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군 추합 ‘고대보다 연대 많아’.. 서성한 추합 ‘가군 집중’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지난해 상위대학의 정시 추가합격 규모는 얼마나 됐을까. 2018학년 정시 충원율을 공개한 상위13개대 중 충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하대였다. 인하대는 가군 84.6%, 나군 60.7%, 다군 304.2%로 평균 115.3%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다군모집을 실시하는 단국대가 평균 95.3%의 충원율로 뒤를 이었다. 가군 106%, 나군 69.2%, 다군 121.6%다. 반면 최초합격자의 이탈 가능성이 적은 서울대가 12%의 충원율로 가장 낮은 충원율을 보였다. 

추합규모는 매년 입시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다. 다만 지난 입결을 통해 대략적인 지원경향을 읽을 수 있다. 정시 원서접수 시 추합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가/나군에 비해 선호도 높은 대학이 적게 분포하는 다군은 폭풍추합이 특징이다. 다군모집을 실시하는 단국대 인하대 중앙대의 충원율이 높은 배경이다. 나군 최상위권은 고려대와 연세대가 쌍벽을 이룬다. 추합규모는 연대가 고대보다 많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의 추합은 나군보다 가군에 집중되는 특징도 있다. 나군에서 고대 연대를 지원한 학생이 가군에서 서울대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서성한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시에 도전하는 수험생이라면 지난 입결과 함께 반드시 살펴야 할 지표가 충원율이다. 충원율은 모집인원 대비 추가합격한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각 대학의 최초합격자 발표 이후 미등록으로 인한 결원에 대해 추가(충원)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때 합격한 인원이 추합인원이다. 모집인원이 20명인 학과에서 충원율 100%를 기록했다면 최초합 이외 20명이 추가로 합격했다는 의미다. 최초합격자를 포함 성적순으로 40등까지 합격통보를 받은 것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충원율 100%를 추합이 ‘한 바퀴’를 돌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작년 상위대학의 정시 추가합격 규모는 얼마나 됐을까. 2018학년 정시 충원율을 공개한 상위13개대 중 충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하대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폭풍추합’ 다군.. 인하대 304.2%, 단대 121.6%.. ‘주목’ 중대>
다군 충원율은 일반적으로 가/나군보다 높다. 선호도 높은 대학들이 주로 가/나군에서 모집하기 때문이다. 가/나군과 다군 지원대학에 중복 합격할 경우 가/나군 대학을 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위대학 중에서도 다군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의 충원율이 높게 형성되는 이유다.

작년 입결에서 다군 모집을 실시하는 인하대와 단대의 충원율이 높게 형성됐다. 인하대는 다군에서 143명을 모집한 가운데 435명이 추가합격해 304.2%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세 바퀴를 돈 셈이다. 2017정시는 262명 모집에 641명 추합으로 244.7%를 기록하며 두 바퀴 이상 돌았다. 

인하대 다군에서 충원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의예과였다. 작년 700%로 독보적인 충원율을 보였다. 11명 모집에 77명이 추합했다. 가/나군 의대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다군 지원을 포기하면서 추합이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77등까지 합격했다는 사실에서 최초합격자 성적과 마지막 추가합격자의 성적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통계학과(381.8%) 공간정보공학과(인문)(366.7%) 공간정보공학과(자연)(360%) 물리학과(355.6%) 해양과학과(300%) 순으로 높았다. 

단대 다군은 2018 121.6%, 2017 133%를 기록했다. 단대도 인하대와 마찬가지로 작년 다군 의예과의 충원율이 가장 높았다. 293.5%다. 철학과(283.3%) 러시아어과(175%) 응용컴퓨터공학과(156.3%) 에너지공학과(147.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군에서 주목해야 할 대학은 중대다. 중대는 서울 상위대학 가운데 다군 모집을 실시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가/나군에서 지원대학을 선택하고 나면 다군에서 지원할 곳은 중대밖에 없다. 가/나군과 다군에 중복 합격할 경우 가/나군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최초 합격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충원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초 합격선은 매우 높지만 충원 이후 최종 합격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17정시 중대의 다군 충원율은 775.9%를 기록했다. 모집단위별로는 경영학부(글로벌금융)(2080%) 교육학과(1420%) 광고홍보학과(1210%) 응용통계학과(1020%) 등 1000%, 2000%가 넘는 충원율을 보이기도 했다. 

