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고 416개.. 외고 최다 대원(272개) 전국자사 최다 외대부고(226개)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는 고교는 어디일까. 대입에서 학종의 비중이 매년 커지면서 덩달아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부에 기재되는 동아리활동은 비교과활동으로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리더십이나 협력 등 인성평가항목까지 될 수 있는 주요 평가자료 중 하나다. 고입을 앞둔 수험생들은 학교별로 운영하는 동아리 현황을 통해 고교진학 후 학종에 얼마나 대비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활발한 진로 탐색이 가능한지 등 고입 선택의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동아리 개수만으로 활동의 질까지 보장할 수는 없지만 많은 동아리를 운영한다는 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동아리활동에 대한 학교의 지원도 대변한다. 동아리 운영에는 지도교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교교사들도 그만큼 열정적으로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열린 학종 포럼에선 학종으로 인해 동아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영수에 밀려 사장됐던 예체능수업이 살아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한 고교 교사는 “전교생이 1종목에 출전하는 축제로 자리잡은 교내체육대회가 대표적 사례”라며 “정규동아리 40개, 자율동아리 40개, R&E동아리 60개가 살아 움직인다. 전체 교사가 ‘번 아웃’의 비명을 지를 지경”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는 고교는 어디일까. 대입에서 학종의 비중이 매년 커지면서 덩달아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포항제철고 화학동아리의 모습. /사진=베리타스알파DB

<동아리 가장 많은 고교 어디? 대구소재 영남고>
2017년 학교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동아리를 운영하는 고교는 대구 달서구 소재의 일반고인 영남고였다. 영남고는 창체동아리 49개와 함께 367개의 자율동아리로 전체 416개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다양한 비교활동을 지원해 대입실적도 우수한 편이었다. 영남고는 지난해 수시로 서울대 등록자 2명을 배출해 대구지역 고교 순위 19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국 순위 287위를 기록했다. 일반고에선 1명도 나오기 힘든 서울대 등록자를 수시로 2명이나 배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종을 대비한 다양한 노력이 입증된 셈이다. 4년제대학 진학률도 높았다. 2017년 기준 영남고의 진학률은 69.78%로 대구지역 일반고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졸업생 546명 중 381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영남고에 이어 경원고(대구) 389개(창체63개/자율326개), 대구남산고(대구) 335개(창체58개/자율277개), 동우여고(경기) 309개(창체32개/자율277개), 호계고(울산) 293개(창체37개/자율256개), 태원고(경기) 285개(창체64개/자율221개), 문일고(서울) 282개(창체50개/자율232개), 용문고(서울) 281개(창체60개/자율221개), 중대부고(서울) 277개(창체45개/자율232개), 수성고(경기) 277개(창체68개/자율209개) 등 운영 동아리 수가 가장 많은 전국 10개 고교는 모두 일반고였다.

상위 10개교 가운데 특히 대구소재 고교가 두드러졌다. 학생 수가 많은 경기나 서울소재 고교와 동일하게 3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은 영남고부터 세 번째로 많았던 대구남산고까지 모두 대구소재다. 많은 동아리를 운영하기 위해선 교사들의 노력과 학교측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대입실적도 우수했다. 지난해 대입에서 경원고는 수시2명, 대구남산고는 수시2명과 정시1명이 서울대에 합격해 등록했다. 진학률도 상당했다. 경원고는 4년제대학 진학률 75.1%로 대구지역에서 포산고에 이어 진학률 2위를 기록한 고교이며 대구남산고도 68.3%로 9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교 모두 대입실적이 두드러졌다. 서울 강남구 소재 중대부고는 지난대 대입에서 수시6명 정시1명 등 무려 7명이 서울대에 등록했다. 압도적인 수시실적이다. 경기 수원시에 소재한 수성고도 마찬가지다. 수성고는 지난해 수시4명과 정시1명의 서울대등록자를 배출했다. 서울 금천구 소재 문일고는 수시2명과 정시1명의 서울대 실적이다. 울산의 호계고를 제외한 동우여(경기) 태원(경기) 용문(서울) 3개교는 서울대 등록자 각 1명을 기록했다.

- 톱100 외고 4곳, 자사고 6곳
상위 100개교에 든 특목고 중에선 대원외고의 동아리 운영이 가장 활발했다. 전체 272개의 동아리를 운영하는 대원외고는 여타 고교와 달리 창체동아리 수가 많았다. 자율동아리는 61개에 불과했지만 창체동아리는 211개에 달했다. 지난해 대입에서 수시로만 무려 42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답게 다채로운 동아리를 운영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성남외고가 270개(창체61개/자율209개)로 13번째, 명덕외고가 213개(창체39개/자율174개)로 57번째, 인천외고가 208개(창체198개/자율10개)로 전국에서 69번째로 많은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선 35위 외대부고 226개(창체45개/자율181개), 공동69위 광양제철고 208개(창체40개/자율168개), 공동69위 인천하늘고 208개(창체25개/자율183개) 등 3개교가 두드러졌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상위 자사고인 외대부고는 지난해 수시39명(전체74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냈으며, 인천하늘고는 수시6명(전체9명), 광양제철고는 수시5명(전체6명)의 2017 서울대 등록 실적이다.

광역단위 자사고도 16위 남성고(전북) 263개(창체88개/자율175개), 36위 배재고(서울) 224개(창체55개/자율169개), 38위 이화여고(서울) 221개(창체59개/자율162개) 등 세 곳이 100위 안에 들었다. 남성고는 지난해 수시4명(전체4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낸 자사고이며 배재고는 수시6명(전체12명), 이화여고는 수시4명(전체6명)의 2017 서울대 등록 실적이다.

