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79% 고려대 62% 서강대 55% 성대 49% 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8 입시부터 본격적인 학생부종합전형의 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 학종 흐름을 선도해온 서울대의 뒤를 이어 고려대가 학종을 61.5%로 확대하는 전형계획을 공개해 힘을 보탰고 서강대도 절반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하는 전형계획을 내놔 무게를 더했다. 여기에 특기자와 정시중심 운영으로 대척점에 서있던 연세대 성균관대와 이화여대가 ‘입결’이라는 반사이익을 취해온 그간의 기조를 버리고 학종을 2018 전형의 근간으로 수용했다. 이미 학종에 무게를 실어온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는 전년 대비 학종을 소폭 확대하는 형태의 2018 전형계획을 마련했다. 결국 2018 입시는 ‘SKY서성한중경이’로 불리는 상위 9개 대학이 모두 학종을 중심으로 전형을 운영하는 본격적인 '학종시대'를 맞이하는 셈이다.

학종시대를 맞았지만 학종에는 여전히 보완할 점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평가의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시대에 도입된 사정관제에 고교교육현장의 정상화의 의미를 덧붙인 학종의 대세를 거스를 대안이나 명분은 없는 상태. 일각에서 ‘늦게 철든 학생들의 패자부활전’ 격인 정시와 논술의 축소를 걱정하는 시각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사교육의 애드벌룬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종은 귀족전형, 정성평가의 공정성 등 많은 오해가 있어왔다. 수능 중심의 정량평가가 공정하다는 선입견과 실익축소를 우려한 사교육측의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정량평가 중심의 수능은 선발효과 재수효과 중심으로 결과를 만들면서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한편 재수를 중심으로 사교육확대의 혐의를 털어내기 어렵다. 정시는 10~20% 수준만으로도 패자부활전으로 부족함이 없다. 고교현장도 개인의 실력에 의존하는 정시보다는 학교 전체 구성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학종 중심의 수시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 물론 대학들도 늘어나는 학종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다양한 고민들을 공유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18입시부터 본격적인 학생부종합전형의 시대가 개막된다. 서울대가 이끌어오고 한양대와 중앙대, 경희대가 든든히 뒷받침해온 학생부종합 체제에 서강대와 고려대가 파격적 입시안으로 적극 동참하는 데 더해 학생부종합 체제 대척점에 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던 성균관대와 연세대, 이화여대마저 합류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생부종합의 선도자 서울대>
서울대는 2013학년 특기자전형을 일반전형으로 전환한 이후 수시 전체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학종 중심의 대입 구조를 이끌어온 선도대학이다. 학종이 처음 시작된 곳이 서울대이기도 하다. 서울대는 기존 입학사정관전형에 교외활동 반영을 금하는 교육부 훈령에 따라 학종을 도입, 2014학년부터 국내대학 가운데 처음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선발하기 시작했다. 여타 대학들이 논술/특기자/학생부교과 등 다양한 전형방법을 시행하는 가운데 서울대는 학부 100% 수시체제를 운영함으로써 이공계특성화대학과 함께, 구호에 그친 정책보다 실질적으로 고교 현장의 수시체제를 확대하는 역할을 해왔다.

2018 서울대는 정원내 기준 전체 모집인원의 78.5%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2012학년까지 특기자전형을 운영했던 서울대는 2013학년 특기자전형을 일반전형으로 변경해 학종(당시 입학사정관전형)을 80.7% 비율로 설정했다. 2014학년 83.2%까지 선발비율이 확대됐던 학종은 2015학년 75%로 선발비율이 축소됐으나 2016학년부터 다시금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대는 2016학년 정원의 75.6%를 학종으로 선발했으며, 2017학년 76.8%, 2018학년 78.5%를 학종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경희대 한양대, 그리고 중앙대.. 이미 ‘착한 대학’ 소폭 확대>
서울대가 이끌어온 학종 체제에 적극 동참해온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는 2018학년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규모를 소폭 확대한다. 이미 학종이 완전히 자리잡은 상황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세 대학은 이미 특기자축소 학종확대 기조의 전형운영 아래 ‘착한 대학’의 이미지를 구축한 상태다.

