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차용진 숙명여대 입학처장(행정학과 교수)은 “입시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수험생이 예측가능한 입시를 통해야만 현재 가장 큰 문젯거리로 회자되고 있는 사교육영향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8 숙대 입시 역시 큰 변화 없이 안정성을 기하면서 수험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학종을 확대하는 등 학생부위주전형의 위세를 강화하면서 평가 자체가 학생부기반에 실려, 고교정상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구조다. 지난해 최대규모의 정부지원사업이던 프라임 대형에 선정, 3년 간 424억원을 지원받으며 여성공학도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부상한 것은 물론 각 대학 입학처 숙원사업인 고교교육기여대학사업에 4년연속 선정, 올해 10억1700만원을 지원받는 숙대의 발전상과 숙대 입학의 길을 차 처장을 통해 듣는다.

- 숙대는 작년 프라임 선정으로 관련학과에 대한 수험생 관심이 크다
“숙대의 프라임은 타 대학과 차별화된다. 여대인 만큼 여성 공학도 양성에 주력했다. 프라임 선정 이후 미래산업전망 및 산업별 여성인력 부족도/참여도, 내부역량, 기존 공대와의 차별화 등을 고려해 집중 산업군을 도출했다. 사회수요 분석을 통해 이미 지난해에 ▲화공생명공학부 ▲ICT융합공학부(△IT공학전공 △전자공학전공 △응용물리전공) ▲소프트웨어학부(△컴퓨터과학전공 △소프트웨어융합전공)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로 공과대학 학제를 구성했다.

숙대는 공대 내 공통 타깃산업을 Health Care와 Smart Car로 선정했다. 나노-마이크로와 소프트웨어 기술과의 연계성이 높아 여성공학도가 쉽게 접근 가능하며 미래에 매우 유망한 분야다. 두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공대 내 학문단위 간 화학적 융합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계 전공 교육과정을 개설하고자 한다.”

/사진=최병준 기자

- 올해 숙대 입시는 학종의 통합과 확대가 눈에 띈다
“지난해 대표학종이던 숙명미래리더전형과 숙명과학리더전형은 각 인문계열 자연계열로 계열만 다를 뿐 전형 취지와 방법이 동일했다. 수험생 입장을 고려, 전형간소화의 측면에서 올해 숙명인재전형으로 통합했다.

올해 숙대 학종은 숙명인재 외에도 국가보훈대상자 기회균형선발 사회기여및배려자 등 정원내 기준 총 4개다. 이들 4개 전형(미래리더와 과학리더를 숙명인재로 치환)의 모집인원은 지난해 416명보다 96명 늘린 512명이다.

숙대가 학종규모를 키운 이유는 종단연구 결과, 학종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나 학교만족도 등을 살펴봤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학종 입학생들은 대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돋보였다. 전공과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후 입학했기 때문에 중도탈락률도 매우 낮다. 대학입장에선 이런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 학종이 불공정하다는 일부 반론도 있는데
“학종이 일각에선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학생부와 자소서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학교 교육과정을 따르며 꿈과 미래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온 학생을 선발한다는 데서 공교육 정상화에 충실히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숙대는 입학사정관제 도입 시점인 2009학년부터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을 시행, 고교교육 과정에 기반한 학생선발을 선도해 왔다. 학종의 지속적인 확대 및 강화로 충실한 학교생활을 기본으로 한 학생들의 노력이 대입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학생이 공교육 안에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만을 평가자료로 활용한다. 평가자료는 입학사정관 등 전담인력을 통해 공정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원외까지 고려하면, 올해 숙명인재 외에 총 8개의 고른기회전형(국가보훈대상자 기회균형선발 특수교육대상자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출신자전형)을 학종으로 선발한다. 기회부여의 차원에서도 학종은 의미가 있다 하겠다.”

