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1등급 미/기 97.87%.. ‘수능최저 비상, 문과 침공’ 재현 불가피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통합형 수능 2년 차에도 선택과목 유불리로 인한 수학 이과 선택과목 쏠림 양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3월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실시한 전국단위 학평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51.74%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통합형 수능으로 치르기 시작한 지난해 3월학평 이래 미적 응시자가 확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절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3월학평 미적 응시비율 51.74%는 지난해 수능 미적 응시비율 38.2%보다 13.54%p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9월모평 44.25%보다도 7.49%p 증가했다.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기하 합산 수치로 비교해봐도 올해 3월학평 57.56%로, 지난해 수능 46.8%보다 10.76%p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모평의 55.16%와 비교하면 2.4%p 늘었다.

3월학평에서의 미적/기하 쏠림 현상은 지난해 첫 통합형 수능에서 선택과목별 유불리라는 학습효과로 추가적인 학습 리스크를 감안하고도 선택과목 변경을 감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재수생이 합류하는 6월모평부터 수학 이과 선택과목 비율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 선택과목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과 달리 유불리가 심화되며 수험생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올해 3월학평에서 수학 선택과목별 표점 격차는 5점까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적 146점 기하 145점으로, 확률과통계 141점에 비해 5점 차이로 2점 더 벌어졌다. 지난해 수능에선 미적/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최고 표점이 147점인 반면, 확통은 144점에 그쳐 격차가 3점까지 벌어졌다.

수학 1등급도 지난해 수능과 같이 이과생의 ‘싹쓸이’ 현상이 확인됐다. 수학 1등급 인원에서 문과생(확통 선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 불과하다. 미적을 선택한 학생이 96.34%,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1.53%로 97.87%나 된다. 국어 역시 언어와매체 137점, 화법과작문 132점으로 5점의 격차다. 지난해 수능의 2점보다 3점 더 벌어졌다.

1등급 대부분을 이과생이 차지하면서, 재수생까지 합류하는 6월모평 전체 통계에서는 문과생의 1등급 비율이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1~2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지며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최종 합격을 거머쥐지 못했던 지난해 수능의 경우가 올해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문과생의 대거 수능최저 미충족 사태와 정시 ‘문과 침공’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위대학 수능최저 충족비율을 살펴보면 확통과 사탐을 선택한 문과생과 미적/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의 격차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고려대 학종 학업우수형에 지원할 경우 문과생은 수능최저 충족비율이 0.81%인 반면, 이과생이 교차지원할 경우 5.58%로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계열 모집단위 그대로 지원한다면 8.65%로 8배 이상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관계자는 “3월학평과 같이 수학 미적/기하와 탐구 과탐 선택 학생이 인문 모집단위에서 상대적으로 수능최저 충족비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수시 교과전형에서도 인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교차지원 성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지난달 24일 실시한 3월학평에 응시한 81개 고교 1만9471명의 성적을 가채점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81개 고교는 유형별로 일반고 68개, 자사고 13개 고교로 구성되어 있다. 다수의 수능 최상위 고교의 성적이 포함되어 있어 재수생까지 응시하는 수능에서의 경향성을 예측하기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

통합형 수능 2년 차에도 선택과목 유불리로 인해 수학 이과 선택과목 쏠림 양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3월학평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처음으로 전체 학생의 절반을 넘겼고, 지난해 9월모평 대비 7.49%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형 수능 2년 차에도 선택과목 유불리로 인해 수학 이과 선택과목 쏠림 양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3월학평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처음으로 전체 학생의 절반을 넘겼고, 지난해 9월모평 대비 7.49%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선택과목 이동.. 미적 과반>
지난해 수능의 학습효과로 선택과목별 유불리 우려가 증폭되며 수학에서 미적을 택한 학생이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모평과 비교하면 미적을 선택한 비율은 7.49%p 증가했다. 지난해 9월모평에서 미적을 택한 학생은 44.25%였지만 올해 3월학평에선 51.75%로 늘며 절반을 넘겼다.

미적과 기하를 합산해도 지난해 9월모평보다 2.46%p 증가했다. 미적+기하는 지난해 9월모평 때도 이미 55.22%로 문과생을 추월했지만 올해 3월학평에서는 57.63%로 증가 양상이다. 반대로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확통은 올해 3월학평에서 42.37%로 지난해 9월모평 44.83%보다 감소했다. 국어에서도 선택과목 유불리에 따른 이동이 확연하다. 지난해 9월모평에서 언매를 선택한 학생은 41.4%였지만, 올해 3월학평에선 58%로 무려 16.61%p 증가했다.

전체 표본의 경우 통계처리 학생 수와 지역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어 9월모평 표본 대상과 동일한 25개 고교를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전체 표본으로 봐도 언매와 미적분 응시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회 관계자는 “수학의 경우 학습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대부분의 학생이 이미 겨울방학부터 선택과목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3월학평에서 나타난 경향성은 2023수능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수학 선택과목별 표점 격차 ‘5점’.. 미적분 146점 vs 확통 141점>
3월학평에선 문이과 선택과목 간 표점 격차가 지난해 수능보다 더욱 벌어졌다. 확통 집단의 최고 표점은 141점(원점수 96점)인 반면, 미적은 146점(100점)으로 5점가량의 격차다. 기하는 145점(96점)으로 확통 집단과 4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미적과 기하 최고 표점이 147점인 데 반해, 확통은 144점에 그치면서 3점의 격차였다. 올해 3월학평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2점의 격차가 더 발생한 것이다.

