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학 높은 성취도와 대조적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국내 중학교 2학년 학생 10명 중 6명은 수학을 싫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학 과목이 '가치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3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국제적 수학/과학 성취도 평가에서 국내 학생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함과 대조적인 결과다. 일각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상관없이 사교육을 통해 수학/과학 교육을 강행, 학업 성적이 높아질수록 흥미는 떨어지는 모순을 자아내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한다. 일명 '수포자', '과포자'를 양성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 교육성취도 평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ation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 2019' 결과를 우리나라 시각 기준 8일 오후6시 공식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초4, 중2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수학/과학 성취도와 교육의 맥락적 변화 요인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4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비교 연구다. 이번 연구는 58개국 초등학생 약 33만명, 39개국 중학생 약 25만명이 참여했으며, 우리나라는 초4 170개교 5855명, 중2 175개교 6246명이 참여했다. 

국내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수학/과학 성취도에서 지속적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초4 10명 중 4명 '수학 싫다'.. '자신 있다'는 응답도 15%에 불과>
우리나라 초4 10명 중 4명은 수학 과목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국제 평균인 20%에 비해 수학을 싫어하는 인원이 2배 수준이었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 역시 낮았다. 매우 자신 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단 15%에 불과했다. 국제 평균인 32%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자신없음'으로 응답한 학생은 36%로, 국제 평균인 23%보다 13%나 높았다. 

과학 과목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과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17%에 불과했다. 국제 평균이 38%인 것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치다. 과목에 대한 흥미 또한 매우 좋아한다는 응답이 37% 수준으로, 국제평균인 52%에 비해 15%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편, 우리나라 초4 학생의 성취도는 58개국 중 수학 3위, 과학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수학 평균 점수는 600점으로, 순위가 발표됐던 1995년 581점 2위, 2011년 605점 2위, 2015년 608점 3위, 2019년 600점 3위 수준이다. 

성취수준에 따른 학생 비율은 625점 이상 수월수준 37%, 550점 이상 우수수준 77%, 475점 이상 보통수준 95%, 400점 이상 기초수준 99% 규모다. 해당 비율은 각 성취수준 이상 학생 비율을 합산/제시한 결과로, 기초수준 이하 학생이 1%임을 의미한다. 625점 이상 수월수준의 국제 평균값은 7%로, 국내 초4학생들의 수월수준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4 학생들의 2019년 과학 평균 점수 또한 588점으로 평가국 중 2위를 기록했다. 1995년 576점 1위, 2011년 587점 1위, 2015년 589점 2위, 2019년 588점 2위 규모로, 매 평가마다 싱가포르와 함께 1/2위를 다투고 있는 모습이다. 

성취수준에 따른 학생 비율은 625점 이상 수월수준이 29%로, 국제 평균인 6%의 약 5배를 웃도는 수치다. 550점 이상 우수수준도 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75점 이상 보통수준 95%, 400점 이상 기초수준은 99%다. 수학 성취수준과 마찬가지로 각 성취수준 이상 학생 비율을 합산/제시한 결과다. 

<중2 60% '수학 싫다'.. 두 명 중 한 명은 '과학도 싫어해'>
중2 학생들의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태도 역시 초4 학생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수학의 경우, 61%의 학생이 싫어한다고 응답했다. 과학 역시 47%로, 두 명 중 한 명 꼴로 과학 과목을 싫어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과에 대한 자신감 역시 낮았다. 수학 과목에 '매우 자신 있음'으로 응답한 학생 비율이 8%에 불과했다. 국제 평균인 15%의 약 절반 수준이다. 반면 '자신없음'으로 응답한 학생은 54%로, 국제 평균인 44%보다 10% 높게 나왔다. 수학 과목이 가치 없다고 답한 학생도 30%에 육박했다.

과학 과목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과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단 9%에 불과했다. 국제 평균이 23%인 것과 비교해 15% 낮은 수치다. 과목에 대한 흥미 또한 매우 좋아한다는 응답이 12% 수준으로, 국제평균인 35%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이었다. 과학 과목이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34% 존재했다. 

국내 중2 학생의 성취도는 2019년 39개국 중 수학 3위, 과학 4위의 결과를 보였다.  2019년 수학 평균 점수는 607점으로 평가국 중 3위로, 순위가 발표됐던 1995년 581점 3위, 2011년 613점 1위, 2015년 606점 2위, 2019년 607점 3위 규모다.

성취수준에 따른 학생 비율은 625점 이상 수월수준 45%로, 국제 평균값인 5%에 비해 무려 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50점 이상 우수수준 74%, 475점 이상 보통수준 90%, 400점 이상 기초수준 97% 규모다. 해당 비율은 각 성취수준 이상 학생 비율을 합산/제시한 결과로, 기초수준 이하 학생이 3%임을 의미한다.  

과학 평균 점수 또한 561점으로 평가국 중 4위를 기록했다. 1995년 546점 4위, 2011년 560점 3위, 2015년 556점 4위, 2019년 561점 4위 규모로,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성취수준에 따른 학생 비율은 625점 이상 수월수준이 22%로, 국제 평균인 7%의 3배를 넘긴 수치다. 550점 이상 우수수준도 56%로, 과반수의 학생이 과학 과목에서 우수한 성취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75점 이상 보통수준 86%, 400점 이상 기초수준은 96%다. 수학 성취수준과 마찬가지로 각 성취수준 이상 학생 비율을 합산/제시한 결과다.  

<'수포자' 양성하나.. 극심한 사교육에 대한 우려도> 
교육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의 중요성으로 인해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사교육을 많이 받는 점을 하나의 문제로 꼽고 있다. 주입식 교육을 통해 학업 성적은 높아질 수 있지만, 자발적 흥미가 배제된 교육이 이어지고 있어 학년이 올라가고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쉽게 포기하는 인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일명 '수포자', '과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무작정 학원에 맡기기보다는, 가정과 학교에서 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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