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6회제한’ 벗어나고 특기자 중복지원 가능.. 10명 중 3명 일반고출신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KAIST는 과기정통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됐으며, 학부과정의 경우 일반대와 달리 수시6회 제한에서 벗어나며, 타 대학 수시합격자도 정시 수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파격적 입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기자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이 학종으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과학영재선발위원회규칙(고교2학년 입학지원자격심사)에 의거, 고2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특정분야 영재성을 지닌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특기자전형은 타 수시전형과 중복지원이 가능하게 했다. 학교장추천전형(이하 학추)은 과학고(과고) 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 포함, 이하 영재학교) 지원자와 재수생을 배제, 일반고 특성화고 자율고 3학년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일반고출신의 문호도 열어뒀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반고출신의 KAIST 진학 관심이 크게 높아진 배경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과 기타(외국고전형)을 제외한 입학생 중 일반고출신은 전년 26%(191명/735명)보다 크게 늘어난 31.55%(236명/748명)나 되면서 KAIST가 과고 영재학교만을 위한 과기원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KAIST 정성훈 입학전형팀장의 조언으로, 일반고생도 충분히 합격가능한 KAIST 입시의 민낯을 살핀다. KAIST의 공정한 전형운영과 함께 실제 자소서 면접에서의 합불사례를 짚어 수요자 이해를 높였다.

<KAIST 전형과정 ‘공정성 시비 차단’>
수시에서 20명 내외 선발의 특기자를 제외하곤 모두 학종으로 선발하는 KAIST는 전형운영에 있어 치밀함이 돋보인다. 수시인원 총 690명 내외에 대해 KAIST 교수 300여 명이 면접에 참여한다. 올해는 학업외역량 면접실이 구분되는 배경으로 더 많은 교수진이 면접에 참여할 예정이다.

서류평가는 기본적으로 입학사정관 3명이 교차평가를 한다. 이견 발생시 4차 평가까지 진행한다. KAIST 전임입학사정관은 총 11명으로 과기원 가운데 가장 많다. 보통 2명 평가에 머무는 상당수 일반대들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690명 내외에 지나지 않은 인원을 선발하기 위한 인적 투자가 막강한 셈이다.

KAIST에 배속되는 전임입학사정관들은 첫해엔 모의평가에만 참여한다. 실제 자료를 가지고 선배 사정관들이 평가를 실시할 때 같은 자료로 모의평가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평가결과는 반영하지 않되, KAIST 선발에 근접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KAIST가 학종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2008학년부터 학종운영을 해온 터라 기존 사정관들의 경쟁력 또한 높다.

정성훈 입학전형팀장은 “학종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며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정책의 궤가 맞아떨어졌을 때 가장 좋은 성과가 난다고 보는데, KAIST는 기본적으로 고교 정규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활동한 모든 걸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입시정책이 고교교육에 힘을 실어드릴 수 있는 방안이라 본다. 사교육을 통해 시험 잘보는 학생보다는 입학 후 더 잘할, 오래 갈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우리입장에서도 학종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여러 가지 체계적인 선발을 시스템적으로 가동시킴으로써 한 면만 보지 않고 전체를 보고 선발하면서 공정성을 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KAIST 자소서 긍부정 사례>
KAIST 학종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는 올해 문항을 변경할 예정이다. 2018학년에는 총 4문항의 자소서가 활용됐다. 1~3문항은 대교협 공통양식을 차용하며, 자율문항인 4번에서 ‘추가적으로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1500자 이내로 쓴다. 특기자의 경우 ‘본인에 대해 자유롭게’ 4000자 이내에서 쓴다. 작성내용 예시를 들어 수험생 이해를 돕고 있다.

자소서 작성에 대해 정 팀장은 “투박하더라도 진솔함”을 강조했다. “입학사정관들에게 호감을 주는 자소서는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입학사정관들은 화려한 자기소개와 미사여구로 포장된 자소서보다는 다소 투박하더라도 본인의 생각이 잘 담겨있고 진솔한 느낌을 주는 자소서를 선호하는 것 같다. 특히 이공계 진로를 선택하게 된 배경, 여러 학교 중 왜 KAIST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입학 후에는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등 KAIST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숙고한 후에 작성한 자소서는 입학사정관에게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된다. 학생다운 패기와 재치가 담긴 자소서도 좋은 인상을 주곤 한다.”

정 팀장이 전한 긍정사례를 살펴본다. 2018학년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 A의 경우 문과 계열의 학교 출신임에도 수학, 과학 관련 교과 이수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 KAIST에 대한 관심과 이공계로의 진로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학교장추천전형 지원자 B의 경우 학생이 희망하는 과학심화과목이 교내 지원자가 적어 개설되지 않자 해당 지역에서 개설된 거점형 수업 참여와 독학을 통해 적극적으로 과목을 이수하고 좋은 성취를 거뒀다.

