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증가, 수험생 감소, 변별력 수능 겹쳐'.. 눈치작전 치열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7학년 정시에서 전국 37개 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가군과 나군, 다군 등 3개 모집군 전반에서 경쟁률이 하락했으며, 전형별로 보더라도 일반전형/지역인재전형 모두 경쟁률이 하락한 모습이다. 올해 전국37개 의대는 정원내 기준 1135명 모집에 8682명이 지원, 7.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의대 정시 경쟁률은 동국대 의전원 포함 시 9.91대 1(모집 1150명/지원 1만1394명), 제외 시 8.18대 1(1126명/9211명)이었다.

의대의 경쟁률 하락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다. 학령인구 감소로 전반적인 수험생이 줄어든 상황에서 의대 정원은 오히려 늘어났고 변별력있는 수능이 겹쳤기 때문이다. 통상 정원확대와 수험생 감소는 경쟁률 하락요인, 정원축소와 수험생 증가는 경쟁률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2012수능 이래 가장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수능 변별력 때문에 재학생들이 수시에서 수능최저를 대거 맞히지 못하는 변수가 존재했다. 예년이라면 정시에서 의대에 도전할만한 N수생들이 수능최저를 맞히며 수시에서 대거 합격하면서 의대 지원자 풀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예년이라면 합격하지 못할 교과성적을 지니고도 수능최저를 맞혀 학생부교과에 합격하는 N수생들의 사례가 많았으며, 논술에서도 재학생들의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재수생 싹쓸이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15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의대 논술에 강남대성 재수생 10명이 동시 합격하는 사례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 의대의 경쟁률 하락은 정원확대 때문으로 봐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원만 늘어난 이상 경쟁률 하락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시이월의 전체 규모는 줄었으나 유례없는 연세대 7명, 고려대 9명 등의 수시이월이 발생한 만큼 상위권 의대의 경쟁률 감소도 피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급격히 높아진 수능의 변별력이 경쟁률에 미친 영향을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지더라도 고득점자는 항상 상존하기 때문에 경쟁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지만 반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공개돼있는 예년의 의대 합격선을 충족하는 수험생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 실제로는 의대 지원가능권에 해당하지만, 예년의 합격선을 만족하지 못한 탓에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수시 대학별고사에 적극 응시하면서 정시 지원자 풀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올해 의대 지원 경향은 예년과 사뭇 달랐다. 예년에는 만족할만한 수능 성적을 받는 경우 대학별 고사 등에 전부 불참해 수시합격을 피하고 정시에서 원서를 넣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올해는 수능의 변별력으로 인해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은 수험생이 많지 않았고, 정시 합격선을 추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의대 논술 등에 지원한 대부분 수험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별고사에 응시했다고 봐야 한다. 의대 정원 증대로 인해 수시 모집인원이 정원내 기준(고른기회 성격 제외) 지난해 1278명에서 올해 1545명으로 늘어난 상황임에도 오히려 수시이월인원은 지난해 129명에서 올해 87명으로 줄어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 대학들이 수시추합에 적극 나선 것도 수시이월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겠지만, 수험생들이 적극적으로 대학별고사 등에 응시하지 않고서는 수시이월이 크게 줄어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7학년 정시에서 전국 37개 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올해 전국37개 의대는 정원내 기준 1135명 모집에 8682명이 지원, 7.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의대 정시 경쟁률은 동국대 의전원 포함 시 9.9대 1(모집 1151명/지원 1만1394명), 제외 시 8.17대 1(1127명/9211명)이었다. /사진=울산대 제공

