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일부 까다로워..생명과학 화학 생윤 한국지리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9월 모의고사(이하 9월모평)는 6월모평에 이어 올해 수능역시 쉽지만 변별력을 갖춘 2016 수능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통합국어 시행으로 의대 지망생도 국어 고득점이 관건인 상황에서 국어가 특히 변별력을 갖췄고, 영어 수학 역시 평이하지만 고난도문항의 적절한 배치로 기본적 변별력은 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이지만 기본적인 변별력을 둔 2016 수능의 기조가 올해 6월모평에 이어 9월모평에도 유지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도 변별력을 세움으로써 수능의 '기본적 평가기능’을 강조하겠다는 평가원 의지로 보인다. 평가원의 예년 대비 어려운 모평은 ‘만만치 않은 수능’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며 반수생의 유입 가능성 역시 차단함으로써 대학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에까지 기대를 모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수능 역시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기본 변별력을 둔다는 일관된 사인을 평가원이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이 모평 대비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에 당혹감을 안겨줬던 작년 상황을 학습한 평가원이 모평을 통해서도 일관된 기조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6월모평 9월모평을 매우 쉽게 출제하며 ‘쉬운 수능’으로 안내해왔던 평가원은 수능에선 약간의 변별력을 세운 것만으로도 ‘불수능’ 비난을 받은 바 있다. 16명의 수능 만점자를 내며 여전히 쉬운 수능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모평 기조를 흔든 난도로 쏟아진 비난이었다.

한편 9월모평 분석자료에서 유의할 것은 ‘6월모평보다 쉽다’는 표현이다. 6월모평은 특히 어렵게 출제된 바 있다. 국어 1등급컷은 90점에 불과했고, 수학 나형은 91~92점에 그치면서 문과 학생들의 고전이 일었다. 이과 학생들 역시 어려운 국어에 수학 가형 역시 변별력을 선보였던 작년 수능의 기조를 이었고, 영어는 1등급컷이 93점에 그치면서 만만치 않은 수능을 예상케 했다. 실제 1등급컷이 6월모평과 동일하다 하더라도 2등급 이하에서 봤을 땐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9월모평 탐구의 경우 한국사는 무난하게 출제된 가운데 사탐은 생활과윤리 한국지리가 까다롭게 출제됐고 과탐은 화학과 생명과학이 고난도를 유지하면서 탐구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와 이에 따른 눈치 전략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9월모평은 1일 전국 2088개 고교와 427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재학생 52만1614명과 졸업생 8만5775명 등 총 60만7389명의 응시예정자로 특히 졸업생 8만5775명은 2014학년이래 4년째 최고 수준이다.

9월모평은 입시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6월모평부터 재수생이 참여하지만 9월모평부터는 최근 늘고 있는 반수생까지 참여하면서 수험생 입장에서 현실적인 위치를 점검하는 데 용이하다. 9월 수시 원서접수를 불과 10여 일 남긴 시기라는 데서 가채점 결과로 수시지원전략의 잣대로도 활용 가능하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수능이전 마지막 모의고사로 그 해 수능의 향배를 가늠할 단초의 역할도 한다. 수능과 동일한 틀로 출제되기 때문에 문항 수준과 유형을 파악하고 수능의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 단, 지난해 6월모평 9월모평의 난이도가 매우 쉬웠지만 수능에서는 다소 변별력이 가해진 사례처럼 수능과 모평의 엇박자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

▲ 올 수능은 작년 수능에 이어 올해 6월모평 9월모평까지 이어온 ‘변별력’ 기조의 출제가 전망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관건인 국어.. 변별력은 확실, 분석은 엇갈려>
9월모평 국어는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1등급컷 90점이었던 6월모평보다는 쉽지만 아무리 쉽게 봐도 93점을 조금 넘는 1등급컷을 예상하고 있다. 난도 비교잣대인 1등급컷은 6월모평 90점, 2016수능 A형 96점, B형 93점이다. 대성 이영덕 소장, 메가 남윤곤 소장, 이투스 이종서 소장, 유웨이 이만기 소장, 비상 이치우 실장 모두 “6월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1등급컷이 90점에 불과, 매우 어렵게 출제됐던 6월모평보다는 쉽다는 얘기로 그저 쉽게 출제됐다는 얘긴 아니다. 2016수능을 잣대로 봤을 땐 분석이 엇갈린다. B형 기준, 이영덕 소장은 “약간 쉽게”, 남윤곤 소장과 이만기 소장은 “비슷하게”, 이종서 소장과 이치우 실장은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엇갈리는 국어 난이도 분석은 지난해 수준별 시행에서 올해 통합시행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변별력을 갖춘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현 시점에선, 9월모평 국어출제의 난도를 통해 수능을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6월모평에 비해선 쉬워졌지만 9월모평 역시 여전한 변별력을 갖추고 있다. 수능에 더 쉽게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 1교시 국어부터 흔들리면 이후 수학 영어 탐구까지 모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는 자세로 각오를 다져야할 대목이다. 

