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고 개교전 학생 데이터 활용

[베리타스알파=김광재 기자] 지난 14일 언론들은 ‘귀족학교 충남삼성고, 지역학교 황폐화 부추겨’, ‘매년 반복되는 충남 삼성고 논란.. 지역공교육 황폐화 지적’, ‘충남삼성고, 지역 공교육 황폐화의 블랙홀로’ 등을 제목으로 충남삼성고의 설립으로 인해 우수인재가 삼성고로 몰리면서 아산지역 학교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떨어졌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진원지는 박홍근(새정치) 의원의 ‘지역 공교육 황폐화의 블랙홀 된 충남삼성고’라는 보도자료다. 2012학년부터 2014학년까지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충남 아산지역 고등학교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분석한 결과 삼성고가 설립된 충남 아산지역 일반고들의 학업성취도가 삼성고 개교 이후인 2014년 3월 이후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교육여건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을 약속한 삼성고가 실제로는 상위권 학생 싹쓸이와 삼성 임직원 자녀들만의 철옹성을 구축함으로써 도리어 학교 서열화와 지역 학교 황폐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며 “교육당국은 삼성고에 더 이상의 특권을 용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운영될 수 있을지 적극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서 많은 한계점이 보인다. 우선 비교대상이 잘못됐으며, 박 의원이 거론한 데이터는 충남삼성고 설립이전에 입학한 학생이 치른 국가수준 성취도평가 결과라는 점이다. 오히려 삼성고 설립 이전인 2013학년 입학한 학생들이 치른 2014학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통해 아산지역 고교의 학교향상도가 2013학년 대비 낮아져 지역 고교 교육역량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 2014학년 아산지역 성취도평가 결과 2013학년 대비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늘어난 점이 2014년 충남삼성고가 개교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2014학년 성취도평가 응시생들은 충남삼성고 개교 1년전인 2013학년 입학한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근거가 되지 않는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박 의원이 자료에서 제시한 온양고, 온양여고, 온양한올고, 아산고, 온양용화고, 설화고 등 6개교 학생들은 모두 2014학년 고2로 2013학년 입학한 학생들이다. 충남삼성고의 학생들은 2014학년부터 입학했으므로 동일한 비교가 불가능한 집단이다. 영향력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올해 6월 치른 2015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통해 비교를 했어야 했다. 박 의원이 보도자료에서 “고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취도평가 특성상 가장 최근 시행된 ’14 평가 당시 삼성고는 재학생이 1학년생 밖에 없었기 때문에 평가대상에 미포함됐다”고 해당 사실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자료해석을 감행한 부분은 큰 한계로 남는다.

오히려 2013학년 입학생들이 치른 2014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충남삼성고의 영향 없이도 학업성취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학년 입학한 학생들이 치른 2013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비교해 기초학력미달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과목은 영어. 2013학년 3.91%(기초미달 100명/응시 2557명)에서 2014학년 10.12%(기초미달 261명/응시 2578명)으로 크게 뛰었다. 수학 기초학력미달 역시 2013학년 5.04%(129명/2557명)에서 7.68%(198명/257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어만이 4.39%(112명/2552명)에서 1.79%(46/2574)로 낮아졌을 뿐이다.

박 의원이 간과한 또다른 부분은 학교향상도다. 성취도평가 자료에서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지표와 함께 고려되는 학교향상도는 학생들이 입학당시에 비해 학업성취가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학교의 노력이 반영된다는 뜻이다. 0을 기준으로 입학 당시 성적을 기준으로 예상되는 기대 점수보다 높은 경우 양(+) 향상도를, 기대점수보다 낮게 성취한 경우는 음(-)의 향상도로 나타난다. 학교의 노력여하에 따라 양의 향상도가 나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노력이 부족해 기대수준보다 낮은 마이너스 대의 향상도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충남삼성고의 선발효과 이전에 2013학년부터 2014학년까지의 학교 향상도는 전반적으로 낮아졌음에 유의해야한다. 국어 수학 영어 평균 학교향상도는 0.8%에서 -0.1%로 낮아졌다. 충남삼성고가 선발효과를 누렸다기 보다는 학교에서의 노력이 학생의 기대수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국어교과의 경우 2013학년 -0.1%에서 -0..4%로 하락했으며, 수학교과는 +1.2%에서 +0.5%로 하락했다. 영어교과는 +1.2%에서 -1.1%로 하락했다. 6개학교 모두 학생들의 기대수준 대비 노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료를 무리하게 낸 데 이어 삼성고가 ‘특권 학교’라고 주장하기 위해 보도자료 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도 대거 삽입했다. 삼성고가 그간 해명자료를 내면서 대응했던 부분을 빼놓아 학교 당국자들로부터 “아쉽다”는 견해가 나올 정도였다.

