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교육과정 변화 6월 9월 모평 통해 체감난이도 조절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2017수능은 변별력을 확보했던 2016수능의 기조를 유지한다. 2016수능은 2년연속 만점자가 30명 안팎 발생한 물수능에서 주요과목 중심으로 변별력을 확보, 만점자가 16명으로 줄어들면서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수능이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7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작년 본수능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등급컷이 100점이 속출했던 6월 9월 모평의 수준이 아니라 다소 변별력이 가해진 본수능의 기조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올해 수능에서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이 반영됨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향후 6월,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교육과정 반영에 따른 난이도 상승을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현 고3이 고교에 들어올 때부터 첫 적용된 2009개정 교육과정 과목은 수학으로 출제범위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다.

<수능 일관성이 원칙..체감난이도 모평으로 조절> 
29일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본부장은 “수능 출제 기조는 작년 본수능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면서 “수학은 올해 수능부터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내용이 일부 추가되거나 변형되는데,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한 뒤 난이도를 조절해 본수능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절대평가 전환을 앞둔 영어에 대해서도 “영어도 올해까지 상대평가 체제가 유지되므로 작년 출제 기조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 기조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전년도에 비해 만점자가 절반으로 감소, 상대적으로 체감난이도가 높아 변별력을 확보했던 지난해와 비슷하게 출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은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사진=베리타스알파DB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모의고사와 수능의 출제 기조를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라면서 "올해 2009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첫해여서 새로워진 내용에 대해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9월 모평까지 쉬운기조를 유지하다 11월 본수능에서 갑자기 체감난이도가 올라 혼란을 초래했던 사실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시행계획 출제 기본방향에 '교육과정상 중요한 내용은 이미 출제되었더라도 출제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수능의 특성상 교육과정상 주요 내용을 묻고자 한다. 상황이나 문항의 구조를 변형하는 방법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출문제의 출제 가능성을 우려한 질문에 대한 답이지만, 교평은 지난해 2016수능 시행계획에서도 똑같이 언급하고 있어 크게 신경쓸 발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수학 영역의 출제 범위 변화도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수학은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출제범위가 달라졌다”면서 “'가'형은 이공계 학생들이, '나'형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게 되는데, 유형별로 정해진 출제범위 안에서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맞춰 출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A/B형 수준별로 치렀던 수학은 올해 가/나형으로 바뀐다.

출제영역 변화는 기본적으로 문과는 한 과목이 늘어나고, 이과는 한 과목이 줄어든다. 이과가 주로 응시하는 가형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출제범위로 하고, 문과가 주로 응시하는 나형은 수학Ⅱ와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까지다. 2016 수능은 ▲A형이 수학Ⅰ, 미적분, 통계기본 ▲B형이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였다.

결국 2017수능에서는 수학Ⅱ의 내용이 나형 출제범위에 포함돼 집합과 명제, 함수도 출제범위에 들어간다. 대신 기존에는 출제범위에 포함됐던 행렬, 분수방정식, 무리부등식, 고차부등식, 분수부등식, 기하와벡터의 일차변환과 행렬 등은 제외된다.

<국어, 문/이과 계열 유불리 없도록 출제>
이 본부장은 공통시험으로 바뀌는 국어의 경우 문/이과별 유/불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올해 목표는 어떤 계열 학생이든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준별시험이 폐지되고 공통출제되는 국어영역에서 수준별수능 이전 처럼 기술 지문도 출제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 전통적으로 국어영역에서 독서의 과학, 기술 지문은 최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등 어려운 지문으로 평가받는다.

이 본부장은 "국어 영역이 수준별 A,B형에서 통합형으로 바뀐 것은 교육과정의 변화에 근거한 것으로 통합형으로 되면 인문사회나 자연계 계열 학생에 따라 문제풀이에 유리한 지문이 다소 다를 수 있다. 기술 지문은 자연계 학생에게 유리하고, 중세국어는 인문사회계열 학생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어떤 계열 학생이든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의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력을 측정하는 지문의 형태는 출제과정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국어영역 내 기술지문 출제 여부에 대해)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출제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단도직입적으로 올해 난이도를 묻는 질문에는 원론적이 답이 나왔다. 이 본부장은 "올해 수능 체제에서는 2015년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교육과정에 나온 내용과 범위에 맞춰 출제할 예정"이라며 "작년 수능과 단순 비교해 어렵다, 쉽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평은 여러차례, '작년 수준 출제'를 강조, 지난해처럼 물수능이 아닌 '변별력을 갖춘 수능'을 출제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 반영, 대학의 자율 존중>

내달까지 대학들이 공개하게 돼 있는 2018전형계획에서 내년 첫 시행하게 될 영어 절대평가를 두고 대학마다 반영방식을 달리해 혼란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연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등급을 어떻게 환산할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각 대학이 나름대로 예측을 하면서 환산점수 등을 결정하고 있고 우리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영어의 변별력이 무력화된다거나 과도한 사교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교육부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수 평가원장도 대학의 자율을 존중한다면서 “대학들은 지금까지 대입에서 수능 영어 점수를 일관된 포맷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 정시 수시에 따라 등급을 사용하는 대학도 있었고, 정시에서는 모집 단위에 따라 영어 반영비율이 다 달랐다”면서 “대학이 배점을 어떻게 하느냐는 완전한 대학의 자율적 판단이고 각 대학은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각각의 대학에 가장 적합한 점수 체제를 기초로 전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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