9월모평 국어에서 주목할 특징으로 이영덕 소장은 “문법에서는 6월모평과 마찬가지로 11- 12번에서 지문을 주고 2개의 문항으로 출제한 점, 문학에서는 현대시와 고전시가는 이전의 지문 구성 방식과 비슷하게 출제됐으나 현대소설과 극 지문을 결합해 한 세트로 구성한 것과 문학 이론과 고전 소설 2작품을 묶어 세트를 구성한 점”을 강조했다. “독서영역 역시 6월모평과 마찬가지로 3지문으로 구성됐으며,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지문을 구성하여 6문항을 출제함으로써 6월모평의 출제 형태를 따르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남윤곤 소장은 “독서제재의 EBS교재 연계는 과학제재 하나뿐”이라며 “기술-예술제재와 과학제재는 지문 분량이 6월모평처럼 많은 편이어서 수험생에게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종서 소장은 “6월모평에서 시도한 변화의 틀은 대부분 유지하되 제재별 순서 등에서 새로운 시도도 엿보인다. 특히 문법 영역에서는 지문 형태의 학술 자료(현대 문법)가 재등장했다. 문학에 비해 문법 독서가 다소 까다로웠다. 독서에서는 두 제재를 통합한 내용을 담은 ‘기술+예술’ 지문은 지문의 길이와 문항 수(6문항)를 늘렸다. 문학에서는 고전 소설 두 작품을 예술 제재와 통합해 복합 지문으로 구성, 현대 소설과 시나리오를 복합해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소장은 “수능에서도 융합 또는 복합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학도 기본 변별력>
9월모평 수학 역시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난도 비교잣대인 1등급컷은 6월모평 가형 96점, 나형 91~92점(대성 유웨이 비상 비타 92점, 종로하늘 이투스 EBS 메가 91점 추정)이다. 2016수능 B형(가형) A형(나형) 모두 96점이다. 다만 1등급컷 이하까지도 고려한 난이도 측정임을 감안해야 한다.

주로 이과학생이 지원하는 가형의 경우 6월모평 및 2016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5명의 전문가가 입을 모은다. 다만 남윤곤 소장은 “2등급 이하 중하위권은 6월모평 및 2016수능보다 어렵게 느낄 것”으로 분석했다. 주로 문과학생이 지원하는 나형의 경우 이영덕 소장은 6월모평보다 약간 쉽고 2016수능과 비슷하게, 이만기 소장은 6월모평보다 약간 쉽고 2016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이치우 실장은 6월모평보다 약간 쉽게, 남윤곤 소장과 이종서 소장은 6월모평 및 2016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봤다. 1등급컷 잣대와 비교해보면, 수학 나형의 난도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월모평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전 범위에서 처음 출제되는 모의고사다. 출제과목은 가형은 미적분2,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이고, 나형은 수학2, 미적분1, 확률과 통계다. 가형의 출제과목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나형은 수학2의 집합과 명제, 함수 단원이 새로 출제되는 단원이다. 가형, 나형 모두 2016학년 수능보다 확률과 통계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영덕 소장은 "빈칸 추론 문항이 통계 단원에서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세트형 문항은 가, 나형 모두 출제되지 않았으며, 매년 출제되던 지수, 로그의 실생활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남윤곤 소장은 “수학 가형에서 30번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들이 6월모평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 2등급 이하 중하위권에게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9월모평에서 수학 전 범위가 출제되면서 6월모평에 비해 최고난도 문항의 수준은 비슷하고 그 외의 문제들에 전반적인 수준은 다소 높아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난이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남 소장은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21번 30번 문항 중 21번의 경우 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 다소 낯선 유형이 출제되어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30번은 의도만 파악이 됐다면 다소 시간이 걸려도 풀어냈을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부터 빈칸 넣기가 기존의 수열 파트가 아닌 확률 통계에서 출제된 점도 비슷하다”고 봤다.

