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교과 경쟁률 상승 ‘반전’.. ‘인기 건재’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8 치대 수시 경쟁률이 정원내 기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23.37대 1(모집281명/지원6567명)을 보였던 전국 치대 수시 경쟁률은 올해 322명 모집에 6875명이 지원해 21.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원자가 308명 늘었지만, 확대된 41명의 모집인원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치대 경쟁률 하락은 논술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86.79대 1(43명/3732명)의 경쟁률을 보였던 논술은 올해 80.03대 1(40명/3201명)에서 접수를 마쳤다. 여타 전형 대비 경쟁률이 높은 논술의 경쟁률 하락은 전체 치대 수시 경쟁률을 하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이 17.57대 1(120명/2108명)에서 21.28대 1(103명/2192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6.43대 1(103명/662명)에서 8.59대 1(166명/1426명)로 경쟁률이 오르며 선전했지만, 논술에서 시작된 경쟁률 하락의 여파를 막을 순 없었다. 특기자는 지난해 4.33대 1(15명/645명)과 비슷한 4.31대 1(13명/56명)의 경쟁률을 기록해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다만, 경쟁률 하락이 곧 치대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낮아졌음을 의미하진 않았다. 최근 대입에서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학종 교과의 경쟁률이 오른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기까지 했다. 의대에서조차 모집인원이 크게 확대된 학종의 경쟁률은 하향세를 보였지만, 치대는 모집인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오르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최근의 학령인구 감소를 생각하면 예상 외의 선전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대학별 경쟁률을 보더라도 치대의 인기는 건재했다.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오른 치대가 많았다. 올해 모집을 실시한 전국 11개 치대 중 첫 수시모집을 맞이한 단대를 제외한 10개교 중 경쟁률이 상승한 치대가 5개교, 경쟁률이 하락한 치대가 5개교로 경쟁률 상승/하락 추이가 동일하게 나타났다. 논술을 폐지한 부산대, 교과에서 학종으로 전형의 중심을 변경한 원광대 등의 경쟁률 하락 폭이 크다 보니 전체적인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지난해 80.1대 1로 높은 논술 경쟁률을 보였던 부산대가 올해 치대 논술모집을 철회한 것이 경쟁률 면에선 다소 아쉬움으로 남은 상황이다. 

한편 베리타스알파의 치대 경쟁률 집계는 타 매체 집계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정원외 모집과 정원내 모집을 명확히 구분해 정원내만으로 경쟁률을 집계한 때문이다. 통상 경쟁률이 낮게 형성되곤 하는 정원외모집은 대학별로 모집 여부가 달라 경쟁률 집계에 포함 시 실질적인 지원양상을 알기 어렵게 만들기에 제외했다. 

2018 치대 수시 경쟁률이 정원내 기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23.37대 1(모집281명/지원6567명)을 보였던 전국 치대 수시 경쟁률은 올해 308명 모집에 6720명이 지원해 21.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학종 교과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지만, 논술에서의 경쟁률 하락이 전체적인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진=서울대 제공

<전체 경쟁률 21.35대 1..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연대 순>
올해 전국 11개 치대의 수시 경쟁률은 21.35대 1이다. 308명 모집에 6875명이 지원했다. 정원내 전형인 29개 전형을 기준으로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원자가 308명 늘었지만, 모집인원도 41명 늘어난 탓에 경쟁률은 정작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간 치대 수시는 단대가 정시에서만 선발을 진행해 10개교 체제로 치러졌지만, 올해 단대가 수시선발을 시작하면서 11개교 모두 수시선발을 실시하는 체제로 변경됐다.

