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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사회의 다양성을 위한 입시 학종-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수학과 교수)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17.06.07 09:36
  • 호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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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순수한 것을 싫어한다. 끊임없이 다양화를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은 생태계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순식간에 멸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가지는 다양한 생각과 사고방식에 의해서 문화와 시스템이 풍요로워진다. 발전초기 단계에는 모멘텀의 확보를 위해서 한 쪽 방향을 고집하는 구성원들이 필요할 수도 있다. 대신 나머지 방향으로 발전 속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한 사회 발전의 동력을 찾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면 나머지 여러 방향으로의 전진을 모색함으로써 다시 신선한 동력을 얻게 된다.

현대 사회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기술이 어느덧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고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이 앞으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에서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의 다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대학 구성원의 절대다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 대한 다양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대학이 학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입시이다. 지금의 부모 세대 중에는 현재의 입시 체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학력고사나 본고사라는 하나의 시험을 통해서 학생을 선발하던 시대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것을 생각할 필요 없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대학에 갈 수 있었다. 현재에도 그런 입시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시에서는 수능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공부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입학하는 길이 남아 있는 셈이다. 수능을 통한 선발이 적을 뿐이다. 대다수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우수성을 입증하려는 노력하고 그 노력이 인정되면 학생은 수능점수를 통하지 않고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

현재의 대학은 고교 3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본인의 우수성을 드러낸 학생들로 구성돼있다. 물론 어떤 학생들은 하나의 시험으로 선발되었던 시절의 선배들보다는 문제풀이에 좀 부족할 수 있지만 그 학생에게는 다른 우수성이 내재돼있다. 이러한 구성원의 다양성으로 인해 대학은 역동성을 얻고 이러한 인재들이 졸업 이후 사회로 그 역동성을 전달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하나의 잣대로 우수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우수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능한 많은 기준이 있다면 사회의 구성원이 좀 더 만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의 욕심은 좀 더 다양한 전형을 통해서 좀 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물론 전형의 종류를 너무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은 지원하는 학생이나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모두 매우 힘든 일이다. 결국 대학들은 전형의 종류를 다양하게 가져가기보다는 다양한 기준을 포함한 전형으로 우수한 인재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노력이 현재의 학생부종합이라는 전형을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시험성적으로 학생을 줄 세워 선발하는 방식과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그 결과로 선발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는 능동성이라고 생각한다. 후자가 학생선발에서 적극성과 능동성을 띤다는 사실에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수동적인 인재선발과정에서는 현재 학생이 지닌 문제해결능력 위주로 평가한다. 하지만 능동적인 인재의 선발 과정에서는 문제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이 한 학생 안에 내재되어 있는 지를 평가한다.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인 사회생활에서 늘 문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개인은 끊임없이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해야 한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넘어서는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한 셈이다. 지식의 습득을 넘어서 지식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은 현재의 지식 습득 상태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정량적인 평가와 다면적 정성평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인식될 수 있다. 오랜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각 대학은 서류 및 면접평가의 일관성 공정성 객관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왔고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학생부종합이라는 전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 역시 입증돼 왔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일관성 공정성 객관성이 보장된다는 가정 아래 대학별로 나름의 인재상을 설정하고 그 대학에 맞는 인재를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볼 때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학생의 우수성을 다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학생선발은 일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효용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유효한데다 앞으로 더욱 무게가 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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