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하늘 수(가) 100점 '망발' 재현 구설수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전 마지막 실력검증의 장인 9월 모의고사(모평,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분석했을까. EBSi(EBS)를 비롯해 대성학원(대성마이맥, 대성) 유웨이중앙교육 메가스터디(메가) 김영일교육컨설팅(김영일) 스카이에듀 이투스 비상교육 비타에듀 진학사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등 11개 입시기관이 입시공력을 최대한 발휘해 확정 발표한 등급컷을 비교한 결과 1등급컷 기준으로는 기관들의 분석이 대부분 일치했으나, 2등급컷에서는 기관별 이견이 존재했다. 다만 수학시험직후 수학(가)형의 1등급컷을 100점이라고 무리수를 두었던  종로하늘이 등급컷 발표에선 슬그머니 96점으로 꼬리를 내리면서 등급컷을 둘러싼 지난 수능의 '망발'을 재현했다. 
 
1일 실시된 9월 모의고사를 분석한 끝에 대다수 입시기관들이 제시한 영역별 1등급 컷은 국어의 경우 90점, 수학(가)는 96점, 수학(나)는 92점, 영어는 97점이었다.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등급컷이 기 실시된 6월모평의 1등급컷과 완전히 같은 것에 비춰볼 때 비슷한 난이도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만 93점에서 97점으로 올라 다소 쉬운 출제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이번 9월 모의고사 기관별 최초발표 1등급컷의 특징은 11개 입시기관의 분석이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 점이다. 수학(가)형과 (나)형에 대한 기관들의 예측은 전부 일치했다. 종로하늘이 수학(가) 1등급컷이 100점이라고 무리수를 두었지만 최종 1등급컷은 96점으로 꼬리를 내리면서 지난 수능의 해프닝을 재현했다는 점이 변수였을 뿐이다. 종로하늘은 지난해 수능 당일에도 100점을 1등급컷으로 공언하다 최종 등급컷발표에선 부랴부랴 등급컷을 내리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국어 영어에서 상이한 분석을 내놓은 기관은 단 1곳씩에 불과했다. 국어에서는 이투스가 89점, 영어에서는 비상교육이 94점을 각각 제시, 여타 기관과 엇갈린 전망치를 내놓았다. 국어A형에서만 의견일치를 봤던 지난해 9월모평, 의견일치 영역이 없었던 올해 6월 모평 등에 비춰보면, 유례없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기관들의 분석력이 평준화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등급컷 산출에 들어가는 인력과 노력을 고려하면, 일부 기관의 등급컷은 자체 산출한 것이 아니라 여타 기관의 발표를 참고, 적절히 결과물들을 섞어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의견일치 양상을 보인 1등급컷과 달리 2등급컷부터 기관별 분석이 갈리기 시작했다. 국어는 83점, 수학(가)는 92점으로 전 기관이 일치된 의견을 내놨으나, 수학(나)는 6개기관이 83점을 2등급컷으로 제시한 가운데 4개 기관이 84점을 2등급컷으로 분석, 팽팽히 맞서는 구도를 보였다. 이투스가 최초 발표였던 83점을 84점으로 수정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83점과 84점으로 완연히 해석이 갈린 셈이다. 특히, 종로하늘은 홀로 88점을 2등급컷으로 제시해 여타 기관들과 사뭇 다른 해석을 내놨다. 물론, 등급컷 추정은 다수결이 아니기 때문에 종로하늘 홀로 등급컷을 맞힐 수도 있겠으나, 6월모평 수학(나)에서 홀로 89점이 1등급컷이라는 오답을 제시, 결국 분석력 최하 종로하늘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전례가 다시금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영어에서는 다수에 해당하는 7개기관이 92점을 2등급컷으로 예측했으나, 93점을 예측한 3개기관이 소수의견을 제시해 충돌이 일어난 상황이다. 비상교육은 홀로 88점을 영어 2등급컷으로 제시하는 독특한 행보를 선보였다. 향후 등급컷 관련 입시공력을 드러내는 기관이 등장할 지 홀로 엇나간 추정치를 내놓은 꼴이 될지는 추후 등급컷 적중결과를 통해 드러날 예정이다. 

