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의대 모집인원 2910명..'지역별 분야별 쏠림도 해결해야'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 수가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지표인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명당 7.6명으로 OECD 평균 12.6명보다 5명이나 적었다. 최대치를 기록한 아일랜드 24.9명과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나라 임상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통계가 있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다만 물적자원은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100만명당 MRI 29.1대, CT 38.2대로 각 OECD 평균 17.4대, 27.8대를 크게 웃돌았다.

한 교육전문가는 "OECD통계가 공개될 때마다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 수가 하위권을 기록,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의대 모집정원은 교육부 외 보건복지부까지 관여하는 문제로, 졸업자가 적다는 이유로 의대가 무작정 인원을 늘릴 수 없다. 연간 배출돼야 할 의료인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의료현장에서는 OECD 보건통계나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하는 진료보조 상황 등을 볼 때, 기본적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 그리고 분야별 지역별 쏠림현상을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올해 5월 보건복지부가 ‘2021년 보건의료 관련 학과 입학정원’ 산정을 위해 의견을 요청했을 시 오히려 정원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 의료계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의협은 “현장의 의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 인력충원이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가 적절히 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OECD통계와 같이 양적인 수급 추계를 바탕으로한 단순 인력 증대만으로는 의료현장을 개선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의사인력은 양성과 배출에 많은 시간과 재원이 요구되므로 장기적인 정책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입학정원 증원 등 인위적 정책개입은 오히려 인력수급 균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보건복지부는 'OECD 보건의료통계(Health Statistics) 2019’ 요약본을 분석/공개했다. OECD가 7월2일 발표한 이번 자료는 주로 정확한 수치확인이 가능한 가장 최근 시점인 2017년을 기준으로 한다. 2017년 수치가 없는 국가는 과거 2개년까지 인접정보로 대체된 특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OECD는 매년 6월말에서 7월초 통계포털을 통해 회원국의 각종 보건의료 분야 통계를 수집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 12월 OECD 가입 이후 매년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 수가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내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경희대 제공

<OECD 보건의료통계 2019.. 우리나라 의대 졸업자/임상의사수 최하위권>
올해 발표된 'OECD 보건의료통계 2019' 자료는 2017년 기준이다. 이번 자료에서는 의대 졸업자 수의 경우 37개 회원국 중 35개국, 임상의사 수는 29개국의 수치만 확인된다. 

이번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의학계열 졸업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7.6명으로 수치가 확인되는 35개국 중 4번째로 적었다. OECD 평균 12.6명 보다도 한참 부족했다. 우리나라보다 의대 졸업자 수가 적은 국가는 이스라엘 6.9명, 일본 6.8명, 룩셈부르크 0명 순이다. 룩셈부르크는 아직 국가내 의대가 없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의대 졸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아일랜드다. 24.9명으로 우리나라 보다 세 배 이상이 높다. 이어 덴마크 21.5명, 리투아니아 19.3명 순으로 상위권 국가 순위다.

졸업자 수 부족으로 우리나라는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29개국 중 29번째다. OECD 평균은 3.4명이다.

임상 의사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다. 5.2명의 수치다. 노르웨이 4.7명, 리투아니아 4.6명 순으로 상위권 국가다. 최하위권 국가는 2.3명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 2.4명을 기록한 멕시코 일본 폴란드 등이다.

다만 우리나라 인구 100만명당 자기공명영상(MRI) 보유 대수는 29.1대,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캐너)는 38.2대로 모두 OECD 평균을 상회했다. MRI는 수치가 확인되는 29개국 평균 17.4대보다 11대 이상 많았으며, CT는 31개국 평균 27.8대보다 10대 이상 많았다. 부족한 인적자원을 물적자원으로 메우고 있는 형세다.

