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평 대비 1등급컷 7~10점 하락 ..영어 일부 100점 제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11일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실시된 10월 학평(전국연합학력평가)을 11개 입시기관(이투스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스카이에듀 김영일교육컨설팅(김영일) 비타에듀 EBS 비상교육 메가스터디(메가)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 진학사 대성)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국어와 영어는 이전 모평/학평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이한 수준이었으나, 수학이 급락하면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나)는 입시기관들이 추정한 1등급컷 원점수가 6월/9월모평 대비 적게는 7점에서 많게는 10점까지 급락하며 인문계 수험생들의 충격을 짐작케 했다. 

수학이 어렵고 국어 영어가 평이하다는 흐름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10월학평 등급컷 추정에서는 기관별 해석이 엇갈렸다. 영어에서 비상교육, 국어에서 이투스가 등급컷을 맞히는 데 실패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기관들의 분석력이 상향평준화되는 모습이었던 9월모평과 달리 10월학평에서는 입시기관별로 내놓은 등급컷의 차이가 극심했다. 11개 입시기관이 내놓은 1등급컷을 보면, 국어와 수학(가)는 소수의견을 제외하면 92~93점으로 정돈됐으나, 수학(나)와 영어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수학(나)의 경우 81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한 비타에듀부터 86점이 1등급컷이라고 주장하는 비상교육까지 무려 5점의 격차가 발생했고 영어도 만점인 100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한 종로하늘 비상교육 진학사와 달리 스카이에듀 비타에듀는 97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하며 의견이 완연히 갈렸다. 대성 이투스 김영일 EBS 메가 유웨이 6개 기관은 영어 1등급컷을 98점으로 봤다. 수능출제 경향을 엿볼 수 있는 모평과 비교하면, 10월 학평에서 국어의 난이도는 6월/9월모평에 비해 약간 쉬운 수준이었으며, 수학(가)는 상대적으로 어려웠고, 영어는 6월모평과 비교하면 쉽고, 9월모평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었다.
 
통상 학평은 모평에 비해 중요도가 덜한 편이다. 재수생이 투입되는 모평은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향후 실제 수능의 난이도 조정 등을 위한 예비시험의 성격이 강한 반면,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평은 교육청이 주관하면서 예비시험이라기보다 실력점검의 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입시기관들의 분석도 재수생들을 통한 분석이 용이한 모평과 달리 학평에서는 재학생만 응시한다는 여건 상 분석력의 격차가 생길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10월학평 결과로 인해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수생이 투입된 6월모평과 9월모평에서 일반적으로 등급/표준점수 하락을 겪게 되는 것이 통상적인 재학생들의 모습인 점을 고려할 때 10월학평의 특히 높은 수학(나) 난이도는 인문계 수험생들의 자신감을 꺾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학평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한 달여 남은 수능까지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학(나) 출제 기조가 수능에서 이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과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한, 학평은 실력 검증의 기회일 뿐 수능과 달리 실제 대입에서의 ‘불합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수학(나)에서 점수가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좌절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실제 수능 대비 막판 학습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 11일 실시된 10월학평에서는 수학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나)의 경우 입시기관들이 추정한 1등급컷 원점수가 6월/9월모평 대비 적게는 7점에서 많게는 10점까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인문계 수험생들이 고전했으리란 것을 짐작케 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학(나) 난이도 ‘충격’.. 1등급컷 81~86점, 모평 대비 대폭 하락>
11개기관의 1등급컷을 보면, 인문계 수험생들이 수학(나)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에듀가 81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하며 101기관 중에서는 가장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이투스는 82점, 대성은 83점, 김영일 EBS 메가 유웨이 진학사는 84점, 종로하늘은 85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추정했다. 비상교육은 86점을 제시하며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의견을 냈지만, 지난해 수능, 올해 두 차례 치러진 모평 등과 비교하면 결코 쉽지 않은 난이도였다.
 
수학(나)에 응시하는 인문계생 수험생들에게는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생들이 응시한 지난해 수능 수학(A)와 올해 6월모평 수학(나), 9월모평 수학(나)의 1등급컷이 순서대로 95점, 92점(91점이란 의견도 존재), 92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1점~86점이란 1등급컷은 상당한 난이도였다는 것을 짐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통상 시험이 쉬울수록 1등급컷이 높아지고, 시험이 어려울수록 1등급컷이 낮아지는 메커니즘 상 1등급 컷이 모평 대비 적게는 7점, 많게는 10점이나 하락한 것은 유달리 시험이 어려웠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학(가) 1등급컷, 92점 추정 다수.. 모평 보다 다소 어려워>
자연계생들이 치른 수학(가)의 경우 이투스 종로하늘 김영일 비타에듀 EBS 메가 유웨이 등 7개기관이 92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한 가운데 비상교육과 대성이 93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했다. 스카이에듀는 91점, 진학사는 96점을 각각 홀로 1등급컷으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대다수 입시기관은 92점을 1등급컷으로 본 셈이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B)였던 수학(가)는 통상 이과생들이 치르는 시험이다. 지난해 수능부터 올해 6월모평과 9월모평까지는 1등급컷이 96점으로 동일했다. 10월학평에서 92점 수준으로 1등급컷이 낮아졌다는 것은 시험이 다소 어려웠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한다.
 
