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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고 영재학교 의대 진학 제재.. '실효성 여전히 의문''장학금 지원금 회수' 학칙 요강명시..'의대 차원 방지책 대안'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2.20 17:13
  • 호수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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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부터 학칙 요강 등의 보완을 통해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진학에 대한 제재가 구체화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전국 8개 국공립 영재학교가 올해부터 학칙에 ‘의학계열 진학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의대 진학 시 학교장 추천서 작성 거부, 고교 장학금/지원금 회수 등이 골자다. 전국20개 과고에도 시도교육청을 통해 동일한 학칙반영을 권고한 공문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설립취지에 맞지 않아 논란을 일으켜온 과고 영재학교의 의대진학은 당국의 구체적 제재를 받게 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조치가 여전히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한국영재/인천영재/서울과고/경기과고 등 4개교는 이미 이같은 내용을 이미 학칙이나 입학요강에 기재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고 영재학교 학생의 의대진학 문제는 매년 불거져왔다. 베리타스 알파는 2013년부터 과고/영재학교 학생의 의대진학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지난해 5월 "과고 영재학교 의대행 여전.. ‘실효성 대책 시급’"(2016.05.16) 기사를 통해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행 문제를 본격적으로 짚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과고 전체 졸업자 4000명 가운데 89명(2.2%), 영재학교 졸업자 1500명 가운데 130명(8.7%), 영재학교 진학현황은 과학영재학교 4개교(경기과고 대구과고 서울과고 한국과학영재학교) 기준)이 의대에 진학하는 등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일부 진학 양상이 과고/영재학교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후 교육부가 관련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지만, 고교 학칙 차원에 그치는 방안은 실효성이 없어 의대 차원에서 진학금지 방안이 마련이 필요하다는 대안 제시도 있었다. ("과고/영재학교 의대대책 실효성 논란..'의대가 제한토록 해야'"(2016.12.16)).

 

영재학교가 올해부터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제재하는 내용의 학칙을 마련한다. 교육부는 전국 8개 국공립 영재학교가 올해부터 학칙에 ‘의학계열 진학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사진=가천대 제공

<과고/영재학교 의대진학.. 대학 차원 방안 필요>
의대 열풍의 분위기속에 과고 영재학교를 의대 진학의 통로로 활용하는 문제는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애초 이공계열 수학/과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과고 영재학교가 본연의 목적이 아닌 다른 계열 진학의 통로가 된다는 점은 국가 차원에서 투자한 많은 지원금이 결과적으로 다른 곳에 쓰인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고 영재학교가 사교육 유발 요인이 있는 만큼 사교육을 통해 과고 영재학교를 진학한 학생이 여전히 사교육의 영향아래 의대진학을 많이 한다는 점에서 과고 영재학교 출신의 의대진학은 근절되어야할 현안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윤관석(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제공한 ‘2014~2016 과학고/영재학교 대학입학 현황’에 따르면 3년간 영재학교는 졸업생 1500명 가운데 130명(8.7%)이 의대로 진학했다. 당시 대전과고/광주과고는 2014년 과고에서 전환되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2015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2016년 운영을 시작해 진학실적에서 제외됐다. 

한국과학영재학교(한국영재)가 2014학년 1명(0.6%)의 의대 진학자를 낸 이후 2015학년과 2016학년 2년 연속으로 의대 진학자가 없던 반면 나머지 3개 영재학교는 꾸준히 의대 진학자를 배출했다. 서울과고 24명(18.6%) 경기과고 16명(12.6%), 대구과고 5명(5.4%) 순이었다. 경기과고는 전년 13명(10.7%)에 비해 늘어났으며 서울과고는 전년 25명(19.4%) 대비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구과고는 전년도 10명(10.1%)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과고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기간(2014~2016년) 전체 졸업자 4000명 가운데 의대 진학자가 89명(2.2%)이었다. 2014년 33명에서 2015학년 27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29명으로 늘어난 양상이다. 서울지역 과고인 한성과고는 2015학년 11명(8%), 2016학년 9명(13%)으로 과고 가운데 가장 많이 의대로 진학했다. 숫자는 줄었지만 비율은 늘었다. 세종과고는 2015학년 8명(4.5%), 2016학년 5명(9.3%)였다. 경남과고가 2016학년 5명(8.9%), 대구일과고 3명(6.7%), 전남과고 2명(4.9%), 경산과고 1명(2.9%) 전북과고 1명(2.2%) 울산과고 1명(2.2%) 창원과고 1명(2%), 부산과고 1명(1.5%) 순이었다.