▲ 1일 실시된 9월 모의고사를 분석한 끝에 대다수 입시기관들이 제시한 영역별 1등급 컷은 국어의 경우 90점, 수학(가)는 96점, 수학(나)는 92점, 영어는 97점이었다. 수학(가)형과 (나)형에 대한 기관들의 예측은 전부 일치했으며, 국어 영어에서 상이한 분석을 내놓은 기관은 단 1곳씩에 불과했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9월 모의고사 1등급컷.. 11개 기관 대부분 의견일치, 종로하늘 '망발' 재현>
- 메가스터디 김영일 비상교육 순
올해 가장 빠른 등급컷 발표를 단행한 입시기관은 메가스터디다. 시험이 끝나기도 전인 오후3시44분부터 국어와 수학(가/나)의 원점수 기준 등급컷을 발표했던 메가스터디는 오후5시51분 영어 등급컷을 확정, 11개 입시기관 중 가장 빠르게 등급컷을 내놨다. 메가스터디는 국어 원점수 90점/표점 132점, 수학(가) 원점수 96점/표점 126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5점, 영어 원점수 97점/표점 130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제시했다. 뒤를 이어 오후6시에 1등급컷을 발표한 김영일도 메가의 예상치와 표점에서만 차이가 있었을 뿐 원점수를 기준으로 할 시 동일한 분석결과를 내놨다. 
 
오후6시1분경 1등급컷을 내놓은 비상교육은 9월 모의고사에서 다른 분석을 내놓은 유이한 입시기관 중 한 곳이다. 비상교육이 예측한 1등급컷은 국어 원점수 90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6점/표점 124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4점, 영어 원점수 94점/표점 131점 등이다. 영어에서 나머지 10개 기관이 97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한 것과 달리 94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하는 파격이다. 
 
- '망발' 되풀이 종로하늘.. 수학(가) 100점 공언하고, 등급컷은 96점으로 꼬리내려
지난해 수능당일 영역별 분석을 내는 과정에서 등급컷 100점까지 예측하는 ‘망발’을 함으로써 신뢰도를 의심받는 입시기관인 종로하늘은 비상교육의 뒤를 이어 네 번째로 등급컷을 내놓은 입시기관이었다. 6월모평 당시 가장 빠른 발표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신중한 발표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으나, 실상은 오후4시40분 이미 국어와 수학의 1등급컷을 원점수 뿐만 아니라 표준점수까지 전부 확정 발표한 상태였다. 종로하늘이 제시한 1등급컷은 메가 김영일과 동일한 수치로, 뒤를 이어 오후6시3분에 등급컷을 발표한 비타에듀와도 동일한 결과물이었다. 
 
다행히 여타 실시간등급컷 발표기관들과 달리 ‘슬그머니’ 점수를 고치는 추태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수능에서의 ‘망발’을 고려하면 성급한 발표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종로하늘은 지난해 수능당일 오후1시31분 “국어A 96점, 국어B형 95점이 1등급컷”이라고 발표한 후 오후3시35분에는 언론을 통해 “수학은 A형 96점/B형 100점”이 1등급 컷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등급컷을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수정에 나서 최초 추정 등급컷을 국어A 96점, 국어B 96점, 수학A 93점, 수학B 96점으로 변경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대표가 나서 발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어A를 제외한 국어B 1점, 수학A 3점, 수학B(4점) 등에서 수정사항이 발생한 것이다. 
 
등급컷을 수정/발표하는 과정에서 특히,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언행마저 저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임 대표는 수학영역에 대해 “A형은 전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이 전년 96점과 동일한 96점을 유지할 정도로 예상한다. B형은 전년 수능과 비슷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일 정도다. 그러나 B형 30번이 변별력의 핵심 문제로 대두된다. ‘현재까지 종로학원 강사들은 1등급 컷은 100점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임 대표의 멘트는 잘못된 예측으로 수험생 신뢰를 져버린 것은 물론 내부구성원인 강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점에서 학원가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섣부른 분석에 대한 책임을 회사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물을 수는 있어도 대외적으로 강사의 분석임을 명시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50년 전통의 재수학원인 종로학원이 하늘교육에 인수된 지 채 1년 가량 된 상황에서 종로학원 강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 심각한 내부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올해도 비슷한 행태는 이어졌다. 1일 오후3시 경 보도된 연합뉴스 기사 등에 따르면 종로하늘은 9월 모의고사 수학(가)영역 관련 “수학 가형은 평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되는 21, 29, 30번 모두 쉽게 출제되고 신유형도 없어 최상위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 만점으로 추정된다”며 9월 모의고사가 전부 종료되기 전에 자신했으나, 실제 종로하늘이 발표한 수학(가) 1등급컷은 96점이었다. 여타 입시기관들도 수학(가) 관련 예측에 나섰으나, ‘지난해 수능 대비 어렵다’, ‘올해 6월 대비 쉽다’처럼 확정적인 발언은 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언론의 주목을 끌기위한 성급함이 지나쳐 지난해와 동일한 실수를 되풀이한 모양새로 풀이된다. 
 
