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유일 논술 경쟁률 ‘상승’.. ‘경쟁률 하락 양상 vs 숨고르기’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8 한의대 수시 경쟁률이 정원내 기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351명 모집에 9839명이 지원해 28.03대 1을 기록했던 전국 한의대 수시 경쟁률은 올해 377명 모집에 8754명 지원으로 23.22대 1을 기록, 지난해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현재 전국 한의대는 12개교지만, 상지대가 수시미선발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기에 11개교 체제로 수시모집이 진행된다. 

경쟁률 하락은 ‘의치한’으로 함께 분류되곤 하는 의대 치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경향이었지만, 세부 내용은 달랐다. 논술 경쟁률이 올랐지만, 학생부교과전형(교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쟁률이 동반하락하며 전체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진 한의대의 지원경향은 의대와 다소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학종/교과가 상승한 치대와는 차이가 컸다. 

논술 경쟁률이 상승했다곤 하나 수시 전반의 경쟁률 하락을 피하기란 불가능했다. 논술이 73.46대 1(56명/4114명)에서 105.06대 1(32명/3362명)로 크게 경쟁률이 올랐지만, 올해 한의대 수시 전체 모집인원 377명 중 논술은 32명으로 10%조차 되지 않는 규모인 때문이다. 교과가 22.08대 1(모집 205명/지원 4527명)에서 20.72대 1(172명/3563명), 학종이 13.31대 1(90명/1198명)에서 10.57대 1(173명/1829명)이 된 이상 경쟁률 하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똑같이 경쟁률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건재한 인기를 과시한 의대 치대와 달리 한의대는 수험생들의 관심이 다소 줄어든 양상이었다. 부산대가 논술선발을 철회해 경쟁률이 다소 줄어들 수 있는 구조이긴 했지만, 그밖에 전형들은 경쟁률이 하락할 이유가 딱히 없었던 때문이다. 자연계열 수험생 선발에 집중돼있는 의대 치대와 달리 인문계열에도 두루 문호를 개방하는 한의대 수시의 특징대로 구분해 보더라도 교과 자연계열, 학종 인문/자연 통합선발계열(이하 인문/자연계열)을 제외하면 전부 경쟁률이 하락하는 양상이었다. 

물론 한의대 수시 경쟁률이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재작년 23.91대 1(329명/7865명)이던 한의대 수시 경쟁률이 지난해 28.03대 1(351명/9839명)로 올랐던 것이 다시금 본래 수준으로 돌아갔단 분석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한의대 수시 경쟁률 하락은 부산대 원광대 세명대 등 일부 대학들의 경쟁률 하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의대는 의대/치대와 달리 ‘매니아층’이 탄탄하다. 의대/치대는 두 전공을 혼합해 지원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한의대는 여타 전공을 제외하고 한의대 일변도의 지원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베리타스알파의 한의대 경쟁률 집계는 타 매체 집계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정원외 모집과 정원내 모집을 명확히 구분해 정원내만으로 경쟁률을 집계한 때문이다. 통상 경쟁률이 낮게 형성되곤 하는 정원외모집은 대학별로 모집 여부가 달라 경쟁률 집계에 포함 시 실질적인 지원양상과 거리가 멀어 제외했다. 

2018 한의대 수시 경쟁률이 정원내 기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351명 모집에 9839명이 지원해 28.03대 1을 기록했던 전국 한의대 수시 경쟁률은 올해 377명 모집에 8754명 지원으로 23.22대 1을 기록, 지난해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난해 경쟁률이 유독 높았던 것으로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사진=경희대 제공

<전체 경쟁률 23.22대 1.. 경희대 가천대 동대 순>
올해 11개 한의대의 수시 경쟁률은 23.22대 1이다. 377명 모집에 8754명이 지원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모집인원이 26명 늘었지만, 지원자는 1085명 줄어들며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정원내 모집인 11개 한의대, 28개전형을 기준으로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다. 수시모집 한의대 수는 상지대가 정시에서만 선발하는 입시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탓에 현재 11개교다. 인문계열 수험생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어둔 한의대의 특성에 따라 계열별 인원을 달리둔 경우를 각각의 전형으로 보면 41개전형이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경쟁률이 하락하는 데는 부산대 원광대 세명대의 영향이 컸다. 경희대 대구한의대 대전대도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하락 폭이 크진 않았다. 반면, 논술선발을 중단한 부산대는 지난해 37.06대 1(18명/667명)에서 5.05대 1(20명/101명)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고, 교과에서 학종으로 선발방법을 바꾼 원광대도 23.69대 1(42명/995명)에서 6.55대 1(56명/367명)로 경쟁률이 하락폭이 컸다. 일반 교과전형 선발을 없앤 세명대도 17.79대 1(24명/427명)에서 8.71대 1(24명/209명)로 경쟁률 하락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재 한의대의 선발계열은 인문계열, 자연계열, 인문/자연 통합선발의 3개계열로 구분 가능하다. 교과와 학종은 3개 계열이 모두 존재하는 반면, 논술은 통합선발 없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교과는 자연계열만 지난해 24.46대 1(127명/3107명)에서 25.48대 1(92명/2344명)로 올랐다. 인문계열은 18.25대 1(51명/931명)에서 14.03대 1(33명/463명), 인문/자연계열은 18.11대 1(27명/489명)에서 16.09대 1(47명/756명)로 경쟁률이 모두 떨어졌다. 학종도 인문/자연이 11.09대 1(34명/377명)에서 15.45대 1(31명/479명)로 경쟁률이 오른 것을 제외하면 인문은 13.6대 1(20명/272명)에서 7.67대 1(52명/399명), 자연은 15.25대 1(36명/549명)에서 10.57대 1)로 경쟁률이 전부 하락했다. 논술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올랐지만, 이는 논술선발 한의대가 경희대 부산대의 2개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경희대만 남게 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한의대는 단연 경희대였다. 서울권에 위치한 ‘최고’ 한의대인데다 올해 유일하게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경희대가 56.79대 1(66명/3748명)로 단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수도권이란 지리적 이점을 안은 가천대가 48.7대 1(10명/487명)로 뒤따랐다. 다음으로 동국대(경주캠, 이하 동대) 21.79대 1(42명/915명), 대구한의대 20.12대 1(66명/1328명), 동신대 19.15대 1(20명/383명), 동의대 17.05대 1(20명/341명), 대전대 16.75대 1(44명/737명), 우석대 15.33대 1(9명/138명) 순이었다. 

