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제외 특기자 폐지'.. '정원내 고른기회 신설'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성균관대가 실질적 특기자전형인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 가까이로 확대하는 2018 입시전형안을 확정했다. 2018학년 전형은 성대가 그동안 비난의 소지들을 털고 환골탈태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2018 대입전형계획 확정일을 이틀 남겨둔 29일 ‘꼼수’운영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됐던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끝에 확정지었다고 전했다. 교육계는 그간 대입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성대의 변화를 두고 크게 반색하는 모습이다. ‘꼼수’전형과 ‘사교육 확대’에 앞장선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성대의 의지가 어떻게 발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성균관대가 실질적 특기자전형인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는 2018 입시전형안을 확정했다. 2018년 전형은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로 볼때 성대가 그동안 비난의 소지들을 털고 환골탈태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성균관대 과학인재전형 폐지, 학생부종합 절반으로 확대>
성균관대는 2018학년부터 현행 과학인재전형을 완전히 폐지할 예정이다. 과학인재전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원은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이어진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정시를 망라한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 가까이로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정시에서 축소되는 정원까지 상당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대입 3년 예고제로 인해 올해 2017학년 입시까지는 과학인재전형이 실시되지만 내년 2018학년 입시부터는 폐지된다. 과학인재전형 폐지와 정시 축소로 인해 발생하는 정원은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단순 과학인재전형의 폐지가 아닌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과학인재전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잔여 정원은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에만 쓰인다. 미래부가 선정한 SW중심대학으로 인해 SW특기자전형을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면 예체능을 제외한 특기자전형은 유지하지 않는다. 논술전형 등으로 정원이 이동하는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더하여 고교교육정상화사업을 통해 교육부가 권장해온 정원내 고른기회 정원도 일부 신설될 예정이다.

성대의 과학인재전형 폐지 움직임은 일찍이 엿보인 바 있다. 고교교육정상화사업 탈락과 맞물려 경력은 있으나 ‘석사 이상’이라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입학사정관들의 빈자리가 대거 발생했던 바 있던 성대는 최근 10명 이상의 입학사정관을 충원하는 등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를 착실히 준비해 왔다.

현장에서는 성대의 과학인재폐지전형을 두고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논란을 일으킨 전형을 포기한 성대의 개선의지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성대가 그간 논란이 돼온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해 사교육 축소에 앞장서는 ‘착한대학’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과학인재전형은 실질적 특기자전형임에도 논술위주 전형으로 분류돼 논란이 된 전형이다. 지원자격이 모든 학생에게 개방되고, 대교협 공통양식 자소서를 활용하며,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적용되지 않아 일견 착한 논술전형처럼 오해를 살 여지가 있었으나, 실질을 들여다보면 2014학년 지원자격이 과고/영재학교 출신으로 제한된 바 있는 특기자전형의 연장선으로 평가됐다. 지난해와 올해 공공연히 논술을 실시하는 30개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자소서를 제출받는 데다 대교협 공통양식 자소서를 활용하지만 학생부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스펙 기재 적용의 제한을 받지 않아 교외 경시대회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실적 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특기자전형으로 분류돼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고교교육정상화사업)을 통해 일관되게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와 특기자전형 축소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교묘하게 특기자전형 규제를 벗어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또한, 2017 전형계획 상 세부사항에 대한 안내가 없지만 작년과 재작년 수시요강을 볼 때 과학인재전형이 논술우수전형과 다른 독자적 전형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교육부와 대교협이 천명하고 있는 ‘전형간소화’의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의 지점도 존재했다.

재작년 고교교육정상화사업에서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이러한 실체를 들여다 보지 못하고 외견적이고 피상적인 시선으로 접근해 성대가 14억원을 지원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성대가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꼼수’전형의 한계는 금세 드러났다.

과학인재전형은 수능최저가 없는 탓에 사교육 배제에 앞장서는 착한 전형으로 간주되기도 하나 오해는 금물이다. 과고/영재학교 출신의 특기자를 선발하기 위한 배려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외에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에서 운영하는 특기자전형도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과고/영재학교 학생들도 대부분 특기자전형이나 수능최저가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대입의 주요 통로로 삼는다.

동일한 서울 상위권 대학인 중앙대와 성균관대를 비교해봐도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중앙대는 2014학년 과학인재전형에서 성균관대 과학인재전형과 유사하게 서류 60%+수리과학평가 40%를 반영했으나, 2015학년 수리과학평가를 논술로 대체해 전형방법을 서류40%+수리과학논술60%로 바꾸면서 과학인재전형을 특기자전형으로 분류했다. 당시 중앙대 관계자는 “수리과학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대학의 전체적인 입시 기조와 맞지 않아 논술로 대체했다”며, “과학인재전형은 특기자전형으로 분류된다. 논술위주전형이 아닌 실기 위주전형으로 들어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결국 지난해부터 수학과학특기자 전형을 폐지해 성대와 다른 면모를 보였다.

한편, 성대는 사교육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손잡고 운영하는 경시대회로 사교육 유발과 선행학습 유발 요인 때문에 비판을 한 몸에 받았던 성대 경시대회를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기자전형 유지 기조와 맞물려 마치 경시대회가 대입과 연계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분으로 인해 비판을 피할 수 없던 경시대회를 전면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은 사교육을 돕는 것처럼 비춰져왔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복안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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