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특성화대학 하락, 교대 하락.. '학령인구 감소'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4일 마감된 2017 정시 경쟁률은 변별력을 갖춘 수능의 영향으로 안전지원 경향 속에 의대와 이공계특성화대학 교대는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SKY 경쟁률은 상승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일명 'SKY'는 경쟁률 동반상승으로 상위권 중심의 치열한 눈치작전 경향을 드러냈다. 수시확대와 맞물려 SKY의 수시이월인원은 3년연속 증가세로, 2017 정시 모집인원은 4년간 최고치였다. 모집인원의 증가는 경쟁률 하락 구조를 생성,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린 변별력 갖춘 수능의 영향으로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SKY 경쟁률 동반상승'으로 귀결, 반전을 이뤘다.

반면 '의대 열풍' 속에서도 의대 경쟁률은 하락했다. 모집인원 확대와 변별력 수능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예년 같으면 불합격했을 교과성적을 가지고도 수능최저를 충족한 합격생들이 발생하면서 정시 지원자 풀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모집인원은 늘고 지원인원은 줄면서 당연히 경쟁률도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공계특성화대학 역시 변별력 수능이 경쟁률 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예년 같으면 수시에 합격하고도 불만족스러웠던 상위권 수험생들이 정시 군외 대학인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지원하면서 경쟁률을 끌어냈지만, 2017 수능의 변별력에 놀란 수험생들이 자신의 점수를 가지고 지원조차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불황 속 취업의 안정성으로 3년연속 경쟁률이 상승했던 교대의 경쟁률도 하락했다. 역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원자 풀의 축소에 맞물려 취학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따른 교원 임용의 정체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7 정시는 학령인구 감소 속에 상위12개대학의 수능이월인원 증가와 의대의 모집인원 확대로 인해 경쟁률 하락이 예견됐으나, SKY의 경우 치열한 눈치작전 속 경쟁률 상승을 이끌어내 눈길을 끈다. 올해 의대와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쟁률 하락은 변변력을 낸 수능의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 풀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자신 없는 수능성적으로 정시에 도전하기보다는 수시에 올인한 결과, 정시 지원자 풀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사진=건국대 제공

<경쟁률 하락, 의대 이공계특성화대 교대>
2017 정시에서 전국 37개 의대 경쟁률은 2016 정시 대비 하락했다. 37개 의대의 2017 정시 경쟁률(정원내)은 7.65대 1(1135명 모집/8682명 지원)을 기록했다. 2016 정시 의대 경쟁률은 동국대 의전원 포함 시 9.9대 1(1151명/1만1394명), 제외 시 8.17대 1(1127명/9211명)이었다.

