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체감연계율 미비'.. '어휘 지문내용 수준 높아'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17일 시행된 2017 수능은 국어 수학에 이어 영어도 변별력을 갖춘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9월모평이 쉽게 출제되면서 평이한 난도가 수능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후반부에 고난도의 문항이 연달아 출제돼 수험생들로서는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험생들의 심적부담이 상당했을 것은 물론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올해 영어영역이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하거나 어려웠고, 9월모평보다는 확실히 어려웠다는 데 분석을 같이 했다. 대성 유웨이중앙교육 광주진협에서는 올해 수능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고 분석했고, 이투스 메가스터디 비상에듀 스카이에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던 9월모평과 비교했을 때는 올해 수능이 더 어려웠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앞서 수능일인 17일 오전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브리핑을 통해 "영어 영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계문항의 경우 EBS 연계교재의 지문과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되, 단어와 문장 등이 쉬운 지문을 활용했다"고 밝혀 지난해 수능 1등급컷 94점 수준의 난도를 예고했다.

 

 

▲ 17일 시행된 2017 수능은 국어 수학에 이어 영어도 변별력을 갖춘 난이도로 출제됐다. 2017 수능 영어는 특히 중하위권에서 변별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비교잣대, 지난해 수능 9모 어떻게 나왔나> 
2017 수능 난이도는 우선 비교잣대인 2016 수능과 올해 시행한 9모의 난이도를 우선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업체마다 '지난해 수능과 비슷' '9월모평보다 어려워' 식으로 잣대를 두고 난이도를 예상해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 수능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성 유웨이 광주진협에서는 올해 수능 외국어가 지난해보다 어려운 난이도였다는 분석을 내놓은 반면, 이투스 메가스터디 비상에듀 스카이에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의 영어 1등급 컷 원점수(표점만점)와 만점자비율은 94점(130)에 0.48%였다. 분석대로라면, 2017 수능 영어영역의 1등급컷은 94점보다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렵다'의 기준인 9모의 경우 1등급 컷이 97점이었고,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던 6모는 1등급 컷이 93점이었다.

<2017 수능 영어, EBS 체감 없어.. 9모 기반 난도예측 빗나가>
지난해 수능과 6모 대비 9모에서 쉽게 출제돼 수능 난이도의 향방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던 영어는 결국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부터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에 9모 수준의 쉬운 출제기조가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소 빗나간 결과인 셈이다. 현장에서는 EBS 연계가 체감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BS 교재에서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문항으로 EBS 체감 연계율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성학원의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7 수능 영어는 문제 유형과 유형별 문항 수에서 지난해 수능과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2017 수능은 2016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올해 9월모평 대비 어렵게 출제됐다"고 봤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최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고난이도 문제는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17 수능 영어는 전년도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가 됐다"며 "달라진 점은 작년에는 매우 어려운 빈칸 문항이 출제돼 수험생을 힘들게 했다면 올해는 전반적인 지문의 수준이 높아져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어려워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웨이 이만기 평가연구소장은 "EBS 수능교재와의 연계를 거의 느낄 수 없게 출제됐다"며 "문제 풀이시간이 매우 부족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만기 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작년과는 달리 소재는 비슷하지만 글의 내용이 달랐고, 연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지문의 내용이 많이 첨가되어, 체감 연계율이 떨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스카이에듀와 광주진협 역시 올해 수능 영어가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분석을 냈다. 스카이에듀 정용관 총원장은 "3교시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 난이도와 비슷하고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광주대동고 오창욱 교사는 "영어는 전반적으로 6월모평 9월모평보다 어휘가 어렵게 출제됐다"며 "쉬운 단어가 자연과학 용어로 사용되는 등 학생들 입장에서는 문맥상 빠른 의미 파악을 어렵게 함으로써 체감 난도를 높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 교사에 의하면 2017 수능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EBS 연계교재와의 간접 연계를 높임으로써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섣부를 판단으로 대의 파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문제 유형의 구성은 6월, 9월 모평과 비슷하지만 총 4개의 1개짜리 빈칸 추론 문제 중 32~34번이 연속적으로 높은 난도로 출제되어 변별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로 판단된다. 특히 32번 문제는 인공위성에서 센서가 특정 지역의 화상을 기록하는 자연과학 용어인 주기해상도를 사용하여 체감하는 난도가 높았을 것이며, 33번 문제에서는 다소 철학적 내용인 부정적 감정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 문제 4개 모두 3점짜리 배점으로 출제되어 학생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도 커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법 문제는 수의 일치를 묻는 것으로 평이했으며, 지난 6월, 9월에서 변별력을 갖추었던 문장삽입 문제도 평범한 수준으로 출제되었다. 오 교사는 "1등급 컷 점수는 지난해 수능 94점이나 지난 6월모평 93점과 비슷하거나 더 낮게 형성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2017 수능 영어, 어떤 지점 어려웠나>
대성에 의하면 2017 수능 영어는 문제 유형과 유형별 문항 수에서 지난해 수능과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출제됐다. 빈칸 추론과 1지문 2문항 장문 문제가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 28번(문법)부터는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일부 출제되어 후반부에서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스터디에 의하면 특이한 소재를 다루어 배경지식으로 풀기보다는 지문의 이해를 통해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었다. EBS 직접 연계는 6, 9 모평과 비슷했다. 주장을 묻는 문제가 빠지고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제목을 묻는 문제가 2개로 늘어난 것도 주목할만하다"고 분석했다. 어법 문제는 평소처럼 EBS연계로 출제되었으며, 빈칸 문제의 연계가 하나 밖에 출제되지 않았다. 34번 빈칸 문제가 제일 까다로운 문제였으며, 장문 42번 문제도 차분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정답을 발견하기 힘든 문제였다.

