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후 착수..이대 특별감사 여파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학/학사비리 특별감사의 여파가 타 대학으로까지 번진다. 교육부는 이화여대 감사 이후 다른 대학들로 감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육 특기자 전형을 운영하는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정씨의 입시/학사 특혜 의혹이 한 대학이나 개인을 넘어 체육특기자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전반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감사는 특기자 전형 입학생들의 성적 부여 등 학사관리와 함께 입시비리에도 손을 뻗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가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의 성적 부여 뿐 아니라 입학과정에서도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학/학사비리 특별감사의 여파가 타 대학으로까지 번진다. 교육부는 이화여대 감사 이후 다른 대학들로 감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대학 체육특기자 감사 확대..17일 수능 전후로 착수 전망>
감사의 확대는 이화여대에서 체육특기자의 부실한 학사관리 정황이 일부 포착된 결과다. 교육부는 지난 달 28일 이화여대 특별감사에 착수하면서 부실한 관리실태가 드러날 경우 체육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화여대는 감사 이전부터 조사과정에서 정유라씨의 결석대체 인정자료가 부실한 데다, 제출자료 없이도 성적을 부여한 사례를 확인하는 등 학사부실 내용이 확인됐다. 이화여대 특별감사는 11일쯤 마무리되고, 결과는 17일 실시되는 수능 전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타 대학 감사 착수는 이화여대 감사결과 발표와 함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타 대학에 대한 감사가 시작될 경우 체육특기자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을 대상으로 학사관리 운영의 적절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는 정씨의 출석편의를 위해 학칙을 개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국제 경기나 훈련에 참여하면 출석을 대체해주는 학칙 내용이 문제가 됐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다른 대학 상당수도 비슷한 규정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조사에 응답한 51개 대학 가운데 23개 대학이 출석대체 학칙이 있었고, '기타 총장이 인정하는 경우 출석을 인정한다'처럼 포괄적인 내용의 출석대체 규정이 있는 대학은 20곳으로 나타났다.

체육특기자 입학비리에도 감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의 체육특기자 입학생을 모집요강에 따라 적절하게 선발했는지 여부가 감사대상이다. 이화여대는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 승마 체육특기자를 신설한 점, 요강에 미반영을 기재된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실적을 평가에 반영한 점, 특정 학생의 원서접수 사실을 입학처장이 총장에게 보고한 점에 대해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특정인을 입학시키기 위해 전형을 신설하고 평가과정에서 특혜를 부여헀다는 내용이다.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정원 10% 모집정지와 지원예산 삭감 등 조치>
대학이 운영하는 체육특기자 전형은 고질적인 입학비리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해에는 고려대와 연세대 체육특기자 입시비리가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연세대 야구부 감독은 고교 야구부 감독, 학부모 등과 결탁해 특정인을 입학시키는 비리를 저질렀으며 고려대 야구부 감독은 학부모의 청탁과 함께 2천만원을 받아 수사를 피하지 못했다. 야구부 관련 명확한 증거가 있었던 탓에 대학 전반에 대한 감사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올해 3월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되는 배경이 됐다.

체육특기자 감사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 대학은 정원 10% 모집정지와 재정지원예산 삭감 등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이  

<입시일정 겹친 감사시기.. 대학가 '난감'>
감사 확대 소식에 대학가에서는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일 이화여대 입시/학사 특혜의혹과 관련한 감사를 거론했을 때부터 상위대학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일부 대학의 의혹으로 인해 시작된 감사가 대학 전반으로 번지는 사례가 이전부터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상위 대학들은 감사 확대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흔했다. 입시관련 특혜의혹, 비리의혹 등은 통상 선호도가 높은 상위대학에서 자주 일어난다.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 수시에서 현행 수시와 마찬가지로 6회지원제한이 실시된 점도 타 대학으로 감사가 확대된 배경이 됐다. 정씨가 최대 6개 대학까지 체육특기자 제도를 통해 원서를 넣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씨는 고려대와 중앙대 승마특기자 전형에 각각 지원했으나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을 전후로 한 감사시기는 대학가에 난감한 표정을 짓게 하고 있다. 정권 전체가 연결된 부정입학/학사 논란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은 탓에 감사 자체에 반발할 수는 없지만, 입시가 한창인 시기에 감사가 이뤄지면 행정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입업무가 가장 바쁜 시기에 감사가 시행돼 입학업무에 마비가 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대학들은 대교협이 정하는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라 지난 9월 수시 원서접수를 마치고 12월14일까지 전형평가를 진행 중이다.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와 학종평가와 함께 수능 이후 정시 원서접수까지 시작해야 하는 숨가쁜 일정에 감사까지 겹쳐 입학사정관들은 이중고의 업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능최저가 설정된 수시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가운데 많은 대학들이 수능 직후에 대학별고사를 실시해 평가기간에 감사가 이뤄질 경우 정상적인 지원자 평가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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