- 학종 평가의 전문성은 어떻게 담보하는지
“학종을 운영하는 많은 대학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숙대 역시 다수-다단계, 다면평가를 거치고 있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3배수(법, 경영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성적 40%와 면접 60%를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평가인력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전임입학사정관은 현재 채용사정관 13명, 교수사정관 3명, 전환사정관 2명으로 총 18명이다. 13명의 채용입학사정관 가운데 11명의 평균경력이 5년 이상(68.6개월)이고, 숙대 근속기간도 평균 4년 이상(49.8개월)으로 높은 전문성과 평가의 숙련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위촉사정관은 내부 학과교수들로만 위촉하며 학종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과에서 최소 1명 이상 위촉될 수 있도록 해 총 82명을 모셨다. 82명 위촉사정관의 수는 18명 전임사정관의 수를 고려한 적정 수다. 82명의 위촉사정관 중 1년 이상 위촉사정관 경험을 한 학과교수들의 비중이 82%를 넘는다. 숙대는 평가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임사정관과 위촉사정관 모두 대교협 권장 교육기준시수를 초과한 교육훈련을 이수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력 전임사정관의 경우 대교협 권장시수가 40시간인데, 숙대 기준의 권장시수는 90시간이다. 경력 위촉사정관 역시 대교협 권장시수 15시간을 넘긴 20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규 위촉사정관도 대교협 권장시수 30시간을 넘긴 40시간으로 운영한다. 사정관들은 모의서류평가 모의면접평가 윤리교육 등 일정시수의 필수교육을 이수한 이후에서야 학생선발에 참여한다.”

- 숙대 학종에서 강조하는 것은
“숙대 학종은 학업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비교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여러 가능성 역시 중요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수학가능한지 학업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건 입시에서 기본이다. 게다가 고교에서 제출한 객관적 자료로 공정성 시비에서도 벗어난다. 내신성적이 계속 향상된 경우라면 자기주도형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단계에서 합격하면 합격가능성이 높다. 면접은 교과면접을 하지 않고 서류기반으로 실시하므로, 큰 부담 갖지 말고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해온 것을 솔직하게 답하는 수준으로 준비하면 된다.”

- 논술인원을 줄이긴 했지만, 비중은 그대로다. 논술의 유의미함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논술은 대학교육에 필요한 기초적 자질로서의 논술능력을 평가함으로써 대학의 학업수행능력과 창의력 있는 미래 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한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데 운영의 이유가 있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는 원활한 의사소통능력, 유연한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대학교육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공 및 교양 교육에서 정확한 독해력, 논리력, 비판적 사고력, 설득력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논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사교육 유발요소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론 사교육이 논술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대학별로 출제경향이나 시험방식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불안감에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해당 대학에서 실시하는 모의논술에 응시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불안감은 대학들이 마련한 다양한 고교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숙대역시 모의논술을 통해 실제 논술시험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 본 논술시험에서의 긴장감을 줄이고 출제경향을 사전에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모의논술에 응시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을 통해서도 응시할 수 있도록 장치, 수험생들의 기회의 폭을 넓혔다.

숙대의 경우 특히 출제방향이나 방식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큰 변동사항이 없으므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준비해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고2 학생들이 치를 2019학년에 예고된 변화는
“어학특기자인 글로벌인재 모집인원이 2016학년 104명에서 2017학년 57명, 2018학년 55명, 2019학년 48명으로 매년 감소세다. 향후 계속 감축해나갈 방침이다.

논술에선 자연계열에 공통문항을 폐지한다. 현재 숙대 논술은 인문과 자연이 공통적으로 풀도록 되어 있는 인문논술 성격의 공통문항을 출제하고 있는데, 이과성향이 강한 수험생의 경우 크게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능최저를 기존 3개영역 6이내에서 2개영역 4이내로 완화해 부담을 줄인다.”

- 대대적 입시변화가 예고된 상황인데
“2021학년을 기점으로 입시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대학들이 전형변화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숙대는 앞서가려 하진 않을 것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예측가능하도록 입시를 설계, 부담을 줄이며 안정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현재 회자되고 있는 쟁점은 논술폐지와 수능 절대평가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의 시행 가능성은 변별력 약화문제로 대학들을 수능폐지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논술과 수능이 지닌 순기능이다. 사춘기를 겪었거나 집안사정이 있거나 하는 등 사정이 있어 고교재학 당시 학업의 끈을 놓쳤던 학생들에게 반전의 기회 역할을 하는 게 학생부 영향이 적은 논술과 수능이다. 현 체제의 전형은 다양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본다. 추진하려는 정책에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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