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유일 프라임날개로 시작된 ‘르네상스 숙명’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창학 111주년의 숙명여대가 프라임 날개를 달고 여대 판도를 뒤집을 기세다. 숙대는 지난해 최대규모 국가지원사업인 프라임(PRIME, 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대형에 여대로선 유일하게 선정, 3년간 국고 424억원을 지원받는다. 미래산업과 연계된 교육모델을 선보인다는 것은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국가대표 대학으로 자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숙대는 지난해 신설한 공대를 중심으로 학과 전반적으로 융복합교육을 실현한다는 포부다. 프라임 이전부터 준비가 단단하다. 공대신설 1년 전부터 이미 대표적 이공계특성화대학인 포스텍과 협정을 맺고 융합형 공학인재 육성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학제도 대폭 개편했다. 공학계열 입학정원을 기존 115명에서 423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의 기존 2개 공대 전공을 화공생명공학부 ICT융합공학부(IT공학전공 전자공학전공 응용물리전공) 소프트웨어학부(컴퓨터과학전공 소프트웨어융합전공)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의 5개 학부 7개 전공으로 확대했다.

프라임을 통해 미래지향 교육모델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서울시로부터 캠퍼스타운 사업(30억원)을 수주한 데 이어 교육부로부터 4년연속 고교교육기여대학사업(10억1700만원)에 선정되면서 지역사회 및 고교현장과 상생하는 대학모델을 선보였다. ‘여대 정상’을 향한 숙대의 거침없는 행보에 기대가 모이는 배경이다.

2015년 공대 설립, 2016년 공대 확대와 더불어 프라임 사업 수주로 최근 숙명여대의 행보는 파죽지세다. 공학과 비공학을 연계한 융합교육을 확대, 계열을 막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여성인재 요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진=숙명여대 제공

<‘Since 1906’ 창학 111주년의 역사, 프라임 날개 달고 ‘Since 2016’ 새롭게 도약>
숙대는 1906년, 다섯 명의 여학생으로 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여성 사학이다. 여성교육의 산실로 창학 이래 수많은 여성 인재를 배출해온 숙대는 ‘여성’의 한계를 넘어서 미래지향형 교육철학이 이미 확고했다. 특히 밀레니엄 이후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2002년 세계최초로 모바일 캠퍼스를 구현한 데 이어 2003년 국내최초로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09년 국내최초 학사후 과정 도입, 2010년 국내최초 여성 ROTC 창설과 국내최초 앙트러프러너십 전공(학부과정 창업중심) 설립, 2014년 여대최초 기업가센터 주관대학 선정 등 ‘최초’의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입증해왔다. 학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예견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할 때쯤, 숙대는 기민하게 2015년 공대를 신설하며 새로운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2016년엔 최대규모의 국가사업인 프라임사업 대형에 여대로선 유일하게 선정되며 역량을 과시했다.

프라임선정의 의미는 그저 국고지원을 받는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프라임은 사회수요 중심의 자율적인 대학 체질개선을 통한 학생 진로역량 강화 및 인력 미스 매치 해소를 위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대형사업이다. 대학의 경직돼있던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교육과정을 혁신하며, 진로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세부사업을 통해 ‘미래가치’를 구현하는 데 핵심이 있다. 숙대는 이같은 국가차원의 교육혁신을 일궈가는 첫 번째 대학으로서 자리하는 동시에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고급 여성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서 있는 셈이다.

숙대의 포부는 단단하다. 특히 올해 창학 111주년을 맞아 ‘르네상스 숙명’을 슬로건으로 ‘핵심’ ‘융합’ ‘공유’ ‘글로벌’의 미래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 ▲연구 ▲시스템 ▲재정 ▲상생 ▲소통의 여섯 가지 전략분야를 설정하고 22개 중점분야 55개 세부 과제를 선정했다.

