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재정지원 중단 선언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인천 연수구의 독단적인 협약 불이행으로 애꿎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영재) 학생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인천 연수구는 2012년 과학예술영재학교 공모 당시 맺었던 협약에도 불구하고 인천영재에 대한 재정지원을 2019년부터 중단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인천영재는 공립학교로 인천교육청 50% 인천시 25% 인천 연수구 25%의 재정지원을 받게 돼있다. 지난해 2016학년 첫 신입생을 모집하고 올해 3월에 개교한 인천영재는 아직까지 연수구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연수구는 그간 교육예산 가운데 인천영재에 지원해야하는 금액이 너무 많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교육청이 연수구 분담 비율을 25%에서 20%로 낮추고, 5%를 교육청이 부담하겠다고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수구가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인천시와 인천교육청이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더욱이 연수구는 재정지원을 빌미로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영재학교에 연수구 쿼터 배정을 요구하고 있어 인천영재와 연수구의 문제는 쉽게 풀리기 어려워 보인다. 전국모집 영재학교에서 지자체 지원을 이유로 지역별 쿼터가 운영된 전례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2012년 연수구가 인천영재 신청 당시 협약을 위반했다는 데 있다. 지자체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독단적으로 협약이행을 거부한 것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수요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연수구의 재정지원이 제한되면서 일부 학생들은 입학을 포기했고, 인천영재는 교육청과 인천시가 지원한 75%의 운영비로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이 구청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손바닥 뒤집 듯 바뀔 수 있냐"며 "연수구의 입장 바꾸기로 인해 애꿎은 학생들이 마땅히 받아야할 교육투자를 받지 못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 역시 "인천영재는 연수구의 재정지원 협약을 근거로 연수구에 설립됐다. 영재학교 유치로 연수구가 국제교육특구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원을 거부하면서 학생들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립 공모 당시부터 협약이 돼있으므로 마땅히 재정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연수구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 재정지원을 중단키로 하면서 교육 수요자의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인천영재 제공

<연수구, 독단적 협약 불이행..2019년부터 인천영재 지원 중단>
인천영재는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공모에 선정돼 2016년 개교했다. 공모 당시 인천교육청, 인천시, 인천 연수구가 인천영재에재정지원을 하도록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인천영재는 지난 3월 연수구가 재정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해 결국 계획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개교를 맞았다.

인천영재의 2016년 학교 운영비는 29억8000만원이다. 인천영재의 운영비는 50%를 인천교육청이 분담하고, 25%는 인천시가, 나머지 25%는 인천 연수구가 분담하는게 당초 협약의 골자이다. 협약상 올해 연수구가 인천영재에 지급해야하는 운영비는 7억3800만원이다. 연수구는 최근 올해 예산은 25%를 모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급 기한을 3년으로 정하고 예산을 단계적으로 축소/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혀 교육수요자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연수구는 2017년에는 15%, 2018년에는 10%를 지원하고 2019년부터는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영재가 연수구의 재정지원 협약을 바탕으로 연수구에 유치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연수구가 일방적으로 협약을 중단하겠다고 나서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수요자의 몫이 되고 있다. 지난해는 일부 합격예정자들이 입학을 포기했고, 올해도 아직까지 연수구의 재정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학교가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1기 신입생 77명만 재학 중이지만, 2019년에는 지금보다 재학생 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나 연수구의 재정지원 없이는 학교 운영이 정상적으로 실시되기 어렵다. 시교육청은 이미 50%의 운영비를 분담하고 있고 25%를 분담하는 인천시의 재정 여건도 넉넉치 않은 까닭이다.

<구청장 바뀌었다고 교육정책 '흔들'..교육수요자 피해 '심각'>
인천교육청과 인천시는 연수구의 입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교육청은 연수구에 할당된 25%의 분담금을 20%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연수구가 이조차 거부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영재는 2012년 학교 설립 공모에 신청할 당시부터 인천시 인천교육청 인천 연수구의 지원을 받기로 돼있었다. 연수구가 말을 바꾸면서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천시와 교육청은 연수구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학교 운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초 지원을 약속했던 연수구의 태도가 바뀐 것은 연수구청장이 바뀌면서다. 2014년 민선6기 연수구청장이 새롭게 당선되면서 이재호 구청장은 전 구청장이 체결한 협약이 잘못됐다며 예산 지원을 거부했다. 기초단체가 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준 사례가 없고, 기초단체 교육예산의 3분의 1 가까이 되는 금액을 한 학교에만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수구는 행정예산을 교육예산으로 운영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구민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지역학생 쿼터를 요구했다. 허나 영재학교는 공모 당시부터 '전국단위 선발'을 분명히 명시했다.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기초단위의 인원을 선발하는 것도 전례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초자치단체로서 분담해야 하는 비용이 시에서 분담하는 비용과 동일한 것은 연수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수구는 교육청, 인천시와 협의 없이 무턱대고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인천영재는 올 3월에 개교했다. 연수구는 아직까지 한 차례도 운영비를 지급한 적이 없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연수구가 예산 지원을 수차례 실시한 뒤,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면 어느정도 지자체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시작도 하기전부터 예산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육수요자의 피해만 가중시키는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 학부모 역시 "백년지대계로 일컬어지는 교육정책이 구청장이 바뀐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 있는가"라며 "지역쿼터제 도입을 주장하기 보다 학교에 지원한 예산이 학생교육에 올바르게 쓰이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 연수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인천영재는 2016학년 첫 신입생 모집을 실시, 올 3월 개교했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전국단위 모집의 과학예술영재학교 설립을 앞두고 공모를 실시했고, 인천 세종 대전 경남 등 4개 시도가 지원해 인천과 세종이 설립을 확정지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인천영재 보다 한 해 앞선 2015년 3월 개교했다.

과학예술영재학교 지원자격은 중학교 재학생/졸업생 및 이에 상응하는 자격을 갖추고 수학/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이 있으며 인문/예술적 소양을 갖춘 자로서 학교장/지도교사 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의거해 설치/운영되는 영재교육기관의 장/지도교사의 추천을 받은 학생이다. 사회통합대상자의 경우 기초생활수급권자, 도서/벽지 및 읍/면지역 거주자, 특수교육대상자, 차상위계층, 차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국가보훈대상자, 다문화가족 구성원, 북한이탈주민 또는 그 자녀, 아동복지시설 보호 아동, 소년/소녀 가장 및 조손가족 자녀, 순직공무원 자녀 등의 자격을 추가로 요구한다.

인천영재의 전형방법은 3단계 전형으로 1단계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바탕으로 수학/과학에 대한 자기주도 학습능력, 영재성, 인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200명 내외를 선발한다. 2단계는 수학/과학분야의 역량을 검사하는 영재성 검사로 수학/과학 중심의 융합/창의적 문제해결력검사와 에세이쓰기를 실시해 170명 내외를 선발하는 구조다. 3단계는 2박3일 일정으로 과제수행능력평가 및 면접평가가 진행되는 융합역량 다면 평가로 수학/과학/공학/예술 분야의 융합역량을 검사한다.

2016 입시에서 인천영재는 23.73대 1(83명/1970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합격 예정자로는 정원내 일반전형 75명, 정원외 사회통합대상자 3명을 선발했다. 추후 최종 합격자는 77명으로 조정됐다. 인천지역 합격자는 9명으로 정원의 10.3%를 차지했다. 연수구 출신은 3명이다. 

2017 입시에서는 12.82대 1(83명/1064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합격 예정자는 79명이었으며 인천지역 합격자는 17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p 증가한 22%를 차지했다. 연수구 합격자는 6명으로 인천 내 10개 군/구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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