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숙명여대는 올해 학종을 확대한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수능이전에 면접과 합격자발표까지 마치는 대표학종 숙명인재전형은 상위권 여학생들에 관심일 수밖에 없다. 수능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다만 숙대 학종을 돌파하기 위해선 학업수행능력을 담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숙대는 “학종 서류평가에서 학업수행능력과 전공적합성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숙대는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학종 평가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물론, 내신등급이 결정적인 교과전형 외에 논술과 학종까지 2년간 등록자 상위80%의 입결까지 공개했다.

올해 학종확대에 나선 숙명여대는 2년간 등록자 상위80%의 입결을 공개했다. 수능부담이 덜해 상위권 여학생들에 관심이 높은 숙대 학종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학업수행능력이 필히 뒷받침돼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숙명인재, 인문 자연 나눠 인재상 제시해야>
올해 숙대 학종은 기존 숙명미래리더전형과 숙명과학리더전형이 ‘숙명인재전형’으로 통합됐다. 지난해 각 인문 자연계열로, 모집단위 성격이 다를 뿐 전형방법이 동일해 올해 역시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수험생은 모집단위에 따라 인문 자연계열의 특징을 살려 인재상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고교생활을 해온 학생,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 자신의 진로에 대해 부단하게 고민해보고 탐구해본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서류평가, ‘학업수행능력’이 중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숙대 학종의 경우 학업수행능력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숙대 관계자는 “학종에 대해 ‘내신은 평가하지 않는 전형’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학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평가항목이 학업수행능력이며, 학업에 충실하면서 관심 있는 활동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숙대가 서류평가에서 보는 항목은 ‘학업수행능력’ ‘전형적합성’ ‘전공적합성’ ‘인성’ 등 네 가지다. 네 가지 평가항목 중 학업수행능력과 전공적합성에 대한 교과와 비교과 종합 평가의 비중이 크다. 고교 교육과정의 충실한 이수를 통해 기초학업역량을 갖췄으며 해당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고, 입학 후 대학 학업을 잘 수행할 능력을 갖췄는지를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형별 특성과 인성을 고려하여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숙대가 학종 서류평가에서 살피는 학생부 교과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포함한 기타 이수 과목의 성적을 활용해 평가한다. 자소서에 제2외국어에 의미를 두고 학습했다고 한다면 그 과목의 성취와 성적, 세부특기사항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지원자의 학업충실성을 평가할 때도 활용된다. 주요교과에서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지원자가 학업에 충실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주요 교과 외 전공관련 교과 등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수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서류평가항목 중 ‘전공적합성’ 평가는 지원자가 고교 3년간 자신의 진로와 전공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고민하고 탐색해왔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뮤지컬 감독을 꿈꾸는 한 학생의 경우, 뮤지컬 중 상당수가 영미문화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이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다며 영문학부에 지원, 전공적합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고교 3년간 글쓰기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관심사와 흥미를 내면화해서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른 학생이 역량을 더욱 키우고 싶어 국문학과나 한국어문학부에 지원한다면 이 학생 역시 전공적합성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관계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이 어떤 전공에 적합한지를 찾아보고 싶다면 숙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숙명 전공안내서’를 참고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어떤 역량을 가진 학생이 어떤 학과에 적합하고, 전공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해당 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진로로 나아갈 수 있는지 학과별로 상세히 안내되어 있다”고 조언했다.