<현재 우리나라 의대 모집정원은?>
의대 모집정원은 교육부 외 보건복지부까지 관여하는 문제로, 졸업자가 적다는 이유로 의대가 무작정 인원을 늘릴 수는 없다. 연간 배출돼야 할 의료인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40개 의대/의전원이 있다. 37개 의대와 3개 의전원 체제다. 의대는 지난해 폐교한 서남대를 제외하고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건양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서울) 고신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 동아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서울) 연세대(원주)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서울)가 존재한다. 의전원 체제는 강원대 건국대(글로컬) 차의과대만이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입시에서는 37개 의대를 동일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의대/의전원을 병행하다 의전원을 포기하고 의대로 완전히 돌아선 대학 11개교 ▲학/석사 통합과정을 선발하지 않는 의전원에서 의대로 재전환을 택한 대학 11개교 ▲의전원 도입 없이 일관되게 의대 체제를 유지한 14개교 ▲학/석사 통합과정을 선발해오다 의대로 전환한 2개교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의대 전환 시기를 알아야만 현재 진행 중인 의대 학부모집 정원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매년 바뀌고 있다. 2016학년 2300명에서 2017학년 2482명을 거쳐 2018학년 2533명, 2019학년 2927명, 2020학년 2910명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집인원 변동의 원인은 ‘의사 양성기관’이라 할 수 있는 의대/의전원의 복잡한 체제 때문이다. 2005학년 처음 의전원이 도입되던 시기부터 의대 구조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밀어붙인 의전원 체제를 수용할지가 문제였다. 당시 전국 41개 의대는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의대체제 유지대학 ▲의전원 전환 대학으로 선택지가 갈렸다. 이후 전개 과정에서 또 다시 정원 환원시기, 의전원 포기 시기 등이 나뉘면서 현재의 복잡한 체제로 이어졌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의 경우 전부 의전원을 포기하고 의대 체제로 돌아섰지만 학사편입학 종료 시점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의전원 전환대학들도 △학부선발 없는 의전원 유지 △학부선발(학/석사 통합과정 선발) 실시하다 의대 전환 결정 △의대로 재전환 중 하나를 선택하면서 복잡 양상을 보이게 됐다. 

- 의대/의전원 병행에서 의대전환 11개교
서울대 전남대 연세대(서울) 한양대(서울) 고려대(서울) 중앙대 영남대 충북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의 11개교는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다 의전원을 포기하고 완전한 의대 체제를 선택한 곳이다. 정부 차원에서 가해지는 의전원 전환에 대한 압박을 떨쳐내지 못해 의전원을 일부 도입했으나, 이후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 선발만을 남겼다. 

2002년 김대중 정부는 지식/사회경험 등을 접목시킨 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의전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대학들에게 의전원 전환신청을 하도록 권장했다. 그 결과 2005학년 국내 최초로 건국대 포천중문의대(현 차의과대)가 의전원 전환을 결정했으며, 경희대도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전국 의대가 41개교였단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의전원으로의 체제변환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본래 정부의 계획은 시범사업 격으로 의전원을 추진하고 경과를 살펴본 후 의대와 의전원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인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지만, 대학들이 전반적으로 의전원 전환에 소극적이자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의전원 전환 여부를 로스쿨 선정에 참고하겠다며 일부 정원이라도 의전원으로 전환하라는 강경책을 썼다. 그 결과 로스쿨 선정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던 상위대학들을 중심으로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는 11개교 체제가 2009학년부터 시작됐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11개교는 2014학년까지 의전원 선발을 실시했으나, 2015학년부터는 의전원체제를 포기, 의대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했다. 의전원과 의대를 동시 선발할 시 수업을 투트랙으로 구성해야 해 대학의 부담이 큰 데다 굳이 의전원 선발을 실시하지 않아도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11개교의 요청은 받아들여졌지만 그간 의전원 입시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이 문제였다. 의전원의 정원이 한 순간 대폭 줄어든다면 그간 의전원 체제가 존속될 것으로 믿고 공부 해온 수험생들이 의사가 되는 길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들과 협의해 의전원을 대비해온 수헙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2018학년까지 의대에 한해 학사편입학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당시 의전원에서 의대로 학제를 전환하는 학교의 경우, 해당 시점으로부터 4년간 정원의 30% 수준으로 학사편입학을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015학년 학제를 전환했던 의대 11개교는 서울대와 연대를 제외하고 2018학년 학사편입학 모집을 마무리했다. 서울대 연대도 2015학년 의대로 전환해 원칙적으로는 2018학년이 마지막 모집이었지만 다른 대학보다 1년 연장된 5년 동안 학사편입을 유지하기로 해 2019학년까지 선발을 진행했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은 의대라는 점을 반영해 교육부와 협의 끝에 이뤄졌던 결정이었다.