<영어 1등급컷, 97~100점 추정.. 쉬운 출제기조 유지>
영어는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11개 입시기관 중 종로하늘 비상교육 진학사 등 3개기관은 만점인 100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쉽다는 분석을 내놨으며, 이투스 김영일 EBS 메가 유웨이 대성도 98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해 상당히 쉬운 난이도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스카이에듀는 홀로 가장 낮은 97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한 상태다.
 
지난해 수능, 올해 모평과 비교해도 10월학평의 영어 난이도가 쉬웠다는 것은 분명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94점, 올해 6월모평에서는 93점, 9월모평에서는 97점이 각각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이었다. 최근 들어 가장 쉬웠던 9월모평과 비슷한 수준의 출제가 이뤄진 셈이다. 영어는 내년에 치러질 2018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배경 때문에 쉬운 출제기조가 올해 수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이다. 다만, 실제 수능에서는 10월학평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출제가 예상되므로 막판 방심을 피해야 한다.
 
<국어 1등급컷, 92점 대다수.. 모평 대비 다소 쉬운 출제>
국어는 92점이 1등급컷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1개 입시기관 중 이투스 김영일 EBS 비상교육 메가 유웨이 대성의 7개기관이 92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4개기관은 비타에듀와 진학사가 93점, 스카이에듀가 91점, 종로하늘이 89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준별 출제에 따라 국어A형과 B형으로 구분됐던 국어는 올해부터 통합출제를 실시, 지난해 인문계생이 치른 국어A형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운 출제경향을 이어왔다. 올해 6월모평과 9월모평에서의 1등급컷은 각각 90점이었다. 10월학평에서 가장 많은 기관들이 1등급컷으로 제시한 92점과 모평에서의 1등급컷을 비교하면, 10월학평 국어는 다소 쉬운 출제가 이뤄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입시기관별 최초 발표 1등급컷 왜 조사하나?>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모의고사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성적표가 발표되기 이전에는 수능최저 충족 여부 등을 가늠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추정등급컷 뿐인 때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최초 발표하는 등급컷은 모의 지원데이터나 입시분석기법 등을 기반으로 예측한 수치기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잣대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관들이 등급컷을 보정하는 과정을 통해 수치가 엇비슷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등급컷은 모의 지원자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거나, 타 기관의 자료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돼 처음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더하여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10월 학평 기준 서울교육청)이 수험생 채점 자료를 발표하면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 자체가 사라진다. 결국 최초 추정 등급컷 대비 적중도야말로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증명하는 근거로 남는다.
 
문제는 등급컷에 대한 검증이 전무해 ‘일단 발표하고 보자’식 행태가 만연했었다는 데 있다. 잘못된 등급컷으로 인해 발생할 현장 혼란 등은 뒤로 하고 수익의 기반이 될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찍 발표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번 10월학평에서도 메가스터디가 9월모평에 이어 시험이 끝나기도 전에 체감등급컷이란 명목으로 등급컷을 미리 발표했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고, 입시기관들의 신뢰도를 낱낱이 드러내 수요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 입시기관들은 최근 신중한 행보를 거듭 보이고 있다. 11일 실시된 10월학평의 경우 오후5시 1분 이미 원점수 기준 체감 등급컷을 발표한 메가스터디를 제외하면, 이투스가 오후5시46분으로 가장 빠른 발표를 단행한 가운데 종로하늘 오후5시54분, 스카이에듀 오후5시59분, 김영일교육컨설팅 오후6시, 비타에듀 오후6시11분, EBS 오후6시13분, 비상교육 오후6시17분, 메가스터디 오후6시30분, 유웨이중앙교육 오후7시4분, 진학사 오후7시14분 순으로 등급컷을 발표했다. 대성은 오후7시50분 경에서야 1등급컷을 발표하며 가장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기존에는 시험이 끝나기도 전 등급컷을 일단 발표하고 보는 행태가 만연했으나, 최대한 신중을 기해 시험 종료 이후 등급컷을 발표하는 모습이 자리잡은 것이다. 일부 빠른 결과발표를 단행하는 입시기관들도 입시 분석을 맡은 부서에서는 신중을 기하려 하나, 홍보/마케팅 등을 맡은 부서에서 신속한 등급컷 발표를 조장한다는 후문이다.
 
베리타스알파는 추후 10월학평 결과분석을 통해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면밀히 따져 수요자들을 위한 정보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11월17일 치러질 수능을 앞두고 어느 기관이 신뢰도가 높은지를 따짐으로써 수능 당일 발생할 혼란을 방지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물론, 원점수 등급컷 관련 이견 발생 시 입시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평은 원점수 기준 평균/표준편차가 공개되지 않아 원점수 등급컷을 두고 이견이 발생할 수 있으나, 학평은 교육청이 원점수 기준 평균/표준편차를 공개해 동일한 해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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