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30명 늘어.. 학종 33명 확대 ‘결정적’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의대는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이에 따른 ‘펫 산업’의 팽창 그리고 의치한 열풍과 생명과학과의 접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펫과 이코노미를 합친 ‘펫코노미’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반려동물과 관련된 생산/소비는 불황을 모르는 모습이다. 1인가구의 증가, 저출산/고령화 풍조 등까지 더해지면서 수의대가 향후 보일 밝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는 수의대는 올해 수시에서 296명을 모집한다. 지난해보다 수시 모집이 30명 늘었다. 수의대 설치대학이 10개교에 불과하고, 수시/정시 합산 모집인원도 500여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확대 폭이다. 전체 모집인원 대비 수시비중이 지난해 53.4%에서 올해 59.6%로 껑충 뛰어오르며, 60%에 육박했다. 자연계열 수험생들로부터 선호도가 높단 점으로 인해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 의대/치대/한의대와 비교해봐도 수의대의 수시 비중이 결코 낮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의대만 62.9%로 수의대보다 수시비중이 컸을 뿐 치대는 58.1%로 수의대 수시비중에 미치지 못했고, 한의대는 수시비중이 51.9%에 그쳐 차이가 컸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된 수시확대 흐름이지만 원인은 사뭇 달랐다. 지난해에는 학종 교과 논술이 모두 확대된 반면, 올해는 지난해 89명에서 122명으로 33명의 모집인원을 늘린 학종만이 유일하게 몸집을 키운 전형이었다. ‘학종시대’로 대표되는 2018 대입 변화 흐름에 상위권 수의대가 적극 대응한 결과였다.

다만, 학종이 단연 최대규모인 의/치/한 수시와 달리 수의대 수시에선 여전히 교과의 규모가 가장 크다. 교과는 지난해 대비 단 2명만 줄며 148명의 최대인원을 유지했다. 서울권 대학에 비해 입시변화에 다소 소극적인 거점국립대가 다수 포진돼있는 수의대 체제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교과는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전형일 뿐 수의대 입시의 ‘대세’라고 보긴 어려웠다.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서울대 건국대가 교과선발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형 간 중요도는 학종에 무게가 쏠려있다고 봐야 했다.

학종의 경우 수능최저 적용/미적용 여부가 명확히 갈리는 탓에 지원전략을 세우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최저 적용 가능성을 잘 따져 본 후 전형방법 차이에 따라 지원가능 대학을 정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우면 되는 때문이다. 

반면, 교과는 모든 전형이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고, 전형방법의 차이도 크지 않아 지원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잘 감안해 지원 여부를 정하는 수밖에 없다. 

논술은 건대와 경북대 2개대학만 실시하는데다 건대는 최저 미적용, 경북대는 최저 적용으로 입시기조가 확연히 달라 선택이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고사 일정은 겹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수험생들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규모인 치대/한의대에선 중복일정 사례가 많지만, 수의대는 일정이 대부분 분리돼 있다. 수능직후인 11월18일 경북대 충북대 학종면접이 겹치는 데 이어 전북대 학종, 강원대 교과의 면접이 겹치는 23일, 서울대 학종과 경북대 논술이 겹치는 25일만 주의하면 된다.

수의대는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이에 따른 ‘펫 산업’의 팽창 그리고 의치한 열풍과 생명과학과의 접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상위권 수험생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는 양상이다. /사진=건국대 제공

<2018 수의대 수시 30명 확대.. 학종 33명 확대 ‘결정적’>
수의대 수시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전체 497명의 모집인원 가운데 296명을 수시에서 모집, 59.6% 비중이다. 최근 3년간 전체 모집인원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가운데 수시 모집인원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2016학년 241명(48.4%)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시 비중은 2017학년 266명(53.4%)을 거쳐 올해 60%에 육박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대학들은 수시확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이미 40명의 정원 전부를 수시에서 전부 선발하고 있어 모집인원을 늘릴 수가 없는 서울대와 경북대 충남대 강원대를 제외하고 전부 수시확대에 동참했다. 유일한 사립 수의대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건대가 5명의 수시 모집인원을 늘린 가운데 전북대가 12명, 충북대가 6명, 전남대가 4명, 경상대가 2명, 제주대가 1명의 수시 모집인원을 각각 늘리면서 수시확대에 동참했다.

결정적 역할을 한 전형은 학종이었다. 교과가 150명에서 148명, 논술이 27명에서 26명으로 소폭 줄며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한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몸집을 키운 전형이었던 때문이다. 학종은 올해 전년 대비 33명이 늘어나 122명이 되면서 큰 폭으로 규모를 늘렸다. 다만, 늘어난 모집인원에도 불구하고 가장 규모가 큰 전형은 학종이 아니었다. 여전히 교과가 26명이나 더 모집인원이 많았다. 의/치/한의 경우 올해 학종이 최다 규모로 올라서며 단연 수시의 중심이 됐지만, 수의대 수시에선 교과의 규모가 더 큰 셈이다.

교과가 최다규모인 것은 수의대 체제의 독특한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사립대가 상당히 많은 의/치/한과 달리 수의대는 서울대 건대를 제외하면 전부 거점국립대다. 전국 10개 거점국립대 중 수의대가 없는 곳은 부산대뿐이다. 