<논술 105.06대 1 ‘상승’.. 부산대 이탈로 경희대만 남아>
논술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32명 모집에 3362명이 지원해 105.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73.46대 1(56명/4114명)을 가뿐히 넘어선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부산대가 논술선발을 실시했지만 선발방침을 바꾸면서 이탈,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경희대만 남은 때문이다. 여기에 유일한 논술선발 한의대가 된 경희대의 경쟁률마저 인문계열 기준 지난해 140.75대 1(12명/1689명)에서 올해 217.38대 1(8명/17839명), 자연계열 기준 53.21대 1(34명/1809명)에서 67.63대 1(24명/1623명)로 오르면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에도 논술은 현재와 비슷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논술 실시대학이 전국 30여 개 남짓으로 한정돼있는 때문이다. 현재 한의대 가운데 전체 모집단위를 통틀어 논술선발을 이어나가고 있는 곳은 경희대 부산대의 2개교 뿐이다. 부산대가 향후 방침을 바꿀 여지는 존재하지만, 다른 대학이 논술을 새롭게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고교교육 기여대학지원사업 등을 통해 정부가 논술 축소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 한의대의 논술전형 신설은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교과 20.72대 1 ‘하락’.. 지원자 ‘대폭 감소’>
교과는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다. 172명 모집에 3563명이 지원해 20.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22.08대 (205명/4527명)에 비해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양상이다. 모집인원이 33명 줄었지만, 지원인원이 964명이나 대폭 줄어든 탓에 경쟁률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의대의 교과 경쟁률 하락은 의대와 마찬가지로 ‘교과성적 정량평가’란 전형방법 특성으로 인해 재수/반수생들을 끌어들이지 못했기에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자연계열 63.5대 1, 인문계열 34.33대 1 등 일반전형 기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원광대가 학종으로 전형방법을 대폭 변경하며 교과선발을 철회한 영향까지 더해졌다. 

9월모평에서 영어가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도 경쟁률 하락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였다. 한의대 교과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는 때문이다. 수능최저 충족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드러나자 기존 한의대를 염두에 뒀던 수험생들도 이탈한 사례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열에서는 동대 면접이 20.71대 1(7명/145명)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반면, 대전대 일반은 10.89대 1(9명/98명)로 계열 내에서 가장 경쟁률이 낮았다. 자연계열은 가천대 학생부우수자 48.7대 1(10명/487명), 대구한의대 일반 35.42대 1(12명/425명), 대구한의대 사회배려 27.33대 1(3명/82명), 대전대 교과우수자 26.75대 1(8명/214명) 등의 순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이었다. 인문/자연에선 동신대 일반(학생부교과)의 경쟁률이 23.1대 1(10명/231명)로 가장 높은 반면, 지역 내 수험생들만 지원가능하단 한계가 명확한 세명대 지역인재의 경쟁률이 6.29대 1(7명/44명)로 가장 낮게 형성됐다. 

<학종 10.57대 1 ‘하락’.. 모집인원 ‘대폭확대’ 영향>
의대 치대 수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90명에서 올해 173명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모집인원이 늘어나며 172명의 교과를 1명 차이로 제치고 수시에서 ‘대세’로 올라선 학종은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하락했다. 173명 모집에 1829명이 지원해 10.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13.31대 1(90명/1198명)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집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에 경쟁률 상승을 꾀하긴 어려운 구조였고, 실제 결과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학종은 인문계열의 경우 경희대 네오르네상스로 13.3대 1(10명/133명)의 경쟁률을 보였다. 자연계열은 대전대 혜화인재 26.33대 1(3명/79명), 인문/자연은 동대 참사람 32.8대 1(5명/164명) 등이었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인문계열은 지난해 19.33대 1(6명/116명) 대비 경쟁률 하락 폭이 컸지만 여전히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전형에 속했다. 

반면, 인문계열에선 원광대의 지역인재(광주/전남) 3.6대 1(5명/18명)과 지역인재(전북) 4대 1(8명/32명)의 경쟁률이 낮은 편이었다. 지역 내 학생들만 지원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높은 경쟁률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자연계열에선 부산대 학종Ⅱ(일반학생)이 5.23대 1(13명/68명), 인문/자연에선 세명대 학생부종합이 6.43대 1(7명/45명)로 각각 경쟁률이 낮은 편이었다. 부산대 학종Ⅱ(일반학생)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수학(가) 포함 3개 등급합 4이내란 수능최저가 여타 학종 대비 다소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명대 학생부종합은 학종이면서도 1단계에서 교과성적 16.7%를 정량평가하는 방식으로 교과전형의 성격을 일부 지니고 있단 점이 지원을 망설이게 만든 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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