삽입된 내용은 ▲개교 전 입시설명회에서 삼성 임직원 명함을 갖고 있는 사람만 입장시켜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는 점 ▲삼성고는 임직원 자녀 70%, 사회통합전형 20%(70명), 일반학생 10%(15명)의 선발기준을 적용하면서 일반학생 지원 경쟁률은 4.7대 1에 달하는 반면 삼성 임직원 자녀는 1.76대 1까지 편차가 벌어졌는데 非 삼성직원 지역 학부모들이 “부모의 직업에 따라 학교의 입학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한 교육 및 경제적 차별금지 원칙을 훼손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점 ▲학교 설립허가과정에서 농수산부와 국토부에서 삼성고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준 것이 밝혀지면서 절차상 하자 문제가 불거졌고, 교지 소유자가 학교법인이 아닌 민간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교육청이 설립인가를 내주면서 특혜논란이 발생한 점 등 3가지다.

3가지 내용 중 학교 부지 관련 내용을 제외한 ▲개교전 입시설명회와 ▲임직원자녀 전형 문제는 삼성고가 설립당시부터 지난해 국감, 올해 국감에 이르기까지 최소 3회 이상은 해명한 사안이다.

▲개교 전 입시설명회는 학교 설립 인가 후 짧은 시간 동안 회사복지차원에서 직원가족 설명회와 일반지역주민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빚어진 오해라고 삼성고 측에서 해명한 바 있다. 삼성고 관계자는 “상황의 일부만을 전한 것으로 억울하다”며 “2013년 8월27일 학교인가 이전 지역직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회사복지와 관련 직원가족 설명회를 총 3회 실시하면서 임직원임을 확인하는 명함을 받았을 뿐이다. 일반인 대상 설명회는 언론조명이 상대적으로 적어 오해를 샀다. 학교 인가 한달 후인 2013년 9월27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선문대학교에서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했으며 800명 가량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임직원 자녀 전형 문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있는 충남 아산 탕정면에 충남외고를 제외하면 일반계 고등학교가 없어 충남교육청에 공립고등학교 설립을 지속 제안했으나 충남교육청이 예산부족의 이유로 삼성 출연의 자사고 설립을 제안한 것이며, 기업 설립 자사고는 임직원자녀전형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 것이라 해명했다. 인근 아산시 배방읍 설화고와 천안월봉고로 통학할 수는 있으나 자가용으로 최소 20~30분 거리라는 점에서 직원들이 아산근무를 기피하게 돼 고심 끝에 자사고를 설립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삼성고 관계자는 “천안 아산지역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자 등 직원3만6000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삼성 아산산업단지가 위치한 아산시 탕정면 지역에는 지난해까지 특목고인 충남외고 외에 일반고가 없었다. 많은 직원들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거나 어린 자녀들을 원거리로 통학시키고 있어 수년간 충남교육청에 공립고등학교 설립을 요청했으나 충남도교육청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공립고 대신 기업 출연의 자사고 설립을 제안해 고심 끝에 충남삼성고를 설립했다. 실제로 전국에 자율형 사립고 50개교 가운데 기업 등과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곳은 10여 곳이며 지역  사업장을 기반으로 한 경우 대부분 직원자녀 전형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포스코의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2개교와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현대청운고가 대표적이다.”