통상 거점국립대는 교과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권 대학들이 기민하게 대입흐름을 감지, 학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지역 내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탓에 소극적 입시변화를 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거점국립대들은 한 때 서울대를 가지 못한 지역 내 학생들을 전부 흡수하면서 높은 반사이익을 얻었던 대학들이지만, 현재는 서울집중현상이 날로 심화된 탓에 예년의 명성을 많이 잃은 상태다. 서울 상위대학과 지거국에 중복합격할 시에도 서울 상위대학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거국은 지역 내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자랑한다. 탄탄한 정부지원을 바탕 삼아 지역 내 사립대보다는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국립대 특유의 ‘공무원 문화’까지 더해지며, 치열한 입시전을 펼치는 서울권/수도권 대학들과 달리 입시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권 대학에서 학종이 큰 폭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지거국은 교과 중심의 입시를 펼치는 것은 이 때문”이라며, “특히, 수의대는 지역마다 설치돼있는 형국인 탓에 서울대/건대에 합격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역 수의대로 진학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가만히 손을 놓고 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험생들이 입학하는 탓에 입시변화에 더욱 둔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형의 규모가 곧 중요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종이 최다규모는 아니지만, 중요도는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서울대 건대가 교과모집을 실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는 전체 모집인원을 학종으로만 선발하고, 건대는 학종/논술로만 선발을 진행하는 가운데 학종 16명, 논술 10명 모집으로 학종의 비중이 훨씬 크다. 학종에 대한 면밀한 대비 없이는 선호도 높은 수의대 입학이 쉽지 않은 셈이다. 

반면, 학종모집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은 강원대가 유일하다. 지금은 해제 상태지만, 2015년 실시된 대학구조개혁평가 1주기에서 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하위등급(D+)을 받았던 강원대는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이후 심리적 거리가 단축되면서 수도권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입시운영은 서울권 대학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학종에 관심이 많은 수도권 수험생들을 전면 배제하는 전형구조를 고집하면서 편의적이고 관료적이라는 평가를 여전히 받고 있다. 

학종/교과 외 수의대 수시의 한 축을 차지하는 논술은 바뀐 부분이 많지 않다. 경북대 모집인원이 단 1명 줄어든 점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동일하다. 건대 경북대의 2개 수의대만 논술모집을 실시하고 있는 때문이다.

<수의대 학종 122명 모집, 33명 확대.. 서울대 40명 전원 학종>
학종은 올해 모집인원을 33명 늘리며 122명을 모집, 수의대 수시에서 일약 중요도가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강원대 전북대의 2개 수의대가 학종모집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전북대가 큰사람전형을 통한 수의대 모집을 도입하면서 강원대만 학종모집 미실시 수의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애초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서울대가 40명의 정원을 전부 학종으로 모집한 탓에 중요도가 높았지만, 모집실시 대학과 규모가 모두 늘어나며 더욱 중요도를 높인 모양새다.

학종을 통한 수의대 입학을 희망하는 경우라면, 수능최저를 기반으로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최저 적용 여부가 대학마다 엇갈리는 때문이다. 학생부를 주된 평가요소로 한다는 점이 동일함에도 수능최저 미적용 전형이 없는 교과와 달리 학종은 대학마다 수능최저 적용에 대한 시각 차가 크다. 122명의 학종 모집인원 중 33명은 수능최저 적용, 89명은 수능최저 미적용 방침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의치한 수시와 마찬가지로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수능최저 충족이 가능한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선발대학이 많진 않은 편이지만, 수능최저 적용 전형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좋다. 수능에 약한 수험생들이 지원을 회피하는데다 지원자들 중에서도 수능최저 충족에 실패하는 인원들이 나오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지 않은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전형에서 1등급 내지 2등급을 요구하는 의치한 수시와 달리 수의대 수시는 수능최저의 문턱이 크게 높지 않은 편이다. 가장 기준이 낮은 충남대 PRISM인재의 경우 수학(가) 영어 과탐의 3개영역 등급합 9이내만 받으면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평균 3등급 가량만 받더라도 수능최저를 충족할 수 있는 사례는 의치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수능최저를 충족할 자신이 없다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학종으로 눈을 돌리는 수밖에 없다. 수능 난도가 들쭉날쭉한 탓에 예상 외로 좋은 성적을 받아 예상 밖의 수능최저 충족 사례도 종종 발생하곤 하지만, 기본적으론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이 낮다면 한정된 원서지원 횟수를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수능은 변별력을 예년 대비 한층 높이면서 ‘쉬운 수능’과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어서 최저충족을 ‘운’에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수능최저 미적용 학종 지원을 결정한 경우라면 면접 자기소개서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수능최저가 없는 만큼 서류평가/면접을 통해 학업역량이 가늠되는 때문이다. 평가의 중심축인 학생부는 고3 중반에 와서 내용을 개선할 수 없는 평가요소다. 대학별로 각기 내용이 다른 4번 자체문항을 중심으로 자소서를 학생부와 잘 연계해 작성하고, 마찬가지로 대학별 진행방법이 상이한 면접을 미리 살펴봄으로써 합격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복일정 확인 필수.. 11월18일 논술, 12월2일 학종 ‘주의’>
지원전략의 마지막 단계로 전형일정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수시 지원기회가 6회로 한정된 상황에서 일정이 겹치는 전형에 지원하는 경우 지원횟수를 허무하게 소모하는 결과가 되는 때문이다. 

다만, 수의대 수시는 거점국립대가 태반인 배경으로 인해 대학별 전형일정이 잘 분리돼있어 중복일정이 많진 않은 편이다. 수능 직후인 11월18일 경북대 일반학생/사회기여자, 충북대 학생부종합Ⅰ/지역인재의 면접 일정이 겹치는 것과 23일 전북대 큰사람, 강원대 교과우수자의 면접, 25일 서울대 일반전형과 경북대 논술(AAT)가 겹치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 소재지 차이가 큰 탓에 같은 날 2개의 면접을 치르는 사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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