<2017 의대 정시 경쟁률 ‘하락’.. 모집인원 늘었지만, 지원자는 줄어>
전국 41개 의대/의전원(이하 의대) 가운데 정시모집을 실시한 37개 의대는 올해 정시에서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1135명 모집에 8682명이 지원해 7.6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까지 정시선발을 하던 동국대 의전원이 의대 전환을 선언하며 정시선발에서 이탈, 38개 의대에서 37개 의대로 정시선발 의대가 1개교 줄어든 상황이지만, 동국대 의전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경쟁률 하락현상은 뚜렷했다. 지난해 의대 정시 경쟁률은 동국대 의전원 포함 시 9.91대 1(1150명/1만1394명), 제외 시 8.18대 1(1126명/9211명)이었다. 본래는 지난해 모집인원이 제주대의 수시이월로 인해 동국대 의전원 포함시 1151명, 제외 시 1127명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종 확인 결과 경쟁률과는 무관한 등록포기자였기에 1150명, 1126명의 모집인원이 맞다. 제주대의 등록포기 인원은 수시에 합격 예치금등록을 마쳤으나, 추후 정시 합격자들과 함께 본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등록을 포기한 사례다. 

동국대 의전원의 포함/제외 여부에 따라 지난해 경쟁률이 크게 오르내리는 것은 그간의 동국대 의전원이 보여온 특수성 때문이다. 동국대 의전원의 학/석사통합과정은 수시합격자들도 지원가능한 군외대학 성격을 지녀 여타 정시선발 의대와는 경쟁률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높았다. 동국대 의전원은 지난해 24명 모집에 2183명이 지원하면서 90.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한해 전인 2015학년에는 24명 모집에 1807명이 지원해 75.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수능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아들었으나 수시에 합격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는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구제책으로 동국대 의전원이 자리해있던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와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동국대 의전원을 제외하고 경쟁률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경쟁률 하락은 의대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의대 입시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빅(BIG) 5’로 불리는 서울대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 울산대 가운데 가톨릭대를 제외한 4개대학이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할 정도였다.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서울대가 지난해 3.8대 1(25명/95명)에서 3.48대 1(25명/87명)로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연세대도 4.48대 1(23명/103명)에서 4.14대 1(29명/120명)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성균관대는 4.6대 1(15명/69명)에서 3.56대 1(25명/89명), 울산대는 4.38대 1(16명/70명)에서 3.44대 1(16명/55명)의 경쟁률 하락이었다. 그나마 경쟁률이 오른 가톨릭대도 지난해 3.83대 1(30명/115명) 대비 미미한 상승폭에 그치는 3.84대 1(25명/96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37개 의대가 실시한 45개 정시전형 가운데 경쟁률이 상승한 전형은 18개 뿐이었다. 경쟁률이 상승한 전형은 충북대 연세대(원주) 경희대 중앙대 전북대 이화여대(자연) 경북대의 일반전형, 건양대 충남대 전남대의 지역인재전형(이상 가군, 경쟁률 순), 영남대 가천대 한양대 가톨릭대의 일반전형(이상 나군), 대구가톨릭대 인하대 서남대 제주대의 일반전형(이상 다군)이다. 가군에서는 25개전형 중 10개전형, 나군에서는 11개전형 중 4개전형, 다군에서는 9개전형 중 4개전형의 경쟁률 상승이었다. 가군 15개, 나군 7개, 다군 5개 등 총 27개 전형은 전부 경쟁률 하락을 겪어야 했다. 

의대전반의 경쟁률 하락은 일찌감치 예견돼온 형국이다. 의대정원의 확대 때문이다. 의대정원은 의전원/의대 체제를 병행해오다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 완전전환을 선언한 11개대학 중 9개대학의 학사편입학 종료시점에 맞물려 올해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 영남대 전남대 중앙대 충북대 한양대의 9개 의대 정원은 지난해 218명에서 올해 313명으로 늘었다. 물론 최근 들어 뚜렷한 정시축소/수시확대 기조 때문에 정시 모집인원을 축소한 대학이 많아 정시규모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의대 정시에 지원할만한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수시에 합격하면서 정시 지원자 풀까지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기에 충분했다. 