경쟁률 하락은 의대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의대 입시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빅(BIG) 5'로 불리는 서울대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 울산대 가운데 가톨릭대를 제외한 4개대학이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할 정도였다.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서울대가 지난해 3.8대 1(25명/95명)에서 3.48대 1(25명/87명)로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연세대도 4.48대 1(23명/103명)에서 4.14대 1(29명/120명)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성균관대는 4.6대 1(15명/69명)에서 3.56대 1(25명/89명), 울산대는 4.38대 1(16명/70명)에서 3.44대 1(16명/55명)의 경쟁률 하락이었다. 그나마 경쟁률이 오른 가톨릭대도 지난해 3.83대 1(30명/115명) 대비 미미한 상승폭에 그치는 3.84대 1(25명/96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의대의 경쟁률 하락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다. 지원자 풀은 한정적인 상황,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로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은 늘었고 정시보다 수시에 올인한 수험생들이 많았던 것이 의대 정시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능까지 변별력 기조를 굳히면서 예년이라면 합격하지 못할 교과성적을 지니고도 수능최저에 충족해 학생부교과에 합격하는 N수생들의 사례가 많았고 논술에서도 재학생들의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재수생 싹쓸이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15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의대 논술에 강남대성 재수생 10명이 동시 합격하는 사례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수시로 쏠린 지원자 풀은 당연히 정시에선 줄어들게 마련이고, 모집인원까지 확대된 마당에 경쟁률이 하락한 건 당연한 귀결이란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 의대의 경쟁률 하락은 정원확대 때문으로 봐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원만 늘어난 이상 경쟁률 하락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수시이월의 전체 규모는 줄었으나 유례없는 연세대 7명, 고려대 9명 등의 수시이월이 발생한 만큼 상위권 의대의 경쟁률 감소도 피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급격히 높아진 수능의 변별력이 경쟁률에 미친 영향을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지더라도 고득점자는 상존하기 때문에 경쟁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지만 반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공개돼있는 예년의 의대 합격선을 충족하는 수험생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 실제로는 의대 지원가능권에 해당하지만, 예년의 합격선을 만족하지 못한 탓에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수시 대학별고사에 적극 응시하면서 정시 지원자 풀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쟁률 하락 역시 변별력 수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예년 같으면 수시합격 이후 만족할만한 수능 성적을 얻은 최상위권 이과생들이 군외 모집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향이었지만, 2017 정시의 경우 변별력 수능으로 인해 만족할만한 수능 성적을 얻지 못한 많은 수험생들이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원서를 넣을 엄두도 못 냈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턱걸이로 수능최저를 충족해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도 군외대학인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지원하기보다는 수시 합격한 대학진학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시 모집한 4개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KAIST만이 경쟁률 상승 결과다. 수능성적 최상위권들이 KAIST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올해 4개 이공계특성화 대학들의 경쟁률은 공개된 요강상 인원만을 놓고 보면 98명 모집에 4125명이 지원해 42.09대 1로, 지난해 95명 모집에 5143명이 지원해 기록한 54.14대 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KAIST는 모집인원이 줄면서 지난해 40.6대 1에서 59.2대 1로 상승했다. 반면 UNIST(지난해 87.53→올해 72.2), DGIST(74.9→44.3), GIST대학(22→8.74) 등 3개 대학은 내림세로 마감했다.

물론 지난해 이례적으로 경쟁률이 급등, 올해 하락이 당연한 귀결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의 2016 경쟁률은 '미쳤다' 할 정도로 껑충 뛴 바 있다. 전통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유지해왔던 KAIST는 물론이고, 미미한 경쟁률을 보이던 DGIST GIST대학 UNIST의 경쟁률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6학년에 과기원으로 전환한 UNIST의 2016 정시 경쟁률이 돋보였다. 무려 87.53대 1이었다. 이공계열은 111.2대 1(15명/1668명), 문과 학생도 지원 가능한 경영계열은 63.87대 1(15명/958명)이다. 2015 정시 이공계열 5.93대 1(30명/178명), 경영계열 4.05대 1(40명/162명)의 경쟁률을 감안하면 '폭발' 수준이었다. DGIST 역시 2016 정시 경쟁률 '폭발'이라 할만했다. 미래브레인 74.90대 1(10명/749명)을 기록하며 2015 정시 7.20대 1(10명/72명)의 10배 수준이었다. 2015 정시에 이공계특성화 최고 경쟁률 KAIST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GIST대학 역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2015 정시 14.71대 1(28명/412명)에서 2016 정시 22.00대 1(25명/550명)로 급등이다. 2017 정시에 유일하게 경쟁률이 오른 KAIST는 2016 정시에선 유일하게 경쟁률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이었다. 2015 정시 42.47대 1(30명/1274명)에서 2016 정시 40.60대 1(30명/1218명)이었다. 2017 정시에서의 이공계특성화대학 경쟁률 하락은 2016 정시에 워낙 치솟은 경쟁률로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셈이다.