<동아리활동, 학종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동아리활동은 학종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다. 서울대가 지난해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한 학종 서류평가 항목에도 동아리활동 내용이 포함됐다. 종합평가가 이뤄지는 서울대 서류평가는 ▲학업능력 지적성취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 ▲개인적특성 학업외소양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이 가운데 창의적 체험활동의 하나로 실시한 동아리활동은 세 분야의 공통 평가항목이다. 동아리활동내용은 학업능력과 전공적합성뿐 아니라 협력과 리더십 등 인성요소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대교협이 공개한 공통고교정보양식에도 동아리활동 기재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에 개별대학이 사용하던 것보다 구체화된 특징이다. 공통고교정보양식은 고교정보를 대학에 제공하기 위한 자료다. 대교협이 제공한 표준양식으로 대학이 학종평가에서 고교 프로파일(학교소개서)을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양식은 일곱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고교유형 기숙사 교원 학생수 등 기본현황을 담은 ▲고교 기본정보와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활동 개설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사항이다. 이 중 동아리활동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은 별도의 엑셀양식에 맞춰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이 이 같은 공통양식을 활용하는 이유는 평가에서 학교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동아리활동의 경우, 한 학기에 1개의 동아리에만 참여하도록 제한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4~5개까지도 활동가능한 학교가 있다. 자율동아리는 학생이 자유롭게 개설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개설된 범위 안에서 선택하게 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학교특성소개서를 활용해 평가과정에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동아리활동 개설 및 운영방식 영역은 동아리 운영 특이사항, 동아리 운영현황내역으로 나뉜다. 동아리 운영 특이사항에서는 학생 1인당 동아리 가입 수 제한이 있는지 체크하며 제한이 있는 경우 정규동아리/자율동아리로 나눠 각 몇 개씩 제한을 두는지 기입한다. 소속 동아리 변경 기간 제한 여부도 명시한다.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 각각 동아리를 변경하는 기간은 ‘학기마다’와 ‘1년마다’로 구분해 체크하도록 했다. 추가로 기재할 내용이 있는 경우 2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운영현황 내역에서는 동아리 종류를 정규/자율로 구분해 동아리 명, 참여인원, 주요활동내용, 해당연도를 기입한다. 정규동아리란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정규시수에 들어가는 동아리를 뜻한다. 자율동아리는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학교시스템에 정식 등록된 자율동아리를 기입할 수 있다. 주요 활동내용은 동아리 소개와 활동을 예시중심으로 서술하며 1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이미지는 활용할 수 없다.

동아리가 학종에서 주요자료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학생들의 진로탐색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은 학종이 가져다 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국어 영어 수학 등에 밀려 사장되다시피 했던 예체능수업이 다시 살아났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서울 인창고에서 열린 ‘대입전형 이대로 좋은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 포럼에선 학종으로 인해 달라진 학교 현장에 대한 설명이 줄을 이었다.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동아리활동 진로탐색 등 그간 수능 중심의 교육활동이 이뤄지던 ‘수능만능 시대’에는 뒤로 밀려나는 일이 잦았던 활동들도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며 “전교생이 1종목에 출전하는 축제로 자리잡은 교내체육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정규동아리 40개, 자율동아리 40개, R&E동아리 60개도 살아 움직인다. 전체 교사가 ‘번 아웃(burn out)’의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동아리 발표회인 축제기간은 살아 움직인다. 학술제를 통해 과제연구활동 발표회가 하루 종일 진행되고 동아리별 연간 활동 정리와 발표 등 각종 이벤트도 화려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종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동아리 개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4월 토크콘서트로 진행된 고려대 입시설명회에선 입학사정관들이 동아리활동에 대한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동아리활동 개수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학교는 한 학기에 1개의 동아리에만 참여하도록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곳은 4~5개까지 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각 고교로부터 학교특성소개서를 받아 특성을 파악해 평가과정에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전공과의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정관은 “동아리활동에서 평가하는 것은 동아리를 하면서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동아리를 왜 선택했는지, 동아리 내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성장/발전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만의 동아리 선택 이유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자소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교내활동 담아내지 못하는 ‘개악 학생부’.. 개선 목소리 커>
진로를 탐색하고 전공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각 고교와 학생들의 노력과 달리 올해 초 변경된 학생부 기재요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는 방식으로 ‘개악’됐다는 평을 받았다. 학생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1월 발표한 학생부기재요령은 일선 고교와 대학 현장의 흐름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다.

학생부의 신뢰도와 공정성을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개선됐지만 구체적인 기술로 학생 성장과 학습의 종합적 기록을 권장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실질은 교사의 정성적 기록을 제재하고 결과중심의 기록을 유도하고 있었다. 특히 현장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부분은 ‘방과후활동’ ‘과제연구’ ‘독서활동상황’ 관련 기재방식이다. 세 항목 모두 기재방식 제한이 강화돼 구체적인 학습이나 성장 과정을 설명할 수 없게 됐다. 세특이나 창체 동아리활동에 기재됐던 ‘R&E’ ‘소논문’ ‘탐구실험 보고서’ 등의 과제연구는 “(과제연구)‘지역사회 지진 대피 시설 설치 및 운영현황’(7명, 30시간)”과 같이 연구주제/참여인원/소요시간만 기재해야 한다.

<학교알리미 동아리 현황>
전국 고교 동아리 현황은 2017년 기준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활용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동아리는 제외했다. 창체동아리지만 학생 자율동아리를 연계해 운영할 경우 각 동아리 운영 현황에 모두 입력됐다. 참여학생 수는 동아리에 배정받은 총 학생수를 말한다. 두 가지 이상의 동아리에 참여했을 경우 중복계산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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