<‘상위권 각축장’ 나군.. 연대 추합, 고대보다 많아>
나군은 가군보다 충원율이 높은 편이다.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를 제외 고려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이 나군 유일모집을 실시한다. 가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한 수험생들은 나군에서 고대와 연대 중 한 곳을 선택해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연대 충원율은 2018 50.7%(추합671명/모집1324명), 2017 51%(690명/1354명), 고대 충원율은 2018 38.8%(311명/802명), 2017 28.3%(322명/1137명)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연대 추합인원이 고대보다 많았다. 고대보다 연대에서 최초합격자 중 이탈인원이 많다는 의미다. 나군에서 연대나 고대를 지원한 수험생들은 가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한 입시전문가는 “충원율 추이를 살펴보면 가군에서 서울대, 나군에서 연대를 쓴 지원자가 가군 서울대, 나군 고대를 쓴 지원자보다 서울대 합격이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연대 충원율은 컴퓨터과학과가 가장 높았다. 19명 모집에 29명이 추합해 152.6%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화공생명공학부(139.5%) 생명공학과(121.7%) 화학과(111.8%) 전기전자공학부(106.7%) 산업공학과(105.6%) 순으로 나타났다. 2017정시에서는 경영학과 충원율이 123.6%로 가장 높았고, 수학과(110.5%) 화공생명공학부(95.7%) 생화학과(91.7%) 기계공학부(82.8%) 산업공학과(76.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작년 고대 충원율은 수학과가 가장 높았다. 5명 모집에 8명이 추합해 160%의 충원율이다. 물리학과(144.4%) 수학교육과(100%) 국제학부(100%) 신소재공학부(95.2%) 생명과학부(93.8%)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17학년은 작년보다 충원율이 다소 낮았다. 최고 충원율의 컴퓨터학과가 75%(추합18명/모집24명)을 기록했다. 수학교육과(71.4%) 생명과학부(60%) 화공생명공학과(56.5%) 경영대학(55.2%) 지구환경과학과(50%) 국제학부(50%) 순이다. 2017학년보다 작년에 서울대 고대를 중복 합격한 학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 충원율이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고대 연대만 아니라 추합은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이 월등히 많다”며 “문과 학생들이 대학 네임밸류를 높게 평가하는 반면, 자연계열 학생들이 학과나 적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성한 추합 ‘가군 집중’.. 서강대 서울대 이대 ‘가군 유일모집’>
서성한 추합은 나군보다 가군에서 주로 발생한다. 서강대 성대 한양대에 지원할 수 있는 성적을 갖춘 학생들은 가군에서 서/성/한 중 한 곳을 지원하고, 나군에서 고대 연대에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때 가군과 나군에 중복 합격할 경우 특히 인문계열 학생들은 나군의 고대 연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년간 성대 충원율이 나군보다 월등히 높았다. 작년에는 가군 133.1%, 나군 28.3%를 기록했고, 2017학년에는 가군 159.2%, 나군 33.5%로 나타났다. 한대도 마찬가지다. 작년 가군 91.4%, 나군 16.6%이었고, 2017학년은 가군 113.1%, 나군 27.3%였다. 서강대는 가군에서만 모집했는데 성대 한대 나군 충원율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작년에는 65.7%, 2017학년에는 102.7%의 충원율이다. 

모집단위별로 살펴보면 성대는 작년 글로벌경영의 충원율이 가장 높았다. 36명 모집에 108명이 지원해 300%의 충원율로 세 바퀴를 돌았다. 글로벌경제학(268.8%) 반도체시스템공학(216.7%)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191.7%) 소프트웨어학(164.3%) 사회과학계열(124.2%)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17학년에는 글로벌경제학(295.8%) 글로벌경영학(280%) 사회과학계열(166%) 소프트웨어학(158.7%)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144.4%) 반도체시스템공학(118.2%) 공학계열(114.2%) 순이다. 지난 2년간 충원율 톱5는 모두 가군에서 발생했다. 서울의 한 자사고 진학지도 교사는 “글로벌경영 글로벌경제 등 성대 특성화학과가 장학금과 유학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대 연대를 택하는 수험생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작년 한대는 미래자동차공학과의 충원율이 가장 높았다. 11명 모집에 33명이 추가합격해 300%의 충원율이다. 미래자동차공학과(300%) 화학공학과(180%) 연극영화학과(영화전공)(175%) 에너지공학과(172.7%) 신소재공학부(172.2%) 행정학과(160%) 파이낸스경영학과(상경)(150%) 파이낸스경영학과(자연)(150%) 순이다. 상대적으로 합격선이 높은 학과가 대거 분포했다. 가군에서 합격선이 높은 이들 모집단위에 지원했다면 나군에서 고대 연대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서강대를 포함해 서울대 이대는 가군에서만 모집하는 대학이다. 서울대는 국내 최상위대학이기 때문에 최초합격 이후 이탈하는 인원이 거의 없다. 그만큼 추가합격 가능성도 낮다. 서울대 충원율은 2018학년 12%, 2017학년 14.8%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모집단위 59개 중 24개가 충원율 0%로 추합 0명을 기록했다. 대체로 낮은 충원율에도 최고충원율 모집단위인 치의학과는 90.9%의 충원율을 보였다. 11명 모집에 10명이 추합했다. 최초합 11명 중 10명이 다른 대학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치대 중에선 가군의 서울대 치대가 가장 높기 때문에 나/다군의 의대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 치의학과에 이어 간호대학(83.3%) 지구환경과학부(50%) 물리학전공(37.5%) 수리과학부(33.3%) 화학생물공학부(33.3%) 순으로, 전부 자연계열 모집단위다. 2017학년에도 치의학과가 33명 모집에 33명 추합으로 유일하게 100% 충원율을 기록했다. 

가군에서만 모집하는 이대는 충원율이 비교적 낮다. 작년에는 513명 모집에 185명이 추합해 36.1%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지리교육 교육공학 2개학과가 충원율 0%를 기록했고, 의예(인문)이 16.7%의 충원율로 뒤를 이었다. 6명 모집에 1명이 추합했다. 이대 의예는 유일하게 인문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대 모집을 실시한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각축장인 의대가 인문모집을 실시하는 탓에 배치표상에서 서울대 경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한다. ‘의대광풍’의 일면이다. 그럼에도 추합이 발생했다는 것은 나군에서 고대나 연대 경영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교육(100%) 교육(66.7%) 특수교육(66.7%) 계열별 통합선발(인문)(39.8%) 의예(자연)(37.5%) 과학교육(33.3%) 계열별 통합선발(자연)(30.8%) 간호(25%) 순으로 충원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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