오히려 충남 아산지역의 심각한 학교부족 문제로 전환해 국감자료를 내고 충남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야 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임직원자녀 전형을 문제 삼던 김태년(새정치) 의원의 국감자료 말미에서 제시한 내용이다. 김 의원은 “아산지역 중학교 졸업생 중 18.4%는 아산 외 지역의 고교로 진학하며, 천안 11.9%, 388명을 제외하더라도 6.5%인 210명은 타 시/도로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라면 임직원자녀 전형을 제외한, 충남지역 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사회통합전형 20%와 일반전형 10%는 학생들에게 전기고 입시에서 선택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기 선발 이전에 지원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30%밖에 안 된다”는 이유로 부메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2012~2014 충남 아산시 소재 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교별 학년 교과별 기초학력
미달(%)
학교
향상도
기초학력
미달
인원 수
응시
인원
온양고 2012 국어 0.5  -1.0  2 417
수학 3.6  1.1  15 417
영어 3.8  0.5  16 417
평균 2.6  0.2  10 417
2013 국어 2.8  -0.1  14 498
수학 5.4  2.3  27 501
영어 3.8  2.1  19 501
평균 4.0  1.4  20 500
2014 국어 3.8  -0.5  20 525
수학 5.7  3.0  30 526
영어 13.7  1.5  72 526
평균 7.7  1.3  40 525
총계 4.90  1.0  70 1442
온양여고 2012 국어 0.5  -3.3  2 405
수학 5.2  -2.1  21 405
영어 2.0  -0.4  8 405
평균 2.5  -1.9  10 405
2013 국어 3.8  -1.3  19 498
수학 4.2  -1.4  21 498
영어 3.4  -1.1  17 498
평균 3.8  -1.3  19 498
2014 국어 0.6  -0.8  3 463
수학 12.1  0.2  56 464
영어 11.2  -1.0  52 464
평균 7.9  -0.5  36 463
총계 4.80  -1.2  65 1366
온양
한올고
2012 국어 0.6  미산출 2 357
수학 2.8  미산출 10 357
영어 0.5  미산출 2 357
평균 1.3  미산출 4 357
2013 국어 2.9  1.4  11 381
수학 4.7  0.6  18 381
영어 3.2  2.8  12 381
평균 3.6  1.6  13 381
2014 국어 0.3  0.8  1 388
수학 7.7  0.5  30 388
영어 1.8  0.7  7 388
평균 3.2  0.7  12 388
총계 2.60  1.1  29 1126
아산고 2012 국어 0.0  1.4  0 377
수학 0.5  8.5  2 377
영어 0.0  10.2  0 378
평균 0.1  6.7  0 377
2013 국어 0.5  3.4  2 390
수학 0.5  8.8  2 389
영어 0.5  8.1  2 389
평균 0.5  6.8  2 389
2014 국어 0.0  -0.3  0 408
수학 2.4  1.3  10 408
영어 3.7  2.0  15 408
평균 2.0  1.0  8 408
총계 0.90  4.8  10 1174
온양
용화고
2012 국어 8.8  -3.9  32 365
수학 12.5  -2.3  45 367
영어 12.3  -4.3  45 366
평균 11.2  -3.5  41 366
2013 국어 18.9  -5.1  59 312
수학 15.2  -0.8  48 315
영어 14.0  -4.8  44 315
평균 16.0  -3.6  50 314
2014 국어 6.6  -1.8  21 319
수학 19.1  -1.1  61 321
영어 34.1  -6.1  109 321
평균 20.0  -3.0  64 320
총계 15.50  -3.4  155 1000
설화고 2012 국어 0.4  -1.4  2 457
수학 2.2  -0.8  10 459
영어 0.6  0.0  3 459
평균 1.0  -0.7  4 458
2013 국어 1.5  0.9  7 473
수학 2.8  -2.3  13 473
영어 1.3  0.2  6 473
평균 1.8  -0.4  8 473
2014 국어 0.2  0.1  1 471
수학 2.3  -0.9  11 471
영어 1.3  -0.1  6 471
평균 1.2  -0.3  5 471
총계 1.20  -0.5  17 1402
2012학년 계 2.90  -0.1  69 2380
2013학년 계 4.38  0.8  112 2555
2014학년 계 6.41  -0.1  165 2575
2012 국어 2.75 -1.6  141 5132
2013 국어 4.39 -0.1  112 2552
2014 국어 1.79 -0.4  46 2574
2012 수학 5.18 0.9  266 5140
2013 수학 5.04 1.2  129 2557
2014 수학 7.68 0.5  198 2578
2012 영어 5.21 1.2  268 5140
2013 영어 3.91 1.2  100 2557
2014 영어 10.12 -1.1  261 2578
6개교 총합 4.61  0.3  346 7510
* 자료 : 박홍근(새정치) 의원실 제공, 학교향상도는 <베리타스알파> 추가
* 특성화고인 아산전자기계공고 제외
* 2014학년 개교로 응시자가 없는 삼성고와 배방고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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