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실수?'.. 학교별 해석 격차 '수험생 대혼란'

올해 달라진 과고 입학전형 가이드라인 '학생부 수상 영재기록 허용'
서울 경기 제외, 대부분 지역에서 자소서 배제사항과 '역행' 가능성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사교육유발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불구, 교육부 스스로가 세부 지침상에 민감한 내용을 누락시키면서 현장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건 7월부터 2017학년 입학전형 원서접수를 시행하는 과학고(과고) 입시다. 교육부의 매뉴얼 가운데 학생부 출력제외사항이 지난해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수상기록' '영재기록사항'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만이 기재됨에 따라, 지역별/학교별로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출력제외사항을 유지하는 곳이 있는 반면 해석을 달리 해 '수상기록'과 '영재기록사항'의 출력을 허용하면서 과고들끼리도 혼선을 빚고 있다. 요강상 출력을 허용하고 있는 과고 중에서도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을 제외하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제외한다는 과고도 있는 반면, 교육부 가이드라인상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2단계 선발에서 당연히 활용한다는 과고도 있을 정도다. 올해 3년 째 '배제사항'이 강조되면서 과고입시에 '사교육유발요소 배제'라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에 낭패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위축된 사교육시장을 중심으로, 이 같은 '교육부의 행정미스에 의한 과고별 자의적 해석'의 내용이 확산되면서 지역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학생부 기재를 위해 사교육의 필요성 또는 타 지역으로의 전입 필요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혼선의 과고입시, 배제사항 배치되는 학생부출력 허용>
특목고 가운데 과고는 입시에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확보한 상태다. 외고/국제고가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 2단계에서 서류검증 중심의 면접을 치르는 것과 달리 과고는 면담과 2단계 종합평가를 통해 좀더 면밀한 평가가 가능하다. 과고는 1단계에선 수학 과학 내신성적을 성취도로만 반영하지만, 2단계에선 대입 학생부종합전형과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함께 제출된 학생부의 전체 내용을 종합평가해 역량을 측정하고, 수학 과학 관련 창의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면접까지 치른다. 면접 이전에 '면담'의 과정을 통해 서류의 내용을 검증하는 중간장치까지 마련돼 있다.

과고는 외고/국제고와 달리 2단계 서류평가에서 학생부 전 영역을 평가한다는 데서 학생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대입에서 교과/비교과로 갈리고 학종시대를 맞으며 비교과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과고 역시 내신 외의 학생부기재 내용이 과고입시에 매우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가 내신 성취평가제가 도입된 2015학년 과고 입학전형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학생부 출력시 제외사항을 명확히 한 배경이다. 2015학년과 2016학년만 하더라도 과고입시용 학생부는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와 함께 '수상' '영재기록' 사항을 제외하고 출력해 제출토록 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배제사항'으로 강력 제재하고 있는 사교육유발요소와 맞물려 교육소비자 입장에선 관련 내용은 전혀 고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을 자리잡게 했다.

자소서 추천서 작성시 '배제사항'은 (1)올림피아드(KMO 등), 교내외 각종대회 등 입상실적 (2)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3)학생의 교과성적, 수학 등 교과와 관련된 각종 인증시험 점수, 한국어(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4)부모(친인척 포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 지원자의 성명 등 개인정보 관련 사항이다. 자기소개서에 (1) (2) (3)번의 내용이 포함된 경우 해당 전형 단계의 최하등급으로 처리하고, (4)번의 내용이 포함된 경우 최저 등급자의 등급을 기준으로 평가등급을 한 단계 이상 강등처리한다. 교사추천서에 (1)~(4)번 내용 및 기타 사교육이 유발될 수 있거나 입학전형에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된 경우 다시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불응하는 경우 해당 학생은 전형 대상에 배제된다.

반면, 교육부가 낸 2017학년 과고 입학전형 매뉴얼에는 학생부 출력제외 사항에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만 명시돼 있다. '수상'과 '영재기록' 사항은 제외항목에서 제외됨으로써, 사실상 출력가능한 꼴이 됐다. '수상'의 경우 교내수상실적만 기재된다 하더라도 자소서 추천서의 수상 배제사항이 '교내외'로 교외뿐 아니라 교내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데 혼선이 인다. '영재기록' 사항 역시 자소서 추천서의 배제사항 가운데 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과 부딪히는 상황이다. 올해 3년째 배제사항이 강조되면서 이를 당연시 여겼던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선 뒤통수 맞는 격의 전개다.

