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이주원(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 미금초-불곡중-낙생고)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서울대, KAIST, 포스텍, 고려대, 연세대 공학계열을 모두 합격한 이주원(20)군의 ‘5관왕’ 비결은 이공계 인재상 분석에 집중한 전략에 있다. 이군은 융합을 토대로 한 철저한 이공계 인재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곳곳에 인재상에 부합하는 자질을 녹여냈다. 애초 자소서의 콘셉트를 융합으로 잡았지만 원서접수 직전 2개월 반 동안 스무 차례 넘는 수정작업을 통해 융합을 베이스로 이공계 인재상에 부합하는 자질을 부각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5개 학교 모두 대교협 공통문항인 1~3번 문항은 동일한 내용을 제출했고 진학을 결정한 서울대의 4번 문항은 학구열과 인문적 소양을 드러냈다. 이군은 면접대비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자소서를 철저히 분석해 면접을 대비했지만 자소서에서 물어본 내용이 거의 없었다. 서울대 지균 면접은 인성면접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들었지만 학생부 반 줄짜리 내용에서 출발해 화학Ⅱ와 물리Ⅱ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전혀 다른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

<철저한 인재상 파악에 기반한 자소서>
일반고 출신으로 이주원군은 수시 5관왕의 영예를 따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전기정보공학부, KAIST 일반전형, 포스텍 일반전형 단일계열, 고려대 융합형인재 전기전자공학부, 연세대 학교활동우수자 전기전자공학부. 한 학교만 합격해도 부러운 학교 5개를 동시에 합격한 이군의 비결은 이공계 인재상의 철저한 분석에 따른 자소서 작성이다. “가장 도움이 된 것이 학교마다 인재상을 홈페이지에 들어가 모두 확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텍은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학구열이 넘치는 것을 좋아하는 인상이다. 고려대는 공동체적인 화합이나 사교성 등을, 서울대는 사회봉사나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내게 없는 자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예시를 든 부분은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하는 2번 문항이었다. “3학년 때 과학탐구토론대회에 참가했을 때 토론주제가 ‘빛이 현대에 이용되는 사례와 개선방안’이었는데 고2 때 대학교 연계 실험탐구를 통해 실험했던 여러 내용 중 이중슬릿 실험에서 빛의 회절과 간섭을 떠올려 이를 이용한 저장매체인 홀로그래피 디스크에 대해 기술했다. 홀로그래피 디스크에 대해 주제선정을 할 때 조원을 설득했다는 점에서 조장이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내용을 드러내려 했다. 물리특성화반 친구들에게 물리Ⅱ와 고급물리 교과서를 빌려 공부한 지점은 호기심을 드러내기 위한 부분이었다. 정보를 수집하고 선생님께 질문한 내용도 넣었는데 성실함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었다.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혼자 이유를 생각하다가 보조광과 기록광의 파면을 종이에 그려보고 간섭이 되는 부분을 표시하면서 각도가 점점 변하는 모습을 보고 디스크 간섭무늬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서술해 혼자 탐구하는 능력도 보였다.”

철저한 인재상에 기반해 여러 자질을 드러내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5개 학교에 대교협 공통문항 1, 2, 3번을 모두 동일한 내용으로 제출한 점이 특징이다. 담임선생님과 국어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소서를 여러 번 고쳐 쓰면서 작성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자소서 비중이 크다고 생각해 2개월 반 동안 고쳐 쓰기를 반복했다. 학생부를 보면서 에피소드를 나열해 배치하고 다시 나열해 배치해보는 작업을 반복하며 20회 넘게 고쳤다. 자소서를 쓰고 다이아몬드 원석을 다듬듯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쓰는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1번부터 4번 문항까지가 모두 융합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학구열이나 호기심, 탐구에 대한 욕구 등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시 썼다. 쓸수록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됐다. 합격한 선배들 자소서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글마다 방향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따라가는 것은 곤란하다.”

/사진=김대식 기자 iamds@veritas-a.com

자소서 2번 문항에 기재된 2개의 활동은 수정을 거듭해 나온 결과다. “처음에는 홀로그래피 디스크에 대한 서술로만 1500자가 모두 채워졌다. 에피소드가 많았기 때문이다. 수정을 하면서 2학년 때 연계실험탐구를 넣었다. 학교에 물리 특성화반과 생명과학 특성화반이 있었는데 연계실험탐구에서 각각 물리, 생명과학을 실험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활동을 했다. 당시 물리 특성화반이었다. 토요일을 활용해 성균관대에서 여러 실험을 했는데 흥미로웠다. 기재하고 싶었던 내용은 많았지만 이중슬릿실험과 전류천칭실험을 기재했다.”

자소서 1번은 ‘고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라’는 문항에 따라 느낀 점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고급수학에서 배웠던 내용 중 극형식이나 테일러 급수를 간략히 언급했지만 길게 쓰면 의미가 없어 보였고 별로 드러나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받은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느낀 점 중심으로 썼다. 내용에 대해 면접에서 질문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질문이 나오지는 않았다.” 1번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또 다른 하나는 호기심이다. “첫 문장을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고 간단히 제시해 인상을 주고 싶었다. 가장 중요한 문장이기 때문이다.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나 열정을 에피소드로 드러내기보다는 한 문장으로 단정짓고 두괄식으로 출발했다. 선행을 하고 싶다는 등의 내용은 없다. 대신 흥미를 갖고 했던 고급수학을 언급했는데 고급수학을 하면서 느낀 성취감으로 인해 다른 공부도 잘하게 됐다는 식으로 풀었다.”