- 이투스 국어 89점 제시, 여타 기관 의견일치
오후5시6분경 국어와 수학 원점수 기준 등급컷을 발표, 오후6시9분에 영어 등급컷까지 내놓으며 등급컷 발표를 마친 이투스는 국어에서 유일하게 다른 의견을 내놓은 기관이었다. 이투스는 89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 나머지 10개기관이 내놓은 90점 대비 1등급컷이 1점 낮다고 봤다. 타 기관과 상이한 분석의 적중 여부는 추후 9월모의고사 성적발표와 함께 판가름날 예정이다. 
 
그밖에 EBS 진학사 대성 유웨이 스카이에듀(등급컷 발표시간 순)는 메가 김영일 종로하늘 비타에듀와 동일한 1등급컷 분석을 내놨다.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이 동일한 9개기관은 표점에서만 일부 차이가 있는 정도다. 
 
- 관심끄는 진학사.. 이미지 실추 회복할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진학사 등급컷의 적중 여부다. 4월학평 당시 등급컷 ‘최다적중’기관이라며 홍보에 나섰으나, 실제 최근 1년간 1등급컷 적중률을 분석한 결과 주요 입시기관 중 꼴등에 불과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6월 모평에서도 진실과는 거리가 먼 “가장 빠르고 정확하며 업계 최다 적중”이라는 자화자찬 격의 수식어를 또다시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던 진학사는 이후 절치부심하고 신중한 등급컷 발표를 단행, 4월모평 2개, 6월모평 4개 등을 맞히며 적중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수능 당일 낮시간 동안 수학B형과 영어의 1등급컷이 100점이라고 공언했다가 저녁에 수학B 96점, 영어 92점 등으로 말을 바꿔 '실력' 자체를 의심받았으며, 지난해 말 직원이 수험생 커뮤니티 등지에서 경쟁업체를 비방한 일이 폭로된 데다 대학들을 상대로 ‘갑질’논란까지 불러 일으키며 최악의 한해 마무리를 하는 등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분석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입시기관별 최초발표 등급컷 왜 조사하나?>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모의고사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수능최저 충족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백분위 점수가 더 효율적이지만, 성적 발표 이전에는 원점수 기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급기야 9월모평의 경우 수시 원서접수가 끝난 후 성적발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시 지원을 앞두고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것은 오로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들 뿐이다. 입시기관들의 분석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최초 발표하는 등급컷은 모의 지원데이터나 입시분석기법 등을 기반으로 예측한 수치기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잣대다. ‘최초’ 발표된 추정 등급컷은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등급컷은 모의 지원자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거나 타 기관의 자료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돼 처음의 모습을 잃게 된다. 더하여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4월 학평 기준 경기교육청)이 수험생 채점 자료 등을 발표하면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 자체가 사라진다. 결국 최초 추정 등급컷 대비 적중도야말로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증명하는 근거로 남는다. 
 
문제는 등급컷에 대한 검증이 전무해 ‘일단 발표하고 보자’식 행태가 만연했었다는 데 있다. 이번 9월 모의고사에서도 메가스터디 종로하늘 이투스 등은 시험이 끝나기도 전에 실시간/체감 등의 명목으로 등급컷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고객확보 차원에서 언론과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다보니 성급한 등급컷 발표가 실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리타스알파는 그간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고, 입시기관 중 그나마 믿을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베리타스알파는 추후 9월모평 결과분석을 통해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면밀히 따져 수요자들을 위한 정보제공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수능최저에서 2등급이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 등급컷 적중 판단 범주를 2등급까지로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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