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대학 특기자 감사 확대될까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교육부가 이르면 31일부터 이화여대 입시/학사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를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감사 여부 결정을 내주 초로 앞당기겠다"고 27일 말헀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0일 이화여대의 입시/학사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것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11월 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1월11일까지 3주간 실시할 계획이었던 사안조사는 서면조사만으로 이번주 내 마무리짓기로 했다.

▲ 교육부가 이르면 31일부터 이화여대 입시/학사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를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감사 여부 결정을 내주 초로 앞당겨 결정하겠다"고 말헀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교육부가 감사시기를 앞당긴 데에는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이 크게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통해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이 부분적으로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 이대 특혜 입학/학사 의혹도 여론의 직격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입시/학사 의혹은 유력인 특혜 논란에서 정권 전체가 동원된 부정입학 논란으로 번졌다. 26일에는 최씨 측근 사무실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 작성한 '체육특기자 입시관련문건'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건이 작성된 2014년 4월은 정씨가 인천아시안게임 출전과 수시모집을 앞두고 한창 대입을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더해 2014년 국회 교문위 회의에서 정씨의 승마계 특혜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던 김희정 전 의원(새누리)이 두 달 후 여성부 장관으로 취임했다는 의혹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교육부는 이미 서면조사로 일관한 사안조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조사가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현장감사는 물론,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대면질의도 전혀 없었다. 교육부는 대학 감독기관으로 특정 대학의 비위사실 등이 포착되면 언제든 현장조사에 나설 수 있다. 정권의 눈치를 본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더이상 감사를 미루다가 감사시기를 놓치면 여론의 분노를 정면으로 받아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 특혜 입시/학사 의혹이 9월 처음 제기된 점을 고려하면 이미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감사시기를 뒤로 미루는 자체가 '정권 실세 봐주기'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 부총리는 "출결과 성적처리 등 학사관리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해 교육부 감사가 입시의혹보다 학사의혹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측됐으나, 입시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추가됨에 따라 입시관련 감사에도 비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감사가 앞당겨짐에 따라 이화여대의 입학업무는 차질을 빚게 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29일과 30일 미래인재/사회기여자 면접고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 22일과 23일 면접을 진행한 고교추천과 특기자도 11월4일 합격자발표를 앞두고 있다. 수능을 앞두고 대학별고사 평가와 합격자 선정 작업으로 분주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사가 시행돼 입학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물론, 감사시기를 늦추거나 입학사정을 고려한 감사 강도의 조정 역시 불가능하다. 이번 특별감사는 정권과 맞닿은 입시/학사 특혜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감사를 통해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거나 새로운 특혜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화여대 입학행정의 혼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학가에서는 이화여대 감사 실시가 상위권 대학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부 대학의 입시의혹으로 시작된 감사가 대학가에 번지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간 교육부 감사는 대학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감사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 입시관련 특혜의혹, 비리의혹 등은 선호도가 높은 상위대학에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1993년에는 고위관료 자녀의 입시부정이 계기가 돼 75개 대학에 대한 감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는 58개 대학에서 1096명의 부정입학 사례를 적발, 학부모 명단을 일부 공개했다.

정씨에 대한 특혜의혹 감사는 특기자전형을 중심으로 상위 대학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 수시에서는 현행 수시제도와 마찬가지로 6회지원제한이 실시됐다. 정씨가 최대 6개 대학까지 체육특기자 제도를 통해 원서를 넣었을 수 있었으므로 입시 관련 감사 과정에서 여타 대학으로까지 감사대상이 확대될 수 있는 배경이 존재한다. 정씨가 입학한 승마특기자 전형은 이화여대가 올해 신설한 전형으로 정권개입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점에서 상위대학의 특기자 신설과 운영에 걸친 감사로까지 확대될 여지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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