<만만치 않은 영어.. 국어 수학보다는 '숨통'>
영어 역시 국어 수학과 함께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6월모평보다는 약간 쉽고 2016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으로 분석했다. 난도 비교 잣대인 1등급컷은 6월모평 93점, 2016수능 94점이다. 약간 쉽게 나온 수준으로 여긴다면 1등급컷 97점까지 예상 가능하다.

이영덕 소장과 이만기 소장은 “6월모평보다 약간 쉽게 2016수능과 비슷하게”, 남윤곤 소장과 이치우 실장은 “6월모평 및 2016수능보다 약간 쉽게”, 이종서 소장은 “6월모평 및 2016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봤다.

EBS 체감연계율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영덕 소장은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문항으로 체감 연계율은 높지 않았을 것”으로 봤지만, 이만기 소장은 “EBS 방송교재의 글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면 정답을 고르기가 수월한 문제가 6월모평보다 많이 출제됐다”며 “EBS에서 지문을 많이 변형하지 않고 출제된 문항이 많아서, 체감 연계율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문제 풀이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28번 33번 34번 등 고난도 문항을 제외하곤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인 가운데 이종서 소장은 “빈칸 추론 문제 1문항(34번)을 제외하면 상당히 까다로운 고난도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면서도 “대의 파악 문제가 기존 시험에서의 같은 유형의 문제들처럼 아주 쉽게 풀리지 않았다는 점, 어법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점, 고난도 비연계 빈칸이 출제됐다는 점, 수험생들이 아직 충분한 학습을 하지 못한 EBS 수능완성 실전편에서 대부분의 유의미한 연계 문제가 출제됐다는 점, 장문에서 새로운 유형이 출제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 봤다. 이영덕 소장은 “문법과 어휘에서 모두 선택형 문제가 출제되었고, 복합 2문항 세트 유형에서 빈칸 대신 ‘연결사’ 추론 문제가, 복합 3문항 세트 유형에서 글의 순서 배열 대신 ‘분위기’ 파악 문제가 출제된 것은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사 사탐.. 생활과윤리 한국지리 ‘까다로워’>
한국사 및 사탐은 6월모평과 비슷하게, 작년 수능 대비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는 이영덕 소장의 분석이다. 한국사 영역은 쉬운 수능 한국사 기조에 맞게 기초적이고 중요한 주제들 위주로 출제되었으며, 고난도 문제를 1~2개 배치하여 변별력을 확보했다. 기존에 출제된 유형과 각 문제의 선지를 다양한 시대로 구성하여 까다롭지 않게 출제됐다. 대다수 문제들이 시각화된 자료와 짧은 글로 제시되어 학생들이 쉽게 문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생활과윤리는 6월모평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교과과정을 반영한 낯선 주제와 형태의 문제가 일부 출제되면서 까다로운 느낌을 줬다. 한국지리는 아예 6월모평과 달리 EBS교재와의 연계성이 낮았고 낯선 형태의 문제들에 그래프 분석 문제들이 비교적 까다롭게 출제되어 어렵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과탐, 화학 생명과학 고난도 유지>
과탐은 6월모평보다는 쉽게 출제된 가운데, 생명과학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덕 소장에 의하면 생명과학Ⅰ은 작년 수능 및 6월모평보다 약간 어렵거나 비슷하며, Ⅱ는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던 6월모평보다 약간 더 어렵다. Ⅰ은 개념형 문항들과 자료 분석형 문항들이 고르게 출제됐고, Ⅱ는 주로 자료 분석형 문항들이 출제됐다. 기존 출제 경향과 비슷하게 Ⅰ은 유전학 단원에서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됐고, Ⅱ는 유전자와 생명공학 단원에서 다소 까다로운 자료 분석형 문제가 출제되어 변별력을 높였다.

화학은 고난도를 유지하고 있다. Ⅰ Ⅱ 모두 작년 수능과 비슷하고, 6월모평보다 약간 쉬운 수준으로 문제의 길이가 다소 짧아졌고 복잡한 계산 과정을 필요로 하는 문제보다는 주어진 자료를 암기하고 있는 지식이나 개념을 적용시켜 해석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고난도 문제들이 복잡한 계산 과정이 줄어들어 약간 쉽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깊은 사고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고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 소장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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