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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탐 봐서 의대 간다'? 중3 혼란의 교과선택대학 학과별 과목지정 '내년4월 가닥 잡힐 듯'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중3들의 교과선택을 두고 현장이 너무 조용하다. 그대로 뒀다간 '사탐 2개 보고 의대 진학'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문제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가 입시의 선발의도와 상충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교육과정은 '문이과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입시에서는 모집단위별로 학문정통성을 추구해야 한다. 입시공학적인 측면에 더해 입시철학에서 보더라도 모집단위별 최소한의 과목을 지정하지 않으면 학문연속성이 끊어져 버린다. '문이과통합' 취지의 2015개정교육과정이라 하더라도 입시에서는 이과 모집단위는 이과 교과, 문과 모집단위는 문과 교과를 고교에서 공부하고 온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것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의 첫 타자인 현 고1들은 올해까진 공통과목을 배우지만 내년 2학년 때 일반선택과목을, 내후년 3학년 때 진로선택과목을 배운다. 고1들의 교과선택은 오히려 쉽다. 2021수능은 2009교육과정으로 실시, 동일한 체제를 유지하되 범위만 조정된 정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3이다. 2022수능부터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틀대로 수능을 실시한다. 2022대입개편에 대한 얘기는 아직도 안개속이다.

교과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개정교육과정의 취지는 좋지만 입시에 대놓고 보면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그냥 두면 문이과통합으로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놓인다. 극단적으로는 사탐 보고 의대 합격하는 식이다. 정부는 현장에 던지면 그만이지만, 입시와 연결할 대학이 학과별로 교과를 지정하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처지다. 그나마 가이드라인 정도 내놓은 곳은 서울대뿐이다. 물론 정책을 정한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정부가 풀지 못한 숙제를 대학들이 떠안고 있지만 대학들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거나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고교들은 대학들이 내놓은 지정과목에 따라 과목을 개설할 태세다.

학과별 과목 지정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기한은 내년 4월이다. 2021전형계획을 내놓는 때로, 2022의 주요변화도 예고할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고려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숙제 푸는 게 늦을수록 피해는 수험생이 입는다.

<2015개정교육과정이란?>
2015개정교육과정의 슬로건은 '문이과통합'이다. 지식의 융합에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은 문이과를 망라, 어떤 과목이든 자신의 선택에 따라 배울 수 있다. 3년간 204단위만 이수하면 된다. 1단위는 수업당 50분 기준, 17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을 뜻한다.

'문이과통합'의 대표적인 사례가 공통과목이다. 학생들은 고1 때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을 배운다. 다만 이게 함정이다. 공통과목을 배우는 건 1학년 때뿐이다. 이수해야 할 204단위 중 2015개정교육과정의 슬로건인 '문이과통합' 과목, 즉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각 8단위뿐이다. 총 204단위에서 통합과목 16단위를 뺀 188단위 안에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한다. 2학년부터 선택과목에 들어간다. 과목선택 시 문이과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진로에 맞춘 교과선택이다. 2학년 때는 일반선택 과목이다. 교과별 주요 학습영역을 일반적 수준에서 다루는 과목이다. 3학년 때 심화학습 단계로 진로선택 과목을 배운다. 과학의 경우 특히 Ⅱ과목이 포진되어 있다.

교과는 보통교과와 전문교과로 구분한다. 전문교과는 특목고 학생에 한한 추가교과로, 대다수 학생들은 보통교과를 보면 된다.

보통교과는 ◆기초 ◆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으로 구분한다. ◆기초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로 구성한다. ◆탐구는 ▲사회(역사/도덕 포함) ▲과학으로 구성한다. ◆체육/예술은 ▲체육 ▲예술로 구성한다. ◆생활/교양은 ▲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국 ▲교양으로 구성한다.

고1 때의 공통과목은 ◆기초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의 경우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으로 구성한다. ◆체육/예술과 ◆생활/교양은 포함되지 않는다.