3번 인성문항은 봉사활동을 진심으로 수행하면서 가장 쓰기 쉬웠다고 말한다. 나눔, 배려, 협력, 갈등관리가 모두 집약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사회복지관에서 한 봉사활동을 적었다. 복지관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오히려 힐링이 되기까지 했다.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가 아닌 진심을 다한 봉사였다. 대입이 끝난 현재도 봉사활동을 예정하고 있다. 가장 쉽게 썼고 수정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문항이 3번이었다. 복지관의 한 여자 아이가 다른 학생들과 갈등이 많아 이유를 알아보니 또래 여자아이가 없었다. 남자아이들이나 저학년 아이들 사이에 끼어 놀이를 방해하고 있던 것이었다. 보드게임을 통해 게임 방법을 알려주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니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내게 됐다. 갈등관리의 측면이다. 갈등관리를 하면서 다른 봉사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던 내용도 있었는데 협력에 대한 내용이다. 이 여학생은 매일 과제를 마쳐야 놀이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공부, 특히 수학에 흥미가 없어 단순 수학 계산집을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만화캐릭터가 나오는 활용문제로 바꿔줬다. 배려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서울대가 제시하는 4번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과 이유를 서술하는 문항은 융합에 초점을 맞췄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몰입의 즐거움>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이야기> 3권을 선택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학구열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했다. <몰입의 즐거움>과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이야기>는 모두 인문적 소양을 거론하며 융합적 생각을 드러내려 했다. <몰입의 즐거움>에서는 일에 모집하는 것은 그 일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려 있다는 것을 보고 지루한 과목을 공부할 때의 마음가짐을 바꾸려고 노력해 문학을 공부할 때도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가 아닌 인문적 소양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이야기>에서는 실제로 할 수 없는 사고 실험을 상상으로 해 어려운 양자역학 내용을 전개하는 파인만을 보고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는 수학/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상상력 등 인문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썼다.”

<면접, 불의타를 조심하라>
면접준비에 관해서는 이군은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서 다각도로 준비하라는 얘기다. “인성만 나온다고 생각하면 오산인 경우가 많다. 서울대 지균 면접의 경우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압박면접처럼 느껴졌다. 전혀 다른 질문이 나올 것도 예상해야 한다. 특히 학생부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반 줄짜리라도 질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서울대 지균 면접은 학생부 반 줄짜리에서 출발해 확장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면접후기를 읽어보고 서울대 입학본부에 전화해 인성면접이라고 확인까지 했지만 면접은 상당한 깊이가 있었다. 지원동기나 학과에 대한 열정, 학업계획과 같은 질문은 없었다. 학생부에 1학년 기술가정의 한 줄짜리도 아닌 반 줄짜리 내용으로 질문이 시작됐다. 현대의 자동차 연료가 뭐냐는 질문이 들어왔는데 기술가정인 것 같아 전기자동차라고 답했다. 전기자동차에 어떤 전지가 쓰이느냐 물었는데 화학Ⅱ 내용이었다. 이어 자기장안에 전하가 있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 물었는데 물리Ⅱ 관련 내용이었다. 물리와 화학을 좋아했는데 생명과학도 공부하다 보니 흥미를 느껴 물리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할지 생명과학Ⅰ과 물리Ⅱ를 응시할까 고민하다 DNA 유전정보를 좋아해 생명과학Ⅱ를 선택했다. 3학년이 되면서 물리Ⅱ를 배우는 물리특성화반을 나왔는데 계속 물리Ⅱ 관련 내용을 물어봐 당황스러웠다. 10분이 1시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학교수업과 수행평가를 통해 학습한 내용으로 답변을 할 수 있지만 합격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었다. “화학Ⅱ 관련된 내용은 수행평가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이었고 물리Ⅱ 관련 질문은 물리선생님의 깊이 있는 설명이 도움이 됐다. ”

연세대 학교활동우수자 역시 경제를 배우지 않았다면 풀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경제문제가 두 개 나왔다. 융합 목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100% 인문계열 문과 문제다. 고3 때 경제를 배워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수학/과학만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불합격했을 것이다.”

포스텍 면접은 기출과 달랐지만 스스로 잘 해결해나간 면접으로 꼽았다. “포스텍은 재작년 면접이 수학이었는데 어려웠지만 올해 박새 산란에 관한 그래프를 보고 해결하는 문제였으며 겉으로는 생명과학문제인데 고교 생명과학을 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 그래프 추론 문제였다. 대기실에서 4개문항을 풀고 면접실에 들어가 추가로 3개문항을 답해야 한다. 마지막 7번이 생명현상을 사회현상에 묶는 문제로 어려웠던 것 같다. 15분 동안 면접을 보는데 시간이 남았다. 면접을 괜찮게 봤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텍 4년 장학생 합격통보를 받았다.”

KAIST와 고려대는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KAIST 일반전형과 고대 융합형인재전형은 기출문제를 보면 되는 것 같다. 고려대 융합형인재는 2015학년 신설된 전형이어서 인터넷을 검색해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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