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전상민 입학학생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포스텍의 교육지향점을 입시와 연결해 운영하는 데 적임자다. 전 처장 자신이 포스텍 1기 입학생이라는 데서 포스텍이 지난 30년간 실행해온 교육특색을 체화해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한 학년 300명 규모의 작은 대학인 포스텍은 그간 연구중심대학의 선봉에 서 왔다. 현재 국가적으로 대입간소화 사교육비절감 학종확대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포스텍은 이미 교육적 측면에 방점을 두고 2010학년부터 입학생 전체를 수시100% 학종으로 선발할 만큼 혜안이 돋보인다. 학종 선도대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 처장은 “스펙 쪽으로 흐르는 학종에 대한 비판은 대단한 오해”라며 “당면문제를 해결해내는 역량을 키워내는 게 대학교육의 방향이며, 입시로서는 학종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한다.

- 입시를 100% 수시 학종으로 운영해온 입장에서 최근 학종논란에 대한 입장은
“포스텍은 2009학년까지는 수시70% 정시30% 구조였다가 2010학년부터 수시100%로 선발하고 있다. 수시는 전체 학생부종합전형이다. 포스텍 선발인원이 300명 가량에 불과, 전형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데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수시 정시 모두 입학생들이 훌륭하지만, 수시 입학생의 학교적응도와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판단도 있었다. 2010학년 이전에도 이미 수시는 학종의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학종이 스펙싸움이라는 얘기는 대단한 오해다. 학종에서 교외스펙은 볼 수 없다. 학생부를 가지고 수학과학 외에 다른 과목공부는 어떻게 했고 얼마나 성실하고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를 본다. 수상여부엔 관심도 없고 요구도 안 하고 받지도 않는다. 오해가 스펙 쪽으로 흘러 안타깝다.

면접 역시 교과지식을 묻는 게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본다. 포스텍은 문제를 푸는 학생이 아니라 문제를 만들어내는 학생을 원한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나가야 리더다. 지식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게 아니라 문제접근법 해결법을 생각해낼 수 있는가에 교육의 초점을 맞춰야 하고 입시로선 학종이 최선이다.”

▲ 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

- 포스텍의 강점이라면
“작은 대학의 강점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들 동의만 얻으면 바로 추진하는 기동력에 세계적 추세인 융합교육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18학년부터 전원 단일계열 무학과로 선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포스텍이 올해 개교 30주년이다. 김도연 총장이 작년 9월 취임 이후 포스텍의 향후 30년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이끌면서 무학과 선발 계기가 마련됐다. 포스텍은 30년간 학과체제를 공고히 해온 터라 융합이 가능할지 고민도 있었지만, 6개월 이상을 학과 방문하고 토의하면서 교수들 역시 융합의 흐름에 동의했고 변화를 같이하기로 했다. 포스텍의 융합은 그저 섞는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학부에서 넓게 배우고 대학원에서 깊게 배워간다는 방향이다.”

- 2018 무학과 입학 후 학과결정은 어떻게 되는지
“2학년 때 학과를 결정한다. 100% 희망분야로 갈 수 있다. 이미 학과를 확고하게 정한 신입생들에 대해선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해선 세부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교수들 입장에선 오히려 각자의 경쟁력을 더욱 키워가는 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분위기다.”

- KAIST가 2018에 영어면접을 도입하는데, 포스텍 상황은
“과고 교육체제에서 영어실력은 문제로 거론될만하다. 대학 들어와선 원서 위주로 공부해야 하는데 과고입시부터 수학과학 위주로 영어가 배제되는데다 과기원 입시에서도 수학과학이 최우선이고 영어국어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포스텍이 파악하기론 과고들도 최근 영어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게다가 포스텍은 완성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영어가 힘든 학생들은 가르치면 된다고 본다. 100% 영어강의를 실시하는 KAIST의 결정 역시 숙고한 결과이겠지만, 1~2학년에 대해 영어강의를 선택하게 하고 3학년부터 100% 영어강의를 실시하는 포스텍의 경우 입시에서의 영어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 포스텍 개교 30주년이다. 발전상은
“30년 전 포스텍이 설립되면서 걸었던 가치가 ‘연구중심대학’이다. 지식전달에 그치지 않고 지식창출에 가치를 둬왔다. 앞으로의 포스텍 30년은 ‘가치창출대학’을 키워드로 한다. 연구가 실제로 산업계로도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탠포드대학 졸업생들이 창업한 기업의 매출이 2조7000억달러다. 프랑스GDP보다 많다. 80년간 스탠포드대학이 설립한 기업이 4만여 개다. HP 구글 야후 등에서 530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냈다. 교육과 새로운 지식의 창출을 넘어 새로운 가치창출을 해나가는 것이다. MIT도 굉장히 비슷한 가치창출을 해나가고 있다. 포스텍 역시 지난 30년을 새로운 지식창출을 위해 연구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가치창출대학의 목표를 하나 더 얹어 더욱 발전해나가고자 한다. 올해부터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리고 학부생들이 학교 밖 기업 등으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여건을 조성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50년보다 변화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다. 인간기대수명이 2013년생 120세(내셔널지오그래픽), 2015년생 142세(타임즈)다. 포스텍은 일자리를 찾는 게 아닌, 일자리를 창출하는 인재를 키우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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