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대 의예과 온동석(수시 일반전형 잠일초-신천중-외대부고)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온동석(20)군의 서울대 의예과 합격 비결은 다양한 독서활동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진로인 의학이나 흥미가 많은 분야에 대한 독서 외에도 윤리적 딜레마 상황이나 존엄사, 낙태 등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정리하고 독서토론활동까지 거치면서 서울대 의예과 수시 일반전형 다중미니면접에 대한 훈련도 자연스레 이뤄진 때문이다. 주목을 끄는 것은 독서활동이 인문학적 소양 쌓기에 무게가 실렸다는 점이다. 풍부한 독서가 다양한 활동과 충실한 교과관리에 힘을 더했다는 점도 합격요인으로 꼽힌다. 온군은 “다양한 활동과 교과관리가 잘 어우러진 점이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문학적 소양 함양으로 면접까지 꿰뚫은 독서>
온동석군의 여러 합격 요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서다. 서울대가 ‘201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나 ‘2016 서울대 신입학전형 안내 동영상’ 등에서 강조하는 사항인 때문이다. “자소서에서 모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도움이 되는 활동은 독서를 많이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은 편이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도 했다. 내용은 수학, 의학, 인문학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의사가 진로였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의대나 의사에 대한 책을 찾게 됐다. 수학은 좋아하는 과목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읽게 된 것이었다. 인문학 도서는 딜레마 상황이 나오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읽었다.”

면접 준비도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평상시 독서를 많이 해서 대비가 된 것 같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여러 딜레마 상황이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보고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던 것이 대비였다. 면접을 앞두고는 친구나 선생님과 학교에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연습했다.” 서울대 의예과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도 독서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을 깊게 해보고 일상생활에서 갈등 상황에서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중미니면접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가장 도움을 받은 책으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센델)를 꼽았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책이다. 여러 딜레마 상황이 나오는데 노트에 어떻게 해야 윤리적으로 맞는 것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책을 읽어보니 칸트와 같은 사람의 사상이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여러 관점 가운데 어떤 관점이 더 좋았을지를 두 번째 읽었을 때 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치관을 정립하면서 지식채널e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존엄사, 낙태 등의 주제에 대한 생각도 정리했다.”

자소서에 기재 된 책은 의학, 인문학, 생명과학 관련 도서였다. “자소서에는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안준용, 석남준, 박상기)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이중나선’(제임스 왓슨) 3권을 영향을 미친 책으로 선택했다.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은 의사라는 진로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치매를 연구하겠다는 내용보다는 뇌 질환관련 불치병을 치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생수업’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드러내려 했다. ‘이중나선’은 생명과학 배울 때 DNA와 관련한 내용을 배우면서 어떻게 발견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찾아본 책이다. 자소서 1번에서 생명과학 관련 내용을 썼는데 궁금해서 찾아본 책이기도 하다.”

자소서에서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 3가지 중 1개를 독서토론활동으로 기재한 것 역시 다양한 독서를 가늠케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잘 드러내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이과와 관련한 책을 탐구하기도 했지만 소설에 대한 분석을 하고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는 활동위주로 서술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과정을 통해 이과쪽으로 편향 되지 않았음을 드러내려 했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다양한 활동과 성적 관리의 조화>
온군은 다양한 활동과 내신관리의 조화를 합격 요인으로 꼽았다. “다양한 활동과 교과관리를 잘 한 것이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활동은 좋아하는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활동을 서술해야 하는 2번 문항에서 다양한 활동을 짐작할 수 있다. 독서토론활동을 제외하면 수학관련 학술발표대회와 의학동아리 활동을 제시해 학문에 대한 열정, 의학에 대한 관심, 인문학적 소양을 드러냈다. “학술발표대회에서 순열과 조합에 생성함수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과 동아리에서 학술지를 만들고 발표하는 활동을 드러내 수학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려 했다. 의학동아리활동은 뇌 해부학과 의학동아리 토론 내용을 담아 의학에 대한 관심과 인문학적 소양을 드러내려 했다. 뇌만 중점적으로 쓰지 않고 존엄사, 낙태 등의 주제에 대해 윤리상의 문제와 관련한 생각을 정리했던 내용이 담겼다.”

3번 나눔, 배려,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드는 문항에서도 봉사활동과 리더십을 드러내는 반장활동 등을 드러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반장활동을 통해 갈등관리와 협력을,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과 배려가 드러나 4가지 핵심인성요소 예시를 모두 보여준 것 같다. 3학년 때 반장을 하면서 반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갈등관리와 협력이 드러났다. ‘밥퍼’ 봉사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느끼는 공동체의 따뜻함을 섰다.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여서 공동체가 따뜻하다는 내용이었다.”

자소서 1번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서 배우고 느낀 점은 생명과학에 초점을 뒀다.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면역학, 유전자발현 분야에 대해 블로그나 일반생물학 책을 찾아보면서 공부했다는 내용을 서두에서 제시했다. 이어 관련 내용을 확정하다 보니 뇌에 대한 관심이 생겨 뇌에 관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뇌에 관한 논문을 접했다는 내용을 드러냈다. 이후 의사가 돼 뇌분야나 뇌질환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다고 끝을 맺었다.”