이번 교육부 대책은 일부학교에서 이뤄지던 조치들을 전체 과고 영재학교로 확대하고 학칙을 통해 공식화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영재학교들은 자체적으로 모집요강과 입학설명회 등을 통해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입학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해왔다. 이미 학칙을 통해 그간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는 방안을 공표하고, 의대 진학시 추천서를 쓰지 않는 방안도 실시했다. 지난해 요강 기준 서울과고는 “의/치/약학계열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본교 지원이 적합하지 않다”, 한국영재는 “의/약학 계열의 진로 희망자는 본교 진학에 부적합함”, 경기과고는 “의예/치의예/한의예계열의 대학에 진학하려는 경우, 본교 교원의 추천서를 받을 수 없으며 재학 중 각종 혜택으로부터 제외된다”는 문구를 각각 명시하고 있지만 의대 진학자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추천서 작성 거부 방안은 수시 일부전형에서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는 정시를 제외하고 올해 의대 입시에서 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62.6%(1598명). 수시 모든 전형이 추천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의대 수시를 전형유형별로 나누면 학생부교과 24.8%(633명), 학생부종합 26.1%(667명), 논술 9.9%(253명), 특기자 1.8%(45명)이다. 이 중 추천서 거부 방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올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의대 선발을 실시하는 대학 28개교 중 전형계획에서 제출서류를 밝히지 않은 대학을 제외하고 11개교가 추천서를 요구하고 있다. 

수시 모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머지 유형의 경우 추천서의 영향이 크지 않다. 학생부교과의 경우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올해 전형계획에서 제출서류를 명시하지 않은 대학을 제외하고 추천서를 요구하는 학교는 고려대가 유일하다. 교과 성적이 주된 잣대인 전형이기 때문이다. 논술전형 역시 논술고사와 수능최저가 당락을 좌우해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으며 특기자 전형도 일부 대학만이 추천서를 요구한다.

장학금 회수 방안 역시 강제성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추후 소송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한 영재학교에서 의대로 진학한 학생이 장학금 회수 조치에 불복해 소송이 벌어진 전례도 있다. 

강제로 장학금/지원금 회수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받은 장학금 등을 반환하고 의대로 진학하겠다고 나서는 경우 막을 방도가 없다. 결국 과고/영재학교 의대 진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방지대책을 고교 차원이 아닌 대입차원으로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학 차원에서 지원 자격에 과고/영재학교 진학이 불가능하도록 명시하는 방안이다. 전형에 따라서는 교사추천서를 필수서류로 명시해, 영재학교 차원에서 추천서 작성을 거부하도록 한 방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교 차원에서 학칙을 마련하는 방안에 그쳐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것이 교육계의 반응이다. 

물론 과고/영재학교에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의학계열 진학 자체를 막는 것은 과도한 권리침해라는 지적도 있다. 성장과정에서 진로가 바뀌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의대의 경우 아직 강원대 건국대(글로컬) 제주대 차의과학대의 4개교가 여전히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과고/영재학교 졸업생들이 본래 의도했던 이공계에 진학한 후 추후 의학계열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엄연히 존재한다. 게다가 재수나 검정고시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 진로선택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공계 영재 육성이라는 설립목적을 생각하면 의대갈 학생들은 아예 과고 영재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인식과 분위기를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 의대를 염두에 두고 영재학교를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들로 인해 이공계의 꿈을 접은 탈락자들은 기회를 빼앗긴 억울한 상황일수밖에 없다. "고 반박했다. 

교육계에서는 과고 영재학교 학생의 진학을 묵인하고 있는 의대가 직접 나서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수학/과학에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은 대학들이 너도나도 유치하고 싶어하는 자원들이다. 그러다보니 대학들은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이 입학하기 쉬운 전형구조를 마련하려는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 실제 일부 대학은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입학했는지를 두고 한 해 입시의 성과를 따지기도 한다"며,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대입전형 차원에서의 방지책 마련이다. 수시 모든 전형에서 과고/영재학교 학생에게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방법이야 말로 과고/영재학교의 의대 진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공계 최상위 인재들의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교육부와 대교협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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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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