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도탈락 규모 8만6498명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SKY 간판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지난해에도 100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SKY 중도탈락 학생 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8월31일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중도탈락 학생 현황’에서 공개됐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몰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입학 이후 대학을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도탈락이 반수를 위한 통로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국내 최고대학 진학 학생들의 선택은 의외 일수 있다. 원인은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사라지지 않는 의대선호 현상에 있다. 고려대 연세대의 중도포기 학생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볼 여지도 있지만, 서울대는 의대 진학을 제외하면 설명이 어려워진다. 

 

▲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선호 현상이 서울대학생 중도탈락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SKY에서도 이탈학생 꾸준..의대 진학 염두>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선호 현상이 서울대 학생의 중도탈락을 견인하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에 뒤따르는 이름값과 안정적인 직장 보장 등의 이유로 의대 선호가 높아진 탓이다. 서울대 합격자의 의대 이탈 현상은 서울대 합격 포기자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동섭(국민의당)의원은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합격포기자 현황’ 자료를 8월에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2학년부터 2016학년까지 5년간 서울대 합격을 포기한 학생은 평균 332명으로 나타났다. 합격 포기자의 대다수는 자연계열 학생이었다. 특히, 공대 합격 포기자는 전체 포기자의 37%를 차지,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자연계열 입시의 최상위 결과로 볼 수 있는 서울대 공대의 합격포기자가 매년 40% 가까이 되는 사실은 ‘의대 선호’ 현상의 단면으로 봐야 한다. 

SKY 포기 학생이 매년 1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SKY 대학을 그만둔 학생은 서울대 222명 고려대 450명 연세대 418명으로 총 1090명이다. SKY 대학의 중도포기 사유는 자퇴가 63.9%로 전국대학 평균 51.8%보다 훨씬 높다. 자퇴학생은 자발적으로 대학을 그만두고 다른 대학/전공 지원을 계획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SKY 대학의 중도탈락 학생은 매년 1000명을 넘는 선에서 일정하게 유지됐다. 2012년 1011명이던 SKY 대학 중도탈락 학생은 2013년 1081명으로, 2014년에는 1145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09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재적학생 대비 비율은 2013년 1.3%에서 지난해 1.5%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의사 직업이 취업난에도 사회적 명성과 안정적 수입을 보장받는 이유로 SKY 대학의 간판보다 의대 진학에 무게가 쏠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도탈락 8만6498명..'재도전 위한 반수'>
대학을 다시 선택하기 위해 재학 중인 학교를 그만 두는 대학생이 늘어났다. 지난해 학적을 포기한 학생은 4년제 대학 227개교에서 8만6498명. 재적학생 211만3252명의 4.09%에 해당하는 숫자다. 대학에 입학한 학생 100명 중 4명이 대학을 포기하는 셈이다. 지난해 중도탈락학생 비율은 2014년 3.89%보다 높아졌다. 

절반 이상의 학적 포기사유는 자퇴였다. 중도탈락 학생의 51.8%에 해당하는 4만4826명이 자발적으로 대학을 그만뒀다. 이어 미복학 2만7627명(31.9%) 미등록 9383명(10.8%) 학사경고 3321명(3.8%) 기타 1341명(1.6%) 순이었다. 대학을 자퇴하는 학생은 2014년 4만1279명에서 늘었다. 자퇴 비중도 2014년 49.8%에서 지난해 51.8%로 확대됐다.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등의 이유로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대학 중도탈락 학생의 증가는 곧 반수생의 증가로 이어진다. 대학생이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한정적이다. 대학교육 자체를 거부할 학생들이 거의 없어 중도탈락 학생들은 결국 다시 대입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의 사회적 명성이나 교육여건에 불만족해 더 나은 대학을 찾아 재학 중인 대학을 떠나고 있다. 취업이 용이한 특수대학이나 교대로, 또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의대진학을 위해 다시 대입을 준비하는 사례도 낯설지 않다.

반수생을 포함한 재수생의 증가는 이미 수능과 모평 응시인원을 통해 확인됐다. 1일 실시된 9월모평은 고교졸업생 8만5775명이 응시했다. 2014학년 이후 가장 많은 졸업생이 몰렸다. 꾸준한 졸업생 증가세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9월모평에 졸업생, 즉 재수생(반수생 포함)이 몰린다는 점은 수능에서도 같은 모양새가 펼쳐질 것이라는 사인으로 봐야 한다. 9월모평이 수능의 향배를 가늠할 단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재수생 응시의 증가는 2014학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13만6090명의 재수생이 수능에 응시했다.

<지방대 중도탈락비율 높아..부실대학 10% 넘어>
지방소재 대학에서 서울소재 대학보다 더 많은 학생이 상위대학 입학을 위해 대학을 그만두고 있었다. 지방대가 비교적 낮은 경쟁력과 학내분규 등의 이유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이탈도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실대학에서 중도탈락 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학령감소화에 대비 목적으로 실시하면서 부실대학에 재정지원/국가장학금 제한 등 제재가 생겼다. 부실대학의 대학생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데다 향후 취업 등을 위해 상위대학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을 그만두는 지방소재 대학생은 지난해 130개 대학 113만명 중 5.02%인 5만714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기지역 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학 5개교(KAIST 포스텍 DGIST GIST대학 UNIST), 지방거점 국립대학 9개교(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를 제외했다. 서울소재 42개 대학은 재학생 50만178명 중 1만3341명이 중도탈락해 2.67%의 비율을 보였다. 서울 상위15개 대학의 중도탈락 학생비율은 2.22%로 더 낮았다. 31만5213명 중 6989명이 지난해 대학을 중도포기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대학생 중도탈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에서 학생들이 향후 전망에 따라 대학을 옮기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인 E등급이나 D등급을 받은 대학에서 중도탈락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E등급을 받은 대구외대는 중도탈락비율이 15.7%로 전국 평균 4.09%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역시 E등급을 받은 한중대와 서울기독대도 각각 15.2%, 12.6%로 상당수의 학생들이 대학을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D-등급을 받은 세한대와 경주대, 서남대 등도 10% 이상의 중도탈락비율을 기록했다. E등급과 D등급을 받은 대학은 이후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고,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등에서 직접적인 불이익이 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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