- 의전원에서 의대전환 11개교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의 11개교는 일부 자발적 전환대학이 있긴 하나 의대/의전원 병행대학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로스쿨 연계 등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의전원 전환을 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의전원/의대 병행대학과의 차이점은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지 않고 완전히 의전원으로 전환했었다는 점이다.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던 11개교는 2016학년까지 의전원 선발을 실시했으나, 2017학년 입시부터 의전원 체제를 전면 포기했다. 다만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11개교와 마찬가지로 그간 MDEET 등을 준비해온 의전원 수험생들의 신뢰보호를 위해 동일하게 4년간 정원의 30% 수준에서 학사편입학제도를 실시한 후 온전한 의대 체제로의 전환하기로 했다.

2017학년 체제를 전환한 11개교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학사편입 운영을 완전히 종료한다. 2020학년 마지막 학사편입학 모집정원은 가천대(12명) 가톨릭대(28명) 경북대(33명) 경상대(23명) 경희대(33명) 부산대(37명) 이화여대(23명) 인하대(15명) 전북대(33명) 조선대(37명) 충남대(33명) 등으로 총 307명이다.

- 의대체제 유지 13개교.. 2019학년 서남대 폐교
의전원이 도입되며, 병행 또는 의전원으로의 완전전환을 택했던 대학들과 달리 순천향대 연세대(원주) 인제대 계명대 고신대 한림대 원광대 가톨릭관동대 서남대 건양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 등은 의전원을 도입하지 않고 의대 체제를 유지했다. 로스쿨 연계를 무기삼아 의전원 도입이 사실상 반강제되는 상황이었지만, 14개교는 끝까지 의전원 도입을 거부했다. 로스쿨 유치전과 다소 거리가 먼 대학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개교 중 로스쿨 유치에 성공한 대학은 원광대 뿐이다. 

서남대가 2018학년 모집정지 처분을 받기 전까지, 의전원 도입을 거부한 14개대학은 정원변동 없이 합산 정원 890명을 계속해서 유지해왔다. 대학별 정원은 순천향대 연세대(원주) 인제대는 각 93명, 계명대 고신대 한림대 원광대는 각 76명, 가톨릭관동대 서남대 건양대 건양대는 각 49명,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는 각 40명이었다. 

2018학년 서남대가 부실운영으로 모집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14개학교 모집정원은 841명으로 축소됐다. 2019학년에는 서남대 폐교가 결정되면서, 서남대가 갖고 있던 의대정원이 원광대(17명), 전북대(32명)에 배정됐다. 학교는 13개로 줄었으나, 모집인원은 다시 890명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의대 정원은 교육부 외 보건복지부까지 관여하는 문제로, 연간 배출돼야 할 의료인력을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선발을 무한정 미룰 수 없기 때문이었다. 2020학년에도 원광대/전북대에서 서남대 정원을 흡수, 2019학년과 동일하게 선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남대 의대 정원을 전북지역 대학으로 완전히 편입시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쟁탈전은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목포대와 순천대 등 전남지역 대학들은 광역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남에만 의대가 없다며 의대 신설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인근의 공주대와 창원대도 의대 유치를 추진한 적이 있다. 교육부는 전북지역 대학에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복지부의 국립보건의대 설립도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 의전원에서 의대전환 2개교 
동국대(경주)와 제주대는 의전원 체제면서 학부 모집을 실시했던 독특한 사례였지만, 현재는 모두 의대로 완전전환한 상태다. 학/석사통합과정 선발은 의전원에 우수자원 조기확보 목적으로 마련돼, 졸업시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았지만 우수인재를 불러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통상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 대부분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학 분야로 진출한다. 기초의학 연구에 매진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석사학위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임상의로 진출이 늦은 학/석사통합과정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동국대는 2016학년 의대 전환을 결정, 2017학년에 한시적으로 모집을 중단한 후 2018학년 의대 학부모집에 전면 나섰다. 제주대는 한 해 뒤인 2017학년 의대전환을 결정했다. 제주대는 2018학년 한시적으로 모집을 중단한 후 2019학년부터 다시 학부모집으로 복귀했다. 제주대 정원인 40명까지 더해지면서 2019학년 전체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2927명으로 크게 확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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