더하여 올해 수능의 변별력도 의대 지원자들에게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년의 합격선이 대학 자체공개, 입시기관의 추정치 등을 통해 드러나있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해당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인원들이 줄어든 상황 때문이다. 의대 정원 증대, 학령인구 감소가 맞물리며 실제로는 합격 가능권에 있는 수험생들도 겁을 집어먹기 충분했던 환경이었다. 드러나있는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가지고 의대에 지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정시에서 3장의 카드를 모두 의대에 활용하기보다 치대/한의대로 분산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며 의대 경쟁률 하락에 일조하는 결과를 낳았다. 

<모집군별 경쟁률 전부 하락>
전반적인 경쟁률 하락으로 인해 가군/나군/다군의 3개 모집군 모두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3개 모집군의 경쟁률이 전부 상승한 지난해와는 완전한 반대양상이다. 지난해 가군은 전년 4.02대 1(662명/2658명)에서 4.85대 1(532명/2582명), 나군은 5.68대 1(365명/2072명)에서 6.1대 1(332명/2026명), 다군은 16.8대 1(298명/5006명)에서 17.5대 1(263명/4603명)로 경쟁률이 올랐었다. 올해 3개 모집군별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전부 하락한 가군 4.72대 1(522명/2464명), 나군 5.23대 1(365명/1908명), 다군 17.38대 1(248명/4310명)이다. 다군의 경쟁률이 제일 높고 나군, 가군 순으로 이어지는 경향만 동일했다. 

- 가군 충북대 8.27대 1 최고.. 경북대 3.41대 1 최저
17개 의대가 포진한 가군의 경쟁률은 지난해 4.85대 1(532명/2582명)에서 올해 4.72대 1(522명/2464명)로 하락했다. 다만, 감소 폭이 큰 편은 아니었다. 가군 유일의 신설전형인 동아대 지역균형인재전형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하락했으나, 동아대 지역인재의 경쟁률이 3.39대 1(23명/78명)로 평균에 다소 못 미치면서 지난해와의 경쟁률 간극을 다소 벌렸다. 동아대 지역균형인재를 제외한 가군의 경쟁률은 4.78대 1(499명/2386명)이었다. 

가군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의대는 충북대였다. 충북대는 22명 모집에 182명이 지원해 8.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대비 모집인원이 6명 늘었지만, 지원자가 61명이나 늘면서 경쟁률이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해 충북대 경쟁률은 7.56대 1(16명/121명)이었다. 

단일 전형만 놓고 보면 건양대의 일반학생A전형이 9.2대 1(10명/92명)로 더 경쟁률이 높았지만, 지역인재A전형의 5.44대 1(9명/49명)까지 합산하면 충북대의 경쟁률이 더 높았다. 건양대의 일반/지역인재 합산 경쟁률은 7.42대 1(19명/141명)로 충북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가군에서는 충북대의 뒤를 잇는 높은 경쟁률이었다. 

