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14학년 1687명에서 올해 학사편입 포함 768명 축소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2017학년도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의 최종 접수자가 1만61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5599명보다 528명이 늘어 역대 접수인원 최고기록이다. 2011학년도 시험 실시 이후 꾸준히 보여 온 증가세가 17학년 정점을 찍은 것이다.

현 약대 입시는 2009년 도입된 2+4 제도로 치러진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다른 학부(학과)로 입학해 최소 2년간 기초/교양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PEET에 응시해야 한다. 대학별 입학전형을 거쳐 합격하면 4년의 전공/실무 교육과정을 거쳐 약사시험을 통과함으로써 약사면허를 취득한다.

▲ PEET 접수인원의 증가는 의전원을 노리고 생물학계열에 입학한 학생들이 약대 진학으로 눈을 돌린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사진=중앙대 입학처 제공

PEET 접수인원의 급등은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선발인원의 축소가 가장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학년 1687명에 달하던 의전원 모집정원이 점진적 축소에 들어가 15학년 1520명, 16학년 1500명, 17학년 768명, 18학년 759명, 19학년 505명, 20학년에는 149명까지 축소된다.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학사편입역시 15~16학년 278명, 17~18학년 585명, 19학년 307명을 선발하다 20학년 종료된다. 올해 학사편입을 제외한 의전원 석사과정 모집인원은 건국대(서울) 40명, 강원대 49명, 동국대(경주) 34명, 제주대 20명, 차의대 40명으로 총 183명수준이다. 의전원 축소로 문호가 좁아진 탓에 경쟁률이 치솟았다. 17학년 의전원 수시모집 경쟁률은 전년도 경쟁률 4.4: 1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3.3: 1을 기록했다.

결국 PEET 접수인원의 증가는 의전원을 노리고 생물학계열에 입학한 학생들이 약대 진학으로 눈을 돌린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실제로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접수인원은 13학년 정점을 찍고부터 계속 하락세이다. 13학년 8564명이 접수했던 MEET는 14학년 8344명, 15학년 6199명, 16학년 5170명으로 접수인원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17학년부터 MEET와 DEET가 하나로 통합됐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MEET 접수인원보다 적은 4490명이 접수한 것으로 발표됐다. PEET와 MEET/DEET는 중복응시를 막기 위해 같은 날짜에 실시된다.

올해 약대 편입 우선선발에서 PEET를 필수로 반영하도록 발표한 것도 PEET 접수인원 급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PEET의 정확한 비율이나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은 채 서류를 중점적으로 보던 대학들이 약대 편입 우선선발에서 앞으로 PEET 반영을 강제당하면서 PEET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렸다는 것이다.

PEET는 M/DEET와 달리 학부 2학년생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시험에 불합격해도 다니던 학부를 계속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실패의 부담이 덜하다. 실제 2017학년도 PEET 학년별 접수현황 중에서 2학년 학생은 6883명으로 가장 많았고 비율도 42.7%에 달했다. 4학년 이상은 4886명(30.3%), 3학년은 4358명(27.0%)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도 23세 이상~25세 이하의 응시생이 6202명(38.5%)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2세 이하도 3882명(24.1%)이 응시했으며 26세 이상~28세 이하는 3185명(19.7%)였다.

17학년도 PEET 접수자의 46.5%는 생물학/화학 전공 출신이었다. 생물 계열이 4158명(25.8%), 화학 계열이 3335명(20.7%)이다. 공학 계열도 4146명(25.7%)로 전체 응시자의 70%이상이 화학, 생물학, 공학 계열로 구성됐다.

<PEET는?>
PEET는 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줄임말로 흔히 ‘피트’로 불린다. 정식명칭은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으로 약대 입학을 위해 필히 응시해야 하는 시험이다.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대학 2학년 이상 과정을 수료했거나 수료예정인 자면 응시 가능하다. 더하여 약대 입시에서 입학 전 필히 이수해야할 선수과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수학을 비롯해 대학별로 물리학 화학 유기화학 생물학 등의 과목을 이수할 것이 요구되기도 한다. 

PEET는 총 4과목으로 구성된다. 화학추론(일반화학), 화학추론(유기화학), 물리추론, 생물추론 등이다. 일반화학과 유기화학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화학전공 출신들의 응시가 빈번하며, 생물추론에 강점이 있는 생물학 전공자들도 많이 응시하는 편이다. 지난해의 경우 생물학/화학 전공 출신자가 47%였으며, 올해도 46.5%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특정 학문 전공자들의 응시가 많기 때문에 학부교육을 황폐화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위권 대학 화학/생물학 관련 모집단위들은 약대진학의 징검다리로만 활용돼 제대로 된 연구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2+4제도로 운영 중인 약대선발 구조를 다시금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정일 고려대 석좌교수(화학)는 “대학 화학과나 생물학과에서는 약대에 갈 애들을 준비시키는 ‘징검다리’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며, “이련 현상이 지속되면 대학의 기초과학 분야가 황폐화될 수 있는 만큼 약대의 ‘2+4학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약대 입시는?>
약대 입시는 2+4 편입제도로 치뤄진다. 2년간 학부생활을 경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입선발을 실시해 4년간 교육하는 방식이다. 2009학년에 처음 도입돼 2011학년 처음으로 2+4 약대 편입생을 받았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약대가 아닌 다른 학부(학과)로 입학해 최소 2년간 기초/교양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약학입문자격시험(PEET)에 응시해야 약대에 진학할 수 있다. 대학별 입학전형을 거쳐 합격하면 4년의 전공/실무 교육과정을 거쳐 약사시험을 통과함으로써 약사면허를 취득한다. 

현재 전국에는 35개 약대가 있다. 전국 35개 약대의 정원은 1693명으로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정원이 848명이며, 지방 정원은 845명이다.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약대 가운데 여학생만이 입학 가능한 여대 정원이 320명으로 37.74%를 차지해 남학생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도입된 지역인재전형으로 지방약대들이 지방소재 고교 졸업생을 30% 가량 선발하는 것까지 더해져 수도권 남학생 약대 지원자들의 불리함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올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약대입시 관련 민원을 토대로 우선선발 과정에서 PEET를 필수 반영할 것과 전형요소 반영비율을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교육부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약대 입시는 다소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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