▲ 교육부의 과고 입학전형 매뉴얼 가운데 학생부 출력제외사항이 지난해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수상기록' '영재기록사항'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만이 기재됨에 따라, 지역에 따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배제사항'과 역행하는 사교육유발요소를 담은 요강을 발표해 현장 혼선이다. 교육부의 지침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특히 부산지역은 과고들이 수상과 영재기록을 전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가장 혼란스럽다. 사진은 부산지역의 2개 과고 중 한 곳인 부산일과고.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 경기 제외, '역행' 가능성.. 대구 경남은 요강과 달리 '수상 영재 배제'>
학교생활기록부Ⅱ(고입용)이라 해서 다 같은 학생부가 아니다. 교육부의 매뉴얼이 작년과 다른 내용을 내면서, 과고마다 취한 이해가 달라 요강 상으로 안내하는 제외사항이 각기 다르다. 고입용 출력 옵션 중 '제외'로 선택해야 하는 항목이 제각각이다.

- 가장 투명한 세종과고 한성과고 경기북과고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교육부의 매뉴얼, 교육청의 매뉴얼과 관계 없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요강상에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와 함께 '수상' '영재기록' 사항도 제외하는 과고는 세종과고 한성과고 경기북과고의 3개교뿐이다. 교육부는 물론 교육청 매뉴얼에서조차 '수상'과 '영재기록'을 제외하란 언급이 없지만, 학교 자체적으로 사교육유발요소 방지에 적극 동참하며 '알아서 잘 처리한' 학교들이다. 이들 세 학교는 요강상에서부터 수상제외, 교과학습발달상황 내 원점수/표준점수 제외, 영재기록사항 제외 항목을 모두 체크해 출력토록 요강상에서부터 안내, 명쾌하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배제사항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 요강엔 명시하지 않았지만 모두 배제, 대구일과고 경남과고 창원과고 제주과고
대구일과고 경우 영재기록을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전형에선 영재기록은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일과고에 의하면 작년과 동일한 학생부 배제사항이다. 요강상에는 '고입용 출력 옵션 중 수상경력(4번) 제외 항목 체크, 교과학습발달상황(7번) 내 원점수 표준편차 제외 항목을 체크하여 수상경력 제외 및 교과별 성취도와 수강자 수만 출력'이라고 안내, 영재기록사항을 반영하는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대구일과고 입학담당자 통화 결과, "영재기록사항은 아예 반영하지도 않을 것이라 신경조차 안 쓴다"는 확고한 답변이다. 영재기록사항에 대해 제외항목을 요강에 넣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현재 중학교에서 학생부를 출력할 경우 입력할 때 영재코드를 입력하면 쉽게 삭제되지만, 아직 3학년은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교사는 하나하나 찾아야 하고 수험생은 불안해할 수 있다"며 "아예 이 항목을 넣지 않음으로써 부담을 없앴다. 대구일과고는 수상과 함께 영재기록사항을 입시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남지역 경남과고 역시 요강상 '교과학습발달상황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는 제외하고 성취도, 수강자수만을 표시' '수상경력(4번) 제외하여 출력'이라 명시, 역시 영재기록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구일과고와 마찬가지로 영재기록은 과고 측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경남과고 입학담당자 확인 결과, "영재기록 관련해선 각 중학교에 제외해 출력하라 하고, 간혹 출력에 포함됐을 시엔 경남과고측이 일일이 다 지우고 전형을 치른다"며 "이번 논란은 아마 이번 교육부 지침에 수상이 누락되어 발생하고 있는 일 같은데, 경남교육청 지침에서는 수상을 제외하게 되어 있다. 창원과고도 같은 교육청이라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답변이다. 창원과고 입학담당자는 학교행사 일정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다. 요강상에 '수상기록 및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원점수, 과목평균(표준편차)을 제외하고 성취도(수강자수)만 출력'이라 명시, 영재기록에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제주과고는 요강상에 영재기록 제외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교과학습발달상황(7번)란에 성취도와 수강자수만 출력' '수상경력(4번) 제외하여 출력'이라 명시, 안내하고 있다. 문제가 될만한 수상경력을 제외한 노력이다.