지난해 대비 모집인원을 축소하며 올해 경쟁률 상승을 기록한 연세대(원주)와 경희대가 충북대와 건양대 다음으로 가군에서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해 대비 모집인원을 14명 줄인 연세대(원주)는 7.25대 1(12명/87명), 모집인원을 7명 줄인 경희대는 7.13대 1(24명/171명)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연세대(원주)는 지난해 5.65대 1(26명/147명), 경희대는 5.35대 1(31명/166명)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경희대 다음가는 경쟁률을 기록한 가톨릭관동대는 수능전형 5.23대 1(13명/68명), 일반전형 6.75대 1(8명/54명)로 합산경쟁률 5.81대 1(21명/122명)을 기록했다. 가군 경쟁률 상위 4개대학과는 격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합산경쟁률 7.17대 1(23명/165명)과 비교해 경쟁률 하락이면서도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 추세를 이어나가는 데는 성공했다. 인천 청라지구의 국제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을 소유한 천주교 인천교구 산하 인천가톨릭학원으로 재단이 교체되며 부속병원의 질이 높아지고 발목을 잡아오던 재정난에서도 벗어난 것이 높은 선호도를 유지해나가는 원동력으로 자리한 모양새다. 가톨릭관동대의 뒤를 이어 중앙대 5.25대 1(32명/168명) 전북대 4.76대 1(29명/138명)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전북대의 뒤를 이은 조선대 충남대 경상대 동아대 전남대는 건양대와 더불어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실시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조선대는 일반전형 6.59대 1(17명/112명), 지역인재전형 3.05대 1(20명/61명)로 합산경쟁률 4.68대 1(37명/173명), 충남대는 일반전형 6대 1(20명/120명), 지역인재전형 3.13대 1(24명/75명)로 합산 4.43대 1(44명/195명), 경상대는 일반전형 4.44대 1(25명/111명), 지역인재전형 3.67대 1(9명/33명)로 합산 4.24대 1(34명/144명), 동아대는 일반전형 5.05대 1(20명/101명), 지역인재전형 3.39대 1(23명/78명)로 합산 4.16대 1(43명/179명), 전남대는 일반전형 3.98대 1(56명/223명), 지역인재전형 3.5대 1(6명/21명)로 합산 3.94대 1(62명/244명)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충남대와 전남대의 지역인재전형을 제외한 전 전형에서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시선발 37개 의대 중 유일하게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구분 모집하는 이화여대는 합산 경쟁률 3.89대 1(28명/109명)을 기록했다. 인문계열은 3.83대 1(6명/23명), 자연계열은 3.91대 1(22명/86명)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한 상황이다. 지난해 경쟁률과 비교하면 자연계열의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인문계열의 경쟁률이 하락하며 전반적인 경쟁률이 하락한 모습이었다. 

경북대는 모집인원 축소에 힘입어 경쟁률이 상승했음에도 가군 최저 경쟁률 의대에 이름을 올렸다. 2016학년과 2015학년에도 경북대는 가군에서 가장 경쟁률이 낮았었다. 2015학년 3.06대 1(48명/147명)으로 최저경쟁률이던 경북대 의대는 2016학년 3.3대 1(33명/109명), 올해 3.41대 1(29명/99명)로 지속해서 경쟁률이 오르고 있지만, 최저 경쟁률 의대를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경북대의 뒤를 이어 서울대(3.48대 1, 모집 25명/지원 87명), 부산대(3.55대 1, 31명/110명), 인제대(3.83대 1, 30명/115명) 등이 가군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의대였다. 3개 의대 모두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하락한 상황이다. 서울대는 추합이 나오지 않는 최고 선호도 의대란 점이 부산대는 지난해 대비 3명의 모집인원 확대가 각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제대는 모집인원을 1명 축소했으나, 지원자가 21명 줄어들어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었다. 

- 나군 원광대 8.81대 1 최고.. 울산대 3.44대 1 최저
올해 나군에서 정시모집을 실시한 의대는 지난해 대비 1개교 줄어든 11개교다. 나군에서 선발해오던 인하대가 다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하면서 모집군 내 정시선발 의대가 줄어들게 된 때문이다. 지역인재선발, 인문/자연 분할 선발 등이 존재하는 가군과 달리 나군은 일반전형을 기반으로 한 단일선발 구조다. 때문에 합산 경쟁률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군의 경쟁률은 올해 5.23대 1(365명/1908명)로 지난해 6.1대 1(332명/2026명) 대비 하락했다. 다군으로 모집군을 옮긴 인하대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경쟁률 하락현상은 동일했다. 지난해 인하대를 제외한 나군의 경쟁률은 6.02대 1(317명/1907명)이었다. 

나군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의대는 원광대였다. 원광대는 37명 모집에 326명이 지원, 8.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광대 의대는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험생들의 지원이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나군에서 독보적으로 높은 경쟁률인 10.62대 1(39명/414명)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원광대 다음으로 을지대(7.65대 1, 23명/176명), 영남대(7.24대 1, 38명/275명)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이었으며, 가천대(5.69대 1, 13명/74명), 한림대(5.09대 1, 54명/275명)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보여준 경쟁률 동향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지난해 정시에서도 인하대 제외 시 을지대는 나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영남대는 세 번째, 한림대는 다섯 번째, 가천대는 여섯 번째로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해 경쟁률이 높았던 고려대가 올해 수시이월 대량 발생으로 경쟁률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높은 대학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일관된 지원경향이 나타난 셈이었다. 