경쟁률 하락은 전형별로 상승/하락이 엇갈린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높고 지원자가 많은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하락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학종과 교과 경쟁률은 전년 대비 올랐고 특기자는 지난해와 별 차이 없는 경쟁률을 보였지만, 논술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자 전체 경쟁률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개별 치대 중에선 부산대와 원광대가 경쟁률 하락에 크게 일조한 모양새다. 부산대는 지난해 34.36대 1(25명/359명)에서 올해 11.33대 1(30명/340명)로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고, 원광대 역시 22.67대 1(27명/612명)에서 9.14대 1(29명/265명)로 경쟁률 하락 폭이 상당했다. 부산대는 논술선발을 철회한 것이 원인이었고, 원광대는 지난해 교과 중심 선발체제를 학종 중심으로 변경한 것이 경쟁률 하락을 부른 요인이었다. 여타 치대들의 경쟁률 등락은 전북대가 12.86대 1(14명/180명)에서 23.61대 1(18명/425명)로 경쟁률 상승을 보인 것 외엔 큰 폭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별로 보면 가장 경쟁률이 높은 치대는 경북대였다. 경북대는 올해 49.7대 1(30명/1491명)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그간 계속해서 최고 경쟁률을 보여오던 경희대의 48.85대 1(39명/1905명)을 앞섰다. 지난해 100대 1(5명/500명)이던 경북대 논술은 올해 172.2대 1(5명/861명)로 경쟁률이 크게 상승, 올해 치대 수시 29개전형 가운데 최고 경쟁률까지 기록했다. 경북대 경희대 다음으로는 전북대(23.61대 1) 연세대(서울, 이하 연대)(19.84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통상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는 논술선발이 있는 경북대 경희대 연대가 대학별 경쟁률에서도 상위권에 자리잡은 모양새다.

반면, 학교별 추천인원이 2명으로 제한돼있는 데다 통상 현장에서 인문계 1명, 자연계 1명을 추천하는 일이 많아 실제로는 고교별 1명의 지원자 풀을 가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은 1.6대 1(15명/24명)의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치대는 본래 수시100%선발체제로 정시와 무관한 곳이지만, 매년 수시 이월이 발생하는 탓에 정시에서도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경쟁률은 2016학년 2.13대 1(15명/32명), 2017학년 2.2대 1(15명/33명) 등 최근 보여온 경쟁률보다도 낮은 수치다. 통상 경쟁률이 낮을수록 수시 미등록충원 등에서 계획한 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올해도 서울대 치대는 수시이월로 정시선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논술 80.03대 1 ‘하락’.. 경북대 상승, 경희대 연대 하락>
논술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부산대가 논술선발 방침을 철회하며 3개대학 3개전형 체제가 된 논술은 40명 모집에 3201명이 지원해 80.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3명 모집에 3732명이 지원하면서 기록한 86.79대 1의 경쟁률과 비교하면 하락추이가 뚜렷했다.

대학별 경쟁률은 엇갈렸다. 경북대 논술(AAT)만 경쟁률이 올랐고, 경희대 논술우수자와 연대 일반은 경쟁률 하락을 면치 못했다. 경북대는 지난해 100대 1(5명/500명)에서 172.2대 1(5명/861명)로 급등한 반면, 경희대는 110.29대 1(127명/1875명)에서 101.75대 1(16명/1628명), 연대는 50.55대 1(11명/556명)에서 37.47대 1(19명/712명)로 하락했다. 경희대는 지난해 경쟁률이 크게 오른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며, 연대는 올해 치대 논술 모집인원을 11명에서 19명으로 늘린 탓에 경쟁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경북대 논술의 경쟁률 상승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나 의대의 인기 등을 볼 때 경쟁률 하락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이를 뒤집는 결과가 나온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치대 논술은 경쟁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의대 논술이 충분히 마련돼있는 상황에서 굳이 치대 논술을 치르고자 하는 수험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최저도 의대와 치대 간 차이는 크지 않다”며, “경북대의 경쟁률 상승은 지리적 배경에서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경상권에는 경북대와 부산대의 2개 치대가 있다. 이 중 부산대가 논술선발을 철회하자 수험생들이 경북대로 몰린 것이 아닌가 싶다.  논술 선발 치대가 원체 적다 보니 경북대 지원 외 선택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과 21.28대 1 ‘상승’.. 전북대 일반학생 44.25대 1 ‘최고’>
교과는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상승했다. 103명 모집에 2192명이 지원해 21.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17.57대 1(120명/2108명)을 넘어섰다.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17명 줄었지만, 지원자는 84명 늘어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교과의 경쟁률 상승은 전형 전반에서 경쟁률이 올라 발생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전북대 일반학생을 비롯해 경북대 일반학생/지역인재 전남대 학생부교과일반, 조선대 지역인재 등 경쟁률이 오른 전형이 많았다. 올해 모집한 8개 치대 수시 교과전형 중 경쟁률이 하락한 전형은 조선대 일반과 지역인재의 2개전형 뿐이었다. 올해 치대선발을 시작한 부산대 학생부교과는 26.9대 1(10명/269명)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북대 일반학생의 경쟁률이 지난해 18.5대 1(4명/74명)에서 올해 44.25대 1(4명/177명)로 수직상승한 데는 원광대 교과선발 철회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한 교육 전문가는 “부산대가 논술선발을 철회하자 경북대 논술 경쟁률이 오른 것처럼 교과에서도 원광대가 학종으로 선발방식을 전부 전환하자 전북대의 경쟁률이 오른 형국이다. 학령인구가 감소추세긴 하지만 통상 교과는 내신성적이 뛰어난 재학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전형인만큼 지원자 풀이 비교적 안정적인 전형이다. 지원자들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지원할 수 있는 치대가 하나 줄자 ‘극강내신’을 지닌 수험생들이 대거 전북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학종 8.59대 1 ‘상승’.. 모집인원 확대 불구 ‘반전’>
지난해 103명에서 올해 166명으로 모집인원이 크게 늘며 치대 수시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학종은 올해 경쟁률이 올랐다. 1426명이 지원해 8.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662명이 지원하면서 기록한 6.43대 1을 눌렀다.