- 수상 영재기록 모두 반영하는 부산 부산일 충남 대전동신 경북 경산 충북 전남
반면 부산지역의 부산과고와 부산일과고의 경우 수상과 영재기록을 반영하는 것으로 확고한 입장이다. 우선 요강상에 '출력옵션에서 '교과학습발달상황 내 원점수/표준편차 제외(고입용)'만 체크해 출력'토록 했다.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은 출력해도 된다는 얘기다. 부산과고 입학담당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수상과 영재기록사항도 허용한다"고 밝혔다. "올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과고 입학전형 가이드 내용에 학생부의 수상경력과 영재관련내용 제외하라는 명시가 없어서 올해 과고 학생부 제출시에도 수상경력, 영재관련 내용을 제외하지 않기로 했다"며 "올해는 학생부 평가시 해당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 말했다.

충남과고 역시 교육부 지침에 따라 당연히 수상과 영재기록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충남과고는 요강상 내신반영에 있어 '성취평가제로 산출된 과학 수학 내신성적을 나이스 학교생활기록부Ⅱ(고입용)을 참고해 성취도, 수강자수만 반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2단계에서 자소서 추천서와 함께 서류평가 요소인 학생부 전체가 포함된다는 데서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에 대한 검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충남과고 입학담당자 확인 결과, "올해는 교육부 지침에 교과학습란 가운데 원점수 표준편차 제외라고만 되어 있다"며 "작년엔 4번 수상란 제외하라 했었지만 올해는 수상은 제외하란 말이 없다(그래서 반영한다)"는 답변이다.

대전동신과고는 '교과학습발달상황(7번) 란에서 성취도와 수강자수만 출력'이라 안내, 역시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에 대한 2단계 전형과정의 검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대전동신과고 입학담당자 통화 결과 "영재기록은 원래 학생부에 기재하라 되어 있는 것이고, 수상경력은 교내상이기 때문에 매뉴얼상으로 출력해도 되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만 제외하는 걸로 되어 있다. 2단계에서 물론 반영된다"고 법적 논란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혹은 가이드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법적으로 열려 있는 수상 포함의 2단계 과정에 대해 수상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수상이 절대적인 게 아니다. 과고 자기주도학습전형 2단계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모든 서류를 참고해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수상이 많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합격에 유리한 게 아니다"라며 "기본상식 수준에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경북지역 경북과고와 경산과고 역시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제외만을 안내함으로써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은 고려한다는 예상을 벗어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북과고 입학담당자에 확인한 결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학교가 돌발할 수는 없다"며 교육부 지침이라는 내용을 우선 언급했다. 다만 경북과고 관계자는 "잠정적으론 이 두 항목도 고려한다"고 밝혀, "잠정적"이라는 데서 차후 변동 가능성을 열었다.

충북과고 역시 요강상엔 '교과학습발달상황(7번)란에서 원점수, 과목평균(표준편차) 제외함'만 기재돼 있다. 입학담당자 확인결과, "수상과 영재기록도 출력하도록 한다"는 답변이다. 2단계 선발에 반영될지에 대해선 "내부규정이라 확정되기 전에는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이다. 전남과고도 영재기록사항 제외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학교생활기록부 Ⅱ는 고입용 출력 옵션 중 교과학습발달상황 내 원점수 / 표준편차제외 항목을 모두 체크하여 출력'하라 명시되어 있다. 담당자 부재로 학교 확인은 불가능했다. 이 두 학교는 선발 반영여부를 떠나 요강상에서 허용한 측면은 분명하다.