불황 속 취업의 안정성으로 3년연속 경쟁률이 상승했던 교대의 경쟁률도 2017 정시에선 하락했다. 춘천교대만 유일하게 경쟁률이 상승했을 뿐 나머지 9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 경쟁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모집인원이 100여 명 줄어 경쟁률 상승 구조였지만 2017 정시에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원자 풀의 축소, 취학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따른 교원 임용의 정체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교대 가운데선 유일하게 춘천교대가 지난해 3.92대 1에서 올해 4.75대 1로 상승했다. 교대 가운데 청주교대(지난해 4.45대 1→올해 4.24대 1), 공주교대(2.77→2.75) 전주교대(2.41→2.18) 서울교대(3.14→2.13) 진주교대(2.97→2.05) 대구교대(2.17→1.92) 부산교대(2.76→1.91) 광주교대(2.22→1.8) 경인교대(2.23→1.75) 등 10개 교대 중 9개 교대가 경쟁률이 하락했다. 초등교육과 중 제주대(25.83→23.19) 한국교원대(11.71→7.07) 이화여대(9.53→6.79)도 경쟁률이 하락했다.

<경쟁률 상승, SKY '눈치작전 치열'>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쟁률은 2016 정시 동반하락에서 2017 정시 동반상승으로 돌아섰다. 2015 정시 땐 서울대만 하락, 고려대 연세대는 상승한 바 있다.

SKY 3개 대학 2017 정시 경쟁률은 4.4대 1(3454명 모집/1만5198명 지원)로 2016 정시에 기록한 4.24대 1(3427명/1만4524명)보다 상승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동반상승이다. 2017 서울대 정시 경쟁률은 4.12대 1(963명/3968명)로 3년간 최고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3.74대 1(920명/3438명)보다 상승했다. 2017 고려대 정시 경쟁률은 4.12대 1(1137명/4684명)로 지난해 4대 1(1181명/4722명)보다 상승했다. 2017 연세대 정시 경쟁률은 4.83대 1(1354명/6546명)로 지난해 4.8대 1(1326명/6364명)보다 상승했다.

2017 수능에 변별력이 실리며 전반적으로 안정지원을 하는 상황에서도 SKY엔 막판 소나기지원이 몰리며 '눈치작전'이 경쟁률 상승을 견인했다. 마감직전부터 최종마감까지 두세 시간 동안 몰린 인원이 상당하다. 서울대엔 총 지원자의 44.91%(1782명)가 막판 세 시간 동안, 고려대엔 총 지원자의 47.42%(2221명)가 막판 두 시간 동안, 연세대엔 총 지원자의 40.96%(2681명)가 막판 세 시간 동안 몰렸다. 눈치작전으로 인한 막판 소나기 지원이 SKY에 쏠리면서 예년 대비 경쟁률이 상승했다 볼 수 있다. 2017 수능이 변별력을 갖추며 안정적인 지원 경향을 보였고 무엇보다 SKY의 수시이월인원이 4년간 가장 많았던 상황에서 SKY 경쟁률 동반상승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대성학원의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SKY의 경쟁률 상승은 소폭으로 큰 의미는 없다"며 "막판 소나기 허수지원의 영향으로 본다. 경쟁률 상승이 합격점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SKY의 막판 눈치작전은 타 상위9개대학의 상황을 보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상위12개대학 중 가/나/다군 모집으로 다군도 모집하는 중앙대 한국외대의 경우 마감직전부터 최종마감까지 몰린 인원이 중앙대 9214명(총 지원자의 53.83%), 한국외대 4450명(59.6%)나 되지만 중앙대의 경우 마감직전 시각이 4일 오전10시로 최종마감한 오후6시까지 여덟 시간, 한국외대의 경우 마감직전 시각이 4일 정오로 최종마감한 오후6시까지 여섯 시간의 시차가 있던 점을 감안하면 SKY의 평균 43.98%의 비율의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중앙대 한국외대와 함께 다군 모집하는 건국대의 경우도 마감직전부터 최종까지 세 시간 동안 몰린 인원이 총 지원인원의 34.37%에 지나지 않았다. 경희대엔 막판 네 시간 동안 33.8%의 인원이, 한양대에는 막판 세 시간 동안 37.06%의 인원이, 성균관대는 막판 네 시간 동안 35.76%의 인원이, 동국대에는 막판 세 시간 동안 36.68%의 인원이, 시립대에는 막판 두 시간 동안 34.33%의 인원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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