학종의 경쟁률 상승은 ‘반전’이란 평가다.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 경쟁률 하락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뒤집는 결과를 만들어낸 때문이다. 2018학년이 ‘학종시대’로 불릴 만큼 학종이 대입 대세로 자리잡자 그에 발맞춰 학종을 준비한 수험생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워낙 높은 선호도 때문에 의대 지원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이 대안 내지 ‘보험’으로 치대를 고른 경우가 많았단 것이 현장의 평가다. 한 고교 교사는 “통상 의대 지원자들은 6장의 수시 원서 중 치대를 일부 섞는 경우가 많다. 의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일종의 대안을 마련해놓아야 하는 때문이다. 최근 크게 늘어난 학종이 대안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학종은 올해 처음 치대 선발을 시작해 23.5대 1(2명/47명)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북대 큰사람이었다. 다음으로 전남대 창의인재종합 19대 1(10명/190명), 강릉원주대 GWNU꿈 17.5대 1(6명/105명), 원광대 학생부종합(자연) 12.18대 1(11명/134명),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12.04대 1(23명/277명), 단국대 DKU인재 11.07대 1(14명/155명) 순이었다.

반면, 학교장추천을 받아야만 지원 가능한 서울대 지균은 1.6대 1(15명/24명)로 가장 경쟁률이 낮았고, 서울대 일반전형이 5.73대 1(30명/172명)로 뒤를 이었다. 서울대의 양대 학종이 가장 경쟁률이 낮은 학종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서울대 일반전형의 경우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연대 면접형과 더불어 3개뿐인 수능최저 미적용 학종이지만, 면접이 다중미니면접으로 다소 생소하다는 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치대인 만큼 지원에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기자 4.31대 1 ‘하락’.. 연대 유일>
전국 11개 치대 중 유일하게 특기자 선발을 실시하는 연대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과학공학인재를 통해 치대 신입생을 모집했지만, 경쟁률 하락의 결과를 받아 들었다. 다만, 경쟁률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4.33대 1(15명/65명)에서 4.31대 1(13명/56명)로 ‘소폭’하락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는 실망스러워 보인다. 지난해에는 수학 과학 관련 교과 상위30단위 가중 평균등급 3등급 이내, 전문교과 이수단위 10단위 이상이거나 검정고시/해외고 출신은 연구보고서 대외수상 논문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지원자격이 매우 복잡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지원자격 제한을 전부 폐지했음에도 지난해와 큰 차이 없는 경쟁률이 나온 때문이다. 정부가 특기자 폐지를 추진 중이며 과학인재란 명목으로 의/치대를 선발하는 것이 ‘잘못된 특기자 선발’의 대표적인 예란 점을 볼 때 향후 전형 유지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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