우선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성 중심의 교육’을 기치로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교육과정 개편, 학제 간의 벽을 허무는 공동연구 추진과 융합프로그램 개발을 의무화하는 한편, 학과별로 특성화 프로그램을 바텀 업(bottom up) 방식으로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는 등 대학 교육 전반의 체질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증대시키고 교수 업적평가제도를 정비해 2019년까지 전임교원 1인당 대외연구비를 1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산학협력단 주도의 기술이전 활성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소 육성도 주요 추진 과제다. 이를 통해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지속가능한 대학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 동안 캠퍼스 내에 머물러 있던 지적 인프라를 과감히 확장해 지역사회 및 글로벌 기관과 높은 수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상생의 롤모델도 선보인다. 대학혁신의 대표적인 사례인 미네르바 스쿨이나 올린 공대처럼, 전공을 막론하고 공공프로젝트와 산학연계가 기반이 되는 사회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재정 분야에선 학령인구 감소,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구조적 요인과 등록금 동결, 기부금 감소라는 사회적 요인에 대비해 수익구조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숙대의 교육자산을 활용한 신규 수익사업도 펼치는 등 등록금 의존도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할 예정이다.

강정애 총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약 8개월간 대학 구성원 및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비전 및 발전계획을 준비해왔다. 강 총장은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최초의 민족여성사학인 숙명의 창학 이념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미래의 가치를 품은 글로벌 숙명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술선도대학 향한 학제 개편 ‘공학계열 확대’>
숙대는 사회수요에 부합하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공과대학을 확대하는 한편, 교육품질관리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과정 개편 모형을 설계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인 노력을 해왔다.

출범 2년차에 접어든 공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대내외 평가에서 숙대의 순위상승의 견인차로 부상했다. 2016년 공대신설에 앞서 2015년 대표적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인 포스텍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융합형 공학인재 육성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잰 발걸음이 돋보인다. 협정에 의해 숙대 공대생들을 위한 포스텍의 교육지원이 5년간 지속된다. 교직원 상호교류, 공동연구 및 학술회의 공동개최, 학술자료와 출판물 및 정보의 상호교환, 대학원 공동학위 운영 외에 특히 학생들이 상호 교류하고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공대는 지난해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로 출범, 올해 화공생명공학부 ICT융합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 등 총 5개 학부 7개 전공으로 개편하며 미래산업을 향한 위용을 선보였다. 신설된 전공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키워드인 AI 빅데이터 나노신소재 가상현실 5G이동통신 등의 학문 분야를 총망라한다.

공학계열의 확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한 첫 단추다. 공대가 공통 주력산업으로 설정한 헬스케어(Healthcare)와 스마트카(Smart car) 분야는 나노 마이크로와 소프트웨어 기술과의 연계성이 높아 여성 공학도가 쉽게 접근 가능하며 향후 여성의 사회 진출에도 유리한 분야다. 공대 내에서 두 주력산업에 대한 교과목 코드쉐어 등을 통해 융합전공 및 연계프로젝트도 활발히 운영할 계획이다.

직접적인 융합교육을 체감할 기초공학부의 경우 학생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공대 내 단일학부 규모보다 더 큰 80명의 정원이 배정됐다. 기초공학부 학생들은 1학년 때 기초교육과정 및 레지던셜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탐색을 한 후, 2학년 때 본인이 원하는 공학 분야로 이동한다.

<공학 비공학 묶는 융합교육 확대 ‘자율설계 연계전공 신설 계획’>
학제 개편과 함께 추진되는 주요한 혁신은 바로 융합교육 강화다. 숙대는 창의적 융합적으로 사고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별로 ‘전문성’ ‘창의’ ‘융합’을 실현하는 교육과정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대학의 체질개선과 교육의 질 강화를 위해 교육혁신센터를 신설했다. 교육혁신센터를 통해 융합형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수요에 따라 누구나 우수한 교과를 개설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인 ‘융합학부’를 기초교양대학 내에 신설한 점 역시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으로 꼽힌다. 현재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 중심으로 운영 중인 융합전공은 공대를 포함해 사회수요 맞춤형 융복합 전공들로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다전공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학생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융복합연계전공을 확대하고, 기초교양대학 교학팀에서 연계전공 이수학생을 위해 교과목 개설관리, 연계전공 페어 진행, 비교과 프로그램 등의 운영을 지원한다. 앞으로 학생 스스로 본인 관심분야에 대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연계전공으로 이수하는 ‘자율설계 연계전공’도 신설할 계획이다.