비상은 특이사항으로 ▲독해의 대의 파악 문항에서 필자의 주장을 추론하는 유형이 출제되지 않는 대신, 글의 제목을 추론하는 유형이 두 문항 출제 ▲통 장문(1지문 2문항)에서 빈칸 추론이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빈칸이 두 개 제시(9월 모의평가에서는 빈칸 연결어 추론 유형이 출제) ▲복합 장문(1지문 3문항)의 경우, 9월 모의평가에서는 단락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유형이 새로이 출제된 바 있는데, 2016 수능 및 6월 모의평가와 동일하게 글의 순서를 배열하는 유형이 다시 출제된 점이 꼽혔다.

<변별력 문항은 무엇? 32번 33번 34번>
2017 수능 영어에서는 32번과 33번, 34번 문항이 단연 변별력 있는 문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난이도가 높은 문항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32~35번 문항은 빈칸추론 문제로 9월모평에 이어 수능에서도 가장 난도 높은 문제로 출제됐다.

32번 문제는 인공위성에서 센서가 특정 지역의 화상을 기록하는 자연과학 용어인 주기해상도를 사용해 묻는 문제다. 빈칸 추론 문제로 나왔지만, 생소한 단어가 많이 나와 앞 뒤 문장 사이의 추론이 어려웠다.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도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33번 문제에서는 슬픔과 불행의 철학적 개념을 묻는 빈칸추론 문제다. 다소 철학적 내용인 부정적 감정의 필요성을 수험생들이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본문의 내용을 통해 선택지를 소거해가면서 문제를 풀어야 했다.

34번 문제는 빌딩의 본질적 의미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빈칸 추론 문제가 가운데 가장 어렵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32번, 33번 문항과 마찬가지로, 본문의 내용을 유추해 선택지를 소거해 나가면서 답을 찾아야 했다.

이외에 38번과 39번 문항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38번과 39번 문항은 주어진 문장이 들어갈 위치를 파악하는 문제로 각각 논문 배열방식의 제언과 경제성장 예상에 따른 투자와 정부정책의 형태변화가 출제됐다.

<예비수험생, 어떻게 준비할까> 
대성 이영덕 소장은 이후 예비수험생들을 위한 학습대책으로 "EBS 연계율이 70%대로 높으므로 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학습해야 한다. 듣기에서는 청취 감각 유지를 위해 매일 듣고 말하며 쓰는 학습을 해야 한다. 읽기에서는 문법, 어휘와 함께 글의 종합적 이해력을 요하는 유형인 빈칸, 대의 파악(요지, 주제, 제목 등), 간접 쓰기(글의 순서 배열, 문장 삽입 등) 유형에 집중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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