- 수상은 반영하는 인천과고 인천진산과고 강원과고
인천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재기록은 안 보지만, 수상은 본다는 입장이다. 인천지역의 인천과고는 '교과학습발달상황 중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제외'만을 안내하고 있다. 인천과고에 문의한 결과, "영재기록사항은 인천과고 측에서 '지우고' 본다"는 답변이지만 "수상은 대외상이 아닌, 교내수상이므로 자소서 추천서의 배제사항과는 다른 접근"이라는 입장이다. 배제사항에 KMO와 같은 교외수상이 강조되면서 잘 이해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배제사항에 분명히 '교내외 수상'이라 명시된 데 의하면, 학교측에서조차 잘못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지역 또 다른 과고인 인천진산과고는 '교과학습발달상황 중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제외하고 성취도와 수강자수만을 포함하여 출력'이라 안내, 역시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은 출력해도 된다고 이해되는 안내다. 인천진산과고는 홈페이지상 안내되어 있는 전화번호가 아예 불통으로, 학교측 확인은 불가했지만 같은 교육청 아래 내용은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과고 역시 '교과학습발달상황(7번)'은 원점수, 과목평균(표준편차)을 제외하여 성취도(수강자 수)만 나타나도록 하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영재교육 관련 기록 제외'라고만 요강상에 명시, 4번 수상기록은 보는 것으로 이해된다.

<불분명한 명시.. 개선 가능성? 과고 20개교 차원 논의 진행중인 듯>
전북과고 울산과고는 요강상에선 불분명한 명시로 세부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과고는 '학교생활기록부Ⅱ(고입용)'을 제출하라고만 명시, 출력 옵션에 대한 언급이 없다. 울산과고는 제출방식에 대해 차후 별도안내한다고 되어 있다. 요강상으론 확인할 방도가 없다.

다만, 취재 과정에서 과고 20개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 논의를 통해 모두 배제하는 것으로 통일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고 A관계자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바뀌면서 각 과고가 해석의 차이가 있어 학교별 다른 내용으로 요강이 확정됐다"며 "교육부 지침 이후 교육청에 따라 수상을 배제하는 등 더욱 세부적 지침을 내리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과고 차원에서도 혼선이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더욱 투명한 전형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 과고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조만간 통일해서 바뀔 가능성이 았다"고 전했다. 다만 B관계자는 "논의는 진행중이지만, 학교별 이해에 따라 실제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며 문제를 인식하기도 해 논란종식 여부의 불투명성을 시사했다.