고2 때는 일반선택 과목 중 선택해 배운다. ◆기초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독서 △언어와 매체 △문학이 해당 교과다. ▲수학에 해당하는 교과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다. ▲영어에 해당하는 교과는 △영어 회화 △영어Ⅰ △영어 독해와 작문 △영어Ⅱ다. ◆탐구 ▲사회(역사/도덕 포함)에 해당하는 교과는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사상이다. ▲과학에 해당하는 교과는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이다. ◆체육/예술 ▲체육에 해당하는 교과는 △체육 △운동과 건강, ▲예술에 해당하는 교과는 △음악 △미술 △연극이다. ◆생활/교양 ▲기술/가정에 해당하는 교과는 △기술/가정 △정보다. ▲제2외국어에 해당하는 교과는 △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스페인어Ⅰ △중국어Ⅰ △일본어Ⅰ △러시아어Ⅰ △아랍어Ⅰ △베트남어Ⅰ다. ▲한문에 해당하는 교과는 △한문Ⅰ이다. ▲교양에 해당하는 교과는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이다.

고3 때는 진로선택 과목 중 선택해 배운다. ◆기초 ▲국어에 해당하는 교과는 △실용 국어 △심화 고전 △고전 읽기다. ▲수학에 해당하는 교과는 △실용 수학 △기하 △경제 수학 △수학과제 탐구다. ▲영어에 해당하는 교과는 △실용 영어 △영어권 문화 △진로 영어 △영미 문학 읽기다. ◆탐구 ▲사회(역사/도덕 포함)에 해당하는 교과는 △여행지리 △사회문제 탐구 △고전과 윤리다. ▲과학에 해당하는 교과는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 과학Ⅱ △과학사 △생활과 과학 △융합과학이다. ◆체육/예술의 ▲체육에 해당하는 교과는 △스포츠 생활 △체육 탐구다. ▲예술에 해당하는 교과는 △음악 연주 △음악 감상과 비평 △미술 창작 △미술 감상과 비평이다. ◆생활/교양의 ▲기술/가정에 해당하는 교과는 △농업 생명 과학 △공학 일반 △창의 경영 △해양 문화와 기술 △가정과학 △지식 재산 일반이다. ▲제2외국어에 해당하는 교과는 △독일어Ⅱ △프랑스어Ⅱ △스페인어Ⅱ △중국어Ⅱ △일본어Ⅱ △러시아어Ⅱ △아랍어Ⅱ △베트남어Ⅱ다. ▲한문에 해당하는 교과는 △한문Ⅱ다. ▲교양은 선택과목이 없다.

고1부터 고3까지 들을 수 있는 과목은 고1 때 7개, 고2 때 51개, 고3 때 42개로 총 100개다.

2015개정교육과정에 의한 과목선택은 진로만 뚜렷하다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는 데 매우 자유로워 보인다. 선택과목은 수시, 특히 학종시대에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직접적인 증거로 자리할 수도 있다. 문제는 입시에 대놓고 봤을 때는 '문이과통합'이 허수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모집단위별 학문특성과 정시수능과목 수시수능최저과목 탐구과목 선택이라는 여러 입시요소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입시현장>
문제는 선택과목을 두고 현재 대학가에 정책을 마련한 곳은 없다는 사실이다. 서울대가 최근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발간, 수험생의 과목선택에 도움을 주는 데 선봉에 섰지만, 이는 가이드일 뿐 대학정책은 아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문이과통합'을 슬로건으로, 문이과 구분 없이 과목을 선택하게 한다는 데 있다. 다만, 대학은 모집단위별로 과목 지정이 가능하다는 데 문제가 복잡해진다. 응시과목이 분명한 정시뿐 아니라 수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다수 전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도 복잡한 탐구와 제2외국어 과목을 어떻게 지정하는지도 수험생 입장에서 큰 변수다.

대학 입장에서는 모집단위별 과목을 지정하는 게 불가피하다. 과목을 지정하지 않으면 모집단위별 학문 특성에 맞지 않은 학생을 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사탐 2개 보고 의대 진학'하는 식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을 공대에 선발한다 해도 문제가 발생한다. 정작 공대에 진학해서 해당 모집단위의 기초학문을 닦아놓지 못한 학생에 대해 진도 따라잡기는커녕 '나머지 공부'를 시켜야 하는 불상사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알고보면 현재 학과마다 과목지정을 두고 고심하는 배경이다. 학과별 입장에서 보면 수시정시 비율보다도 어떤 과목을 지정하는지가 핫이슈다. 입학처들은 이미 수능영어절대평가 도입으로 서울대에 영어4등급도 합격된 돌발을 경험했다.

