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부터 신입생 선발..경기글로벌통상고 영원공업고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게임과 소방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가 2020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지금까지 마이스터고는 자동차 기계 전자 등 공학 분야가 다수였으며 게임, 소방 계열의 마이스터고는 국내 최초 도입이다. 새롭게 지정된 마이스터고는 경기글로벌통상고(게임)와 영원공업고(소방)다.

교육부는 ‘2018년 마이스터고 지정 동의 심의결과’를 발표, 국내 최초 게임 콘텐츠와 소방 분야의 마이스터고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새롭게 지정된 마이스터고는 경기글로벌통상고(경기)와 영월공업고(강원)이며 개교 준비과정을 거쳐 2020학년부터 게임과 소방 분야 마이스터고로 각각 신입생을 모집한다. 2개 분야 ‘지정 동의’에 관한 심의는 교육감이 제출한 신청서를 직업교육과 관련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마이스터고 지정운영위원회의 서면/현장심의를 거쳐 이뤄졌다.

게임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경기글로벌통상고는 문화체육관광부(게임콘텐츠산업 주무부처)의 예산지원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게임개발인력을 양성한다. 학교의 위치(안양)가 게임 관련 업체가 밀집한 수도권(서울 판교 안양) 내 자리한다는 점도 산학협력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스터고 최초로 학교 유휴 공간을 구조 변경해 게임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학협력을 시도할 예정이다.

소방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영월공업고는 소방청과 영월군청 등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체계적 지원으로 소방분야의 융합형 인재(설계/시공/공사/감리/안전 전문가)를 육성한다. 최근 소방산업 전반에서 기술혁신 기반의 재난예방과 대응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함에 따라 기술인력 양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6년 소방공무원 응시연령 하향 조정(현 18세 이상)으로 학생들은 소방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공직 진출 기회도 열려있는 상태다.

마이스터고는 2008년 ‘한국형 마이스터고 육성계획’에 따라 국가와 지역의 전략산업분야 핵심기술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고교유형이다. 산업현장에 기반을 둔 직업교육으로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90% 이상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다. 2009년 21개교로 시작한 마이스터고는 2013년 39개교, 2015년 47개교, 2017년 49개교에서 올해 51개교까지 확대됐다. 

기업에서도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5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한 기업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기업 인사담당자의 향후 지속채용 의사는 100점 만점에 89.4점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 아사히 신문 등에 소개되고 말레이시아 태국 등 국제적으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교육부 김영곤 직업교육정책관은 “새롭게 지정된 게임 및 소방분야 마이스터고가 차질 없이 개교할 수 있도록 관련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해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라며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산업수요 변화와 수준 높은 직업교육을 요구하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다양한 분야로 마이스터고 지정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게임과 소방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가 2020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게임, 소방 계열의 마이스터고는 국내 최초 도입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국 마이스터고 51개 체제.. 올해 게임/소방 분야 '신설'> 
마이스터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산업수요 맞춤형 고교로 특성화고와 함께 직업계고로 분류된다. 2008년 ‘한국형 마이스터고 육성계획’에 따라 국가와 지역의 전략산업 분야 핵심기술을 위한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과고 외고 예고 체고 등과 같은 특목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해 산업계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계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특징이다. 2009년 21개교로 시작한 마이스터고는 2013년 39개교, 2015년 47개교, 2017년 49개교에서 올해 게임과 소방 분야로 지정된 경기글로벌통상고(게임)와 영원공업고(소방)까지 51개교로 확대됐다. 

취업률은 산업현장에 기반을 둔 직업교육으로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현황에 따르면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93%로 나타났다. 마이스터고와 함께 특성화고, 일반고 직업반 등 직업계고 전반의 평균 취업률 50.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2017년 학교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졸업자 기준, 마이스터고로 졸업생을 배출한 36개교 가운데 취업률이 가장 높은 고교는 삼척마이스터고(강원 삼척시)와 완도수산고(전남 완도군) 두 곳으로 각각 졸업자 79명, 78명이 모두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삼척마이스터고는 발전산업, 완도수산고는 어업 및 수산물 가공 분야를 특화한 마이스터고다.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으로 기업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1월 발간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의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 변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 담당자의 89.4%가 ‘향후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계속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2013년 88.9%, 2014년 86.1%에 이어 꾸준히 높은 수치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지속적으로 채용해야 하는 이유로는 ‘전공일치’(2013년 28.6%, 2014년 30.4%, 2015년 29.6%)를 꼽았다. 높은 직무능력, 우수한 학습능력, 인성, 관련 자격증 소지, 기타, 출신학교 이미지를 채용 이유로 꼽기도 했다.  