나군 최저 경쟁률을 기록한 의대는 울산대였다. 울산대는 16명 모집에 55명이 지원해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16명 모집에 70명이 지원, 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모집인원은 동일했으나 지원자가 15명 줄어들면서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울산대가 서울대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와 더불어 최상위 5개 의대로 손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능의 변별력으로 인해 수험생들의 상향지원이 쉽지 않아지면서 경쟁률이 다소 내려앉았다고 볼 수 있다. 

울산대의 뒤를 이어 성균관대 3.56대 1(25명/89명), 가톨릭대 3.84대 1(25명/96명), 고려대 3.97대 1(34명/135명), 한양대 4.04대 1(71명/287명), 연세대 4.14대 1(29명/120명) 순으로 경쟁률이 낮았다. 지난해 대비 모집인원이 5명 축소된 데 힘입어 경쟁률이 소폭 오른 가톨릭대를 제외한 4개교는 전부 경쟁률 하락이다. 

4개교는 지난해 대비 모집인원이 확대되면서 경쟁률 하락을 피할 수 없는 구조였다. 올해 의대 정시에서 최다규모인 71명을 선발한 한양대가 정원증대로 인해 지난해 대비 정시 모집인원을 21명이나 늘린 데 더해 고려대도 지난해 대비 정시 모집인원이 21명 늘어난 상태였다. 한양대는 모집요강을 통해 밝힌 최초 계획대로 21명을 확대한 반면, 고려대는 수시이월 9명 발생으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선발하게 된 차이만 있었다. 10명의 모집원이 늘어난 성균관대도 한양대와 마찬가지로 정원증대로 인한 정시 모집인원 확대였던 반면 연세대는 지난해와 동일규모인 22명 모집 계획이었으나 수시이월이 예년보다 많은 7명 발생, 29명을 선발하게 됐다. 2015학년과 2016학년 모두 연세대는 모집요강 상 22명 선발을 계획하고 수시이월이 1명 발생해 최종 23명을 선발하는 구조를 이어왔으나, 올해는 22명 계획에 7명 수시이월이 더해진 탓에 예년에 비해 모집인원이 6명 늘어나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모집인원 확대로 인한 경쟁률 감소를 4개교 모두 피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이다. 

- 다군 대구가톨릭대 22.15대 1 최고.. 모집군 변경 인하대 22.11대 1 ‘선전’
인하대의 모집군 이동으로 지난해보다 1개교 늘어난 9개의대가 모집을 실시한 다군도 올해 17.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경쟁률 하락대열에 동참했다. 다만, 지난해 다군의 경쟁률이 17.5대 1(263명/4603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경쟁률 하락폭은 극히 미미했다. 인하대 제외 시 경쟁률은 17.2대 1(239명/4111명)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나군에서도 인기가 높던 인하대가 다군으로 옮기면서 경쟁률 하락을 일부 상쇄시킨 모양새다. 

경쟁률 상승/하락과 관계없이 다군의 경쟁률이 가/나군에 비해 높게 형성되는 것은 현 정시의 모집군 구조 때문이다. 다군은 가군과 나군에 비해 모집실시 대학이 적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경향을 띈다. 가/나군에서 의대를 선택하지 않은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도 다군의 중앙대, 치대/한의대 정도를 제외하면 의대만이 선택지인 상황이기에 가/나군에 비해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다군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의대는 대구가톨릭대였다. 지난해에는 순천향대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순위가 바뀐 상황이다. 대구가톨릭대는 33명 모집에 731명이 지원해 22.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9.85대 1(27명/536명)과 비교하면 모집인원보다 지원자 확대 폭이 더 컸다.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은 의대는 인하대였다. 올해 나군에서 다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한 인하대는 22.1대 1(9명/199명)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정시 모집인원이 지난해 15명에서 9명으로 크게 줄어든 데다 평균경쟁률이 가장 높은 다군으로의 이동 때문에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인하대 의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높은 선호도도 경쟁률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지난해 나군에서도 인하대 의대는 7.93대 1로 원광대 을지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었다. 

