3%), 대전과고 18명(6.4%), 세종영재 13명(4.6%), 광주과고 13명(4.5%), 인천영재 12명(5.5%) 순으로 지원자가 많다.

실제 의약계열로 진학한 학생 역시 서울과고가 가장 많다. 지원자 117명 중 88명이 의약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졸업생의 2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어 경기과고 34명(9.1%), 대전과고 18명(6.4%), 대구과고 14명(4.9%), 세종영재 10명(3.5%), 광주과고 8명(2.7%), 인천영재 6명(2.7%) 순이다.

<정부 차원 제재조치 ‘시급’.. 의대 진학 부추기는 교육정책>
매년 되풀이되는 영재학교/과고의 의대 진학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하지만 영재학교 8개교가 실적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수요자의 알 권리를 묵인한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는 의대 진학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자 2020학년부터 의약계열을 포함한 모든 대입실적을 비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나 의원실 등을 통해 발표되는 자료들로 추측해 보면, 상당수의 학생이 의약계열에 진학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매년 영재학교 출신의 서울대 정시 합격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느 학교에서 정시 진학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지, 의약계열 진학자는 몇 명인지 등에 정보를 제공해야 영재교육을 통해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에게 ‘의대 선호 현상’은 이미 일반화한 지 오래다. 국내최고 선호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대 공대보다는 타 대학 의대를 선호하는 현상은 매년 꾸준하게 나타난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2 서울대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 자료를 보면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은 43명으로, 전년 36명보다 늘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았다면 결국 의대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 볼 수 있다.

학종 블라인드와 통합형 수능 등 달라진 교육정책은 영재학교/과고 출신의 의대행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통합형 수능이 자연계 학생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에서 정시 확대 기조와 의약계열 모집인원 확대 등이 맞물리며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 주도로 서류평가에 도입한 고교 블라인드 평가도 영재학교/과고 출신의 합격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분석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영재학교들은 자체적으로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시상내역 삭제 등을 통해 진학을 막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바랄 수는 없다. 영재학교를 다니고 의대에 지원하는 것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입제도 개편과 함께 의대 측의 제재조치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