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지난해 7.8% 대비 대폭 확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지난달 23일 실시한 2018 수능의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수능 대비 확연히 쉬워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수능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영어는 절대평가로 시행되면서, 1등급은 곧 원점수 90점 이상을 의미한다. 지난해 상대평가 체제 아래서 치렀던 시험에서는 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8%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수능이 더 쉬워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1등급 비율이 대폭 늘어난 데 대해 시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6월과 9월 모평을 치르면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더라도 쉬운 시험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학습준비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영역에 대한 학습을 소홀하지 않았던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 증가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봤다. 시 실장은 “9월모평 대비 졸업생 응시생이 10%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어에서의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올해 동점자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대학별 영어 반영방법과 등급별 점수 차이를 따져서 본인의 성적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학을 살펴봐야 한다. 

2018 수능에서 영어의 1등급 비율이 10.03%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대비 확연히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9월모평의 1등급 비율이 5.39%로 나타나 어렵게 출제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뒤집는 결과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뚜껑 열어본 결과’.. 쉬운 영어>
올해 영어는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시행돼 난이도에 대한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초 절대평가 도입이 예고될 당시만 해도 ‘쉬운 영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는 것이 절대평가 도입 취지였기 때문에 어렵게 출제될 경우 이 같은 취지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시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9월모평에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1등급비율이 5.39%의 적은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상대평가 체제에서의 1등급 기준인 4%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출제되면서 실제 수능 역시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보다 앞선 6월모평의 경우 1등급 비율은 8.08%였다. 9월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한다는 점에서 수능 출제 경향의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과연 평가원이 9월모평의 난이도를 그대로 유지할지, 난이도를 하향 조절할 지가 올해 수능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교육계에서는 대부분 9월모평보다는 쉬운 수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9월모평은 수능 이전 시험의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해 시행하는 시험으로 실제 수능까지 동일한 난이도로 출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9월모평은 과도하게 어려웠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역시 9월모평보다 쉬운 수능으로 결론지어졌지만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쉬운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대평가 체제에서 치러졌던 2017 수능에서 90점 이상 비율이 7.8%였던 데 비해서도 대폭 확대됐다. 

<‘쉬운 영어’..대학별 영어 반영방법 따져 유불리 살펴야>
지난해 대비 영어 1, 2등급 비율이 대폭 증가하면서 동점자 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영어의 등급별 인원 분포는 1등급 10.03%, 2등급 19.65%, 3등급 25.43%, 4등급 17.97%, 5등급 10.49%, 6등급 6.74%, 7등급 4.74%, 8등급 3.49%, 9등급 1.46%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1등급 4.42%, 2등급 6.87%, 3등급 12.31%, 4등급 18.02%, 5등급 18.68%, 6등급 17.09%, 7등급 11.98%, 8등급 6.69%, 9등급 3.94%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3등급에 대거 수험생들이 몰려있는 셈이다. 

영어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대학별 영어 반영방법과 등급별 배점을 확인해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올해 상위17개대학 중 배점에 포함하는 대학은 건대 경희대 단대 동대 시립대 숙대 연대 이대 인하대 외대 한대 홍대의 12개대학이다. 가산점 부여하는 대학은 서강대 성대 중대의 3개대학이다. 감점하는 대학은 서울대 고대의 2개대학이다. 

계열 구분 없이 영어 반영비율이 동일한 대학 중 영어 반영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이대다. 인문/자연 모두 영어를 25%로 반영한다. 20%로 반영하는 대학이 동대 숙대 인하대 외대로 뒤를 이었다. 15%를 반영하는 대학은 건대 경희대다. 한대의 반영비율이 10%로 가장 낮았다.

등급간 점수는 반영비율이 가장 높은 이대의 경우 1등급은 250점을 부여하고 2등급부터 10점씩 낮아지는 구조다. 반영비율이 가장 낮은 한대의 경우 등급간 차이도 작은 편이다. 자연계열 기준 1등급은 100점을 부여하고 2등급은 98점으로 2점 차다. 인문계열은 자연계열보다는 등급간 차이가 크다. 1등급 100점을 부여하고 2등급은 96점으로 4점 차다.

가산점으로 적용하는 서강대는 1등급은 100점으로, 2등급부터는 1점씩 차감해 반영하는 형태다. 9등급을 받을 경우 92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성대는 인문계는 1등급에 100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며 2등급 97점, 3등급 92점, 4등급 86점, 5등급 75점, 6등급 64점, 7등급 58점, 8등급 53점, 9등급 50점으로 반영한다. 자연/예체능은 1등급 100점, 2등급 98점, 3등급 95점, 4등급 92점, 5등급 86점, 6등급 75점, 7등급 64점, 8등급 58점, 9등급 50점으로 반영한다. 중대는 1등급 20점, 2등급 19.5점, 3등급 18.5점, 4등급 17점, 5등급 15점, 6등급 12.5점, 7등급 9.5점, 8등급 5.5점이며 9등급은 가산점이 없다. 

감점으로 적용하는 서울대는  1등급의 경우 감점하지 않지만, 2등급부터 0.5점씩 등급마다 차등감점한다. 고대는 1등급엔 감점 없이 2등급에 1점 감점하고 이후 2점씩 차등감점한다. 3등급 3점, 4등급 5점, 5등급 7점, 6등급 9점, 7등급 11점, 8등급 13점, 9등급 15점의 감점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올해 영어 절대평가에 발맞춰 대학들은 정시 영어 반영비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과 더해지면서, 실제 1~2등급이 대폭 몰리게 됐다”며 “영어에서 강점을 드러내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최저 만족은 예년보다 쉬울 듯>
수시의 경우 수능 등급이 수능최저학력기준에 활용된다. 수능최저가 크게 변경되지 않은 대학이라면 예년에 비해서는 수능최저를 만족하기가 다소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영어에서만 30%에 가까운 학생들이 1~2등급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3개영역을 등급합 기준으로 삼는 경우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2개영역에서만 조건을 만족하면 되는 학생들이 30%에 달한다는 의미다. 

다만 절대평가 도입으로 1등급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수능최저를 조정한 대학들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영어 등급 상승으로 인해 수능최저 통과자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많은 대학들이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1등급이 10% 안팎은 나올 것이라고 보고 수능최저를 만들었기 때문에, 수능최저를 변경한 대학의 경우 수능최저 만족률은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대학이 중앙대다. 중앙대는 지난해 학생부교과/논술 인문계열 기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6이내에서 올해 등급합 5 이내로 기준을 강화했다. 중앙대 지원자 풀을 고려하면 영어에서 1등급을 받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데 따른 결과다. 숙명여대는 기준 영역수를 늘리면서 강화한 양상이다. 지난해 학업우수자/논술우수자 인문계열 기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2개영역 등급합 4.5이내에서 올해 3개영역 등급합 6이내로 기준을 변경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영어 등급을 별도 적용한 경우다. 지난해 논술우수 인문계열 기준, 국어 수학 영어 사/과탐(2과목 평균) 중 3개영역 등급합 6이내에서 올해 국어 수학 사/과탐(2과목 평균) 중 2개영역 등급합 4이내, 영어 2등급으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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