<자소서, 학생부와 유기적 연결>
학생부와 함께 숙대 학종 서류로 자리하는 자소서는 학생부와 서로 보충 보완의 역할을 해가며 평가에 활용된다. 평가자는 학생부에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에 대해 학생 스스로는 어떻게 의미를 두고 구체화했는지 자소서를 통해 살펴보고, 반대로 자소서에 학생이 의미 있다고 적은 활동이나 스스로가 우수하다고 여기는 역량들에 대해 교사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학생부를 통해 확인하는 식이다. 결국, 수험생 입장에선 학생부의 객관적 자료 가운데 자신에게 의미 있었던 부분이 무엇인지를 자소서를 통해 대학에 어필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자소서를 작성할 땐 활동을 나열하거나 실적 위주로만 적는 것은 좋지 않다. 수학분야에 관심이 있어 어떤 상을 받고, 무슨 동아리 활동을 했는지를 나열하기보단 자신이 그 활동을 통해 어떤 성장을 했고 무엇을 내면화했는지를 드러내야 한다. 고교 3년간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면 그 활동의 우수성은 학생부에서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자소서에선 이 우수성을 더욱 드러나게 해야 한다. 해당 활동을 왜 한 것인지,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얻은 것은 무엇이며 진로와 어떻게 연관됐는지까지 자소서에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학종 서류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학생부와 자소서가 말하는 바가 일치할 때다. 반대로 자소서에는 의미 있다고 썼지만 학생부에 기재가 잘 안 됐거나, 학생부에는 활동내용이 풍부하게 적혔으나 자소서에는 잘 드러나지 않을 경우 면접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면접, 제시문 기반 ‘종합적 사고력’ 평가>
숙대 학종 면접은 다른 대학들에 비해 비중이 높은 편이다. 2단계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한다.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잠재역량을 발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면접비중을 높였다”며 “숙대 면접은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한 심층면접이다. 2명의 평가위원이 15분 내외로 다른 대학보다 다소 긴 시간 동안 면접평가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면접은 학생이 한 활동에 대해 추가적인 심층 질문을 계속해나가는 형태다. 외교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할 경우 “해당 활동은 언제 했나” “왜 외교동아리 활동을 하게 됐나” 식으로 묻는 게 일반적인 서류기반 면접이다. 숙대는 좀더 심층적이다. 숙대 면접에선 “해당 활동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됐나”라고 물어서 ‘동북아 정세에 대해 알게 됐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면 “그와 관련해 현재 국제 정세에 대해 얘기해보라”는 식으로 면접질문이 이어지는 것이다.

자연계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생부에 적힌 실험내용을 보고 단순 사실확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험에서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실험에 성공하려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식으로 심층적으로 질문한다. 관계자는 “이 같은 심층질문들을 통해 지원자가 갖고 있는 전공에 대한 기본지식과 활동의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에서 평가하는 항목은 ‘전공적합성’ ‘종합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및 인성’이다. 

전공적합성은 서류평가의 전공적합성 평가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전공과 진로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과 탐색노력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면접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이뤄진 학업에 대한 노력도 전공적합성 평가에 영향을 준다. 역사학과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학생부에 기록돼 있는 역사 교과와 관련된 내용들을 심층적으로 물어보며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종합적 사고력은 이해력 또는 논리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드러나는 지원자의 논리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평가하는 것이다. 지원자의 주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을 때 지원자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지를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의 학생부에 ‘무상급식 찬반토론’을 했다고 적혀있다면 “무상급식 찬반토론에서 지원자의 입장은 무엇이었고 그 근거는 무엇이었는지”를 묻고, 지원자의 답변이 끝나면 “그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은 무엇이었으며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박할 수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묻는 식이다.

의사소통능력 및 인성은 지원자의 면접 태도와 기본적인 의사소통능력, 지원자가 갖고 있는 도덕적인 가치관을 통해 평가된다.

면접평가에선 면접관이 무엇을 질문했는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관계자는 “질문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이 준비해온 답변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경우도 안타깝다”며 “학생부와 자소서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보고 평소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상황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본다면, 실제 면접에서도 긴장도를 낮추고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2년간 숙대 전형별 모집단위별 입결 공개.. 참고용 잣대>
숙대는 수험생 이해를 돕기 위해 과감하게 2년간 전형별 입결을 공개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경쟁률 외에 유의미한 입결은 모집단위별 등록자 내신평균이다. 등록자 상위 80%의 학생부 반영교과 평균 등급으로, 이수단위를 반영하지 않은 단순평균이다.

물론 내신평균은 절대적 잣대는 아니다. 교과전형의 경우 교과100%로 내신입결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지만, 매년 동일하진 않다. 논술전형 역시 내신의 급간 점수가 적어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매우 의미를 갖는 입결은 아니다. 학종이야말로 내신과 함께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과 자소서의 내용이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평가되기 때문에 지난해 내신평균보다 높은 내신을 갖췄다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다만, 사교육 컨설팅 없이도 대학이 공개하는 자료를 토대로 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지원전략을 짜는 데는 도움이 될 듯하다. 터무니 없는 내신성적을 갖고 교과전형에 지원해 수시6장카드 중 1장을 잃을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논술은 다소 낮은 내신일지라도 논술고사를 통해 충분히 합격 가능함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학종은 ‘내신은 중요하지 않다’는 통념을 깬 일부 모집단위의 사례로, 학종 역시 학업역량이 큰 평가요소가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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