대구가톨릭대와 인하대의 뒤를 이어 다군 의대 경쟁률은 서남대 20.82대 1(28명/583명), 순천향대 19.88대 1(43명/855명), 제주대 19.86대 1(14명/278명), 아주대 17.42대 1(12명/209명), 고신대 15.78대 1(27명/426명), 계명대 13.1대 1(42명/550명), 단국대 11.98대 1(40명/479명) 순이었다. 

구 재단이 의대 폐지안을 골자로 한 정상화방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데다 재정기여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고, 평가/인증 통과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워 전국 41개 의대 중 가장 앞날이 불투명한 서남대 의대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서남대 의대의 경쟁률이 높은 것은 가/나군 의학계열 지원자들이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의 형태로 원서접수를 결정하는 일이 많아서다. 다군에 지원할만한 대학이 많지 않다보니 가/나군에서 의대에 지원하지 않은 수험생들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서남대에 원서를 넣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역인재 경쟁률 하락.. 정시 지역인재 확대 전망>
수시에서는 보편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정시에서는 실시대학이 많지 않은 지역인재전형도 경쟁률이 하락하긴 마찬가지였다. 올해 지역인재전형의 경쟁률은 3.48대 1(91명/317명)으로 지난해 3.53대 1(90명/318명) 대비 하락했다. 지역인재전형 이외 일반전형도 동국대 의전원을 제외하고 보면 지난해 8.58대 1(1036명/8893명)에서 올해 8.01대 1(1044명/8365명)로 경쟁률이 하락한 상황이다. 

지방 고교 졸업자들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2014년부터 신설된 지역인재전형은 최근 대입에서 확대일로지만, 올해 의대 정시에서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실시 대학이 늘었음에도 모집인원 규모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남대가 지역인재를 신설하며 5개교 선발이었던 지역인재전형은 올해 동아대의 지역인재 신설로 인해 6개교체제로 확대됐지만,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1명 늘어난 91명에 불과했다. 이조차도 수시이월로 인해 늘어난 것으로 본래 모집요강 상 선발계획은 82명 뿐이었다. 동아대에서 8명, 경상대에서 1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하지 않아 지난해처럼 수시이월이 없는 상황이 유지됐다면 정시 지역인재 규모는 축소될 계획이었다. 

정시 지역인재전형의 축소는 수시확대/정시축소 기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일로 보인다. 수시에서의 지역인재가 계속해서 확대되는 이상 정시의 지역인재는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6학년 정시에서만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한 전남대가 2017학년 수시모집에서 지역인재전형을 도입, 전국 24개 지방의대 중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하지 않은 곳은 충남대 뿐이다. 정시축소/수시확대 기조에 전남대의 전형도입으로 수시 지역인재 모집인원도 2016학년 375명에서 2017학년 42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정시 축소와 달리 수시에서는 지역인재가 완전히 보편적인 전형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불과 6개대학만이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정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인 셈이다. 

교육계에서는 향후 정시에도 지역인재가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대학/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정시에서도 지역인재가 보편적인 전형이 돼야 한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모집군 조정으로 지역인재전형에 대한 중복지원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존재한다. 올해 지역인재전형에서 건양대와 충남대가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 경상대와 동아대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전남대와 조선대가 전북 인정 여부에 차이가 있지만 광주/전남 출신 수험생에게 지원자격을 부여했지만 모집군이 전부 가군으로 동일해 1개 대학만 선택해야 하는 구조를 바꾸자는 요구다. 