경희대는 2017학년 40.1%에서 2018학년 43.3%로 학종 규모를 소폭 확대하고 한양대는 논술전형을 축소해 학종 선발규모를 2017학년 37.5%에서 2018학년 38.9%로 확대했다. 중대는 2018 입시에서 전년도 대비 0.1%p 늘어난 31.2%를 학종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중대 관계자는 “학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서류평가-면접으로 이어지는 학종의 특성상 타 전형보다 몇 배의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학종 중심의 대입구조를 이어나가는 데는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대 관계자도 “기존 학종의 선발규모가 일정선 이상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급작스레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파격의 고려대와 서강대.. 학종 대세흐름의 주역>
서울대가 이끌고 한대 중대 경희대가 뒤를 받치던 학종 체제를 ‘대세’로 만든 주역은 파격적인 2018 입시안을 마련한 고려대와 서강대다. 고려대는 논술을 폐지하고 정시를 축소했고, 서강대는 특기자와 정시를 동시에 줄이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했다.

고대의 학종 확대는 지난해 10월 염재호 총장이 예고한 사안이지만, 내용 면에서 '파격'적인 조치다. 정원내 기회균등전형을 제외하면, 2017학년 13.32%에 불과했던 학종이 2018학년 61.54%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10월 염총장이 직원 대상 강연을 통해 예고한 논술전형 폐지, 학종 확대 방침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서강대도 2018 파격에 가까운 학종 확대를 선보였다. 서강대는 30일 일부 언론들이 보도한 2017과 대동소이한 수준의 2018 입시안 대신 절반 이상의 학생부종합 운영을 담은 2018 전형계획안을 31일 공개할 예정이다. 2017학년 40.5% 규모였던 학종은 2018학년 절반 이상 규모인 55.4%로 확대된다. 정시뿐 아니라 특기자전형을 대폭 축소해 학종으로 넘긴 모양새다.

<학생부종합의 대척점.. 성균관대와 연세대 이대의 반전>
학종시대를 완성한 것은 그동안 특기자전형과 입결 위주 입시를 고집해온 3개 대학의 변신이다. 학종의 대척점에 있던 성균관대 이화여대 연세대가 2018 입시를 통해 학종 흐름에 합류했다. 정원내 기준 성대는 2018 입시에서 전체 선발인원의 46%, 이대는 29.7%, 연세대는 23.6%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성대가 전형의 절반 가량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연대의 23.6%와 이대의 29.7%라는 선발규모가 작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2017 입시 대비 늘어난 비율만 놓고 보면 성대/연대/이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성대는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정시/논술을 축소하는 과정을 통해, 연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을 전면 폐지해 각각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했다. 이대는 정시 축소와 논술축소 기조에 힘입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규모를 늘렸다는 차이만 존재한다.

물론, 성대가 특기자전형을 완전히 폐지하는 수순으로 나아가는 것과 달리 연대는 여전히 특기자전형을 유지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대도 점진적 축소를 계획하고 있긴 하나 일단 2018 입시에서는 특기자 전형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해당 대학들이 그간 반사이익을 취해온 포지셔닝을 버리고 학종을 전형의 중심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반전이다.

고대와 서강대의 파격 개편안에 더해 3개 대학이 입시기조를 탈바꿈한 것은 학종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로 보인다. 성대와 연대, 이대가 그간 학종 체제 대척점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들 3개 대학은 대입의 구조가 학종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것과 달리 특정 고교유형 선발에 무게가 실리는 특기자전형, 사교육을 중심으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정시 위주의 전형구조를 견지해왔다. 교육계에서는 해당 대학들이 타 대학과 다른 대입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겠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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