C관계자는 "교육부 교육청 가이드에 따라 요강을 짰고 승인까지 받았다. 고교가 정부지침에 역행하는 입시를 설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과고 입장에선 사교육을 유발하겠다는 게 아니라 가이드 안에서 최대한의 수험생들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종합평가를 하는 과고입시에서 수상경력이나 영재교육원수료여부가 절대적인 게 아니라 큰 신경은 못썼는데, 사교육에서 이를 이용한다고 하니 놀랍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과고와 수험생에 혼선의 빌미를 준 교육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과고들의 이기심 차원보다는 '교육부의 행정 미스'를 언급했다. "배제사항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자소서와 추천서에는 배제하는 사항을 학생부에 열어둘 리 만무하다. 단순 행정미스로 보인다. 다만 교육부의 행정미스가 하부 현장에선 이 같은 혼란을 야기하기에 충분하다는 데서 과고 입시가 시작되기 전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의 이번 행정실수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고는 이미 전형 자체가 사교육유발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면접 전 학생을 소집하거나 해당 중학교로 찾아가는 면담절차가 서류확인 수준이라는 걸 차치하고라도 타 고교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갖고 있는 게 과고입시다. 특히 면접 과정에서 수학과학의 지식 정도를 바로 묻진 않더라도 수과학의 지식을 활용한 창의성을 측정한다는 데서, 과고들이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선 그 실체를 학원의 '수강생 복기'를 통해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러지 않아도 사교육유발요소가 지적되고 있는 상다. 여기에 자소서 추천서 배제사항과 배치되는 학생부출력안내는, 사교육시장을 종용하기에 충분하다. 학생부에 기재되어 출력, 선발에 반영되니 교내경시대회 영재교육원 등의 수상과 수료를 종용하는 것은 물론 영재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고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전형을 치른다는 입장이라 하더라도, 시장에 의해 학부모들은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혼란과 정책에 대한 불신은 상당하다. 특히 올해 수상과 영재기록을 전면 허용한 부산지역의 경우 강한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과고진학을 희망하는 한 학부모는 "그 동안 발표되는 입시정책에 따라 입시준비를 해왔고, 작년까지도 수상경력을 학생부 제출시 확실히 제외되는 사항으로 알았는데 올해 요강에서 학생부 제출시 수상경력과 영재교육원 수료관련을 삭제하라는 내용이 없어 학교에 문의해보니,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과고 입학전형 가이드 내용에 학생부의 수상경력과 영재관련 내용을 제외하라는 명시가 없어 올해 과고 학생부 제출시에도 수상경력, 영재관련내용 제외하지 않기로 했고, 학생부 평가시 해당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전까지의 과고 입시특징에 따라 입시를 준비해온 학부모로서 매우 당혹스럽다. 서울지역의 경우 작년과 같이 학생부 수상경력도 제외하고 영재관련 내용도 제외해서 학생부를 제출하라고 모집요강에 명시했다고 하는데, 이제 와서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육부가 동일하게 준 가이드로 입시안을 짰다고 하는데, 지역마다 이렇게 평가내용이 달라도 되는 건지 '을'의 입장에서 매우 답답한 심정"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올해 과고 입시는 이달 18일 충북과고의 원서접수로 개시한다. 충북과고의 경우 요강상에 수상과 영재기록을 모두 반영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원서접수가 곧 다가오는 만큼, 과고들의 자정노력과 함께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개선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과고 입시에서 앞서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이후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 등 영재학교의 등장으로 영재학교 선발 이후 광역단위로 모집하는 과고의 위세는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이과계열에 두각을 보이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꿈의 학교'로 자리한다. 보통 지역별 1개 과고, 서울 인천 부산 경남 경북에는 2개 과고가 지역 내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경기북과고가 유일한 과고로서 매년 최고 경쟁률(2016학년 기준 9.05대 1, 80명 모집/724명 지원)을 기록하고 있다. 교육수요에 맞춰 경기지역 2과고로 부천과고의 설립이 가시화하는 상황까지 펼쳐질 정도로 현장열망은 뜨겁다.

한편 올해 전국 20개 과고의 전형은 서류제출 마감일 순으로 ▲충북 7월18일부터 19일까지 접수, 10월21일 1단계합격자(면접대상자) 발표, 11월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면접, 11월25일 합격자 발표 ▲대전동신 8월1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16일부터 18일까지 서류제출, 9월30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28일 면접, 12월2일 합격자 발표 ▲경기북 8월18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16일부터 22일까지 서류제출, 11월16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9일 면접, 11월25일 합격자 발표 ▲대구일 8월11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22일부터 24일까지 서류제출, 11월11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9일 면접, 11월29일 합격자 발표 ▲인천 인천진산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22일부터 24일까지 서류제출, 11월16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9일 면접, 12월2일 합격자 발표 ▲경북 경산 8월23일부터 25일까지 접수, 10월31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8일 면접, 12월1일 합격자 발표 ▲전북 8월23일부터 25일까지 접수, 11월10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8일 면접, 11월24일 합격자 발표 ▲부산 부산일 8월10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23일부터 26일까지 서류제출, 11월16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21일 면접, 12월2일 합격자 발표 ▲전남 8월22일부터 26일까지 접수, 11월11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면접, 11월25일 합격자 발표 ▲경남 창원 8월24일부터 26일까지 접수, 11월18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25일 면접, 12월2일 합격자 발표 ▲세종 한성 8월8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서류제출, 11월11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26일 면접, 12월2일 합격자 발표 ▲울산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접수, 11월2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8일 면접, 11월15일 합격자 발표 ▲충남 8월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입력,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서류제출, 10월28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면접, 11월25일 합격자 발표 ▲강원 8월19일부터 9월2일까지 인터넷 서류작성, 9월1일부터 5일까지 서류접수, 10월28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4일부터 5일까지 면접, 11월23일 합격자 발표 ▲제주 9월5일부터 7일까지 접수, 11월14일 면접대상자 발표, 11월21일 면접을 거쳐 11월30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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