<올해도 눈치작전 치열.. 중앙대 지원자 63.7% ‘막판 소나기’>
올해 정시에서도 의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은 치열한 편이었다. 모집군별 일부 의대들의 마감직전 경쟁률과 원서접수 마감 이후 공표된 최종 경쟁률을 비교해보면 끝까지 경쟁률 동향을 살피며 눈치작전을 벌인 끝에 원서접수를 결정한 사례가 많았다. 마감직전 경쟁률은 원서접수 마감 전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공표하는 시점의 경쟁률을 의미한다. 최종 지원자에서 마감직전 지원자를 빼면 더 이상 경쟁률 확인이 불가능한 시점까지 동향을 살핀 끝에 원서접수를 결정한 눈치작전 지원자들을 가려낼 수 있다. 

눈치작전이 가장 극심했던 대학은 중앙대였다. 중앙대 의대에는 168명의 지원자 중 63.7%나 되는 107명이 마감직전 경쟁률 발표 이후 원서를 접수했다. 다만, 중앙대는 오후6시 마감대학이면서도 오전10시 마감직전 경쟁률을 발표, 마감직전-마감까지의 시간이 8시간이나 됐다는 점 때문에 눈치작전을 펼치는 수험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중앙대 다음으로는 가톨릭대를 향한 눈치작전이 치열한 편이었다. 가톨릭대 지원자 96명 중 44.8%인 43명이 눈치작전 지원자였다. 뒤를 이어 고려대(40.7%, 눈치작전 55명/최종지원 135명) 인하대(40.2%, 80명/199명) 단국대(36.1%, 173명/479명) 한양대(32.4%, 93명/287명) 영남대(32%, 88명/275명) 계명대(30.9%, 170명/550명)도 비교적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의대였다. 반면, 서울대(9.2%, 78명/87명), 연세대(15.8%, 19명/120명)를 향한 수험생들의 ‘소나기 지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합격자 발표일정.. 가장 빠른 중앙대 11일, 내달2일 9개교 발표로 마무리>
37개 의대 가운데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는 4개교 뿐이다. 나머지 33개교는 추가적인 전형일정이 없다. 합격자 발표만 손꼽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다. 

조기발표 등의 사정이 발생할 수 있으나, 모집요강을 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 의대 정시에서 가장 빠른 합격자 발표를 선보일 대학은 중앙대다. 중앙대는 11일 오후2시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뒤를 이어 전남대가 12일 오후4시, 울산대가 12일 오후5시, 전북대가 13일 오후2시, 가톨릭관동대가 13일 오후3시 이후, 한림대가 13일 오후4시, 가천대가 13일 오후5시에 각각 합격자를 발표한다. 

14일부터 15일까지 주말 동안 끊겼던 의대 합격자 발표는 16일부터 재개된다. 16일에는 경희대와 고려대가 오후5시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하대도 16일 발표 예정이지만, 시간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뒤를 이어 경북대 17일 오후5시, 단국대 18일 오전10시, 원광대 19일 오후2시, 경상대 19일 오후4시 순으로 합격자 발표가 진행된다. 계명대는 20일 합격자 발표 예정으로 아직 시간미정이다. 

12일부터 14일 중 지원자별로 하루 동안 면접을 진행하는 인제대는 20일 오후1시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가톨릭대 충남대 건양대는 순서대로 20일 오후2시, 오후3시, 오후4시 합격자발표 일정이다. 14일 면접을 치르는 서울대가 24일 중 합격자를 발표하며, 부산대와 영남대도 같은날 오후4시와 오후5시에 각각 합격자를 발표한다. 연세대(원주)는 25일, 연세대(서울)은 25일 오후5시 합격자 발표다. 

이화여대가 26일 중, 고신대가 26일 오후2시, 조선대가 26일 오후3시에 합격자 발표를 마치면 다음 발표일정은 내달로 넘어간다. 한양대가 1일 발표한 후 충북대 을지대 서남대 순천향대 제주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 가톨릭대의 9개교가 2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으로 2017 정시 의대 합격자 발표일정은 전부 마무리된다. 

내달3일부터 6일까지 최초합격자들이 등록을 마치고 나면 추가합격(미등록충원합격)이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합격 통보 종료시한은 16일 오후9시다. 아직 상세일정이 전부 나오지 않은 대학별 추합 일정은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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