반대로 대학이 모집단위별 과목을 지정한다면, 대학이 지정하지 않은 과목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대가 만일 공대의 경우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보다는 기하와 미적분을 지정한다고 한다면, 그래서 상위대학들이 서울대를 따라 공대에 기하와 미적분으로 지정한다면 확통은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는 식이다. 이와는 반대로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서울대가 과탐에 Ⅱ를 지정한 만큼 과탐 중 하나는 Ⅱ를 보라 지정, 타 상위대학이 과탐Ⅱ 대열에 합류한다면, 학문발전에는 도움이 되지만 Ⅱ 개설이 안 된 고교현장에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100개나 되는 선택과목을 교원수급 문제 탓에 모두 개설할 고교도 없을뿐더러 '대학이 지정하지 않은 과목'을 개설할 고교도 없어 애초 '문이과통합'에 '폭 넓은 교과선택'을 슬로건 삼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도 희미해지는 것이다.

다만 현장은 '문이과통합' 교육과정의 퇴색 여부에 의미를 둘 여유가 없다. 당장의 입시를 살펴야 하는 와중에, 대학은 문과와 이과로 갈린 학문단위별로 필요한 선택과목을 지정하는 데에, 고교는 대학이 어떤 과목을 지정할지 그래서 어떤 과목을 개설해야 할지에 대해 촉각이 곤두서 있는 냉엄한 현실뿐이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와중에 상위대학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내년 4월말 '가닥'.. 서울대 가이드북 의미>
현장의 혼란에 정부는 방관 상태라 봐도 무방하다. 2015개정교육과정을 내놓고, 첫 타자인 고1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1수능은 2009교육과정으로 치를 정도다. 교육과정은 2015로, 시험은 2009로 치르는 고1 수험생이 가장 큰 피해자다. 잇따른 중3은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수능을 치르는 시험대에 선다. 중3이 치르는 2022대입의 개편이 대입개편특위-공론화위 순으로 재하청을 거듭하며 '정시30%확대권고' 수준에서 멈춰 더 이상의 논의가 진척되지 않으면서 '올 스톱' 상태다. '정시비중이 얼마냐'라는 큰 그림에 더해 사실은 선택과목이라는 '입시 디테일'의 혼란이 결정적으로 중첩된 상태다.

과목지정의 문제는 대학별 고심을 통해 2021전형계획 발표하는 내년 4월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이 전형계획을 발표할 때, 차년도의 주요변화를 미리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현 중3이 고1이 된 4월의 얘기다. 4월이 아니더라도 고1이 된 수험생의 2학년 교과선택을 위해 1학기 안까지는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된다.

숙제를 떠안은 대학들은 자체 해결하겠지만, 예비수험생들은 서울대가 10월1일 입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내놓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참고해 가닥을 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이드북은 서울대생들을 통해 모집단위별로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어떤 교과를 공부하고 들어와야 대학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 조언하고 있다. 공대생(기계항공공학부)이 "적어도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는 꼭 이수하는 것이 좋다" "<기하>는 꼭 공부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벡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본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13개의 과학 과목 중에 <통합과학> <물리학Ⅰ> <물리학Ⅱ>는 제대로 이수하는 것이 좋다. 이 중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물리 강의가 대학교 1학년 때 개설되기 때문에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식이다. 자신의 진로에 맞춰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가늠이 될만한 고급정보들이다.

가이드북엔 수험생들의 고민인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에 대한 공부법도 제시되어 있다. 과목100개라면, 고교들의 미개설과목이 쏟아질 게 분명하다. 이미 '같은 길'을 걸은 서울대생들이 자신들의 공부법을 제안한다. 다양한 독서와 유튜브 TED MOOC 등 동영상 자료를 활용한 공부법이다. 각자 나름의 심화학습 공부법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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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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