국어에서도 3월모평에서 언매 최고 표점은 137점인 반면, 화작은 132점으로 5점 차이가 난다. 지난해 수능의 표점 격차와 비교하면 3점 늘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언매 149점, 화작 147점으로 2점 차이였다.

공통점수와 선택점수의 조합에 따라 같은 원점수에도 표준점수는 4~6점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언매 미적에서 한두 문제를 더 틀려도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과 같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회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향과 같이 국어의 언매, 수학의 미적 점수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선택과목의 조정원점수 산출 공식에 따라 올해도 언매 미적의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는 다른 과목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과생 수학 1등급 ‘싹쓸이’ 재현>
3월학평에서도 이과생의 수학 1등급 ‘싹쓸이’가 재현됐다. 선택과목별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율은 수학의 경우 미적 96.24%, 기하 1.53%다. 미적과 기하를 합산하면 무려 97.77%의 이과생이 수학 1등급을 싹쓸이한 셈이다. 반면 확통을 선택한 문과생의 1등급 비율은 2.12%다. 2등급 역시 미적 90.77%, 기하 2.29%로 이과생이 93.06%다. 반면 확통 2등급 비율은 6.94%다. 

선택과목별로 상세히 살펴보면 미적을 선택한 학생의 1,2등급 쏠림이 두드러진다. 1등급 96.34%(817명), 2등급 90.77%(1111명), 3등급 81.59%(1830명), 4등급 61.9%(2049명), 5등급 44.6%(1548명), 6등급 30.1%(1005명), 7등급 19.5%(427명), 8등급 9.18%(116명), 9등급 11.99%(88명)다.

반대로 확통은 1등급 2.12%(18명), 2등급 6.94%(85명), 3등급 14.89%(334명), 4등급 31.36%(1038명), 5등급 48.43%(1681명), 6등급 65.08%(2173명), 7등급 76.58%(1677명), 8등급 88.2%(1114명), 9등급 85.42%(627명)다. 

국어에서 언매 1등급 비율은 94.4%다. 반면 화작은 5.6%다. 2등급 역시 언매 79.3%, 화작 20.7%로 언매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상대적으로 1,2등급 획득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 등급별 분포는 언매의 경우 1등급 94.4%, 2등급 79.3%, 3등급 67.1%, 4등급 58%, 5등급 46.1%, 6등급 36.1%, 7등급 26.6%, 8등급 33.9%, 9등급 17.2%다. 반대로 화작은 1등급 5.6%, 2등급 20.7%, 3등급 32.9%, 4등급 42%, 5등급 53.9%, 6등급 63.9%, 7등급 73.4%, 8등급 66.1%, 9등급 82.8%로 나타났다.

영어 1등급 비율은 7.6%다. ‘불수능’으로 치러진 지난해 수능의 영어 1등급 비율인 6.25%보다 1.35%p 증가했다. 이어 2등급 19.9%(2022수능 21.64%), 3등급 23.8%(25.16%), 4등급 18.2%(18.55%), 5등급 11.2%(11.31%), 6등급 7.4%(7.86%), 7등급 5.3%(5.32%), 8등급 4.3%(3.15%), 9등급 2.4%(0.76%)로 나타났다. 

<이과의 ’문과 침공’, 문과 수능최저 충족 ‘비상’>
3월학평 성적 기준, 상위대학의 수능최저 충족비율을 보면 상대적으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비율이 이과생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연세대 학종 활동우수형전형에 지원할 경우, 수학에서 확통, 탐구에서 사탐을 선택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비율은 5.58%인 반면, 미적/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할 경우 17.16%로 3배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교차지원 없이 자연계에 지원한다면 수능최저 충족율은 22.3%로 인문계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고려대 교과전형 학교추천에서 문과생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수능최저 충족비율은 3.41%인 반면, 이과생이 교차지원할 경우 12.78%, 자연계에 지원할 경우 20.21%로 나타났다. 특히 학종 학업우수형전형은 인문계 수능최저 충족률이 0.81%인 데 반해 이과생이 교차지원할 경우 5.58%로 높아진다. 이과생이 자연계 모집단위에 지원한다면 8.65%로 8배가량 높다. 

서강대 역시 교과전형 고교장추천전형에서 수능최저 충족비율은 확통/사탐에 응시한 경우 5.5%, 미적분/기하/과탐에 응시한 경우 17.19%로 3배가량의 격차다. 

연구회 관계자는 “표준점수가 낮게 산출되면서 등급이 낮아진 화작 확통 선택 학생의 상위대학 수능최저 충족비율은 언매 미적/기하 선택 학생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절대평가로 등급을 산출하는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같이 올해 3월학평에서도 높은 난도를 유지했다”며 “따라서 영어를 필수 반영하는 고려대 학업우수형 인문(국수탐 응시자 충족비율 0.81%), 연세대 국제형 국제(국수탐 응시자 충족비율 2.58%), 중앙대 지역균형 약학(국미기과 응시자 충족비율 3.21%) 등의 모집단위에서 낮은 수능최저 충족비율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연계 전국 의대 합격선.. 원점수 285, 백분위 98.79>
연구회는 3월학평 성적을 기준으로 계열별 상위대학 합격선도 공개했다. 자연계의 경우 전국 의대 합격선은 원점수 285점, 백분위 98.79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명 SKY는 271점(백분위 95.56)이다.

이어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265점(93.69),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255점(89.84),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245점(85.21), 국민대 숭실대 광운대 세종대 서울과기대 229점(77.64) 순이다.

인문계의 경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하려면 원점수 273점, 백분위 9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263점(99.44),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255점(98.85),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243점(97.79)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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