반면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사실 나열”을 우려했다. “자소서 중에는 학생부에 있는 사실들을 그대로 단순히 나열하듯이 작성된 경우를 자주 본다. 자소서는 학생부에는 포함되지 않은 지원자 본인만의 생각과 경험을 직접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전형요소다. 제시된 문항에 맞춰 고교 재학기간 동안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보다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소서에 사연을 충분히 설명할 것”도 당부했다.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지원자에게 입학사정관이 궁금해할 만한 점, 예를 들어 ‘기졸업자의 지원’ ‘재지원’ ‘전학’ ‘다수의 무단결석 또는 지각’ 등이 있는 경우, 사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도 평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학년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 A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대에 진학했으나 자소서에는 고교 재학기간에 대한 내용만 담겨있고 졸업 후 어떤 생활을 했는지, 왜 재수를 해 KAIST에 입학하려 하는지에 대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일반전형 지원자 B의 경우도 10여 회가 넘는 결석과 지각이 있었으나 사유를 지원서류 중 어디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일반전형 지원자 C의 경우 해당학교 평균 봉사시간이 138시간이었으나 3년간 총 26시간으로 지나치게 적은 봉사시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외에도 KAIST는 자소서 작성방법으로 “자소서는 학생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지원자의 경험과 그것으로부터 느낀 점, 관심사,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전형자료”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자소서 작성은 고교 기간 중의 활동과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하되, 지원자 본인만의 개성과 생각이 잘 드러나도록 한다. 지원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현재 가지고 있는 꿈과 목표,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담는다. KAIST의 핵심가치인 ‘C3’(도전/창의/배려)를 염두에 두면서 KAIST가 어떠한 면에서 자신에게 맞는 대학인지, 왜 KAIST에 지원하게 됐는지 설명한다. 타인의 자소서와 문구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도록, 즉 표절은 절대 안 된다. 자소서 교사추천서(이하 추천서) 등 모든 전형관련 자료는 대교협 시스템을 통해 유사도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정 팀장은 “검증 결과 표절로 판단될 때는 감점, 사정 제외, 불합격될 수 있다”고 전했다.

KAIST는 자소서 증빙서류 제출이 가능하다. 학생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자소서에 꼭 기재하고자 하는 수상실적이나 활동내역이 있다면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자소서 증빙서류를 함께 제출하는 게 좋다. 정 팀장은 “자소서 증빙서류는 결코 지원자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는 아니다”라며 “필수 제출서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KAIST 면접 긍부정 사례>
KAIST 면접은 올해 사고력 및 문제해결력, 학업 외 역량으로 각각 나뉘어 별도의 면접실에서 다른 면접위원에 의해 진행된다. 면접이 강화된 것이다. 강화된 면접에 어떻게 응해야 할지에 대해 정 팀장은 “특히 사고력 및 문제해결력의 경우 면접준비실에서 미리 수학, 과학 등의 문제를 풀어본 뒤 그 결과를 면접위원 앞에서 발표하게 되는데 이 때 문제가 어려워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에 따라서는 부분점수가 주어지므로 정답이 아니라 자신이 없더라도 최대한 아는 내용을 설명해야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별도 면접실로 배정된 학업 외 역량 평가의 경우 지원서 기반 문항과 공통 문항이 주어진다. 변화에 대해 정 팀장은 “본인이 자소서 등에 작성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면접에 임해야 하며 당일 제시되는 공통문항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본 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침착하게 답변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매년 면접을 실시해온 KAIST는 KAIST뿐 아니라 타 대학 지원자들에게도 유용할 조언도 전했다. 정 팀장은 “지원자들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실수는 자소서에서 발견된다”며 “문맥상 KAIST라고 써야 할 자리에 다른 학교의 이름을 넣거나 KAIST에는 없는 학과명을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자소서 내의 여러 문항 중 하나를 빠뜨리고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며 주의를 요했다.

KAIST는 자체 온라인 입학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특징이다. 정 팀장은 “정해진 기간에만 지원서 작성 및 수정이 가능하다”며 “사전에 입학처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9학년 자소서 양식(7월 중 업로드 예정)에 따라 내용을 작성해보고 지원기간(2018년 9월10일(월)~9월13일(목) 17시) 중 시스템에 입력할 때는 틀리거나 빠뜨린 내용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 후 제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매년 지원서 접수 마감일에는 지원자들의 접속이 크게 몰려 시스템이 불안정할 수 있으니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지원서를 작성해주기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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