기업의 채용 만족도 못지않게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직능원이 고교 2학년 1만558명을 대상으로 고교유형별 학교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과고 다음으로 높은 학교 만족도를 나타냈다. 외고 국제고 일반고 자율고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영역별 5점 만점에 학교시설/환경 4.38점, 교사 4.08점, 진로교육 만족학생 54.2% 등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특목고로 일반고보다 이른 전기모집을 실시하는 마이스터고는 올해부터 달라진 특목고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와는 무관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10월 중 원서접수를 진행했다. 전국단위 모집뿐만 아니라 광역단위, 기초단체 단위 선발 등 다양하게 실시하기 때문에 학교별 모집비율과 전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마이스터고는 특성화고 대비 높은 정부지원금을 받고 취업률도 특성화고를 크게 앞질러 입학경쟁이 여느 특목고 못지않다. 이러한 배경 탓에 과거 ‘실업계고’라는 이미지와 달리 입학생 성적도 특성화고에 비해 상당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직업계고 졸업생, 근무환경 개선 목소리 높아> 
정부가 ‘고졸 취업자 지원 확대’를 국정과제로 제시해 추진하고 있지만 직업계고 졸업생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목소리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현장 교사들과 교육계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취업률 수치에만 집중한 탓에 고용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취업률 상승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선취업 후진학 등 정부의 지속적인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의 효과라는 교육부의 ‘자화자찬’과 상반된다. 2016년 김기선(당시 새누리)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취업한 특성화고 출신 학생의 고용보험 가입자 비율은 2012년 79.6%에서 2013년 71.7%, 2014년 64.5%에서 2015년 58.8%로 20.8%p가 하락했다. 취업의 양 자체는 늘어났지만 질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었단 의미로 해석된다.  

일자리의 질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원인으로 교육부의 교육청 평가지표가 지목됐다. 교육부는 매년 시도교육청을 평가하는 기준에 특성화고 취업률 관련 지표를 포함한다. 전체 100점 중 배점 4점이며 ‘특성화고 취업률’ 2.5점, ‘특성화고 취업률 향상도’ 1.5점로 구성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용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관련지표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가 달라지는 탓에 각 교육청이 고용의 질보다 취업률 자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도종환(더불어민주) 의원은 “고졸 취업률 확대 정책이 학생들을 질 나쁜 일자리로 내몰고 있다”며 “교육청 평가지표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취업률만 지표로 삼은 정부의 ‘보여주기 식’ 특성화고 사업지원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특성화고 재정지원사업인 중소기업청의 특성화고 지원사업은 학교 1곳 당 1억7000만원을 지원해 유사사업인 교육부의 특성화고 취업역량강화사업의 5000만원보다 3배나 많다. 지난해 기준 181개 특성화고에 306억원을 지원했다.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중소기업청이 특성화고 지원사업 대상 선정에 ‘지난해 기준 취업률 45.5% 이상인 학교’라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각 학교에서는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사와 학생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한편, 현장실습생과 청년취업자들은 근로감독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입어도 적극 구제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지속적으로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고자 학생들의 근로이탈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취업률 지표처럼 ‘유지취업률’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차례 반복되는 배경이다. 고교와 달리 대학에선 매년 취업률과 함께 유지취업률을 공개한다. 유지취업률은 대학 졸업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고용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지표다. 취업의 지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교육부가 2012년부터 도입했다. 취업률이 대학재정지원사업 등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자 대학이 조사 기준일 직전에 단기 취업프로그램 등 일시적으로 취업률을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지취업률은 직장건강보험 조사기준일(6월1일)에서 3,6,9,12개월 지난 시점의 건강보험 유지비율을 활용해 산출한다. 

지난해 정부는 '고졸 취업자 지원 확대'라는 국정과제에 따라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고졸채용을 유도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제도는 2012년 학력이 아닌 능력과 실력 중심의 인재 등용과 공직 다양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전국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 출신을 대상으로 한다. 우수한 고교 출신 인재가 공직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로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인사혁신처에서 발표한 2017년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선발시험 최종합격 현황에 따르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고교출신 합격자가 87%(148명)로 전문대학 출신 13%(22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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