다양한 활동을 자소서에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다양한 활동을 일단 글자 수 제한 없이 모두 써보고 중요한 것을 추리는 작업을 했는데 글자수에 맞춰서 글로 바꾸는 과정이 힘들었다. 직접 글로 쓰는 것은 여름방학이었지만 어떤 활동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는 겨울방학부터 구상했다. 글로 옮기는 작업은 여름방학 기간 중 하루에 1~2시간을 따로 만들어 꾸준히 해왔다. 방학 때 자소서 작성을 마무리했지만 그냥 낼 수가 없어 막판까지 계속 읽어보고 자잘한 것을 수정해 나갔다.”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메모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일 힘든 것이 활동 선별이었다. 원서를 쓸 때 바로 되지 않는다. 평상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되새기면서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자신이 당일 했던 활동이나 자소서에 쓰면 좋을 만한 것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2016 서울대 의예과 수시 일반전형 다중미니면접>
온군은 순발력이 필요한 방으로 ‘매미소리방’을 꼽았다. 매미 소리가 매년 커지는데 청소기 소리와 비슷해진다는 주제였으며, 소음이 커져서 짝짓기를 하기 위한 매미의 생존전략일 것이라는 가설을 보고 질문에 답하는 문항이었다.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제시문을 보고 면접실에 들어가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질문을 받은 것 같다. 생명과학Ⅱ에서 공부한 것과 연관지어 자연선택과정에 따라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으로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가설을 묻는 질문이 4개 정도 나왔는데 즉석에서 답변한 내용이라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이어 제시했던 가설 가운데 가장 타당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후 제시문의 가설이 타당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실험설계를 해보라는 질문을 받아 과거 매미소리와 현재 매미소리의 데시벨을 조사하고 해당 지역의 과거 소음과 현재 소음을 조사해 그 사이 관련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면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고정관념방에서 받은 예시는 4가지를 떠올렸다. “’동양인들은 수학을 잘하는데 내 친구는 왜 못하는가’ ‘내가 갔던 일본기업에서는 여자가 차를 내왔는데 남녀차별이 심하다’ ‘독일사람들은 재활용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이슬람 사람들이 테러를 일으키고 다닌다’와 같은 뉘앙스의 예시가 나온 것 같다. 처음 받은 질문은 5개 문장을 각각 고정관념인지 아닌지를 밝히고 이유를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약간 경향이 있다’는 것은 고정관념이 아니고 단정적인 것은 고정관념이라고 한다는 답변을 했다. ‘한국인은 외국에 나가서 냄비근성을 표출한다’는 문장을 고정관념이 아닌 문장으로 고치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냄비근성도 그런 경향이 있다’는 식으로 고쳤다. 무난하게 넘어간 느낌을 받았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고정관념과 관련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를 물어봤을 때는 ‘고3 이니까 고3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고3 때 공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축구와 농구 등을 하면서 해소했다고 답했다.”

영희와 철수가 20번 중 5번을 지각했다는 내용의 제시문을 보고 답하는 ‘지각에 관한 방’은 확률에 대한 질문을 실시했다고 회상했다. “첫 질문은 누가 더 지각할 확률이 높았는지 물었는데 확률이 똑같을 것 같다는 답변을 했다. 이후 표를 제시했는데 철수의 지각과 영희의 지각 날짜, 철수가 발표하는 날과 영희가 발표하는 날이 표시돼 있었다. 확률이 누가 높을 것 같은지 구체적으로 물어봐 잠깐 뜸을 들였다. 철수는 자기가 발표하는 회차에 늦는 경향이 있어 20% 정도, 영희는 최근에 지각을 많이 해서 80% 정도 지각할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 수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후 철수가 지각할 만한 이유와 영희가 지각할 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철수의 경우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나 발표 준비로, 영희는 다른 프로젝트나 일이 겹쳐 늦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지각에 대한 벌금을 물기 시작했으나 벌금을 두려워하지 않아 더 많은 학생이 지각했다는 일화와 도입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아동유기 조장과 열악한 어린이 보호센터 환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베이비 박스’에 관한 제시문을 요약하는 방에서는 제시문과 문제가 함께 나온 유일한 방이었다고 말했다. “종이에 한 줄로 주제를 요약하라고 돼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그 주제를 그대로 읽으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어 제목을 붙여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즉석에서 지어낸 것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두 사안에 대한 공통점을 물었을 때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해결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는 지각의 경우 지각생을 체크하는 일을 맡겨보는 방식을 예로 들고 지각을 왜 해서는 안 되는지 직접 깨닫게 해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베이비박스는 취지는 아이를 위한 것이지만 부모들이 왜 아이를 유기하는지 조사를 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술개발과 인간소외에 관한 제시문을 기반으로 질문을 주고 받은 방은 간단하게 회상했다. “기술개발로 인한 유용성을 주장하는 쪽과 인간 소외가 더 문제라는 주장을 하는 쪽 중 어느 의견에 동의하는지 질문은 기술개발이 인간을 위한 것인데 인간 소외라는 문제가 발생하면 목적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 인간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의료분야 역시 똑같은 현상이 있는데 기술개발에 제한이 있어야 하는지 물어봤다. 목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똑같이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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