<취/창업사업 7관왕 달성의 위엄 ‘기업가적 대학’ 지향>
4차 산업혁명 도래의 변혁기에, 숙대는 이미 취창업사업 7관왕 달성의 위엄으로 가능성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숙대는 서울소재 대학 중 유일하게 대학창조일자리센터와 IPP형 일학습병행제를 모두 운영하는 대학이자, 두 사업 모두 선정된 유일한 여대다. 여대 최초로 기업가센터 주관대학, 청년취업아카데미-창직과정 운영기관, 캠퍼스 CEO 육성사업, SK청년비상 프로그램, 학교기업 지원사업 등 창업 관련 정부지원사업까지 선정돼 취창업 관련 7관왕을 달성했다.

숙대의 7개 취창업 사업 중 특히 대학창조일자리센터와 IPP형 일학습병행제는 정부청년고용창출을 위한 대표적인 국가사업으로 꼽힌다. 2021년까지 총 27억5000만원의 정부지원을 받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서는 취업과 진로관련 1대1 상담은 물론, 현장실습 및 직무역량 강화와 취업 연계, 전공별 특성화 진로프로그램과 숙명 DREAM Festival(취업박람회) 개최, 중견기업 분석대회, 민관합동 청년고용 대책 권역별 설명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해 매년 1만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진로 및 취업관련 혜택을 받고 있다. IPP사업은 대학교 학업학기와 산업체 전일제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기업연계 장기현장실습제도다. 숙대는 매 학기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을 협약기업으로 파견해 산업현장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기수마다 10명 이상의 학생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실습을 마친 뒤 다른 기업으로의 취업도 비교적 수월하게 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코오롱이 참가하기로 하는 등 기업들의 호응도 높아지는 추세다.

숙대는 이미 2010년 국내대학 최초로 학부과정에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을 설립하고 창업활동을 전방위 지원하는 앙트러프러너십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학 창업의 패러다임 변화도 주도해왔다. 숙대의 창업교육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휴머니즘이 깃들인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좋은 연구성과와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이른바 기업가적 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숙대는 모든 기업가 정신과 창업 강좌에서 ‘올바른 기업가정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수업에만 그치지 않고 ‘크로스캠퍼스(Cross Campus)’라는 모토로 학교-창업기업-온라인의 다중 캠퍼스를 구축해 교육과 실무의 경계를 허문다. 글로벌 창업가 육성 및 글로벌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영어로 수업도 진행한다.

창업 경험이 있으며 전문경영인으로 활동 중인 30여 명의 동문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창업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와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그 동안 학내에 창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온 숙대는 지난해 ‘2016 산학협력 EXPO’에서 ‘창업교육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5월에는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통상장관이 숙대에 직접 방문해 여성 창업교육의 현장을 참관하기도 했다.

기술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점 역시 숙대의 미래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숙대는 2014년 여대 최초로 기업가센터 주관대학으로 선정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IoT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술기반 창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추진하고 있다. 기술융합을 통한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내 전 공간의 실질적인 연계를 지원하고 기술설명회 기술교류회 등의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서로 다른 기술에 대한 지식전달과 인력교류를 꾀한다. 공예과-화공생명공학부-소프트웨어학부가 각각 디자인 및 제작-소재 개발-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프로세스를 협업해 수행하는 식이다.

숙대는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융합창업팀을 발굴하고, ‘스타트업라운지’에서 아이디어 도출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 멘토링 컨설팅 시제품제작 등을 지원하게 된다. 창업 R&D를 통해 교내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제품화 또는 상용화로 창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숙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창업 지원체제 고도화를 목표로 2019년까지 단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창업휴학제와 창업학점인정제를 시행해 창업친화적인 제도를 확대하고 있고, 창업육성장학금도 지원한다. 강정애 총장은 올해 기존 취업경력개발원을 경력개발처로 승격시키고 단순히 일자리를 매칭하는 차원이 아니라 커리어를 종합적으로 개발한다는 장기적 관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취/창업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하며 경력개발 및 진로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강 총장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주기적으로 학생들 개개인을 지원하여 사회수요에 적합한 인재와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사업가들을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보이는 숙대의 거침없는 행보. 학계가 염원하는 미국의 스탠포드나 MIT와 같은 기업가적 대학모델을 여대의 한계를 딛고 숙대가 먼저 선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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